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없음’이 초선 당선자 설문 1위인 야권
노무현 전 대통령 같은 ‘깜짝스타’도 보이지 않아
김무성, ‘킹메이커’ 자처하며 마포에 사무실 개소
김병민 “청년들이 유의미한 의사결정 주체돼야”

미래통합당 심재철 대표권한대행 등 의원들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미래통합당 심재철 대표권한대행 등 의원들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최근 4년 동안 선거에서 전패한 범보수진영의 2년 후 대선가도가 비상이다. 이유는 눈에 띄는 잠룡이 없어서다. 민주화 이후 대한민국의 역대 대통령 중, 대선을 2년 앞둔 시기에 잠룡으로 분류되지 않았던 경우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역대 대선 중 가장 극적인 역전 승부를 만들어냈던 노무현 전 대통령마저도 대선을 2년 앞둔 2001년 초, 이인제·김중권 후보와 유력한 잠룡군을 형성하는 상태였다. 이에 보수진영의 역전 방안으로 ‘노무현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동아일보가 13일 보도한 설문조사에서 21대 국회 초선 당선자 100명을 대상으로 ‘야권의 차기 대선 주자 중 최종 후보로 선택될 가능성이 높은 인사는 누구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없다’는 응답이 28%로 가장 높았다. 원희룡 제주지사(12%)와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10%)가 뒤를 이었지만, 대선전의 이무기가 아닌 확실한 ‘용’이라고 치기엔 턱없이 낮은 수치다.

이를 두고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13일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역대 한국 대선에서 대선 2년 전 잠룡으로 부각되지 않은 사람이 당선된 적이 없다는 지적에는 동의한다”며 “가장 깜짝스타였던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같은 인물마저 현재 보이지 않는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이날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대선 지지율 3%라는 수치를 제시했다. 그는 “3%란 과거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 2년 전에 받았던 스코어로서, 확장력을 발휘하기 위한 최소치”라며 “그 정도 나오는 야권 주자는 몇 명 있다. 대선주자는 갑자기 만들어지지 않는다. 40대 경제전문가와 같은 말은 대선판에선 허황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총리의 대세론에 대해 묻자 그는 “대세론을 형성한 것은 맞지만, 혼자서 해낸 것은 아니다”라며 여권 내부에서든 야권과의 본선에서든 역전의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킹메이커’ 자처하는 김무성…40여 명 전직 의원 동참

이에 ‘잠룡 공백’과 그로 인한 대선 패배라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김무성 전 새누리당(현 미래통합당) 대표가 나선다. 총선 불출마를 택했지만 정계 은퇴를 선언하지는 않은 그가 ‘킹 메이커’를 자처하는 것이다. 최근 서울 마포에 사무실을 마련한 그는 새로운 지도자를 발굴하는 킹 메이커 역할의 캠프를 그곳에서 운영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40여명의 전직 의원이 동참하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해졌다.

그는 ‘2년 만에 잠룡 발굴이 가능한가’는 한 언론의 질문에 “집단에서 지도자를 길러내야 한다. 애국심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우파 세력 정치인이 사명감을 갖고 새 인물 발굴에 진력해야 한다. 이번 총선에 불출마한 사람들을 아우르고 계속 당에 남아서 힘을 보탤 수 있도록 하는 역할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의 이러한 행보에 대해 그의 보좌관이었던 장 소장은 “김 전 대표가 본인의 역할에 맞는 킹메이커라는 역할을 성공적으로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일종의 포지션을 정말 잘 잡았고, 당내 사람들 외에도 당 밖의 사람들도 영입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그는 “상상력을 힘껏 발휘해서 대선주자를 발굴하는 그림을 만들어 가야 하며, 청년들도 적극적으로 뛰어 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수버전 노무현’ 나오려면 청년들의 정치 참여가 핵심

결국 침체돼 있는 보수진영과 잠룡 공백 극복을 위해서는 파괴력을 가진 주자인 일종의 ‘보수버전 노무현’이 필요하고, 그런 주자를 발굴하고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일종의 ‘킹 메이커’의 존재와 청년들의 정치 참여가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과거 노 전 대통령의 당선에 혁혁히 공헌한 ‘노사모’의 주축은 젊은 사람들이었다.

만 30세인 장능인 통합당 부대변인은 13일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대선전에 있어서 청년들의 역할이 중요할 것이라는 분석에 동의한다”면서 “구체적 방안으로는 사회 문제를 직접 해결해주는 플랫폼으로서 통합당이 기능하면서, 의원총회에서 일반인이 모두발언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상임전국위를 당헌당규대로 개최하면서 아이디어 공모도 하고 토론을 하는 식의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대선 레이스에서의 청년들의 참여도 많이 진작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만 37세인 김병민 경희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날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차기 대선전에서의 청년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데 매우 동의하면서 “청년들이 정당 혁신안을 제시하고, 국민들과 당의 소통의 매개체로 활약하면서, 역량이 검증된 청년들을 중심으로 정치권 악세사리로 치부되던 과거에서 벗어나 판도를 아예 바꿔 최고위원회의 같은 당의 중요 의사결정기구에 유의미한 의사결정 주체로 참가해야 한다”며 “그러한 공간들을 만들어 주는 것이 당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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