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표준인류, 디지털 문명의 대전환, 세계 10대 기업의 8개가 디지털 포노사피엔스 기업”
“Z세대와 M세대가 구별되는 큰 특징이, 바로 메타버스 세계관”
“지금은 소비자의 팬덤이 좌우하는 ‘소비자 권력 시대’ 팬덤의 근간은 공감”
“애플이 3조 달러 기업이 될 수 있던 것은, 절대 변하지 않을 8억 명의 팬덤”
“MZ세대의 공정, 모든 사람이 동등한 인격적 가치...디지털 게임처럼 합리적 기준에 매우 민감”

2019년 발간된 최재붕 교수의 저서 ‘포노사피엔스’가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면서 공학자이자 인문학자로 디지털혁명과 선진국혁명을 설파하고 있다. ( ⓒ 폴리뉴스 최양구 PD)
▲ 2019년 발간된 최재붕 교수의 저서 ‘포노사피엔스’가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면서 공학자이자 인문학자로 디지털혁명과 선진국혁명을 설파하고 있다. ( ⓒ 폴리뉴스 최양구 PD)

[폴리뉴스 한유성 기자] 2022년 첫 스페셜인터뷰에는 공학자이면서 ‘포노사피엔스’라는 인문학적 저서를 통해 ‘디지털혁명‘과 ’선진국혁명‘을 설파하고 있는 최재붕 성균관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님을 모셨다.

최재붕 교수는 지난 1월 13일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 가진 인터뷰에서 “호모사피엔스에 라틴어로 폰을 의미하는 포노를 붙여서 새로운 인류의 정의를 ‘폰을 쓰는 인류’ 포노사피엔스라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표준인류가 변했고, 지금 굉장한 혁명적 변화가 우리 사회에 다가와 있다”며 문명의 대전환을 강조했다. 

변화에 대해 최 교수는 “첫 번째가 코로나 오기 이전부터 얘기하던 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디지털 문명의 대전환”이라며 “지금 세계 1등, 2등, 3등 기업이 디지털 플랫폼 기업들인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이고, 전 세계 10대 기업 중에 8개가 디지털 관련 포노사피엔스 관련 기업인데, 최근에 테슬라(TESLA), 엔비디아(NVIDIA)가 올라왔고, 중국의 텐센트(TENCENT)도 포함됐고, 아마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 교수는 “그중에 테슬라가 자동차를 많이 만드는 기업이 아니고, 흑자도 많이 내는 것도 아닌데, 지금 시가총액은 도요타의 3배가 넘는 1,300조원에 달한다.”며 그 이유는 “미래 기대치가 스마트폰을 잘 쓰는 디지털 인류가 좋아할 차는 테슬라다고 보기 때문에 전 세계 자본이 테슬라에 투자하고 있다”고 있는 것이라며 페이스북이 이름을 메타로 바꾼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포노사피엔스 문명 주력, MZ세대는 세계관이 다르다
M세대 '디지털 플랫폼 표준 사회 만들어',  Z세대 '메타버스 세계관'

최재붕 교수는 포노사피엔스 문명의 주력인 MZ세대는 "세계관이 다르다"고 전제하고 "Z세대와 M세대는 또 다르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사람의 세계관이 어릴때 놀면서 형성되는데 M세대는 인터넷 게임으로 놀고, 스마트폰을 어렸을 때 부터 갖고있던 Z세대는 메타버스로 놀면서 다른 세계관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세대는 "뇌 발달도 완전히 달라진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50·60세대는 어릴 때 오징어게임, 구슬치기, 딱지치기, 뽑기를 하면서 자랐다. 이게 두 발을 땅 위에 두고 하는 게임들을 했다”며 반면에 “M세대는 인터넷이 도입되면서 게임도 하고, 사람을 만나는 것도 천리안, 싸이월드에서 하면서 세계관이 PC방에 가면 전 세계 사람들을 다 만날 수 있겠다고 생각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호모루덴스라고 하는데, 유희를 즐기는 인간이란 뜻이다. 인간이 생물학적으로 유희를 가장 좋아하고, 즐거운 일이 있을 때, 기분을 좋게 하는 호르몬이 분비된다”며 “50·60세대에는 오프라인에서 게임을 했다면, 지금 세대는 온라인에서 그걸 찾는 것”이고 “도구만 바뀌었을 뿐이지, 즐거움을 만끽하려는 건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최재붕 교수는 “디지털 시대에 성공하려면 소비자의 마음을 사야 한다. 팬덤을 사야 한다”고 강조하고 “써 본 소비자들이 스스로 팬이 돼서 이건 꼭 사야 한다고 퍼뜨리는 것”이라며 “결국은 그 팬덤이 앞으로의 시장을 지배한다”고 단언했다. ( ⓒ 폴리뉴스 최양구 PD)
▲ 최재붕 교수는 “디지털 시대에 성공하려면 소비자의 마음을 사야 한다. 팬덤을 사야 한다”고 강조하고 “써 본 소비자들이 스스로 팬이 돼서 이건 꼭 사야 한다고 퍼뜨리는 것”이라며 “결국은 그 팬덤이 앞으로의 시장을 지배한다”고 단언했다. ( ⓒ 폴리뉴스 최양구 PD)

이어 최 교수는 “젊은이들이 게임에 빠져서 정신 못 차린다고 걱정하지만, 게임에서 습득한 세계관을 가지고 수많은 사업영역에서 디지털 플랫폼을 엄청나게 만들어냈고, 지금은 아예 디지털 플랫폼이 표준인 사회를 만들고 있다”며 M세대를 잇는 Z세대에 대해서는 “Z세대는 어려서부터 스마트폰을 만지기 시작한 첫 세대로서 다른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지식을 외워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Z세대의 큰 특징 중의 하나가 바로 '메타버스 세계'관이고, M세대와 구별되는 큰 특징”이라며 “Z세대는 뇌가 폰과 연결이 돼 있어, 실시간으로 검색을 하는 것은 기본이고, 게임을 24시간 할 수 있으니까, 현실세계에서 학교에 가도 게임 안에 나를 대신하는 캐릭터, 아바타는 거기 가서 게임을 하고 있다. 현실세계의 나와 가상세계인 게임 속의 내가 하나의 동등한 인격체로 생각되기 시작하는 것”인데, 그것이 바로 메타버스"라고 말했다. 

또 최 교수는 MZ세대가 검색시장을 압도해 왔던 네이버에서가 아니고 '구글'에서 주로 검색하는 현상에 대해 “네이버가 대한민국 특성에 맞춰서 검색할 수 있도록 꾸며놨는데, 글로벌한 방식의 검색을 통해서 지식을 흡수하는 MZ세대는 구글에서 검색하게 되는 것”이라며 “우리가 변화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생존을 결정하는 키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디지털 리터러시, 정치인들과 각계각층 모두 배워야 세대 갈등 줄고 소통 일어나"
"대한민국 리더 50~60 세대, 전 인류의 보편적 표준 문화 대응에 국가 명운"

최 교수는 ‘디지털 리터러시’라는 개념이 있는데, “디지털 이용을 할 수 있는 일종의 척도라고 할 수 있다”며 “디지털 문명과 소통하는 방법은 스마트폰을 잘 배워야 한다는 것”인데, "우리 사회 전반에 “그걸 배워야 해?” 하는 인식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정치인들과 각계각층의 리더들이 나도 배우고 있다고 이야기해야 한다”며 “안 배우겠다는 사람을 옹호할 게 아니라, 안 배우겠다는 사람도 쉽게 배울 수 있게 다양한 콘텐츠와 인프라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그런 변화가 있어야 세대 간의 갈등이 줄어들고, 소통이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디지털 문명 대전환'의 시대에 50-60 세대의 역할에 대해 "지금처럼 국가적 경계나 문화적 경계도 거의 없는 시대라면 전 인류가 보편적으로 선택하는 표준문화가 무엇인지를 바라보고, 그거에 맞춰서 대한민국 리더세대라는 50대, 60대가 대응을 하느냐 마느냐는 국가의 명운이 걸린 문제"라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2021년 1월 애플 팀 쿡 CEO가 방송에 나와서 애플의 중요한 전략을 발표했는데, 이름이 ‘평등과 정의 프로젝트(Equity & Justice Project)’였다”고 전하고 “1,100억을 내놓는데, 디트로이트에 IT 교육센터를 세우고, 가난을 벗어나지 못하는 흑인과 아시안, 유색인종들에게 디지털 무료교육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디지털 디바이드, 소위 디지털시대의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대학의 교육에 대해 “지난 10년 동안 정치권에서 교육문제 중에서 제일 크게 다룬 게 등록금 동결인데, 이건 교육혁신을 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등록금을 동결해놓으면 새로운 교육과정을 만들거나 젊은 교수들을 모을 힘이 없다”과 질타했다. 

최 교수는 “젊은이들은 게임에서 습득한 세계관을 가지고 수많은 사업영역에서 디지털 플랫폼을 엄청나게 만들어냈고, 지금은 아예 디지털 플랫폼이 표준인 사회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20190503_MBC 문화사색)
▲ 최 교수는 “젊은이들은 게임에서 습득한 세계관을 가지고 수많은 사업영역에서 디지털 플랫폼을 엄청나게 만들어냈고, 지금은 아예 디지털 플랫폼이 표준인 사회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20190503_MBC 문화사색)

이어 “언론에서 한동안 배민이 소상인들 돈 뺏어간다고 욕했고 카카오 택시 못하게 했다”며 “디지털 전환으로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있으니, 규제를 만들자. 디지털하면 안 된다”고 하는 것은 시대착오라고 비판했다.

그는 “노보치 교수 같은 유명인사가 일본은 이제 G7에서 탈락할 날 얼마 안 남았다고 하는데, 실제 데이터를 보면 1인당 급여가 한국보다 떨어졌다”며 “그 이유가 디지털 혁신을 못 쫓아가서다”라고 말했다. 일화로 “일본 총리가 공무원들에게 이메일을 필수적으로 쓰게 하겠다고 했더니, 댓글이 400개가 달렸는데 ‘도대체 팩스가 뭐가 문제냐’는 반발이 많았다”고 실소했다. 

"디지털 시대 성공하려면 소비자 마음, 팬덤을 사야"
"팬덤의 근간은 공감...소비자의 팬덤이 중요한 소비자 권력시대"
"MZ세대 공정...디지털 게임의 합리적 기준, 동등한 인격적 가치, 보편적 휴머니티"

최 교수는 “디지털 시대에 성공하려면 소비자의 마음을 사야 한다. 팬덤을 사야 한다”고 강조하고 “테슬라는 대한민국에서 TV광고 1도 안 했고, 미국에서도 거의 안 한다. 근데 우리나라에서 제일 많이 팔린다”며 이게 팬덤이라고 역설했다. 그는“써 본 소비자들이 스스로 팬이 돼서 이건 꼭 사야 한다고 퍼뜨리는 것”이라며 “결국은 그 팬덤이 앞으로의 시장을 지배한다”고 단언했다. 

일례로 “애플은 30만원짜리 이어폰을 판다. 그거 샤오미에서 3만원에 판다. 제조원가가 만원도 안 되는 거다. 근데 30만원에 파는데 줄 서서 사고, 품귀현상이 일어난다”고 전하고 “이유가 그걸 꼽는 순간 애플의 패밀리가 된 것 같아. 마음의 평화가 온다고 한다”며 “애플이 3조 달러 기업이 될 수 있던 것은, 절대 변하지 않을 8억 명의 팬덤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최 교수는 “50·60세대는 뼛속 깊이 개발도상국 국가의 시스템에서 살아온 사람들”인데 “개발도상국 산업의 특징이, 베낄 것이 항상 있고, 목표가 수치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창조적이고, 소비자의 마음, 이런 거 다 필요 없었다”며 “그걸 기업에 반영해야 한다고 얘기한 사람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 세계가 비슷했는데, 그걸 깨뜨린 사람이 스티브 잡스였다"며 "소비자의 마음을 울릴 때, 팬덤을 만들 수 있고 진정한 변화가 시작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개도국 시대에 용납되던 것이 지금은 안 된다"며 “지금은 소비자의 팬덤이 중요한, 소비자 권력 시대”라고 강조했다. 또 “팬덤의 근간은 공감”이라고 전제하고 “소비자가 좋아하고, 공감해야 한다”며 “소비자가 공감할 수 있는 정치인의 기준은, 보편적 휴머니티, 즉, 도덕적으로 잘못한 것도 없고, 성실하게 살아온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2022년 삼성전자 조직개편을 평가하면서 “소비자의 경험을 만드는 데에 집중하는 사업부가 되겠다는 것”이라며 “냉장고를 많이 팔겠다, 세탁기를 많이 팔겠다, 폰을 많이 팔겠다가 아니라, 소비자가 어떤 제품을 사든지 간에 그 선택과 경험이 정말 좋게, 심장을 울리도록 만드는 사업체계로 바꾸겠다는 것”이 이번 조직개편의 핵심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소비자의 경험을 창조하는 것으로 바꾸는 것이 글로벌 트렌드이고, 대한민국 1등 기업인 삼성전자의 변화는 그에 대한 메시지"라며 "대한민국의 모든 기업이 지금까지는 수치적인 목표를 추구해 왔다면, 이제 고객한테 팬덤이 생길 만큼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디지털 시대에 살아남는 비결이라고 얘기하고 있다"고 글로벌 기업의 변화를 전했다. 

최 교수는 MZ세대는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게임으로 세상을 배워서 “디지털 게임에서 나오는 것처럼 아주 합리적 규정이나 기준에 대해서 굉장히 민감하다”하고 “이 세대는 보편적인 휴머니티, 모든 사람이 동등한 인격적 가치를 갖고 있다는 데 동의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재붕 교수는  “지금은 소비자의 팬덤이 중요한, 소비자 권력 시대”라고 강조했다. 또 “팬덤의 근간은 공감”이라고 전제하고 “소비자가 좋아하고, 공감해야 한다”며 “소비자가 공감할 수 있는 정치인의 기준은, 보편적 휴머니티, 즉, 도덕적으로 잘못한 것도 없고, 성실하게 살아온 사람”이라고 말했다. 
▲ 최재붕 교수는  “지금은 소비자의 팬덤이 중요한, 소비자 권력 시대”라고 강조했다. 또 “팬덤의 근간은 공감”이라고 전제하고 “소비자가 좋아하고, 공감해야 한다”며 “소비자가 공감할 수 있는 정치인의 기준은, 보편적 휴머니티, 즉, 도덕적으로 잘못한 것도 없고, 성실하게 살아온 사람”이라고 말했다. 

최재붕 교수는 성균관대학교 기계공학부 학부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1997년 캐나다 워털루대학교에서 기계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2년 모교인 성균관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로 부임하여 현재는 학부에서는 기계공학과를 가르치고, 대학원에서는 서비스융합 디자인학과라는 새로운 학과를 맡아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2013년 대통령직속 원자력안전위원회 비상임위원, 2014년 미래창조과학부 착용형스마트기기추진단장, 2017년 경기도 공유경제촉진위원회 위원, 2021년 국방부 국민소통전문가단 멤버 등 다양한 공공의 영역에서 많은 활동에 참여했다. 지난 2019년 발간된 그의 저서 ‘포노사피엔스’가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면서 공학자이자 인문학자로 존경을 받고 있다. 

<이하는 최재붕 교수 인터뷰 전문>

Q : 교수님 본인 소개부터 간단히 부탁드린다.

A : 안녕하세요. 저는 성균관대학교에서 학부에서는 기계공학과를 가르치고, 대학원에서는 서비스융합 디자인학과라는 새로운 학과를 맡아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포노사피엔스라는 책을 써서 좀 유명해졌고, 코로나 이후 시대, 뉴노멀이라 불리는 시대에 우리가 디지털혁명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이야기를 주로 하고 있다.

Q : 교수님께서는 포노사피엔스라는 책을 발간하시면서 전국으로 강연을 다니시는데, 포노 사피엔스가 스마트폰의 폰과 호모사피엔스의 사피엔스가 결합한, 스마트폰을 가진 인류라는 의미인데요. 좀 더 설명해주시기 바란다.

A : 인간의 학명이 호모사피엔스다. 호모는 종족의 이름이고, 사피엔스는 슬기롭다는 뜻의 라틴어다. 2015년에 이코노미스트라는 잡지에서 ‘우리 호모사피엔스가 이제는 폰을 들고 새로운 종족이 되었다’면서 라틴어로 폰을 의미하는 포노를 붙여서 포노사피엔스라고 처음 썼다. 제가 그걸 바탕으로 새로운 인류의 정의를 ‘폰을 쓰는 인류’ 포노사피엔스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쉽게 말씀을 드리자면, 인간이 오장육부가 아니라 오장칠부다. 간 밑에, 쓸개 밑에 스마트폰이 붙어 있다. 그렇게 생각하시면 아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표준인류가 변했고, 표준인류가 변했기 때문에 지금 굉장한 혁명적 변화가 우리 사회에 다가와 있다.

Q : 이번 대선 과정에서도 모든 후보가, 특히 이재명 후보가 그런 말을 많이 하는데, 시대전환기에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지가 제일 중요하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지금 교수님께서도 시대전환이 벌써 와 있다고 보십니까?

A : 와 있는 정도가 아니라 깊숙이 진행되고 있다. 첫 번째가 코로나 오기 이전부터 얘기하던 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디지털 문명의 대전환이다. 세계적인 기업들이 전부 플랫폼 기업이 되었다. 지금 세계 1등, 2등, 3등 기업이 디지털 플랫폼의 대표 기업들인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이다. 세계 10대 기업 중에 8개가 플랫폼 기업인데, 최근에 테슬라(TESLA), 엔비디아(NVIDIA)가 올라왔고, 중국의 텐센트(TENCENT)도 포함됐고, 아마존이 있다. 그중에 테슬라가 자동차를 많이 만드는 기업이 아니다. 흑자도 많이 내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지금 시가총액은 도요타의 3배가 넘는 1,300조원에 달한다. 주식의 가치는 미래 기대치다. 도요타는 1년에 900만 대를 팔고 이익도 많이 내는데, 테슬라는 1년에 100만 대 팔고, 이익도 별로 안 나는데 여기가 더 잘 될 거라고 보고 있다는 거다. 무슨 얘기냐면, 스마트폰을 잘 쓰는 디지털 인류가 좋아할 차는 테슬라다고 보는 거다. 그래서 지금 전 세계 자본이 테슬라에 투자하고 있다는 거다.

문명의 대전환은 이미 일어났다. 전 세계 10대 기업 중에 8개가 디지털 관련 포노사피엔스 관련 기업이고, 그중 5개는 메타버스에 투자한다고 한다. 페이스북은 이름을 메타로 바꿨지 않습니까? 이미 대전환이 한참 진행이 된 거다. 시장에서뿐만 아니라, 소소한 일상도 다 바뀌었다. 우리나라는 아직 택시가 표준이지만, 인류 전체가 사용하는 빈도를 보면 우버가 표준이 됐다.

우리가 조선시대를 생각해보면 된다. 전 세계 문명의 표준이 바뀌니까 결국은 강제로 바뀌게 됐다. 조선이 망할 때 대신들이나 양반들은 절대 안 된다고 했지만 세계 문명이 의회 민주주의, 입헌군주제로 바뀌고 있었다. 특히, 지금처럼 국가적 경계나 문화적 경계도 거의 없는 시대라면 전 인류가 보편적으로 선택하는 표준문화가 무엇인지를 바라보고, 그거에 맞춰서 대한민국 리더세대라는 50대, 60대가 대응을 하느냐 마느냐는 국가의 명운이 걸린 문제라고 생각한다.

최 교수는 우리나라 대학의 교육에 대해 “지난 10년 동안 정치권에서 교육문제 중에서 제일 크게 다룬 게 등록금 동결인데, 이건 교육혁신을 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등록금을 동결해놓으면 새로운 교육과정을 만들거나 젊은 교수들을 모을 힘이 없다”과 질타했다. 
▲ 최 교수는 우리나라 대학의 교육에 대해 “지난 10년 동안 정치권에서 교육문제 중에서 제일 크게 다룬 게 등록금 동결인데, 이건 교육혁신을 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등록금을 동결해놓으면 새로운 교육과정을 만들거나 젊은 교수들을 모을 힘이 없다”과 질타했다. 

Q : 포노사피엔스 개념으로 보자면, MZ세대가 주력이 될 건데, 이 친구들이 좀 다른 것 같다. 어떻게 봐야 합니까?

A : 저는 세계관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사람의 세계관이 어릴 때 놀면서 형성이 된다. 생물학적 특성이다. 지금 50·60세대는 어릴 때 오징어게임, 구슬치기, 딱지치기, 뽑기를 하면서 자랐다. 이게 두 발을 땅 위에 두고 하는 게임들이다. 인간의 성장 특성상 사회를 게임을 통해 많이 배운다. 구슬치기하는데, 구슬을 많이 따려면 구슬을 잘 쳐야 한다.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경쟁심도 생기고, 많이 따면 기분이 좋지만, 잃은 아이는 기분이 나쁘지 않습니까? 그러면서 사회를 배우고 세계관을 형성했던 겁니다. 그것의 한계는 끽해야 골목, 많이 커야 학교였다. 전교에서 얘가 구슬치기 제일 잘해, 이 정도였다.

그런데 M세대는 어릴 때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을 하면서 자랐다. 인터넷이 도입되면서 게임도 그걸로 하고, 사람을 만나는 것도 천리안, 싸이월드에 가서 노는 거다. 그러면 세계관이 어떻게 되냐면, PC방에 가면 전 세계 사람들을 다 만날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스케일이 다르다. 또 구슬치기의 난이도하고, 스타크래프트 게임의 난이도는 완전히 다르다. 뇌 발달도 완전히 달라진다.

M세대는 친구들하고 편먹고 일본 애들하고 국가대항전을 할 수도 있다. 또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가 생겼다. 50·60세대가 어릴 때 구슬치기 전국 챔피언 이런 거 안 뽑았다. 구슬치기는 그냥 동네에서 하는 거다. M세대는 세상을 보는 세계관이 완전히 달라졌다. 50·60이 보기에 젊은이들이 게임에 빠져서 정신 못 차린다고 걱정하지만, 이 세대들이 게임에서 습득한 세계관을 가지고 수많은 사업영역에서 디지털 플랫폼을 엄청나게 만들어냈고, 지금은 아예 디지털 플랫폼이 표준인 사회로 만들어버린 거다.

Q : Z세대는 더 하겠다.

A : Z세대는 M세대와 또 다르다. Z세대는 어려서부터 스마트폰을 만지기 시작한 첫 세대다. 여러 가지 다른 세계관이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지식을 외워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세대다. 50·60세대는 사람을 어디서 만났고, 어디 고등학교 나왔고, 어디 지역에 살고 하는걸. 기억을 잘하면 출세하는 데 도움이 됐다. 지금은 아니다. Z세대는 뇌가 폰과 연결이 돼 있다. 실시간으로 검색을 하는 것은 기본이고, 게임을 24시간 할 수 있다. 인터넷을 쥐고 있으니까, 가상현실이라는 게임세계에서 노는 게 24시간 지속할 수 있는 거다. 현실세계에서 학교에 가도 게임 안에 나를 대신하는 캐릭터, 아바타는 거기 가서 게임을 하고 있다. 현실세계의 나와 가상세계인 게임 속의 내가 하나 동등한 인격체로 생각되기 시작하는 거다. 그래서 그 캐릭터한테 꾸미느라 돈도 쓰고, 그 캐릭터가 무엇을 만드는 가상현실세계가 자기가 만드는 자기 집, 이런 개념이 된다. 그런 걸 우리가 뭐라고 부르냐면 메타버스라고 부른다. Z세대의 큰 특징 중의 하나가 바로 메타버스 세계관이고, M세대와 구별되는 큰 특징이라 볼 수 있다.

Q : 여기서 제가 한 가지 여쭤보고 싶은 게 우리나라의 디지털 플랫폼이라면 네이버를 꼽을 수가 있다. 근데 지금 MZ세대가 네이버에서 멀어지고, 검색을 전부 구글에서 한다고 하더라. 디지털 문명은 어쨌든 지금 MZ 세대와 함께 가야 되는 건데, 이게 멀어지고 있다는 것은 그 위기를 잘 모르는 것 같다.

A : 모르지는 않을 거다. 디지털 기업의 특징이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감으로 느끼는 게 아니라 데이터로 보는 거다. 대표적인 기업이 페이스북이다. 이번에 이름을 메타로 바꿨다. 지금 아이들은 마인크래프트, 로블록스, 제페토 이런데 가서 논다. 페이스북은 어른들이 가는 데라고 안 간다. 중고생들은 틱톡, 제페토 이런데 가서 노는 걸 좋아하는데, 이것을 데이터로 봤더니 페이스북은 10년 후에 망하겠다는 예측이 나왔던 거다. 싸이월드처럼..

그래서 세계 5위 기업인 페이스북이 메타버스라는 신세계로 가겠다고 결정을 하고, 메이저 투자를 하고, 심지어 회사 이름을 메타로 바꿨다. 이게 보여주는 게 뭐냐면, 소비자들의 선택이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 선택받지 못하면 플랫폼은 망한다. 이미 룰로 돼 있다.

네이버가 가만히 있는 게 아니다. 네이버가 만든 또 하나의 플랫폼이 제페토다. 이런 식으로 새로운 세대가 원하는 플랫폼을 향해서 가고 있다는 거다.

네이버가 검색을 대한민국 특성에 맞춰서 할 수 있도록 꾸며놨는데, 글로벌한 방식의 검색을 통해서 지식을 흡수하는 MZ세대는 구글에서 검색하게 되는 거다. 우리가 변화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생존을 결정하는 키가 되겠다.

Q 우리 50·60세대를 위해서 하나 여쭤보겠다. 사실 스마트폰이 만든 세상에 익숙하지 않다. 모바일폰 같은 경우도 아주 단순 기능만 할 줄 알지, 제대로 활용도 못 하고 하는데, 그러면 새로운 시대전환에 뒤처지는 거 아닌가 하는 불안감도 느끼고 있다. 기성세대는 이걸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행해야 합니까?

A 자꾸 배워야 한다. 배우고, 피부로 느끼고, 노력하고 해야 이 문제가 풀릴 수 있다.

Q 게임도 해봐야 합니까?

A 그렇다. 게임은 인류가 되게 좋아하는 것이다. 우리가 젊은 시절에 여행을 가면 술 먹기 게임, 수건돌리기 등 온갖 게임을 하지 않았습니까? 인간이 생물학적으로 유희를 가장 좋아한다. 호모루덴스라고 하는데, 유희를 즐기는 인간이란 뜻이다. 인간은 즐거운 일이 있을 때, 기분을 좋게 하는 호르몬이 분비된다. 그게 50·60세대에는 오프라인에서 게임을 했다면, 지금 세대는 온라인에서 그걸 찾는 거다. 도구만 바뀌었을 뿐이지, 즐거움을 만끽하려는 건 마찬가지다.

‘디지털 리터러시’라는 개념이 있다. 디지털 이용을 할 수 있는 일종의 척도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스마트폰을 어떻게 활용하고 잘 쓸 수 있냐는 것이다. 영어 진짜 어렵다. 근데 왜 배우겠습니까? 그 이유는 영어가 돼야 세계인과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디지털 문명과 소통하는 방법은 스마트폰을 잘 배워야 한다는 거다. 그런 각오로 배워야 하는데, 우리 사회 전반에 “그걸 배워야 해?” 하는 인식이 있다. 그러면 안 되고, 특히 정치인들과 각계각층의 리더들이 나도 배우고 있다고 이야기해야 한다. 안 배우겠다는 사람을 옹호할 게 아니라, 안 배우겠다는 사람도 쉽게 배울 수 있게 다양한 콘텐츠와 인프라를 만들어줘야 한다. 어른들이 배우겠다는 생각을 강하게 갖고, 사회 전반에 그런 변화가 있어야 세대 간의 갈등이 줄어들고, 소통이 일어날 수 있다고 본다.

Q 세계적인 디지털 플랫폼 기업인 애플에서 교육기관을 만드는 데 천억 이상을 투자했다.

A 그렇다. 애플이 2021년 1월에 팀 쿡 CEO가, 방송에 나와서 애플의 가장 중요한 전략을 발표했는데, 이름이 ‘평등과 정의 프로젝트(Equity & Justice Project)’였다. 그걸 위해서 1,100억을 내놓는데, 구체적으로 디트로이트에 IT 교육센터를 세운다. 디트로이트가 흑인이 굉장히 많은 지역이다. 일부러 거기 선정한 거다. 거기에 제일 큰 문제가 흑인이 굉장히 많은데 가난을 벗어나지 못한다. 이유가 어려서 디지털 문명을 접할 기회가 없었다. 근데 지금의 부를 가진 사람들은 디지털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더라. 그걸 못하면 가난을 벗어나는 것은 어렵더라. 그래서 애플의 IT 개발자, 프로그래머들이 무료로 강좌를 하겠다는 거다. 단, 대상은 흑인과 아시안, 유색인종들인데, 그들이 디지털을 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데이터로 확인을 한 거다. 우리나라에서 말하는 ‘디지털 디바이드’ 소위 디지털시대의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거다.

디지털 잘하는 사람은 계속 올라가고, 못하는 사람은 점점 어려워지는 양극화를 해소하겠다는 게 세계 1위 기업 애플이 하는 거다. 심지어 한 번 하겠다는 게 아니라, 이미 여러 작은 프로젝트를 통해서 어떻게 교육하면 되는지, 인력은 어떻게 꾸며야 하는지 다 만들어 놨다. 지속 가능하게 하겠다는 걸 아주 명확하게 했다. 그 발표를 할 때, 학장은 누구고, 가르치는 사람은 누구고, 교육은 어떻게 할 거고, 그걸 지난 10년간 조금씩 작은 프로젝트에서 해봤더니 이런 게 있어서 구체적으로 이렇게 우리가 올해부터는 제대로 론칭을 한다. 그리고 이게 잘 되면 내년에 1,100억을 내서 다른 도시에도 이걸 한다. 어떻게 보면 도시재활 프로젝트를 하는 거다. 진정한 평등과 정의다.

Q 우리나라 삼성전자나 네이버, 카카오에서 그걸 배워야 하겠다.

A 삼성전자도 그런 걸 하고 있다.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아카데미가 벌써 10년이 넘었다. 사실 우리나라 대학이 인력교육에 대응을 제대로 못 한다. 지난 10년 동안 정치권에서 교육문제 중에서 제일 크게 다룬 게 등록금 동결이다. 이건 교육혁신을 하지 말라는 거다. 등록금을 동결해놓으면 새로운 교육과정을 만들거나 젊은 교수들을 모을 힘이 없다.

그다음에 디지털 전환으로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있으니, 규제를 만들자. 디지털하면 안 된다. 하는 거였습니다. 언론에서 한동안 배민이 소상인들 돈 뺏어간다고 욕했고요. 카카오 택시 못하게 했어요. 다른 선진국은 플랫폼을 해서 돈을 벌면 그걸 바탕으로 새로운 사회의 전환을 할 수 있도록 순환체계를 만드는데, 재정을 투입하고 신경을 쓴다면, 우리는 플랫폼에 의한 피해자를 보호한다는 관점에서 플랫폼을 압박한다는 게 큰 차이점이다. 지금 일본에 대해 노보치 교수 같은 유명인사가 일본은 이제 G7에서 탈락할 날 얼마 안 남았다고 합니다. 데이터를 보면 1인당 급여가 한국보다 떨어졌다. 그 이유가 디지털 혁신을 못 쫓아가서다. 얼마전 일본 총리가 공무원들에게 이메일을 필수적으로 쓰게 하겠다고 했더니, 댓글이 400개가 달렸는데 ‘도대체 팩스가 뭐가 문제냐’는 반발이 많았다.

Q 이러한 새로운 문명에서는 팬덤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들었다.

A 맞다. 요즘은 TV를 잘 안 보지 않습니까? 그럼 광고도 잘 안 본다는 얘기다. TV광고는 자본이 지배한다. 요새 세계적인 기업이 광고 안 하는 회사가 되게 많다. 테슬라는 대한민국에서 TV광고 1도 안 했다. 미국에서도 거의 안 한다. 근데 우리나라에서 제일 많이 팔린다. 이게 팬덤이다. 써 본 소비자들이 스스로 팬이 돼서 이건 꼭 사야 된다고 퍼뜨리는 거다. 결국은 그 팬덤이 앞으로의 시장을 지배한다. 대표적인 기업이 애플과 테슬라다.

애플은 30만원짜리 이어폰을 판다. 그거 샤오미에서 3만원에 판다. 제조원가가 만원도 안 되는 거다. 근데 30만원에 파는데 줄 서서 사고, 품귀현상이 일어나고 그런다. 이유가 그걸 꼽는 순간 애플의 패밀리가 된 것 같아. 마음의 평화가 온다고 한다. 그 돈을 지불할 수 있게 되는 거다. 애플이 3조 달러 기업이 될 수 있던 것은, 절대 변하지 않을 8억 명의 팬덤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그러지 않았다. 우리는 세계 최초 5G를 가야 해, 세계 최초로 메모리 집적기술에 집착했다. 옛날에는 그게 먹혔다. 근데 디지털 시대에 성공하려면 소비자의 마음을 사야 한다. 팬덤을 사야 한다. 이렇게 정의할 수 있다.

Q 일찍이 스티브 잡스가 이야기했더라. “기술뿐만 아니라 인문학, 휴머니티를 결합해서 완성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소비자들이 가슴 뛰어놀랄 수 있다”고, 우리는 기업도 그렇고, 정치도 그렇고 이런 고민이 없었던 것 같다.

A 그게 뿌리가 깊은 이유가 있다. 제가 태어났을 때가 1인당 국민소득이 100불 정도였더라. 당시엔 아프리카 우간다보다 못 살았다. 그리고 개발도상국을 거치면서 지금은 선진국이 됐다. 우리는 그래서 뼛속 깊이 개발도상국 국가의 시스템에서 살아온 사람들이다. 개발도상국 산업의 특징이 뭐냐면, 베낄 것이 항상 있는 거고, 넘어가야 할 목표 수치로 정해져 있는 거다. 메모리를 하면 메모리 2배 넘어야 해, 배터리 수명 2배 키워야 해, 디스플레이는 화소 수가 2배가 돼야 해, 이렇게 정확하게 정해져 있다. 그러면 그것만 가면 되는 거다. 창조적이고, 소비자의 마음을, 뭐 이런 거 다 필요 없다. 그것만 하면 된다. 그래서 우리는 그렇게 살아온 거다. 그래서 인간이 무엇을 좋아하는 것에 대한 걸 생각해볼 겨를이 없이 너무 바빴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그 기준을 가진 사람이 없었고, 그걸 기업에 반영해야 한다고 얘기한 사람도 없었다. 사실은 전 세계가 비슷했는데, 그걸 깨뜨린 사람이 스티브 잡스다. 소비자의 마음을 울릴 때, 팬덤을 만들 수 있고 진정한 변화가 시작된 거다. 지금은 삼성전자도 따라 하기 시작한다. 이번 2022년에 조직개편을 한 걸 보면 알 수 있다. 원래는 모바일사업부, 가전사업부, 이렇게 제품중심의 사업경영을 확실히 하고 있었다. 근데 이번에 반도체만 빼놓고는, 제품분야는 DX사업부라고 바꿨다. DX가 Device eXperience다. eXperience는 제품이 하는 게 아니라 소비자가 하는 거다. 무슨 얘기냐면, 소비자의 경험을 만드는 데에 집중하는 사업부가 되겠다는 거다. 냉장고를 많이 팔겠다, 세탁기를 많이 팔겠다, 폰을 많이 팔겠다가 아니라, 소비자가 어떤 제품을 사든지 간에 그 선택과 경험이 정말 좋게, 심장을 울리도록 만드는 사업체계로 바꾸겠다는 게 이번 조직개편의 핵심이었다. 그래서 그것과 관련돼서 Customer Experience 사업부, Multi Device Experience 사업부, 이런 새로운 사업부를 만든다. 소비자의 경험을 창조하는 것으로 바꾸는 것이 글로벌 트렌드이고, 대한민국 1등 기업인 삼성전자의 변화는 그에 대한 메시지다. 대한민국의 모든 기업이 지금까지는 수치적인 목표를 추구해 왔다면, 이제 고객한테 팬덤이 생길 만큼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디지털 시대에 살아남는 비결이라고 얘기하고 있다는 거다.

Q 제가 여의도에서만 30년인데, 팬덤으로 그 정도의 정치는 노무현 대통령이 그랬던 것 같다.

A 우리 정치권이 겪고 있는 제일 큰 문제가 어쩌면 달라진 도덕적 잣대라고 생각한다. 옛날에는 '그 정도는 관행이지' '술 먹으면 실수할 수도 있지' '뭐 우리끼리 그렇게 들추나?' 이런 게 되게 많았다. 그런데 요새는 용납이 안 된다. 개도국 시대에는 그렇게 살아왔는데, 안 되는 거다.

지금은 소비자의 팬덤이 중요한, 소비자 권력 시대가 됐다. 이게 뭐냐면, 팬덤의 근간은 공감이다. 폴리뉴스에서 제일 중요한 게 구독과 '좋아요'를 많이 끌어내야 하는 거지 않습니까? 그거 누가 만듭니까. 소비자의 선택이다. 폴리뉴스를 KBS에 광고한다고 그게 되겠습니까? 들어와 보고 좋으면 너도 봐. 이래야 하는 건데, 결국 그 얘기는 소비자가 권력을 가졌단 얘기고, 그럼 정치인도 방송에 많이 노출돼야 하는 게 아니라. 소비자가 좋아하고, 공감해야 한다. 그럼 소비자가 공감할 수 있는 정치인의 기준이 뭔가? 그게 보편적 휴머니티라는 거다. 그래서 도덕적으로 잘못한 것도 없고, 성실하게 잘 살아온 사람들이 앞으로는 되게 뜨는 건데, 우리 50·60세대는 실수를 참 많이 했다. 그래서 우리는 “그런 거 가지고 뭐 이러냐고” 하지만, MZ세대에게는 용납이 안 된다.

Q MZ세대가 훨씬 민주적이고, 투명하고, 공정한 기준을 요구한다. MZ 세대의 공정이란 뭔가?

A 보편적 휴머니티다. 그들은 스타크래프트로 세상을 배웠다. 게임은 공정하다. 못하면 지는 거고, 잘하면 이기는 거다. 그리고 유튜브를 보면서 자랐다. 콘텐츠가 좋으면 성공하는 거다. 잘나가던 유튜버가 순식간에 사라지고, 유명 스타가 학폭이 알려지면서 망하고,

이 세대는 보편적인 휴머니티, 모든 사람이 동등한 인격적 가치를 갖고 있다는 데 동의하는 거다. 여성을 중심이냐, 남성 중심이냐 이것 때문에 논쟁은 있지만, 기본적으로 휴머니티에 입각해서 논리적으로 이야기하고, 마치 디지털 게임에서 나오는 것처럼 아주 합리적 규정이나 기준에 대해서 굉장히 민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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