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화되는 ‘정권교체 vs 정권연장’ 프레임, ‘과거’보다는 ‘미래’로 무게 중심 이동 
文대통령 지지율 40%대, 文정부 ‘전면부정’보다 잘못한 정책 ‘해결능력’이 정책경쟁 관건
李 정책과제별 대선후보 평가에서 앞서, 새해 尹 정책역량 보여줄지 여부가 주목지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2월 27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지방신문협회 주최로 열린 지방자치대상 및 한국지역발전대상 시상식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2월 27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지방신문협회 주최로 열린 지방자치대상 및 한국지역발전대상 시상식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새해가 밝으면 대한민국 미래 5년을 결정짓는 분수령인 대통령 선거도 두 달 앞으로 다가선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대선지형도 1월을 기점으로 중대한 변곡점을 맞을 전망이다.

올해 초부터 대선지형을 주도했던 ‘정권교체 대(對) 정권연장’의 프레임은 양당 대선후보 선출 이후 점차 엷어지고 후보 간의 ‘인물’과 ‘정책’을 겨루는 ‘인물경쟁구도’가 선거판을 흔들고 있다. 지금까지 가열된 ‘네거티브’ 중심의 인물 검증 난타전은 그 시작이며 미래 5년의 대한민국 비전을 다투는 ‘정책검증’은 새해와 함께 대선무대에 오른다.

1997년 ‘김대중 대 이회창’, 2002년 ‘노무현 대 이회창’, 2012년 ‘박근혜 대 문재인’ 세 번의 대선 승부는 박빙의 접전으로 숨 막히게 진행됐고 그 마지막 승부처는 ‘인물-정책 경쟁’에 있었다. 지역-이념-세대구도의 팽팽한 대립 속에서 승부의 저울은 ‘인물’과 ‘정책’이 갈랐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아들 병역의혹’을 넘지 못하면서 두 번의 패배를 맛봤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인물-정책경쟁을 통해 지역구도의 벽에 균열을 가하고 디제이피(DJP) 연합에 성공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선승리에는 ‘행정수도 이전공약’이 한몫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기초연금 도입 등 경제민주화 기치로 내건 것이 주효했다.

이번 대선도 이러한 흐름을 비껴가지 않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후보로 확정된 순간부터 ‘대장동 특혜개발 의혹 사건’에 휩싸이면서 위기를 맞았고 지금도 완전히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부인 김건희 씨 관련 의혹으로 후보 선출 이후 가장 큰 위기에 직면했다.

대장동 이슈가 국민적 주목을 받았던 지난 11월의 여론조사 지표들을 보면 평균적으로 이 후보 지지율은 30%선까지 떨어지면서 윤 후보에게 약 10%p 내외에서 뒤처졌다. 그러나 윤 후보 부인 김씨의 경력허위 기재 논란이 터지면서 12월 마지막 주 공표된 여론조사에서는 이 후보와 윤 후보가 박빙의 접전을 벌이는 흐름으로 반전시켰다.

지난 12월에 대선 지지도를 흔든 것은 ‘인물 네거티브 검증’이었다. 이 후보는 조카 변호문제, 장남 불법도박 의혹과 성매매 의혹이 연이어 악재로 작용했고 윤 후보는 배우자 김씨와 장모 문제로 발목이 잡혔다. 양쪽의 네거티브 경쟁은 새해 들어 잦아들기보다는 새로운 의혹들이 추가로 폭로되며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인물 검증’은 대선과정의 필수 과정이다. 그리고 대선후보 ‘정책과 비전경쟁’도 대선 두 달 앞인 새해 1월 벽두부터 국민들의 주목을 받으면서 선거지형을 흔들 것이다. ‘네거티브 검증’은 ‘상대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안 되는 이유’를 국민에게 설득하려는 것이라면 ‘정책경쟁’은 ‘우리 후보가 대통령이 돼야 하는 이유’를 알리는 것이다.

대선국면에서 국민의 ‘미래 정책비전’에 대한 갈망도 폭발한다. 코로나 극복과 경제성장, 부동산과 양극화 문제 해결 등 민생과제 뿐 아니라 미중 패권경쟁 속에서의 외교안보 정책, 4차산업-탄소중립시대 대응, 저출산-고령화사회 진입에 따른 위기대처 등 국가적 과제들에 대한 대선후보의 비전과 실천능력에 대한 검증이 대선투표일까지 진행될 것이다.

대선정국의 새 변수, 연이어 터진 ‘박근혜 사면’과 ‘김건희 사과 기자회견’

문재인 대통령은 12월 24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대선 70여일을 앞둔 ‘박근혜 사면’은 상수로 굳어졌다고 평가된 대선환경에 일정 영향을 미치면서 ‘작용과 반작용’이 연쇄적으로 작동하는 대선지형에도 일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사면’에서 주목해야 할 지점은 이 후보의 진보진영 단속능력과 윤 후보의 보수진영 단속능력이다. 정치 정석으로 보면 ‘박근혜 사면 폭탄’은 지지층 단속에 실패한 후보 쪽에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박근혜 사면’이 대선지형에 미치는 영향은 눈에 보이는 구체적인 형태로 드러나진 않겠지만 새해 1월 이후 대선정국 흐름 속에 녹아들어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박근혜 사면’은 여권 지지층의 반발을 사지만 보수적인 야권 지지층은 반기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는 12월 4주차(24~25일)에 실시한 ‘박근혜 사면’ 찬반 여론조사 결과 찬성(57.7%)이 반대(31.7%)에 비해 높았다. 찬성은 국민의힘 지지층(89.2%) 등 야권 지지기반에서 높았고 ‘반대’는 민주당 지지층(48.5%) 등 여권 기반에서 높았다.

당장은 이 후보가 여권 지지층을 추스를 수 있을 지가 관전 포인트이고 새해 이후부터는 윤 후보가 야권 지지층의 결집력을 온전히 가져갈 수 있는 지를 봐야 한다. 문 대통령은 자신이 모든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이지만 이 후보에게도 크든 작든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민주당과 이 후보는 ‘박근혜 사면’에 비껴선 태도를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박근혜 사면’은 고양된 야권 지지층의 ‘정권심판’과 ‘정권교체’ 욕망에도 일부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보수진영의 ‘정권교체’ 열망의 기저에는 ‘박근혜 탄핵과 구속’에 대한 정치적 열패감이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박근혜 사면’은 새해 대선지형 흐름에 어떤 식으로든 녹아들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사면’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2006년 ‘대연정 제안’만큼의 정치적 파괴력에 미치지 못하겠지만 이번 대선 판이 박빙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에 무시할 수만은 없다. 노 전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도 양쪽 진영을 흔드는 이슈였지만 이명박-박근혜가 존재하는 당시 한나라당보다는 여당인 열린우리당의 내분으로 이어지는 폭탄이 됐다.

‘박근혜 사면’ 발표 이틀 뒤인 12월 26일 윤 후보 배우자 검건희 씨의 사과 기자회견은 새해를 앞두고 터진 또 다른 이슈다. 김씨 허위경력 논란으로 여론지형이 악화되는 상황에 따른 대응수순이다. 문제는 이를 수용하는 민심의 향배다. 새해 벽두는 김씨의 사과에 민심이 어떤 변화를 보일지 여부에 따라 대선지형도 또 한 차례 기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윤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선출된 데는 검찰총장 재직시절 조국 전 법무부장관 수사 및 문재인 정권 핵심을 향한 이른바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통해 쌓은 ‘공정과 상식’이란 이미지에 있었다. 야권 지지층이 윤 후보를 ‘정권교체’의 수단으로 삼은 것도 여기에 있다. 4.7보선에서의 야권 승리도 국민의힘과 윤 후보의 ‘공정’이 결합돼 만든 산물이었다.

김건희 씨 논란은 윤 후보의 최대 강점인 ‘공정과 상식’ 이미지를 훼손할 가능성이 있어 윤 후보에게는 위기다. 1998년과 2002년 대선에서 공정과 정의의 대쪽 이미지를 부상한 이회창 후보가 아들 병역면제 의혹으로 내상을 연거푸 입은 상황이 반추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이 결정된 12월 24일 박 전 대통령이 입원 중인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앞에서 우리공화당원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박 전 대통령의 쾌유를 기원하며 집회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박근혜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이 결정된 12월 24일 박 전 대통령이 입원 중인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앞에서 우리공화당원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박 전 대통령의 쾌유를 기원하며 집회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약화되는 ‘정권교체 vs 정권연장’ 프레임, ‘과거’보다는 ‘미래’로 무게 중심 이동 

문재인 정부 평가에 기반한 ‘정권교체 대 정권연장’ 프레임은 지난 4.7 서울과 부산시장 재보궐선거를 관통했으나 대선국면이 본격화되면서 점차 엷어지고 있다. 국민들이 현재 집권세력에 대한 심판보다는 점차 ‘대한민국 미래’로 무게중심을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2년과 2012년 대선에서의 높은 ‘정권교체’ 여론에도 ‘정권연장’으로 귀결된 것은 ‘미래’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증폭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여건에서 연말에 터진 ‘박근혜 사면’은 기존의 ‘정권교체 프레임’에도 일정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차기대선 성격 조사를 보면 <KSOI>의 12월 4주차에 ‘정권교체 48.1% 대 정권재창출 37.5%’로 정권교체 기대감이 10.6%p 높았지만 50%선 아래였다. 12월에 공표된 대체적인 여론조사 지표들을 보면 ‘정권교체’ 여론이 ‘정권연장’ 의견에 비해 높게 조사됐지만 11월보다는 격차는 줄어드는 추세다.

‘정권교체’ 여론이 ‘정권연장’에 비해 높은 것은 윤석열 후보에게는 기회이고 이재명 후보에게는 불리한 환경이지만 이것이 두 후보 지지율에 미치는 영향을 점차 감소하는 흐름이다. ‘반문=정권교체’라는 ‘과거’의 등식이 ‘미래’의 선택기준으로 온전하게 작동할 수 없는 여건이기 때문이다. 

윤석열 후보 지지율을 보면 정권교체 기대감을 온전히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미래’보다는 문재인 정권 비판이라는 ‘과거’ 중심 행보가 영향을 미쳤다. KSOI의 12월 4주차 대선지지도를 보면 5자 가상대결에서 이 후보 37.6%, 윤 후보 35.8%,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7.3%, 심상정 정의당 후보 3.5% 순이었다. 윤 후보는 정권교체 기대감을 온전히 흡수하지 못했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리얼미터>의 12월 4주차 조사에서는 4자 대결에서 윤 후보 40.4%, 이 후보 39.7%, 안철수 후보 5.6%, 심상정 후보 2.9%였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윤 후보 지지율은 이 조사기관 기준으로 50%대의 정권교체 의견을 온전히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두 조사 모두 이 후보와 윤 후보 대선 지지도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펼치고 있다. 유권자들은 과거에 중심을 둔 ‘정권교체 대 정권연장’ 프레임보다는 점차 대선후보 ‘인물과 정책’, 즉 ‘미래’에 방점을 두고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표현해 가는 흐름을 읽을 수 있다.

또 역대 대선에서 정권교체 기대감이 온전히 야당후보에게 투영되지 않았다. 정권교체 욕구에는 다가오는 ‘미래’의 시대적 과제에 대한 인식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이는 문재인 정권 심판에 기댄 ‘반문연대’만으로는 윤 후보의 지지세 확장에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이에 양당 후보 선출과 함께 ‘정권교체 대 정권연장 프레임’은 대선후보 지지도와 연동돼 움직이고 있다. 12월에 접어들면서 대선후보의 지지율 흐름이 우선이며 정권교체 프레임은 종속적인 변수로 자리 잡는 흐름이며 이는 새해 들어 더 강화될 것이다.

윤 후보는 정권심판정서를 최대한 결집하는 ‘4.7보선 구도의 재판(再版)’을 원하고 있지만 4.7보선 당시 승패의 열쇠를 쥐었던 2030연령층은 ‘과거 심판’보다는 ‘미래’ 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이들 연령층에서 여전히 ‘정권교체’ 의견이 높지만 이 지표가 윤 후보 쪽으로 가지 않고 있다. ‘정권교체 프레임’의 약화의 단면이다.

이러한 가운데 ‘박근혜 사면’은 ‘정권교체 열망’이 강한 60대 이상 보수적인 고연령층에게 일정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박근혜 탄핵과 구속으로 인한 문재인 정권에 대한 ‘정서적 적대감과 분노’의 강도를 누그러뜨리는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보수층들은 ‘복수’의 수단으로 선택한 윤 후보가 박 전 대통령을 수사해 구속한 부분도 돌아볼 가능성이 있다. 이것이 대선후보 지지율 흐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다양한 이슈와 논란 속에 간접적으로 결부돼 민심의 흐름을 탈 것만은 분명하다.  

文대통령 지지율 40%대, 文정부 ‘전면부정’보다 잘못한 정책 ‘해결능력’이 정책경쟁 관건

문재인 대통령이 12월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희망 온(ON) 참여기업 대표 초청 오찬 간담회’를 마친 뒤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정우 포스코 그룹 회장, 최태원 SK주식회사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문 대통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구현모 KT 대표이사[사진=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이 12월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희망 온(ON) 참여기업 대표 초청 오찬 간담회’를 마친 뒤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정우 포스코 그룹 회장, 최태원 SK주식회사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문 대통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구현모 KT 대표이사[사진=연합뉴스]

이번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40%대를 기록하고 정권연장론 또한 과거 대선에 비해 견고하다. <리얼미터> 12월 4주차(19~24일) 문 대통령 지지율은 41.1%로 40% 수준이며 <KSOI> 12월 4주차(24~25일) 문 대통령 지지율은 43.2%로 조사됐다. 다른 여론조사 지표에서도 문 대통령 지지율은 40%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문 대통령 지지율 40%의 의미는 여당 후보인 이 후보에게는 유리한 선거지형이며 윤 후보에게는 넘어야 할 산이다. 문재인 정부가 행한 ‘코로나 방역’, ‘한반도외교’, ‘권력기관 개혁’, ‘포용적 성장정책’, ‘디지털-그린 산업정책’ 등의 정부 성과가 투영돼 단단한 여권 지지층을 형성하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또 50%대의 문 대통령 부정평가에는 고연령층과 보수층, 영남권 중심으로 문재인 정권에 대한 ‘적대정서’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젊은 세대 중심으로 문재인 정부의 언론과 검찰 등에 대한 ‘개혁 피로감’과 ‘집권세력의 내로남불’, ‘부동산정책 실패’, ‘소득 양극화문제 해결 실패’, ‘청년 일자리창출 부진’ 등에 대한 실망감도 함께 담고 있다.

40% 수준의 문 대통령 지지율은 문재인 정부의 성과를 ‘전면 부정’해선 안 된다는 풍향계를 제시하고 50%대의 부정평가는 문재인 정부가 실패한 정책과제에 대한 해결능력을 제시해야 한다는 나침반을 제공한다.

이 후보가 한편으로는 ‘문재인 정부 계승’을 말하면서도 문재인 정부가 실패한 지점인 ‘부동산’ 등 각종 정책과제에 대한 차별화에 나서는 배경이기도 하다. 윤 후보는 지금까지는 문재인 정권 비판에 집중해 ‘반문 결집’에 모든 역량을 투여했다. 그러나 새해부터 문재인 정부의 공과를 따져 ‘미래 정책비전’을 마련하고 검증대에 올라야 한다.

李 정책과제별 대선후보 평가에서 앞서, 새해 尹 정책역량 보여줄지 여부가 주목지점

차기 대선의 최종 승부처는 대선국면에서 폭발하는 유권자의 ‘미래’ 욕망 수렴에 있다. ‘인물 네거티브’ 선거전은 상대후보 공격용이지만 자신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명분을 제공하지 못한다. 새해 대선국면은 ‘인물검증’ 못지않게 ‘정책경쟁’의 주도권을 두고 두 후보가 다툴 것이고 이 지점에서 대선승부도 갈릴 것이다.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12월 17~19일 실시한 대선후보의 국정과제별 정책수행 능력에서 이 후보가 ▲경제성장/일자리창출 ▲지역균형발전 ▲코로나 대응 세 개 분야에서 윤 후보에 비해 높은 평가를 받았고 ▲부동산문제 해결 분야에서는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가장 잘할 후보’를 꼽으라는 질문에 이 후보 42.2%, 윤 후보 25.9%였다. 같이 실시한 대선 지지도(윤석열 34.2% 대 이재명 33.7%)와 비교하면 이 후보는 대선지지도에 비해 8.5%p 높고 윤 후보는 8.3%p가 낮다. 이 같은 차이는 이번 대선 캐스팅보터로 주목받는 20대와 30대에서 윤 후보보다 이 후보를 꼽은데 있다.
 
‘집값안정 및 부동산문제 해결’을 잘 할 후보로 이 후보가 33.6%, 윤 후보 31.0%로 격차는 2.6%p 오차범위 내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에도 윤 후보가 이 정책과제 영역에서 이 후보에 앞서지 못했다. 이 또한 20대와 30대에서 이 후보를 선택했다.

‘지역균형발전’ 국정과제를 가장 잘할 것 같은 후보로는 이 후보 37.7%, 윤 후보 24.4%로 이 후보가 앞섰고 코로나19 문제 대응을 가장 잘 해결할 후보로 이 후보 39.6%, 윤 후보 15.9%로 격차는 더 컸다. 윤 후보가 코로나방역 등 문재인 정부의 성과에 대해 비판을 하면서도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결과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다른 여론조사기관들의 정책과제별 대선후보 평가를 보면 ‘공정과 정의’과 ‘부동산’ 등 몇 개 지표를 제외한 대부분 정책분야에서 이 후보가 앞선 지표들이 다수다. 그럼에도 윤 후보의 정책행보는 이 후보에 비해 늦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연말에 터진 이준석 대표 사태 등 선대위 내분 사태가 그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최근 윤 후보가 선거법이 정한 방송토론 외에는 이 후보와의 정책토론을 하지 않겠다고 해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여러 번의 ‘말실수’ 논란에 윤 후보는 ‘정책경쟁’을 외면하고 ‘네거티브 검증’ 중심으로 대선을 이끌어 가고 싶겠지만 이는 불가능하다. 이 후보와의 정책경쟁을 피한다는 인상을 줄 경우 윤 후보 정책능력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만 부채질한다.

인물과 정책은 하나의 조합이다. ‘인물 검증’만으로 대선을 치를 수는 없다는 뜻이다. 따라서 새해에는 윤 후보도 정책행보에 본격 시동을 걸고 이 후보와의 경쟁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윤 후보가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당과 캠프 차원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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