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태복 전 장관 5·18 묘지 영면 (사진=연합뉴스)
▲ 故 이태복 전 장관 5·18 묘지 영면 (사진=연합뉴스)


평생을 노동·학생·복지 운동에 헌신한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7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영면에 들었다. 

이태복장례위원회는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평생 현장에서 답을 찾아 실천했던 휴머니스트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 장관께서 2021년 12월 3일에 영면하셨기에 삼가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향년 71세. 

1950년 충남 보령에서 태어난 고인은 예산중, 서울 성동고, 국민대 법학과(70학번)를 졸업했다. 고교 시절부터 흥사단 아카데미 활동을 시작했고, 대학생 때인 1971년 '위수령'으로 강제 징집됐다. 

1977년 출판사인 '광민사(현 동녘출판사)'를 설립, '유한계급론', '한국노동문제의 구조', '노동의 역사' 등 노동 관련 서적과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같은 외국 소설을 번역 출판했다. 

1980년 5월 비공개 노동운동 조직인 '전국민주노동자연맹(전민노련)'을 설립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1981년 전두환 군사정권 시절 대표적 공안사건인 '학림 사건으로 연행돼 고문 경관 이근안의 조사를 받은 끝에 무기징역 선고를 받았다. 1986년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에 의해 '세계의 양심수'로 선정됐고, 김수환 추기경의 석방 탄원으로 1988년 가석방됐다.

1989년 10월 '주간노동자신문'을 창간했으며 1999년에는 '노동일보'를 창간했다. 대안을 제시하는 노동운동의 필요성을 역설, 국민과 함께하는 노동조합 운동을 표방했고, 노조와 무의탁 노인, 장애가정 등을 연결하는 등 노동운동의 복지 참여를 주장했다. 

2001년 3월 청와대 복지노동수석비서관, 2002년 1월 보건복지부 장관에 취임해 '의약분업 사태' 수습과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 비정규직과 정규직 노동자의 격차 해소 등에 힘썼다.

2007년 기름값, 휴대전화비, 카드수수료, 약값, 은행 금리 인하 등을 요구하는 '5대거품빼기 범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를 맡았다. 2012년에는 국민석유㈜ 설립준비위원과 상임대표로 활동했으며 같은 해 대법원으로부터 31년만에 학림사건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최근에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마지막까지 전남도청을 사수하다 계엄군의 총탄에 숨진 '임을 위한 행진곡'의 주인공 윤상원 열사를 기리는 윤상원 기념사업회 이사장으로 활동했다.

저서로는 옥중 서한집 '세상의 문 앞에서'(1992, 민맥), '전환기의 노동운동'(1995, 노동자신문), '우리시대의 희망찾기'(1996, 동녘), '기백이 있어야 희망이 보인다'(2000, 동녘), 자서전 '쓰러져도 멈추지 않는다'(2002, 청년사), '대한민국은 침몰하는가'(2004, 청년사), '사회복지정책론'(2006, 나남), '도산 안창호 평전'(2006, 동녘), '안창호 - 위풍당당 민족의 자존심을 일깨운 지도자'(2007, 씽크하우스), '대한민국의 활로찾기'(2009, 흰두루), '조선의 슈퍼스타 토정 이지함'(2011, 동녘), '윤봉길 평전'(2019, 동녘) 등이 있다.

2003년 청조근정훈장을 받았다. 

유족은 노동운동가 출신 부인 심복자 여사와 형제 이향복·이예복·이건복(동녘출판사 대표)·이화복·이영복(문화유통북스 대표)씨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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