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의 옅은 충청, 민심 바로미터 역할...첫 지역경선 파급력도 커
이낙연, 충청에서 이재명에 박빙세..."중도 확장가능" 강조
각 후보, 충청 지역 머물며 정책 쏟아내...정세균·김두관 온라인 유세
[폴리뉴스 이우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31일부터 지역순회 경선의 닻을 올린다. 첫 격전지의 주인공은 민심의 바로미터인 충청이다. 각 지역은 5일 간 경선 투표를 하는데 충청은 8월 31일부터 시작해 9월 4일에 개표한다. 충청을 시작으로 전국 순회 후 10월 10일 서울에서 대선 후보를 최종 선출한다. 이때 과반후보자가 없으면 결선투표제를 실시한다.
국민‧일반당원 선거인단(현장투표 신청자 제외) 및 권리당원은 2일 간 민주당 온라인플랫폼에서 투표하고, 그 다음 3일 동안 강제 ARS(걸려오는 전화)와 자발적 ARS(거는 전화)로 투표를 한다. 투표 마감이자 결과 발표일인 5일째는 국민‧일반당원선거인단 중 현장투표 신청자와 전국대의원이 현장투표에 나선다.
경선 일정으로는 충청권인 △대전·충남(9월4일) △세종·충북(9월5일)을 시작으로 △대구·경북(9월11일) △강원(9월12일) △광주·전남(9월25일) △전북(9월26일) △부산·울산·경남(10월2일) △인천(10월3일) △경기(10월9일) 지역을 거쳐 서울(10월10일)에서 마무리된다. 3차례에 걸쳐 모집한 국민·일반당원 선거인단의 투표 결과가 발표되는 1∼3차 '슈퍼 위크'는 9월12일, 10월3일, 10월10일이다.
◇ <폴리-한길리서치 충청 지지율> 이낙연, 이재명에 박빙세..."본선경쟁력" 강조
투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첫 격전지이자 민심의 바로미터인 충청에 후보들이 사활을 걸고 있다. 지역주의가 뚜렷하지 않은 충청은 역대 경선과 대선에 있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 매우 중요한 지역으로 꼽힌다. 각 캠프가 서울과 충청의 지지율에 촉각을 곤두서는 이유다.
<폴리뉴스>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길리서치> 8월 4주차(21~23일)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충청권 지지율을 볼때, 이낙연 23.5%, 이재명 21.5%을 얻어 이낙연 후보가 박빙의 우세로 나타난 가운데 정세균 전 총리도 9.8%로 10%선에 근접했다. 다만 여권 전체 지지율로는 이재명 경기지사 지지율이 29.1%로 1위를 나타낸 가운데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17%를 기록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28일 <폴리뉴스>와의 좌담회에서 "첫 스타트에서 누가 기선을 잡느냐는 것이 대단히 중요했던 게 민주당 경선의 전통적 특징이다. 그래서 만일 이재명 후보가 충청지역에서 과반수 또는 기선을 잡으면 진짜 대세론이 될 것이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낙연 캠프 측은 충청권에서 의미 있는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점을 부각해 "이재명 후보보다 본선 경쟁력이 더 있는 이유"라고 얘기하고 있다.
◇ '충청대전'의 승리로 '본선경쟁력' 입증...'이재명 굳히기냐' '이낙연 되치기냐' 불붙는 '명낙대전'
'충청 메가시티' 비전으로 충청 공략
'중원 대전'인 충청에서 승리한다는 의미는 '중도확장성'과 '본선경쟁력'을 갖춘 후보라는 뜻이다. 특히 민주당 지역순회 본경선의 첫 일정인 충청에서 승기를 잡는 후보는 10월10일까지 이어지는 본경선 전체 일정에서 승기를 잡게 된다.
31일부터 첫 투표를 시작하는 충청투표 결과에서 이재명 지사가 50%를 넘어 굳히기에 들어갈 것인지, 이낙연 후보의 치열한 추격전이 뒤집기까지 가능할 것인지 두 후보 간의 피 말리는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그동안 이재명 후보는 이낙연 후보에 '본선경쟁력'에 앞서 왔기에, 지지층의 '편승효과'를 일정 부분 누릴 수 있었다. 이러한 점을 의식해 이낙연 캠프 측은 충청에서 판을 뒤집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이재명 캠프 측은 충청에서부터 승리해 바로 '굳히기'에 들어간다는 생각이다.
선두주자인 이재명 후보는 주말을 이용해 2박 3일 동안 대전·충청 일대를 누비며 유권자들을 만났다. 이 지사는 △충남 천안·아산 강소연구개발특구 사업에 국비 년 60억원 이상 지원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를 데이터 기반 융복합 연구개발(R&D) 혁신캠퍼스로 전환 △충청권 광역철도망의 청주 도심 통과 등을 내세웠다.
앞선 주인 지난 21일과 22일 주말 동안 이재명 지사는 대전국립현충원에 참배한 후 세종으로 자리를 옮겨 "대통령 제2 집무실과 국회분원 등을 세종시에 설치해 행정수도를 완성하겠다"며 "청와대도 옮겨오는 게 맞다"고 행정수도 공약으로 표심을 공략했다. 22일에는 천안에서 지역 언론인과 간담회를 갖고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수도권 공공기관 2차 이전을 약속했으며, 충청권 메가시티 완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노무현 대통령이 길을 내고 문재인 대통령이 진행했던 국가균형발전과 행정수도 완성을 이재명이 반드시 해내겠다"고 약속했다.
또 부인 김혜경 씨가 충청 출신임을 들어 "충청의 사위, 이재명은 충청권을 중심으로 전 국토가 골고루 잘사는 균형성장을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캠프 공동 선대위원장 우원식 의원은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충청권 경선은 우세를 대세로 굳히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역대 선거 바로미터인 충청권 압승을 통해 전체 경선에서도 압승하겠다"고 밝혔다.
역전의 기회를 엿보는 이낙연 후보는 이날(30일)까지 나흘째 충청 일정을 이어갔다. 현직에 있는 이재명 지사보다 충청권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충청 표심에 호소했다.
이 후보는 이날 충남 아산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작 스타트업을 방문한 데 이어 양승조 충남지사와 김지철 충남교육감을 잇따라 면담했다. 충남도 기초·광역 의원 및 도민 1만명의 지지 선언 후 지역 기자간담회도 하는 등 바닥 민심을 훑었다. 그는 이날 SNS에 "저는 가장 준비된 후보라고 자부하고, 깨끗한 후보라고 자신하며, 가장 민주당다운 후보라고 믿는다"며 본선 경쟁력을 강조한 뒤 "최고의 드라마는 반전 드라마로, 그 드라마를 충청에서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그 전주 주말인 21일~22일에도 대전,충청을 방문해 수해피해 복구현장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기자들과의 만남을 갖고 '충청권 메가시티'를 비전을 밝히며 민심과 당심잡기 행보에 나섰다. 골자로 하는 당심 잡기 행보를 이어갔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대전, 세종, 충남, 충북을 광역경제생활권으로 묶는 충청 메가시티를 대한민국 행정과 과학의 수도로 만들고, 그 메가시티를 기초과학과 비즈니스가 융합하는 대한민국 성장의 심장으로 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정세균·김두관·추미애·박용진...'충청 메가시티' 모두 한목소리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모두 한결같이 '충청 메가시티' 비전을 주창하고 나섰다.
정세균 후보는 코로나19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9월 7일 날 해제 예정이다. 즉 9월 4일 충남·대전 경선과 5일 세종·충북 경선에 '올인'해야 하는 정 후보로서는 뼈아픈 타격이다. 이에 정 후보는 비대면으로 충청권 공략 공약을 발표하며 지역 지지층과의 접점을 확보하는 데 집중했다. 정 후보도 30일 세종 맞춤형 공약을 발표하고 "충청 메가시티를 여는 것이 제1 공약이다. 세종시에 청와대와 국회를 모두 이전 시켜 진정한 행정수도를 완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두관 후보도 아들이 확진 판정을 받아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다만 김 후보는 9월 1일 정오를 기점으로 자가격리가 해제되는 만큼, 충청권을 시작으로 지역 순회 경선과 TV토론에 매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후보도 온라인으로 충청권 메가시티 건설 공약을 내놓고 충청 민심을 두드렸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제 꿈이었던 행정수도 이전과 국가 균형 발전은 이제 제가 이룰 소명으로 남았다"면서 국회 및 정부 부처 완전 이전, 거점 복합환승 교통인프라 구축 등을 약속했다.
추미애 후보 27일 충청 경선 TV 토론회에서 "4차 산업혁명과 과학 중심도시 대전, 행정수도 세종, 광역교통 메카 충남, 충북까지도 강원·충청을 잇는 중심지로 키우겠다"며 '충청권 메가시티'를 설명했다. 이어 30일 대전·충남 일대를 샅샅이 돌며 당원들을 만나 한 표를 호소했다. 그는 천안에 이어 아산, 대전을 거쳐 충청권 지지자 비대면 결의대회에 나선다.
박용진 의원은 지난 27일 충청 경선 토론회에서 "두 개 수도, 두 개 특별시의 '양경제' 공약을 내걸며 "서울은 서울, 세종은 또 다른 서울로 행정수도로 분명히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국회, KBS, 감사원, 여성가족부 등 세종 이전과 서산 민항비행장 유치, 김포공항의 인천공항 통합 후 청주공항 활성화를 제안했다. 이어 9월 2일 충북도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충북 지역 관련 공약을 또다시 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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