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대를 찾아 탱크를 타고 포즈를 취한 추미애 대표 <사진=연합뉴스>
▲ 군부대를 찾아 탱크를 타고 포즈를 취한 추미애 대표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여성 정치인으로서 어떻게 남성 정치인들을 제치고 당 대표가 되었을까. 추 대표는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판사 출신 야당 정치인이며, 헌정사 최초 지역구 5선 여성의원으로서 기본 요소는 당연지사일 것이다. 그리고 그녀의 내공 이면에 있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이 대표 당선에 시너지 효과를 준 것 같다.

추다르크는 추미애+잔다르크의 합성어로 그녀의 별명으로 유명하다. 이 별명이 얻어진 것은 1997년 대선 당시 국민회의 김대중 후보의 선거유세단장을 맡아 그녀의 고향이자 호남정치인들의 취약지역이던 TK(대구경북)에서 유세를 진두지휘하면서 '잔다르크 유세단'이라는 이름이 붙여졌고 이후에 추다르크로 불려졌다. 

정작 추미애 대표 자신도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좋아한단다. 추 대표뿐만 아니라 현대 정치인들은 자신의 외모와 성격, 정치 스타일 등을 부각할 수 있는 별명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별명이 한 개인의 퍼스널 아이덴티티를 가장 단순하고 효과적으로 상징해주는 메커니즘이란 것을 잘 인식하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여야 당 대표들도 전당대회에서 자신의 별명으로 선거운동 효과를 톡톡히 보았다고 한다. 

추다르크! 하면 여성 전사(戰士)의 이미지가 연상된다. 추 대표가 군부대를 찾아 군복차림으로 탱크를 타고 포즈를 취한 사진은 추다르크의 이미지를 가장 잘 대변해준다. 사진이나 동영상의 영향력은 강렬하다. 커뮤니케이션 이론에 의하면 시각적 이미지인 비언어적 요소가 55%나 되어 의미 전달력이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추 대표가 내년 대선에 출마한다면 이 한 장의 사진은 국가안보 면에서 어필하는 힘을 발휘하여 선거운동 효과를 배가시켜줄 것이다. 

이번에는 추미애 대표의 패션을 통해 잔다르크의 이미지를 얼마나 반영하고 있는지 분석해보자. 

먼저 추미애 대표의 사계절 퍼스널 컬러에 대해 알아보면 그녀는 여름사람 유형으로 얼굴이 부드럽고 지적이며 우아한 이미지다. 여름사람에겐 연파랑, 연분홍, 연노랑 등의 파스텔 계열의 컬러가 베스트 컬러이지만 너무 여성적이고 부드러워 부적절하다. 당대표, 추다르크의 이미지에 초점을 맞추어 감청색, 회색 계열의 기본 컬러가 주류여야 한다.  

그럼에도 추대표의 패션은 여전사라는 컨셉의 내적 이미지와 패션 이미지와는 괴리가 있다. 거대 야당 대표로서 너무 여성성을 강조한 ‘로멘틱’ 스타일을 입었다. 한 개인(정치인)의 외적 이미지는 내적 이미지를 투사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재킷 속에 받쳐 입는 이너웨어의 여성스러운 레이스 스타일은 추다르크의 이미지와 상반된다. 공식석상에서의 흰색 바지 또한 여성 정치인의 복장으로 부적절하다. 

워스트 스타일 : 상단 왼쪽은 러플 블라우스, 상단 오른쪽과 하단은 레이스 달린 칼라의 로멘틱한 스타일을 입은 추미애 대표 <사진=연합뉴스>
▲ 워스트 스타일 : 상단 왼쪽은 러플 블라우스, 상단 오른쪽과 하단은 레이스 달린 칼라의 로멘틱한 스타일을 입은 추미애 대표 <사진=연합뉴스>


여전사의 이미지를 가장 잘 어필해주는 패션은 ‘매니시’ 스타일이다. 이 패션은 말 그대로 남성복에서 아이템을 얻은 스타일로 여성 정치인의 이미지를 프로페셔널하게 해준다. 비비드한 보라색 재킷은 튀어 보이는 단점이 있어 검정색이 좀 더 섞인 보라색(Deep Purple)계열이 당대표로서의 무게감과 신뢰감을 더해주며 추대표의 지적인 이미지를 부각시킬 수 있다. 

베스트 스타일 : 우측 사진의 굵은 스트라이프 무늬의 베이직한 정장을 입은 추미애 대표 <사진=연합뉴스>
▲ 베스트 스타일 : 우측 사진의 굵은 스트라이프 무늬의 베이직한 정장을 입은 추미애 대표 <사진=연합뉴스>


정치 원로들(또는 키가 작은 어린이)을 만날 때는 상대와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무릎을 꿇고 앉아 손을 잡는 자세가 적절하다. 상대와 눈을 맞추기 위해 ‘선 자세’로는 어정쩡하게 몸을 굽히게 되어 품격이 떨어져 보일 뿐만 아니라 덜 정중하게 보인다.   

정치계 원로인 전 김종필 국무총리와 이희호 여사의 손을 맞잡은 추미애 대표 <사진=연합뉴스>
▲ 정치계 원로인 전 김종필 국무총리와 이희호 여사의 손을 맞잡은 추미애 대표 <사진=연합뉴스>


추대표의 악수자세 또한 추다르크의 이미지를 투사하지 못한다. 특히 당 대표로서 악수할 때는 누구보다도 당당한 자세여야 하는데 추 대표는 한국의 여느 정치인들과 마찬가지로 상대의 눈을 쳐다보지 않으며 왼팔(손) 처리가 지나치게 겸손하다. 

정∙재계 인사와 악수하는 추미애 대표 <사진=연합뉴스>
▲ 정∙재계 인사와 악수하는 추미애 대표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대표는 홍콩의 시사주간지 <ASIAWEEK>에서 ‘아시아 정치 지도자 20인’으로 선정되기도 한 만큼 글로벌 여성 정치인의 이미지를 구축해나갈 필요가 있다. 여성 정치인으로서의 프로페셔널한 패션과 당당한 보디랭귀지를 구사할 수 있다면 그녀의 정치적 입지는 더욱 탄탄해지지 않을까. 



◇정연아 이미지테크연구소 대표, (사)이미지컨설턴트협회 회장
정연아는 대통령 후보를 비롯한 정치인, 최고경영자(CEO) 등의 이미지컨설팅을 담당해왔다. 대기업, 지방자치단체, 대학교 등에서 이미지메이킹을 주제로 1만회 이상 강연한 인기 강연가로, 여러 방송에도 출연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최초의 이미지컨설턴트로서 한국 최초 우주인 선발대회와 미스코리아 등 미인대회에서 심사위원을 맡기도 했다. 1997년 베스트셀러 ‘성공하는 사람에겐 표정이 있다’ ‘매력은 설득이다’ 등 총 7권의 저서를 출간했으며, 칼럼니스트로서 여러 매체에 퍼스널 브랜딩과 관련한 글을 기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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