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사서 기자회견 갖고 친분 증거 공개
"어떤 조문이나 애도의 뜻도 비치지 않아" 분통
권성동, 민주당 향해 "진실 밝힌 유가족에 압박 말라"
민주당, 별다른 입장 밝히지 않아
[폴리뉴스 권새나 기자]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연루돼 수사를 받다가 지난해 12월 극단적 선택을 한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 장남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김 전 처장을 몰랐다고 한 말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김 전 차장의 장남은 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했을 때 아버지는 표창을 받았고, 호주·뉴질랜드 출장을 이 후보와 같이 가고, 유동규 전 성남도공 기획본부장과 함께 골프까지 같이 쳤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전 처장 장남은 "이 후보는 8년 동안 충성을 다하며 봉사했던 아버지의 죽음 앞에 어떠한 조문이나 애도의 뜻도 비치지 않았다"며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해 모른다던 이 후보는 이제는 자신이 알지 못하던 타 후보 당원 빈소에는 직접 찾아가 애도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첫날 유세 버스 사고로 숨진 국민의당 당원 빈소를 지난 16일 찾아 조문한 것을 거론한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선 이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인 2015년 1월 김 전 처장과 함께 호주·뉴질랜드 출장을 다녀온 사진과 영상이 공개됐다. 김 전 차장이 호주·뉴질랜드 출장 당시 딸에게 보낸 영상을 보면 그는 "오늘 시장님(이 후보)하고 본부장님하고 골프까지 쳤다. 오늘 너무 재밌었고 좋은 시간이었어"라고 말했다. 김 전 처장이 뉴질랜드 오클랜드 앨버트공원에서 이 후보와 나무를 둘러싸고 손을 맞잡고 찍은 사진도 공개됐다.
김 전 처장 장남은 "작년 12월24일 크리스마스이브가 아버지 발인 날이었다"며 "그날 이 후보는 산타클로스 복장을 하고 나와 춤을 추는 모습을 보였고, 이 모습을 80대 친할머니가 TV를 통해 보고 오열하고 가슴을 치며 분통을 터뜨렸다"고 했다.
또 김 전 처장이 2009년 저장한 휴대전화 연락처 목록을 공개하며 "이 후보와 고인은 변호사 시절부터 연을 맺어 왔다"고 주장했다. 이 휴대전화 연락처 목록에는 이 후보 이름이 '이재명 변호사'라고 저장돼 있었고, 마지막 수정일이 이 후보가 성남시장에 당선되기 전인 2009년 6월24일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권성동·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함께했다. 권 의원은 "어제 기자회견이 예고된 후에 민주당 관계자들이 고인 가족들에게 많은 전화를 했다고 한다"며 "용기를 내 진실을 밝힌 유족에 대해 정신적 압박과 언어적 폭력을 행사할 경우 보복 범죄로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어떤 분이 연락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유족들이 누구라고 밝히기는 원치 않는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이 같은 기자회견에 대해 민주당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이 후보 측은 본지에 "유가족들에게 애도의 마음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 유가족의 응어리진 마음을 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산타클로스 복장을 하고 춤춘 영상은 과거에 촬영했다가 크리스마스이브에 맞춰 공개한 것일 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