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험도 '매우높음' 상향…"일상화 단계 추가이행 불가능"
"3차접종 조기에 완료해야…5∼12세 백신접종 신속히 검토"
"먹는 치료제 연내 사용하도록 도입시기 당겨야…오미크론 유입 차단"
"봉쇄 되돌아가는 나라 많아…우리도 상황 엄중하지만 후퇴할 순 없어"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점검회의 주재하는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점검회의 주재하는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점검회의에서 "일상회복 2단계 전환을 유보하고 앞으로 4주간 특별방역대책을 시행한다"고 말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최근의 코로나 확산세와 관련해 "그동안 위기를 여러 차례 넘었지만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또 다른 고비를 맞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신규확진자, 위중증 환자, 사망자가 모두 증가하고 병상 여력이 빠듯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고비를 넘지 못하면 단계적 일상 회복이 실패로 돌아갈 수 있다. 어느 때보다 큰 경각심과 단합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초 정부는 지난 4주간 시행한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 조치 결과를 평가하고 그 결과에 따라 방역조치를 더 완화하는 2단계를 도입하는 것을 검토했으나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하다는 판단에 따라 2단계 조치는 시행을 미루고 특별대책을 추가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특별방역조치 내용에 대해서는 "3차 접종을 조기에 완료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3차 접종이 추가접종이 아닌 기본접종이며, 3차 까지 맞아야만 접종이 완료되는 것으로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정부는 이미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에 대한 3차 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긴장감과 속도감을 높여달라"고 독려했다.

문 대통령은 "10대 청소년들의 접종 속도를 높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성인 접종률이 높은 데 반해 12∼17세는 접종이 부진하다"며 "학교로 찾아가는 접종 등 편의성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해달라"고 말했다.

또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 시행하는 5~12세 아동 접종도 신속히 검토해달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병상과 의료인력 등 의료체계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은 전적으로 정부의 책임"이라며 "위증증 환자의 치료와 재택치료 등에 어떤 공백도 없도록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내년 2월 도입하기로 한 먹는 치료제도 연내에 사용할 수 있도록 도입 시기를 앞당기고, 국산 항체 치료제도 필요한 환자들에게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달라"고 말했다.

최근 등장한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에 대해서 문 대통령은 "국내유입 차단을 위한 조치를 빈틈없이 시행해야 한다"며 "역학조사와 현장점검 인력을 집중 투입하는 등 대응체계를 더 꼼꼼히 가동해달라"고 부탁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국민들을 향해서도 "단계적 일상회복 속에서 자율 책임이 더 커졌다고 생각하고 방역수칙에 대한 경각심을 유지해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 코로나 누적 사망자 수가 3500명을 넘었다. 전 세계 사망자 수가 520만명을 넘은 것에 비해 한국은 인구 100만명 당 사망자 수가 아주 적은 편이지만 그렇더라도 매우 가슴 아픈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늘어 더욱 마음이 무겁다.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분들과 가족들께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정부는 무엇보다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을 먼저 생각하고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전 세계 누적 확진자 수도 2억6000만명에 이르고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으로 걱정이 커지고 있다. 그에 따라 봉쇄로 되돌아가는 나라도 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상황도 엄중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렵게 시작한 단계적 일상회복을 되돌려 과거로 후퇴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제한이나 사적모임 인원 제한을 더 강화하지는 않겠다는 점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정부는 최근의 코로나 위험도를 매우 높은 것으로 보고 전국 위험도를 '위험'에서 최고단계인 '매우높음'으로 상향한 바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날 코로나19 주간 위험도 평가 결과를 이같이 발표했다.

코로나19 주간 위험도는 이달 1일 단계적 일상회복 전환 후 4주만에 최고 단계까지 올라섰다.

방대본은 직전주(11.14∼20) 전국 위험도를 '높음'이라고 평가했는데 한 주만에 1단계 더 오르면서 최고 단계인 '매우 높음' 단계에 도달했다.

코로나19 주간 위험도 평가 (사진=연합뉴스)
▲ 코로나19 주간 위험도 평가 (사진=연합뉴스)

전국 위험도는 일상회복 첫째 주부터 4주간 '매우 낮음'→'낮음'→'높음'→'매우 높음' 순으로 계속해서 상승하는 추세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은 '매우 높음'이고, 비수도권은 '중간'이라고 진단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위험도 역시 각각 직전주에 이어 2주 연속 '매우 높음', '중간'을 이어갔다.

방대본은 "국내 상황이 급격히 악화하는 양상으로, 추가적인 일상화 단계 이행은 불가능하다"며 "악화하는 추세를 최소화하기 위한 특별방역강화대책 시행이 필요하다"라고 평가했다.

방대본은 코로나19 위험도를 대응역량, 발생현황, 예방접종 등 3개 영역에서 17개 평가 지표로 나누어 매우 낮음, 낮음, 중간, 높음, 매우 높음 등 5단계로 평가한다.

유행상황을 평가 항목별로 보면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다수 평가 지표가 지난 한주간 급격히 악화했다.

 대전시 서구 둔산동 대전을지대학교병원 감염병 전담 병동의 CCTV 모습 (사진=연합뉴스)
▲  대전시 서구 둔산동 대전을지대학교병원 감염병 전담 병동의 CCTV 모습 (사진=연합뉴스)

대응역량 부문에서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은 주간 평균 70.6%로 70%선을 넘어섰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중환자실 병상가동률이 직전주 77.0%에서 83.4%로, 비수도권은 40.1%에서 50.3%로 크게 상승했다.

중환자가 입원할 수 있는 병상 수도 10월 넷째주 이후 604개→471개→387개→321개→245개로 빠르게 소진됐다.

수도권 감염병전담병원 병상 가동률은 직전주 76.5%에서 지난주 76.2%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반면, 비수도권은 48.8%에서 59.4%로 10%포인트(p) 넘게 상승했다.

전국의 의료대응역량 대비 확진자 발생 비율은 직전주 54.7%에서 지난주 70.0%로 상승했다.

수도권이 직전주 70.1%에서 지난주 89.5%로 두드러지게 악화했고, 비수도권은 29.5%에서 38.3%로 상승했다.

주차별 위중증 환자 및 사망자 현황 (사진=연합뉴스)
▲ 주차별 위중증 환자 및 사망자 현황 (사진=연합뉴스)

신규 확진자 가운데 역학조사를 통해 자가격리 중 확진된 사람을 일컫는 '방역망내 관리 비율'도 이달 첫째주 40.0%에서 지난주 30.5%로 낮아져 정부의 방역망을 벗어난 지역사회 감염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발생현황 항목에서는 주간 일평균 확진자 수가 직전주 2733명에서 지난주 3502명으로 증가했다.

이 중 수도권의 신규 확진자 수는 2774명으로 비수도권(728명)의 약 4배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3주간 계속 100명대였던 주간 사망자 수는 지난주 248명으로 늘었다.

주간 일평균 위중증 환자 수도 최근 4주간 263명→339명→346명→477명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감염 재생산지수도 직전주 1.10에서 지난주 1.19(수도권·비수도권 각 1.19)로 올라 유행이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확진자 증가의 선행 지표인 검사 양성률도 1.82%에서 1.97%로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어 당분간 환자 수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지표 중 하나인 60세 이상 확진자 비율도 지난 한 달간 주별로 29.6%→32.6%→35.7%→34.9%로 지난주 증가세가 꺾이긴 했지만, 여전히 30%대를 이어가고 있다.

60세 이상 추가접종률은 직전주 7.5%에서 지난주 12.2%로 늘었으나 아직 고령층 확진 및 위중증 발생을 억제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이다.

당국은 "수도권 병상 가동률이 급격히 높아지고, 소규모 감염접촉·60대 이상 고령층의 위중증 확진자·18세 이하 학령층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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