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능구 : 10월26일 이른바 10.26입니다. 한길리서치 홍형식 소장님과 함께 급변하고 있는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에 대해서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어제 오늘 나온 여론조사 결과들이 기존과 좀 다른 흐름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기승전-윤석열’이었는데,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홍형식 : 여론조사 상 현재 제일 중요하게 봐야 될 게 가상대결에서 지지율이 어떻게 변하느냐 하는 것이고, 그리고 국민의힘 후보 경선은 4자대결이니까 두가지 조사 결과를 다 봐야 합니다. 조사별로 변화의 폭에 차이는 있지만, 전체적인 흐름으로 봐서는 홍준표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라고 표현해도 틀리지 않는 형국입니다. 그래서 ‘기승전-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경선은 ‘하나마나 당연히 윤석열이다’라는 지금까지의 흐름에 불확실성이 자꾸 커지고 있습니다.

김능구 : 기존의 가상대결을 보면, 이전에 이재명, 이낙연 후보가 있을 때에도 윤석열 후보가 다 앞서고 홍준표 후보는 뒤처졌는데, 보수후보 국민의힘 후보로 누가 적합하냐고 묻는 조사는 홍준표 후보가 앞서는 결과도 제법 나왔습니다. 그 때 주효했던게 20대와 호남 지지가 높았습니다.

홍형식 : 역선택 논쟁도 있었습니다. 국민의힘 후보만 놓고 보면 홍준표가 더 높게 나오는데 민주당 후보와 가상대결을 붙이면 윤석열이 이기니까, 홍준표가 앞서는 건 민주당의 지지층과 호남 지지층의 역선택 효과가 아니냐고 했던 겁니다. 그런데 근자에는 홍준표 후보도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앞서기 시작했다는 말입니다.

(출처=MBC) MBC 의뢰로 여론조사전문기관 <코리아리서치>가 지난 23~24일 실시한 조사결과
▲ (출처=MBC) MBC 의뢰로 여론조사전문기관 <코리아리서치>가 지난 23~24일 실시한 조사결과

김능구 : 몇 군데 조사가 나왔습니다. 모두 23, 24일 조사인데, MBC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한 것과 아시아경제가 윈지코리아에 의뢰한 조사결과를 보면, 홍준표 후보만이 이재명 후보를 일대일 가상대결에서 이기고, 나머지 후보들은 이재명 후보한테 안 되는 겁니다. 이런 조사결과는 없었습니다. 역선택을 뛰어넘었다고 봐야죠.

홍형식 : 가상대결 결과로 봐서는 역선택으로만 홍준표 지지율의 상승을 설명할 수 없습니다. 모멘텀을 갖고 있다고 봐야합니다.

김능구 : 윤석열의 전두환 발언과 이른 바 개사과 논란, 이게 지금까지 윤석열 후보의 말실수하고는 좀 달랐다고 봐야겠죠.

홍형식 : 그 이전에도 사실 홍준표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가 있었는데, 최근 그 발언을 전후해서 지지율의 흐름이 좀 더 크게 오르는 추세를 보이기 때문에, 시점을 놓고 본다면 전두환 발언이 분명히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습니다.

김능구 : 전두환이 정치 잘했다는 발언에 대해서, 여론은 69% 그러니까 70% 가까이 부정적으로 응답했습니다.

홍형식 : 제가 후행지표라서 며칠 후에 나오는 조사를 봐야 알 수 있다고 했었는데, 지금 나온 지지율로 봐서는 윤석열 후보가 실착, 크게 잘못했다고 봐야 합니다. 그 이후 사과하는 모습도 그렇고, 그것이 지금 지지율로 나타나고 있다고 봐야죠.

김능구 : 반려견의 사과, 이른바 개사과 부분은 압권이라고 할 수 있죠.

홍형식 : 사실 노이즈 마케팅을 선거에 활용한다고 하지만, 노이즈 마케팅으로 단순하게 지지율이 올라가는게 아닙니다. 부정적인 이미지가 형성되고 지지율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오늘 기사를 보니까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해명하는 방식도 제가 볼 때는 아닌 것 같은데, 법을 전공한 분이라 그런지, 누가 했고 밑의 사람 실수라 바로 내렸다고 이야기하는데 그건 그렇게 하는 거 아닙니다. 예를 들어서 밑의 사람이 잘못해서 바로 내렸다고 책임이나 문제가 없는 건 아니죠. 국민들이 묻는 건 전체적인 책임인데, 한 번이 아니고 두 번, 세 번이라도 본인에게 책임이 있다고 가야할 것을 자꾸 구체적 사실에 대해 설명하려고 하면서 변명이 되어 버렸고, 굉장히 궁색한 모습이 되어 버렸습니다.

김능구 : 조직의 책임자들은 위기관리 전략에 대한 경험을 가지고 있고 트레이닝도 받습니다. 제가 보니 검찰은 위기관리 전략이나 대책이 필요 없는 조직이었던 모양입니다. 검찰 총장까지 지낸 사람이 위기관리에 대해서 아마추어도 이런 아마추어가 없죠. 예를 들어 전두환 문제를 불쑥 이야기할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미 법적으로 국가내란음모라고해서 사형이었다가 무기징역 됐고, 결국 특별사면이 된 거지만 이미 역사에서 징치됐던 문제입니다. 생각은 자유이고 대선 후보가 이야기할 수도 있지만, 그게 미치는 영향이라든지 여러 가지를 봤을 때 뭔가 수습하고 해명해야 된다면, 거기에는 지침에 나와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100% 무조건 사과를 해야 합니다.

홍형식 : 사회문제나 정치문제를 보는 데 있어서는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하고 때에 따라서는 정치적 사회적 상상력이 많이 필요한데, 특히 대선 후보들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사실 사회라는게 법 위에서만 움직여 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법 위에 관습이나 상식, 관행이나 여러 가지가 움직이는 거고, 그걸 다 포괄하지 못해도 법논리만 놓고 보더라도 5·18에 대해서 어느 정도 정리가 되는데, 그걸 다시 꺼낸다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

김능구 : 제가 볼 때 그 동안 여러 가지 말실수가 있었다 하더라도 정권 교체를 바라는 보수성향의 국민들은 가급적 좋게 해석을 하고, ‘정치 초년생이다보니까 이런 실수는 있을 수밖에 없지 않냐’ 계속 이렇게 넘어왔던 것 같고, 그 때문에 큰 틀에서는 지지율의 변화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발언을 보면, 처음에는 유감 표명도 안하려고 하다가 마지못해 유감은 표했는데, 그 다음이 이른바 개사과로 나타나니까 ‘국민한테 사과?’, ‘국민이 개냐?’ 이런 식의 얘기가 성립 가능하게 된겁니다.

홍형식 : 중도층이 제일 많이 포진한 것이 50~60대, 대학 대중화 교육이 진행되던 당시의 세대들이 많습니다. 바로 전두환 시대 때, 대학을 다녔던 사람들입니다. 그분들이 젊었을 때 전두환 시절을 보냈던 기억은 굉장히 부정적인데, 문제는 그 세대를 보면 중도층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가 사실 보수 내부에는 생각만큼 큰 영향은 없었을 겁니다. 지지율의 변화를 좌우하는 것은 중도층이고 이것은 바로 중도층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사안인데, 윤석열은 내부 경선을 염두에 두고 전략적으로 그 발언을 했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그게 잘 판단이 안 섭니다. 설사 보수 내부를 염두에 두고 전략적으로 그 발언을 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당내 경쟁에서 뒤졌을 때 당심을 확실히 잡기 위해 하는 건데 당심에 앞서 있던 후보가 그것을 굳이 이야기를 해서 당심을 더 확실히 잡겠다라는 발상을 했다면, 전략적으로는 맞지 않는 겁니다.

김능구 : 마지막 본경선에서는 권리당원 50%, 민심 50%, 5대5입니다. 윤석열 후보가 당심에서 6대4로 앞서고, 민심에서는 4.5대5.5로 홍준표 후보가 앞서는 모양으로, 전체적으로는 윤석열 후보가 앞서는, 지금까지 거의 다 이런 예측들이었습니다.

김종인 위원장이 ‘결국은 윤이 될 거다’라고 단정적으로 말하는데, 그게 뭐냐면 당심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김종인 위원장도 잘 모르는게 자기가 비대위원장 그만두고 이준석 당대표가 출범하고 나서 새롭게 들어온 권리당원이 28만 명입니다. 전체가 56만 명인데, 그 중의 반 28만 명이 새로 들어온 사람이라는 거죠. 그래서 권리당원 50%에서 반이 새로 들어온 사람들이고, 그중에서 40~50%가 젊은층들, 정당에서 젊은층이라고 하는 20·30·40대입니다. 그들이 숫자상으로 전체의 4분의 1이 되는 건데, 바로 이 사람들의 표심이 본선의 최종 후보를 결정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홍준표 후보는 바로 이 사람들에 타겟팅을 한다는 겁니다.

홍형식 : 거기가 승부처가 될 겁니다. 1차 경선 후 2차 경선 때 8만 명한테 투표권이 주어졌고, 그 투표에서는 어쨌든 윤석열이 우위를 점했습니다. 이번에는 17~8만 명에 투표권이 새로 주어져서 28만 명이 되는 것인데, 거기에 이전에 투표했던 젊은 세대들이 이 광주 발언, 전두환 발언에 대해서 어떤 판단을 할지가 관건입니다. 그래서 두 가지 가설이 존재합니다. 일반 국민들의 20~30대 정서를 놓고 본다면 굉장히 부정적으로 윤석열 후보를 평가할 거라는 가설이 하나, 또 하나는 그 층들은 일단 보수층이라는 점에서 그 반응이 일반 국민들과 같을 거라고 전제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만약에 이들이 일반 국민들 같은 반응을 보인다면 윤석열 후보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습니다.

김능구 : 지금 각종 여론조사에서 보면 가상 대결이든 적합도 조사든 20~30대에서 윤과 홍이 굉장히 차이가 많이 납니다. 홍준표 후보가 20~30대에서는 압도적인데 보통 40~50대는 비슷하고 60대 이상에서 윤이 압도적인 분포입니다. 금방 말씀하신대로 20대와 30대 중에서 보수화된 분들이 국힘을 지지하겠지만, 그 사람들이 볼 때도 최근에 전두환 전 대통령이 사자 명예 훼손으로 계속 재판에 소환되고 참석한다 안한다 하면서 언론에 계속 노출됐었어요.

홍형식 : 2030은 전두환 당시의 상황이나 그 이미지를 잘 몰라요. 그런데 그 문제를 전략적으로 판단하는 겁니다. 윤석열 후보가 그런 식으로 이슈화시켜서 본선 경쟁에 도움이 안 될텐데 왜 저렇게 가는가라는 의문이 있는 거고, 저렇게 전략적 감각 없이 과연 본선에서 이길 수 있겠냐는 회의감을 들게 만드는 겁니다. 그래서 그런 부분들이 어떻게 내부적으로 정리되어서 표출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장담을 못 하는데, 제가 볼 때 이거는 분명합니다. 그냥 가만히 있는 것 보다도 훨씬 더 못한 상황을 만든 겁니다.

김능구 : 제가 이야기 들어보면 지금 윤석열 캠프의 가장 큰 문제가 후보 본인이 굉장히 달변가이고 준비되어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는 겁니다. 특히 이런 말잔치에서는 지금까지 자기의 확실한 우월함이 입증되어왔다고 생각한답니다. 그렇다보니 지도가 만만치 않은 거죠.

홍형식 : 그 대화의 상대방이 일반 국민의 눈높이하고 같거나 평균적인 집단이라면 맞는데, 만에 하나 그렇지 않은 특수 집단 속에서 이야기 됐다면 그 달변이란 것을 하면 할수록 오히려 일반 국민들과의 거리감을 더 만들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진보도 마찬가지겠지만, 보수 진영의 제일 큰 문제가 자기네들 보수층 내에서 특정집단끼리 이야기해서 동의해놓고는 그것이 마치 국민들한테 통할 수 있는 것처럼 일반화를 해버리는거예요. 그래서 제가 텔레토비 집단이라고 표현을 하는데, 자기네들끼리 아무리 이야기하고 동의를 해도 국민들 시각에 맞지 않으면 바로 역풍이 부는겁니다. 그래서 친구들간의 달변은 여러 사람이 있겠지만 그것을 갖고 윤석열이 말을 잘한다고 평가하는 것은 아닌 것 같고, 특히 제가 보면서 느끼는 것은 국민들이 생각하는 윤석열의 가치관이나 화술 하고 지금 드러나는 것 사이에는 분명한 불일치가 있다는 점입니다. 그것을 윤석열 후보가 빨리 해소햐야 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럴 것 같으면 윤석열 후보는 말을 안 하고 아끼는게 차라리 낫습니다.

김능구 : 후보가 말을 안 할 수는 없죠.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겠다라는 불안감을 주는 것이고 그게 상당히 영향을 미치지 않나 보여집니다. 그런데 여론조사 설문이 가상 양자 대결을 전제로 해서 네 후보 중에서 누가 경쟁력 있는가를 묻는 4지 선다형을 택했습니다. 상당히 봉합된 것으로 보입니다.

홍형식 : 봉합이고 사실상 홍준표 안이죠. 왜 그런식으로 했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볼 때는 윤석열 후보가 실언만큼이나 단일화 여론 조사 협상도 잘못한 겁니다. 왜냐하면 앞에서 그런 이야기를 죽 하면 응답자들 누가 봐도 ‘이건 국민의힘 경선 여론조사구나’를 알텐데, 앞에 그런 문구를 왜 넣습니까? 어차피 4명 중에 한 명 고르는 질문을 할건데. 차라리 단순하게 ‘다음 국민의힘 후보 중에서 누구를 지지하느냐’고 한 문장으로 끝나는 질문. 그 보다도 더 못한 질문이 되어버렸습니다.

김능구 : 일대일 가상대결을 전제로 해서 묻는 4지 선다형이 자기들한테는 그나마 유리하지 않느냐 생각했겠죠. 실질적으로는 그렇지 않다는 이야기인데, 역선택이 벌어질 가능성은 어떻습니까?

홍형식 : 전문가 입장에서 보면 홍준표 안보다도 더 못한 겁니다. 그리고 사람들한테 역선택하라는 이야기와 똑같습니다. 무슨 이야기냐면 조사의 방법상 이 조사를 누가 하는 지를 몰라야 합니다. 그런데 그런 식으로 앞에 여러 이야기를 달아놓으면 사람들이 들어보면 ‘아 이건 무슨 조사구나’ 금방 알아버리죠. 생각 없던 사람도 엉뚱한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겁니다. 홍준표 트릭에 말려든거죠.

김능구 : 홍준표 후보는 4지 선다형으로 안 가면 중대 결단을 할 수도 있다는 식으로 세게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홍형식 : 홍준표 본인이 할 말 없는게, 4명 조사하면 홍준표가 앞지만, 이재명 넣어서 조사하면 윤석열이 앞서는 현상이 나옵니다. 그런 현상이 있었기 때문에 역선택 이야기가 나왔던 겁니다. 과거 보수 정당도 그렇고 민주당 여론조사도 역선택 제어 안하는 경우 없어요. 역선택 문항을 안 넣는 선거 여론 조사가 아예 없습니다.

국민의힘은 왜 역선택 문항을 없앴는지 아십니까? 탄핵 과정을 겪고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확 떨어지면서 특히 2030 지지율이 완전히 없어져버립니다. 경선 여론 조사를 하려면 국민 통계 분포에 맞게끔 20대 비율만큼 조사해야 되는데, 아무리 해도 그 숫자를 맞추기가 너무 힘들고 어떨 땐 아예 못 맞추는 거예요. 결국 조사 기관들이 보수정당의 조사를 안 하려고 하거나 돈을 많이 달라고 하는 현상이 벌어지니까, 그러면 역선택 문항을 없애버리자 했던 겁니다. 그러니까 조사 편의상 없어진거죠. 옛날부터 역선택 문항은 없었다고 그러지만, 사실 국민의힘 여론조사에서 역선택 문항 없어진 것은 아주 비정상적인 상황이라 할 수 있습니다.

김능구 : 옛날에는 대체적으로 자기 당 지지자와 무당파만 가지고 조사를 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하시는 겁니다. 여론조사 특히 단일화의 여론조사 문항은 유명한 게 노무현·정몽준 후보단일화 때입니다, 가상대결로 물어봤을 때는 정몽준 후보가 유리했고, ‘적합도’ 즉 이회창 후보와 맞붙을 사람이 두 분 중에서 누가 적합하냐는 질문에는 노무현 후보가 이기는데, 설문지가 후자 쪽으로 돼버렸습니다.

홍형식 : 단일화나 경선조사라는 것은 후보들간의 합의 사항이지만, 원칙적으로 당 입장에서는 경쟁에서 이길 후보를 뽑는 것이고, 그것을 위해 경선조사에 국민 여론을 반영하는 겁니다. 당의 의견을 반영하려면 당원들끼리 하면 되지만, 당원들끼리 뽑은 후보가 본선 경쟁력이 없으니까 이것을 보완하기 위해 국민 의견을 반영하는 차원에서 국민여론조사를 반영하는 겁니다. 제가 볼 때는 솔직히 말해서 국민여론조사의 취지만 놓고 본다면 가상대결하는게 맞습니다. 1%라도 더 표를 받아올 후보를 내야 정권교체를 할 수 있는거잖아요. 그래서 제가 보건데 이번에 국민의힘 내 경선여론조사 논쟁이나 룰은, 과거 관행이나 조사 방법론상 취지를 놓고 볼때도 그에 부합하게 진행된 것 같지 않습니다.

김능구 : 어쨌든 여론조사는 정해졌고, 다음 주부터는 선거 투표에 들어가서 11월 5일에 발표하는 겁니다.

홍형식 : 곧 시작할거예요. 권리 당원 투표보다도 조사가 먼저 끝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 시점 또는 하루 이틀 후 민심이 그대로 여론으로 반영되지 않겠나 싶습니다.

김능구 : 그럼 2~3일 동안에 윤석열 후보가 반전을 일으키지 않으면 안되겠네요.

홍형식 : 사실 추석 직후 홍준표 지지율이 올라갔다가 정체하는 형국을 보였는데, 지금 다시 뛰기 시작한 겁니다. 그런데 다시 뛰는 모티브를 윤석열 본인이 제공해버린 겁니다. 그래서 홍준표 후보의 지지율 상승 추세를, 반전까지는 아니더라도, 지금 정도의 수준이라도 묶어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능구 : 집사부일체라는 예능 프로에 나와서 그런 말을 했습니다. 본인이 서울법대 다닐 때 모의재판을 해서 전두환에게 무기징역 구형하고 그 다음에 도망갔다고, 마치 민주화 투사 역할을 한 것처럼 이야기를 했는데, 이번에는 갑자기 상반된 이야기를 한 겁니다.

홍형식 : 사실 우리나라에서 아마 40대 후반까지는 전두환에 대해 굉장히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같은 일을 두고 논리가 상반되는 판단을 하는 거로 대중들한테 비친다는 것은 굉장히 안 좋은 겁니다. 사실 대중에게 있어서 어떤 이야기를 어떤 기준이나 가치로 이야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관성 있는 이야기를 해준다는 것이 안정감과 더불어 굉장히 중요한겁니다. 일관성있게 안정감을 주는 것, 지도자한테 굉장히 중요한 덕목입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25일 오후 대전시 서구 만년동 KBS대전방송총국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전·세종·충남·충북지역 대선 경선 후보 합동토론회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25일 오후 대전시 서구 만년동 KBS대전방송총국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전·세종·충남·충북지역 대선 경선 후보 합동토론회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능구 : 윤석열 후보한테 반전카드가 있다면 뭐가 있을 수 있을까요? 아직 TV 토론 남아있죠.

홍형식 : 마지막에 하는 TV 토론은 전국 단위로 하니까 마지막 기회는 되겠네요. 솔직히 지금은 사과를 하든 거기에 대한 재해석을 하든, 제가 보기에 광주는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더 꼬이게 되어 있습니다. 그건 이야기 더 이상 안 하는게 좋은 것 같고, 물론 사과는 해야겠죠. 본인이 대선 주자 반열에 오르면서 가장 국민들의 지지를 받았던 시점의 상황을 잘 생각해봐야 될 겁니다. 현 정부와의 강한 대립이란 측면에서 본인의 국민들이 기대하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것, 그나마 반전 카드 아닐까요?

김능구 : 제가 생각할 때 정권 교체를 바라는 보수 성향의 국민들은, 조국과 추미애 법무장관에서 강력하게 대항했듯이, 대장동 게이트를 윤석열이 깔끔하게 해결하는 걸 기대할 수도 있을건데, 과거 대장동 관련 수사할 때 본인이 주임 검사로서 그것을 덮었다고, 오히려 윤석열 후보가 그걸 해명하라고 이재명 후보가 더 공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본인이 가지고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활용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홍형식 : 법을 다루는 사람이 윤석열만 있는게 아니고, 원희룡도 홍준표도 법을 전공했던 검사니까, 사실 그 부분에서도 변별력이 크지 않습니다. 마땅한 반전의 카드는 없고, 그래서 말씀드렸듯이 현 상황에서 극적으로 지지율이 올라가게 만들려 노력하기 보다는 현 상황만큼이라도 잘 관리해서 며칠 간 시간을 잘 보내는 거라고 보는 겁니다.

저는 현 상황을 보면서 민주당 경선 마지막 상황이 오버랩됩니다. 이재명 후보가 이겼지만 막판에 가면서 굉장히 혼이 났습니다. 제가 볼 때 윤석열 후보가 이길지 못 이길지는 모르겠지만, 이재명 후보가 50.29%로 결선투표를 넘어섰듯이, 1, 2차 경선보다도 격차가 더 줄어들면서 간신히 이기는 구도로 갈 것이라 봅니다.

김능구 : 타이밍 있게 홍준표 후보는 의원과 원외위원장들은 선거 중립을 지켜달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지금 당심이 정리되어 있다는게 본인에게 아킬레스건이거든요. 제가 듣기로는 옛날 지구당위원장인 당협위원장이 실제 지역 정치판을 쥐고 흔드는 사람들인데, 그 사람들의 과반이 윤석열로 정리되어 있다고 합니다.

홍형식 : 홍준표 후보의 경우 가장 아쉬운 부분이 그겁니다. 사실은 정치를 굉장히 오래한 사람이고, 그러면 현재 당협위원장들의 지지를 끌어내는데 절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에 있던 사람이고, 또한 제가 알기로는 홍준표 후보를 지근거리에서 참모로 도왔던 사람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분들이 많이 떠나버렸고, 홍준표 후보 주변에 사람이 모여있지 않습니다. 보통 깃발을 들면 다시 결집을 해야 되는데 그런 모습을 못 보여주고 있어요.

김능구 : 홍준표 후보가 이른바 ‘독고다이’다, ‘독야청청’이다, 이런 말을 합니다. 후보 본인은 ‘원칙과 소신을 가지고 워낙 깨끗하게 정치를 하다보니까 그게 참 어렵다’는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홍형식 : 깨끗하게 해서 그런 문제가 발생했으면 역으로 해석하면 떠났거나 결집하지 않는 사람이 깨끗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버립니다. 그래서 일반인들한테 그런 식으로 설명하면 결국은 모든 책임이 떠난사람에게 있는게 되고, ‘사람이 안 모일 수밖에 없구나’라는 이미지를 줄 수 있습니다. 하여튼 지금 홍준표 후보는 당협위원장들한테 중립을 요구하지만 최고의 아킬레스건이 되는건 사실입니다. 그런 이야기 한다는 것 자체가 스스로의 약세를 인정하는 꼴입니다.

김능구 : 현재 정권교체를 바라는 민심은 정권유지보다도 한 20%정도 높습니다. 그런데 양당 후보들의 가상대결로 보면 여전히 오차범위 내에 있습니다. 조사를 해보면 정권교체를 바라는 민심이 야당 후보를 지지하는 비율은 60%선이고, 정권 유지를 바라는 사람이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는 비율은 86%에 달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결집도의 차이가 난다는 건데, 정권교체를 바라는 민심은 국민의힘 지지자뿐만 아니라 중도층, 어떤 측면에서는 기존에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했던 사람들도 ‘뭔가 바뀌어야된다’라는게 있다는 겁니다.

홍형식 : 그것을 일정 부분 이재명 후보가 흡수하고 있는데, 경선 때 이재명 후보는 문재인 현 대통령과 관련해서 계속 비문의 스탠스를 갖고 왔습니다. 본인 스스로는 그렇게 이야기 안 했지만 지지자들은 그런 성향이 강했어요. 정권교체를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 그대로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할거라고 해석하면 그건 좀 착오가 생깁니다.

김능구 : 종합적으로 봤을 때, 역시 본선도 예측불허입니다. 그리고 제 3지대 후보들이 열심히 뛰고 이제 본격적인 대선출마에 나서기 때문에, 양자 대결 뿐만 아니라 4자 대결도 가능하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랬을 때 서울 재보선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던 후보 단일화 문제가 떠오를 수밖에 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오늘 저희가 분석한대로 국민의힘 경선은 기존의 ‘기승전 尹’에서 이제는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갔다, 그래서 핵심포인트는 새로 들어온 젊은 층 책임당원들이 윤과 홍 사이에서 어느 정도 의견 표명을 할지가 굉장히 중요하다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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