좌담회 주제 “지방선거, 윤석열 정부 국정운영에 힘 실어주나”
홍형식 “밀어붙이는 윤석열 정부와 경직된 180석 민주당의 강대강 대결, 총선까지 2년을 규정할 것”
차재원 “지방선거 계기로 강해질 윤 대통령 국정 그립, 반작용과 내부 힘겨루기 경계해야”
황장수 “정국 주도 위해 사정정국 예고하는 윤석열 정권, 관건은 촉발될 경제위기 대처”
김능구 “8월 전당대회, 민주당 변화와 혁신의 마지막 기회, 패배 위에서 새롭고 신선한 의지모아야”

[폴리뉴스 한유성 기자]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은 5월 25일 “D-7일 지방선거, 윤석열 정부 국정운영에 힘 실어주나”를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 

이날 좌담회에는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그리고 본지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가 참석했다.

<좌담회 1편>은 '6.1 지방선거 승부 예측과 향후 정국 전망 대한 정치전문가들에게 들어보았다.

김능구 : 지방선거 결과를 예상해보고 향후 정국 이야기를 해보자. 먼저 광역단체장 중심으로지방선거 결과를 예상해보자.

홍형식 : 지난 대선이 10대 7이었는데, 민주당은 그보다 더 크게 패할 것 같다. 최악의 경우는 호남과 제주 외에는 다 무너지지 않을까 보여지고, 우리 조사상으로 경기도는 마지막까지 가봐야 되는데, 경기를 살리면 12대 5다.

사실 충청 벨트는 버틸 줄 알았는데 민주당이 총체적으로 지지율이 무너지니까 그런건데, 후보가 얻는 표를 100으로 보면 정당에서 모아주는 표가 70이고 후보 본인이 모으는 건 30이다. 지금 여론조사를 보면 대선 직후에 비슷하던 양당 지지율이 15%, 20% 격차가 벌어져버리니까, 개별 선거구에서 뛰고 있는 후보가 정당의 고정표를 개인의 인물표로 극복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가고 있다.

김능구 : 세종시도 민주당이 어렵다는 얘기다. 13 대 4, 경기에서 이긴다면 12대 5 정도로 봤다. 차 교수님은?

KBS·MBC·SBS 지상파 3사가 합동으로 6.1지방선거 여론조사 공표 전 마지막 조사에서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선거 중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4곳에서 앞섰고 국민의힘 후보는 9곳에서 우위를 나타냈다고 26일 전했다.<br></div>
 
▲ KBS·MBC·SBS 지상파 3사가 합동으로 6.1지방선거 여론조사 공표 전 마지막 조사에서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선거 중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4곳에서 앞섰고 국민의힘 후보는 9곳에서 우위를 나타냈다고 26일 전했다.
 

차재원 : 저도 비슷한데, 누가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 전라남북도와 광주, 제주는 조선시대로 따지면 전라감영이 통제하는 관할이다. 그래서 전라감영 정도만 확보하고 나머지는 다 잃는 것 아닐까 이야기한다. 잘하면 세종시 정도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데 저는 경기도 분위기가 좀 넘어간 거 아닐까 생각된다.

조사상으로는 계속 박빙인데, 김은혜 후보도 KT 청탁 의혹이 있지만 김동연 후보도 느닷없이 터진 모 기업 후원금 문제가 명쾌하게 해명이 안 되고 있다. 또 하나 문제는 양쪽이 네거티브를 중심으로 진흙탕 선거가 되다 보니까, 투표율 전체가 낮아질 경우 아무래도 전통적으로 민주당의 조직이 강고했다는 측면에서도 좀 불리한 측면이 있다.

황장수 : 어제 박지현 비대위원장의 사과를 둘러싼 행태를 보면, 그런 부분에 분노해서 투표를 안할 수 있다고 본다. 외견상으로 보면 인천이나 경기, 강원이나 충청이 비슷하게 가는 것 같지만, 이번에는 솔직히 마지 못한 사람들만 투표를 하면서 투표율이 굉장히 떨어지는 선거가 될 거라고 본다. 그 속에서 접전 지역들을 민주당이 대부분 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잘 했으면 8개 정도는 이겨서 큰 차이가 안 나고 끝날 수도 있었는데, 저도 5개를 못 넘을 것 같다고 본다.

차재원 : 한 말씀만 더 보태면, 제 주변에 있는 민주당 지지자들의 반응을 들어보니까 차라리 잘 됐다는 반응도 있다. 역설적으로 차라리 지려면 확실하게 져버려라, 그러면 완전히 바닥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다. 0.73% 진 것이 오히려 독이 됐는데, 어중간하게 지면 또 반성 못할 거라는 이야기다. 이번 선거를 확실하게 지면 오히려 2년 뒤에 총선부터 바닥을 치고 올라가면서 앞으로 5년 뒤에는 대선까지 바라볼 수 있다, 그렇게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꽤 있더라.

헤럴드경제 의뢰로 지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24~25일 실시한 조사결과 보도에 따르면 후보 지지도에서 김은혜 후보 47.9%, 김동연 후보 39.4%로 집계됐다.<br></div>
 
▲ 헤럴드경제 의뢰로 지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24~25일 실시한 조사결과 보도에 따르면 후보 지지도에서 김은혜 후보 47.9%, 김동연 후보 39.4%로 집계됐다.
 

김능구 : 국민의힘이 18년 지방선거와 20년 총선에서 확실하게 지니까, 이준석 당 대표, 윤석열 대선 후보를 받아들일 수 있었던 거다. 그거는 맞는 이야기인 것 같다. 저도 차 교수님 이야기한 대로 조선시대 전라감영 네 군데에, 나머지 각축이 되는 게 경기, 세종, 충남, 강원 등인데 저 개인적으로는 세종시까지 가겠냐 싶다. 세종시는 거의 다 공무원들, 화이트 칼라 층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상당히 압도적으로 그동안 민주당이 이겨온 곳이다.

그런데 이번 선거의 관건은 몇 대 몇이 중요한 게 아니라, 경기도다. 이재명 후보가 이번 대선 서울에서 한 5% 졌지만 경기도에서는 48%인가로 이겼다. 그래서 이재명 후보가 분당 갑에서 설사 떨어지더라도 경기지사를 이기는데 역할을 하든지, 또는 출마를 안 하고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전국을 돌면서도 경기도 선거에 집중해서 수성해내는 모습을 보였다면,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뭔가 의미 있는 결과이지 않나 생각했는데, 전부 다 엉클어져 버렸다. 이러다 보니까 경기 선거에서 김동연 후보가 정당 지지도 10% 이상의 불균형 속에서 이겨낼 수 있을까, 본인도 ‘미스터 클린’인데 후원금 문제 등등이 나오고 하니까 뒷심도 부족한 거 아닌가, 생각도 든다. 그래서 이번 지방선거는 12대 5, 13대 4가 문제가 아니라 전체적으로 민주당이 어려운 선거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신정부 출범 이후 한 달도 안돼서 벌어지는 선거지만 전체적으로는 2년 뒤 총선이 중요하다. 그때까지 윤석열 정부는 입법 권력, 국회가 여소야대도 큰 여소야대인데, 이걸 어떻게 운영해 나갈 것인지가 관건인데, 정계 개편 이야기도 있고 그랬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렵지 않겠냐 말도 나온다.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 힘은 어떤 구상을 할지, 거꾸로 민주당은 다수 의석을 가진 거대 야당으로서 어떤 국회 전략을 갖고 있는지 이 부분에 대해서 한번 짚어보도록 하겠다.

JTBC 의뢰로 <글로벌리서치>가 22~23일 실시한 조사결과 보도에 따르면 인천 계양을에 사는 유권자들에게 이번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어떤 후보를 뽑을지 물었더니 이재명 후보 44.8%, 윤형선 후보 42.2%로 2.8%p 오차범위 내 격차로 경합했다.
▲ JTBC 의뢰로 <글로벌리서치>가 22~23일 실시한 조사결과 보도에 따르면 인천 계양을에 사는 유권자들에게 이번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어떤 후보를 뽑을지 물었더니 이재명 후보 44.8%, 윤형선 후보 42.2%로 2.8%p 오차범위 내 격차로 경합했다.

차재원 : 만약에 우리가 예상한 대로 이번 지방선거에 국민의 힘이 압승을 하게 되면, 아마 윤석열 정부 입장에서는 천군만마 같은 효과가 올 거라고 생각한다. 일단 거대 야당의 국정 견제가 아무래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 일단 8월 전당대회를 두고 민주당이 분열될 가능성이 높고, 분열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구심점이 이재명 후보가 될 거라고 봤는데 그 구심점 자체가 좀 흐려지면서 강력하게 정권을 견제하는 힘이 떨어질 것이다. 또 상대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국정 그립이 상당히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유리한 국면으로 갈 거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수 있느냐는 건데, 가장 큰 문제는 일단 인사다. 이번에 본인이 뚝심으로 버텨서 한덕수를 관철시켰지만, 소위 자기 측근들 중심, 예를 들면 대표적인 게 6법 정부라고 하는데, 서울대 법대 출신이 6명이 포진하고 있는 식의 인사가 상징하듯이, 윤석열 행정부는 대통령의 가신들을 중심으로 해서 국정이 굴러가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인사의 추천, 검증은 검찰이 모든 걸 다 주도하는 구조다. 또 하나 적폐청산을 말했지만 적폐청산이라는 것 자체가 양날의 칼이다. 정말 적폐를 잘 청산했다고 보는 세력도 있지만, 반면에 ‘정치 보복 아니냐, 저런 식으로 한단 말이지’ 인식하게 되는 양날의 칼이기 때문에 그런 문제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결국은 경제 문제다. 소위 ‘퍼펙트 스톰’이 오고 있다는데 간단치 않은 상황인 것 같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고, 국제 글로벌 공급망 자체를 개선한다고 하지만 거기에 따른 중국의 반발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부분들이 우리한테는 상당히 엄혹한 현실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경제라는 걸 잘 모르는 윤석열 대통령이 잘 핸들링 할 수 있을까라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데리고 온 사람이 한덕수이고, 한덕수가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하는데, 오늘 가장 중요한 부분에서 발목이 잡혔다. 윤종원 국무조정실장을 한덕수 총리가 나름대로 내정을 했는데, 권성동 원내대표가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저 사람은 소득주도성장하고 최저임금 인상할 때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경제수석이었다. 저런 사람을 어떻게 쓴단 말이냐‘ 비판했다. 벌써 힘겨루기 양상이 일어나는데, 만약에 이것을 한덕수가 관철시키지 못한다면 한덕수의 색깔이 흐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리고 북한의 도발도 만만치 않다. 오늘도 ICBM 하고 중거리, 단거리 미사일을 연속해서 쐈는데, 곧 7차 핵실험도 할 것 같다. 이번에 바이든이 다녀가고 난 뒤 전략적 인내를 유지한다고 하고 탑다운이 아니고 바텀업으로 간다고 하면, 북한은 계속적으로 도발의 강도를 높일 건데, 이러한 한반도 리스크를 어떻게 최소화시키느냐, 정말 힘든 국면이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2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을 하기 위해 대기하는 의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2022.5.20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2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을 하기 위해 대기하는 의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2022.5.20 [국회사진기자단]

황장수 : 야당이 윤 대통령을 바라보는 게 좀 헷갈리는 것 같다. 야당하고 협치를 해서 개헌까지 갈 거냐, 검수완박 할 때 윤이 하는 처사를 보면 그럴 것 같아 보인다. 그런데 한동훈을 법무부 장관으로 앉히고 한편으로는 인사 검증까지 시키고, 최근에 검찰이 사모펀드 사건에 대한 수사, 우리들 병원에 대해서 수사를 슬슬 하고 있다.

그래서 양쪽의 가능성이 있지만, 제가 봤을 때는 선거가 6월 1일 끝나면, 검찰 조직을 동원해서 광범위한 수사를 할 것 같다. 그걸 하기 위해서 전국의 모든 지검에 합수단이 만들어졌고, 한동훈이 그걸 지휘할 거라고 본다. 대대적으로 국회의원을 수사하는데, 윤 같은 경우 여당 의원 수사도 별로 안 꺼릴 건데, 당에 있었던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의 정치적 장악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면 수사할 거라고 본디. 그래서 여야에서 수십 명이 수사 대상에 오르는 ‘부패 척결 쇼’를 할 거라고 보고 있다. 왜냐하면 지지율을 유지하고 대중들에게 이벤트를 하기에 좋다는 유혹에서 못 벗어날 거다. 한동훈이 앉아 있는 자체가 그 기조를 상징한다고 보는 거다.

그렇게 되면 결국 야당 의원들 중에 상당수 이탈자가 생길 수 있을 거다. 특히 8월 달에 당권을 둘러싼 내부싸움이 벌어지는 전후로 이탈자들이 이동을 할 거라고 본다. 사실 서울이나 경기도, 충청 같은 경우 이동해도 큰 부담이 없다. 결국 사정수사와 더불어 적폐청산, 그러면서 정계 개편이 동시에 이루어져서 보궐 선거가 광범위하게 이루어질 거고 야당 의원들의 당적 변경도 일어날 건데, 윤이 할 수 있는 카드다.

사실 코로나가 없었으면 문 정권이 정권재창출했을 거다. 코로나가 결정적으로 대중 민심에 경제적인 타격을 입히면서 계산이 어긋나게 된 건데, 코로나 문제가 다시 번질 거고, 더 나아가서 경제문제가 1년 안에는 100% 터진다고 보는데 빠르면 6개월쯤에도 터질 수 있다. 이번에는 전 세계적 위기니까 미국에서 위기가 터질 때 같이 터질 거다. 그때 과연 윤 정권이 과거 프랭클린 루즈벨트처럼 대중을 설득할 수 있겠느냐. 루즈벨트가 잘한 거는 대공황을 극복한 게 아니다. 대공황은 전쟁 때문에 극복된 거고 대중을 위로한 거다. 그런 상황에서 윤이 자칫 잘못 하면 급전직하 정권의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사실 다음 총선 전까지 짧은 기간 안에 정치권 향배가 180도 바뀔 수 있는, 어느 쪽으로든 여지가 있다고 본다.

홍형식 : 윤석열 정부의 장래에 대해서는, 스스로 잘하고 어떻게 통치하느냐 하는 것이 50%고 민주당이 상대적으로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50% 작용할 거다. 그런 측면에서 아마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문재인 대통령과 닮은 꼴로 갈 거라고 본다,

일단 윤석열한테 가장 큰 기여를 한 게 민주당이다. 검수완박법 통과로 민주적 가치를 스스로 훼손하면서 무너졌는데, 그 법을 통과시킨 실익을 보면, 예를 들어 중수청을 만들었다 치면 결국은 윤 대통령한테 더 많은 권력의 칼자루를 쥐어주는 거다. 차라리 검찰이 모든 걸 할 때는 그중에서도 독자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검사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내부 견제라도 가능하지만, 내가 볼 때 중수청이 생기면 절대적 임명권을 갖고 있는 정부에 더 예속되는 기관이 될 수밖에 없다. 정치 중립적인 장치를 만든다는데 우리나라 정치 역사상 그게 될까? 민주당이 실익도 없고 정치적 손해를 보는 짓을 한 거다. 항상 이야기 하듯이 민주당은 전략적 개념이 없다는 거고, 내가 볼 때는 윤 대통령의 더 큰 권력기관 장악력을 만들어줬다.

두 번째는 민주당의 180석 문제다. 180석을 갖고 있는다는 건 굉장히 위험하다고 보는데, 과거와 같이 당 내 민주주의가 실현되면 180석이라도 괜찮다. 그런데 민주당은 스스로 이야기하지만 원팀이다. 그걸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지 몰라도, 달리 이야기하면 민주당 내에 발언의 자유권이 없는 반민주정당이라는 걸 스스로 인정하는 거다. 반민주정당이 180석을 갖고 있으면 유연하지 못하고 더 위험한 거다. 내가 볼 때 민주당은 시스템 상으로 위기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유연함이 없는, 굉장히 경직된 조직이다. 그러다 보니까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대응하기에 더 쉽다는 거다.

현 정부와 그에 맹목적으로 충돌하려는 180석의 세력하고 충돌하면 할수록, 내가 볼 때는 정치적으로 민주당이 이기기 어렵다. 예를 들어서 검찰공화국 이야기를 하지만, 검찰의 힘이 세져서 좋은 성과를 내면 그 부분도 희석이 돼버린다. 다음 총선으로 국회 권력이 어떻게 되는데까지가 윤 정부에게 굉장히 중요한 시기인데, 지금 민주당이 견제론을 이야기하지만 이 기간에 효과적인 견제를 해낼 수 있을지, 저는 비관적이다.

결국 윤석열 정부는 타협을 이야기하지만 강력한 추진력으로 밀어붙이는 스타일이 예상되고, 여기에 조율이나 융통성 있는 대응력이 부족한 민주당과 계속 강대강 충돌을 하면서, 윤 대통령 중심으로 모든 국정이 이끌어져갈 거다. 그렇게 되면 이쪽과 저쪽 간의 팬덤만 결합이 되어, 윤 대통령도 초기에는 조금 올라왔다가 40%에서 50%의 지지율을 계속 밀고 나가는, 지루한 형태의 문재인 정부 시즌 2가 되고, 그것이 2년은 지속되리라 예상한다.

김능구 : 며칠 뒤면 21대 국회 후반기가 시작된다. 원 구성 협상이 이루어져야 되는데, 여당이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 둘 중 하나는 서로 나눠 갖자고 주장한다. 특히 얼마 전 윤호중 비대위원장이 원내대표 시절에 상반기 법사위원장을 민주당이 했으니까 후반기에는 국민의힘에 주겠다고 대국민 약속을 했었다. 그런데 현재 야당이 된 입장에서 법사위원장이 갖는 상징성이 크다 보니까, 또한 국회의장은 1당에서 나오는 게 당연한데, 민주당이 법사위원장과 국회의장 둘 다 갖는 모습을 고집하는 게 되면서, 국회 원 구성의 파행이 예상되고 있다. 어떤 식으로 결론날지 모르겠는데, 전반기에도 법사위원장을 민주당이 고집하는 바람에 국민의힘이 상임위원장을 다 포기했었다. 이번에도 쉽게 정리되기는 어려울 것 같는데, 또다시 여야 간 강대강 대치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보여진다.

반면에 윤 대통령은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정치적 부채가 없기 때문에 정치적 상상력이 펼쳐지는 모습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했다. 이번에 5.18 같은 경우 아무도 생각을 못 했다. 김종인 위원장도 혼자 가서 무릎 꿇고 사죄하고 왔고, 본인도 후보 시절 출입을 거부당했을 정도인데, 자신감이 올라와서 그런지 100여 명이 가서 유례 없는 일이 벌어졌다. 그래서 황 소장이 늘 이야기하는 개헌 부분, 연정 부분도, 현재 여야 의원들의 계산과는 달리 흔히 말하는 협의 정치에서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그것이 국민적 지지로 연결된다면 상당히 힘을 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여소야대의 답답한 정국 속에서 뭔가 시원하게 뻥 뚫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상황이 좀 달라질 수 있고, 선거를 앞둔 야당 의원들은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거다. 아까 말한 경제라든지 북핵이라든지 어려움 속에서 그런 정치적 상상력을 국민들한테 보여주는 윤석열의 국정운영이 가능할까, 한번 기대해 봄직하다고 저는 생각한다.

정계개편이라는 것은 그냥 오지는 않는다. 민주당 의원들 빼가기식으로 갈 수도 없는 것이고 사정 정국, 그것도 사실 오히려 더 큰 부매랑의 효과가 따를 것이기 때문에, 아마 정국의 교착 상태에서 국정운영의 신선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의해서, 새롭게 개헌이라든지 연정이라든지 이런 것을 끌어내는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도 든다.

다음은 민주당 8월 전당대회다. 저는 이번 지방선거와 재보궐 선거의 승패와 상관없이 이재명 후보는 당 대표에 도전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왕 조기 등판을 한 이상 당 대표로 나가는 것은 ‘갈 수밖에 없는 길’ 아니냐 보는 건데, 차 교수님 생각은?

차재원 : 이재명 후보가 이번 재보궐에 뛰어든 만큼 다음 수순은 8월 전당대회라고 생각하고 있을 거다. 그런데 지방선거의 결과, 우리가 이야기했던 만큼의 참패 특히 수도권 3개를 다 잃어버릴 경우에는, 이재명 후보가 계속 8월 전당대회를 고집하면 저는 말 그대로 당이 쪼개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사실 지방선거 결과가 어찌 되든 간에 이재명 후보가 전당대회에 나오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그럴 경우, 야당으로서의 새로운 혁신과 자성을 토대로 다시 일어서기가 쉽지 않다고 판단하는 기존의 주류 세력들이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 경우는 같이 못 간다고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저는 이재명의 선택이 정말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능구 : 박지현 비대위원장이 팬덤 정치를 비판했다. 박지현 비대위원장은 ‘이재명의 아바타’란 이야기들이 있었는데, 팬덤 정치를 비판하는 게 보통의 이슈가 아니다.

차재원 : 오늘 제가 방송에서도 이야기했는데 저는 박지현 비대위원장에 사실 좀 놀랐다. 용기, 진정성 이 두 가지는 높이 평가한다. 당 내 게시판에서 개딸들이 난리를 치는데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고 그걸 말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성 정치에서는 참 보기 힘든 용기이고, 또 하나 나름대로는 진정성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어떤 식으로든 당의 잘못된 정치 문화를 바꾸지 않는 이상 민주당이 살아나기 힘들다고 보고 몇 차례 사과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두 가지가 문제다. 첫 번째는 약간 사후약방문이라는 거다. 예를 들면 송영길이 출마하려고 할 때 그리고 윤호중이 비대위원장으로 계속 가려고 할 때, 또 이재명이 출마하려고 할 때, 안 된다고 좀 강력하게 목소리를 냈더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있는 것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실천력이다. 586 없애고 정치 문화 바꾸겠다고 하지만, 박 비대위원장은 말 그대로 선출된 권력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까 정치적 정통성이 약한 거고 특히 비대위원장이니까 임시지도부다. 어차피 선거 끝나면 없어질 것이기 때문에 힘이 실리지 않는다.

이 두 가지 문제인데, 어제 박용진 의원이 ‘내가 박지현 돕겠다’했듯이, 재선 3선급 민주당 의원들이 같은 목소리를 내줘야 된다. 박지현 혼자서 외로운 목소리를 내면 그냥 그렇게 사그라져 완전히 부서지고 말 거다.

황장수 : 민주당 내에 이재명을 지지하고 충성을 바치는 그룹도 있지만, 보궐 선거 결과가 안 좋고 본인이 또 계양 을에서 신승을 하거나 떨어지거나 할 경우, 민주당 내부에서 5년 동안 이재명에 대한 기대가 계속 유지될까. 저는 그건 회의적으로 본다. 어떻게 보면 0.73% 차로 떨어졌지만 그것은 이재명의 능력이라기보다는 한국의 좌우 진영에 의한 표 대결의 결과라고 봐야 한다. 또한 선거만 끝나면 아마 검찰이 수사를 맹렬하게 할 거라고 보는데, 윤은 당연히 이재명을 뺀 민주당을 상대하려 할 수 있다.

그리고 호남의 민주당 헤게모니가 이재명으로 상당히 빠진 상황인데, 민주당 내 호남 의원들 다수가 호남 헤게모니를 회복하면서 정통 민주당으로 되돌리려 하는 움직임도 생길 거라고 본다. 그래서 지방선거가 끝났을 때 이재명이 권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 그러니까 여권에서의 수사, 언론의 비판, 그리고 민주당 내부의 반발 등이 안팎으로 일어나면서 이재명이 조기에 제거될 수도 있다는 거고, 이재명이 8월 당 대표가 된다는 것을 저는 좀 회의적으로 본다.

홍형식 : 이재명 후보가 당 대표가 되려면 그래도 당선이 돼야만 한다. 당선이 안 되도 도전할 수 있다고 하는데 그거는 불가능하다. 당선되면 도전할 것이고 당권에 도전하면 당에 엄청난 분열 에너지가 폭발할 거다. 그것이 실제 당의 분열까지 갈지 안 갈지는 모르겠지만 당에 큰 내홍이 생길 거로 본다.

왜 이재명 후보가 당권에 도전할 수밖에 없느냐 하면, 먼저 본인의 개인적인 문제 또는 본인이 5년 후를 내다보는 거다. 또 하나 외부 요인으로 봐서는 당 내에 솔직히 대표감이 없더. 내가 민주당을 비판하면서 늘 했던 소리가 조금이라도 사람이 클려고 하면 자기들끼리 눈 찔러서 다 제거한다. 그리고 민주당은 국민을 보고 정치를 하는 게 아니고 권리당원을 보고 한다. 내부에서 공천 주고 다선의 국회의원이 되다 보니까 국민적인 지지나 대중성을 갖고 있는 사람이 없다.

단언코 이야기하지만 지금 민주당 내 3선, 4선 중에서 국민적 대중성을 갖고 있는 인물이 있느냐, 당 대표로 할 만한 인물이 있느냐, 없다는 거다. 송영길 논쟁도 그런 거다. 박주민도 이야기 됐고 몇 명 이야기 됐지만 솔직하게 시민들이 그 사람들을 서울시장 감으로 생각을 안한다. 문제는 이재명 후보가 되면 당에서 경쟁할 만한 사람이 없는 거다. 그래서 하려고 할 건데. 내가 볼 때 이 당의 정체성을 갖고 있는 또 다른 조직이 있기 때문에 그 충돌은 엄청날 거다.

그리고 비대위원장 박지현은 기성 정치문화에 대해서 비판하는 건데 용기가 대단하고 저도 긍정적으로 본다. 그러나 그런 박지현의 행동을 윗 세대들이 찍어 누르고 있는데 아주 잘못된 거다. 그 논리 중에 하나가 과거부터 박지현의 일관성을 지적하는데, 박지현 비대위원장의 나이가 이제 26살인데 정치적인 완결성까지는 기대할 수 없는 거다. 단지 정확히 현실을 직시하고 옳은 거는 옳고 옳지 않는 거는 옳지 않다라고 이야기해줄 수 있는 그 진정성과 용기면 충분하다. 향후 민주당의 미래를 놓고 본다면 박지현 비대위원장과 같은 2030세대들이 많이 등장을 해야 되고 윗 세대들이 좀 창피한 줄을 알아야 된다 말하고 싶다.

김능구 : 국민의 힘의 몰락 속에서 이준석 당 대표가 탄생했다. 민주당도 대선 패배와 지방선거 참패 속에서 8월 전당대회를 통해 정말 신선하고 새로운 당 대표가 출현한다면 어떻게 될까 한번 생각해 본다. 그리고 민주당의 많은 분들에게, 정말 본인이 국민들에게 또 당이 나가야 될 방향에 대해서 생각이 있고 할 말이 있다면 그걸 밝혀라. 이번에 밝히지 않으면 그냥 쓸려갈 수밖에 없다. 그 쓰나미에는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고 그래서 민주당으로서는 이번 전당대회가 마지막 기회다, 저는 그렇게 본다.

국민의 힘도 주호영, 나경원 후보 등 쟁쟁한 후보들이 다 나왔고, 이준석 후보가 되리라고는 아무도 생각 안 했다. 처음에 김웅 의원을 지지하려고 나왔다가 갑자기 자기가 뜬 거다. 그것은 누구의 전략과 작업에 의해서 이루어진 게 아니라, 정권교체를 바라는 보수의 민심이 작동했지 않나 본다. 그렇기 때문에 민주당은 이번 8월 전당대회, 민주당 변화와 혁신의 마지막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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