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능구: 민주당 경선은 이재명 대세론으로 가는 것 아니냐라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관심이 좀 떨어졌다는데, 어제 슈퍼위크까지의 누적 결과는 이재명 후보가 51.41%, 이낙연 후보가 31.08%, 추미애 후보가 11.35% 나왔습니다. 그 결과를 두고 이낙연 후보 본인은 ‘아직까지 희망이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번 추석 민심을 지나면서 토, 일요일이 호남 경선입니다. 2차 슈퍼위크는 한 주 뒤지만, 호남의 권리당원이 약 20만명, 전체의 30% 가까운 규모인데, 경선 결과가 바로 나오게 됩니다.

이강윤: 호남은 전략적 투표를 할 것이고 아마 투표율도 70%를 웃돌 것입니다. 그 다음으로 남는게 수도권인데 권리당원을 다 합치면 호남보다 많습니다. 그리고 어제 슈퍼위크가 64만 명에 대한 투표 결과였는데, 남아 있는 국민선거인단이 100만 표가 좀 넘습니다. 여기에서 호각으로 가야 하는데, 만약 호남에서 이낙연 후보가 깜짝 놀랄 만큼 이긴다면 정말 향배를 예측하기 어려운 시소로 갈 수 있겠지만, 솔직히 말하면 그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봅니다. 어제 이낙연 캠프로서는 분명 포기할 수 없는 숫자를 확인했습니다만, 굉장히 힘든 싸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능구: 앞서 KSOI 조사결과를 말씀해주셨는데, 조금 튀는 감은 있지만 범 진보 후보로 보면 이낙연 후보가 많이 따라붙는 결과가 나온 겁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이강윤: 제가 유심히 본 항목이 있습니다. ‘지지후보 없음’이나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또는 ‘모르겠다’는 사람들의 비중가 얼마나 줄었는지인데, 지난주하고 지지난주하고 비교해서 봤더니 한 3.2%p가 줄었습니다.

마음을 못 정하고 있다는 사람이 3%p가량 준 건데 의외로 적은 숫자입니다. 이낙연 후보가 지난주에 비해서 7.1%p 올랐으니까, 그게 다 이낙연 후보에게 갔다고 쳐도 4%p정도가 빕니다. 이재명 후보는 1.1%p가 떨어졌고, 추미애 등 다른 후보들도 큰 의미가 있을 정도의 변화는 없었습니다.

이낙연 후보가 지금보다 높았던 적이 있습니다. 기억하시겠지만 민주당 1차 경선 때 이재명스러움을 잃어버렸다 하면서 이낙연 후보에게 지지가 쏠렸습니다. 그래서 제 생각에는, 명낙대전을 거치면서 그 지지세의 상당부분이 지지를 유보 내지 철회했는데, 이번 주에는 그들 중에 상당 수가 이낙연에게 간 것 아닌가 봅니다. 없던 이낙연 지지자가 몇 십만 명 갑자기 이민왔을리는 없는 것이고, 한주일 사이에 7.1%p가 올라갔다는 것도 정말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번 주 보도자료 제목에도 약간 주관적 표현이긴 하지만 ‘이낙연 일단 상승 반전’이란 말을 넣었습니다. 이거는 한 두 주일 더 봐야 합니다. 추세적 상승으로 바뀐다면 전체 판세도 예측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김능구: 호남에서 이재명 후보를 선택한다면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은 본선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 본선 경쟁력의 문제입니다. 달리 이야기하면 이낙연 후보는 본선 경쟁력이 좀 떨어진다는 겁니다.

이강윤: 그런데 그 때 본선 경쟁력이 누구를 상정하고 말했던 것일까요? 윤석열이냐, 홍준표냐?

김능구: 바로 그겁니다. 그 때 말한 경쟁력은 윤석열을 상대로 이야기한 겁니다. 그런데 1위 후보가 바뀌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건 또 다른 게임인 겁니다.

이강윤: 사람들이 이제까지 말한 본선 경쟁력의 99%는 윤석열을 상정하고 있는 건데, 지금 윤석열 예비후보가 급격히 흔들리고 있고 고발사주 문건의 수사 진척도에 따라서는 대격변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김능구: 그것이 이번 주에 나올 여론조사들에도 상당히 영향을 미치고, 그 결과가 또한 호남 민심에 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다.

이강윤: 그래서 제가, 이제 대선이 본질적으로 다른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말씀드린 겁니다.

김능구: 호남의 민심을 이야기해보자면, 우리가 잘 알듯이 DJ 이후에 호남에서는 정동영 후보가 나서서 참패를 했습니다. 그래서 호남후보가 대선 본선에 가면 안 된다는 호남후보불가론을, 호남에서 이야기 했습니다. 영남후보인 노무현, 문재인 후보가 당선이 됐고, 그래서 본래 호남에는 그 부분에 대한 한이 바닥에 깔려 있습니다. 거기에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호남홀대론하고 같이 맞물리면서, 당시에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분당했고 전남은 민주당이 휩쓸었는데, 그때 이낙연 대표도 합류하지 않고 민주당으로 당선됐었습니다. 본인은 굉장히 힘든 선거였다고 합니다.

하여튼 그런 역사를 거쳤기 때문에 호남에서 젊은 층과 장년 층의 민심이 다르다고 합니다. 젊은 층은 이재명 후보 지지율이 높고, 장년층에서는 이낙연 후보 지지율이 높다고 하던데, 기본적인 호남 민심은 자기들이 무슨 죄지은 사람처럼 취급되는 호남후보불가론을 극복하고 싶을 겁니다.

이강윤: 이번에도 여전히 전략 투표는 나타날 거라고 보십니까? 출신지역 후보보다는 본선 경쟁력 있는 후보를 길게 내다보면서 지지하는 전략 투표, 한화갑을 버리고 노무현을 택했던 역사적 경험처럼.

김능구: 그때 만약 한화갑 대표가 본선경쟁력이 있다 했으면 달라질 수도 있었죠. 정치적 혜안을 가지고 길게 내다보는데, 본인들의 출신 후보가 경쟁력이 있다면 달라지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주에 나오는 여론조사들, 특히 가상대결 조사에서 어떤 경쟁력을 보여주느냐가 호남의 추석 민심을 좌우하지 않을까 봅니다.

KOSI에서 가상조사는 안하는데, 민주당 후보가 정해지는데 있어서 가상대결 데이터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게 일정정도 전체 대선의 판, 구도를 정해나가는데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강윤: 아직 안하고 있는데, 저는 한쪽의 후보가 정해지는 것만이라도 충족되는 시기, 민주당 후보가 정해지는 10월 둘째주를 보고 있습니다. 지금 가상대결을 해보면 다분히 인기투표적 속성이거나 당 대 당으로 수렴됩니다.

지금부터는 좀 달라질 걸로 보는데, 결정적인 분수령이 고발사주 문건의 추이가 될 겁니다. 그리고 홍준표가 최근 6주까지는 자력으로 온 겁니다. 물론 윤석열이 스스로 실점한 것도 굉장히 큰데, 여기서부터 더 치고 가느냐 아니냐는 각자 할 탓에 달려있습니다.

김능구: 유승민 후보가 ‘윤석열은 홍준표가 잡고, 홍준표는 내가 잡는다’ 고 오랜만에 위트 있는 말을 했습니다. 앞서 분석했던대로 국민의힘 경선은 온 국민들이 주목할 수 밖에 없는 아주 드라마틱한 과정이 되리라 봅니다. 더불어민주당 같은 경우에는 이재명 대세론이 호남 경선을 어떻게 넘어설 것이냐, 거기에서 이낙연 후보는 어떤 새로운 변화, 재반격의 계기를 마련해 낼 것이냐에 관심이 집중됩니다. 물론 결론은 수도권 경선에서 날 것입니다.

이강윤: 저희 조사로 보면 호남에서 이재명 후보 지지율이 42.9%, 43% 정도입니다. 실제로도 그 수치가 나올지 관심이고, 이낙연 후보 입장에서는 양자대결로 가정해도 그보다 많아야 된다는 건데, 쉽지는 않습니다.

15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이 본인의 사직안에 대한 투표를 마친 뒤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15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이 본인의 사직안에 대한 투표를 마친 뒤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능구: KSOI 조사는 전국 1,000샘플이 대상이고 광주·전남북 합하면 10%가 조금 안되는 수가 할당되는데 보통 100개라고 보면 됩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했을 때 추이조사로는 의미가 있지만, 단면도로 봤을 때는 문제가 있습니다.

지역신문의 경우 호남 지역만 1,000샘플을 놓고 조사하는데, 그 결과를 보면 만만치 않습니다. 전남에서는 이낙연 후보가 계속 우세를 보이는데, 광주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우위를 보이고 있고, 전북은 서로 경합하는 수준입니다. 이런 민심이 어떻게 바뀔지 봐야 하는데, 이낙연 후보는 국회의원 사퇴라는 나름대로 배수진까지 쳤습니다. 그것이 국민한테 얼마나 진정성 있게, 감동 있게 먹히느냐, 특히 호남에 어떻게 먹히느냐가 중요한 겁니다.

오늘 고발사주 의혹으로 한층 더 달궈지고 있는 국민의힘 대선 경선과, 이재명의 대세론과 이낙연의 새로운 반전 기대가 모아지고 있는 민주당 호남 경선을 앞두고, 이강윤 KSOI 소장님과 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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