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시절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이 있었다. 당시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운영에 미온적 태도를 보였던 1급 공무원 3명에게 사표를 받아낸 혐의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문재인 정부 들어 기소되어 재판을 받고 유죄 판결을 받았다. 당시 재판에서 이들은 대통령의 정당한 인사권 행사라며 억울함을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에는 그런 단죄가 있었던 문재인 정부에서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이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는 장면이 생겨났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기소된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이 징역 2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장관을 지냈던 인사 가운데서는 첫 구속이고, 문재인 정부에서도 ‘블랙리스트’가 존재했다는 판결이라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 물론 그동안 청와대와 김 전 장관 측은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 사건과 같은 사찰과는 차원이 다르다”며 기소의 부당함을 주장해왔다. 그러한 주장은 일면 수긍할 측면도 있지만, 재판부는 ‘환경부 블랙리스트‘ 또한 엄하게 처벌해야 할 사건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환경부 블랙리스트’는 정치적 사찰을 위한 것이 아
4월 7일에 치러지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는 제1야당인 국민의힘의 우세가 예상되던 선거였다. 두 곳의 선거는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 단체장인 박원순-오거돈 시장의 성추행 사건으로 인해 치러지는 것이기에 여당 책임론이 따라다니는 선거였다. 그렇지 않아도 부동산 민심, 추미애-윤석열 갈등의 여파로 정권심판론이 확산된 상황인지라 진작부터 야당의 낙승이 예견되었다. 그런데 선거가 다가오면서 기류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민주당은 여당의 이점을 십분 활용하여 재난지원금, 가덕도 신공항 건설 같은 카드로 지역 민심의 지지를 얻으려 하고 있다. 반면에 국민의힘은 의제 주도력을 상실한 채 여러가지로 스탭이 꼬이는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대표적인 사안이 문재인 정부가 북한 원전을 추진하려 했다는 ‘북풍’ 의혹이다. 국민의힘은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앞장 서서 북한 원전 추진은 ‘이적행위’라고 비난한데 이어 ‘대북 원전 게이트’라고까지 규정하고 나섰다. 초선 의원들까지도 ‘여적죄’라면서 당 지도부의 공세에 힘을 실어준다. 국민의힘은 진상규명을 위해 당내에 진상조사특위를 구성하는가 하면 특검과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등 북한 원전 의혹에 대한 총공세를 펴고 있다. 4월 보궐선거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에게 인턴활동 확인서를 허위로 발급해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28일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한마디로 최 대표가 조 장관 아들에게 발급한 인턴 경력서는 가짜였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었다. 제판부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면서 이런 설명을 덧붙였다. “위법행위에 있어서 행위자의 진지한 반성도 양형에 상당히 반영되는데 최 대표에게는 유리한 양형 요소가 없다." 그러니까 최 대표의 반성없는 태도가 징역형을 선고하게 만든 한 이유임을 밝힌 것이다. 그러나 그런 지적을 한 1심 선고 이후에도 최 대표는 여전히 반성없는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재판부가 사용하는 용어 자체부터 그간 검찰이 일방적으로 유포한 용어와 사실관계에 현혹되고 있었다." (1심 판결 후 소감) "지치지 않고 꺾이지 않겠다." (1심 판결 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 최근 이동재 채널A 기자와 관련한 허위사실을 SNS에 유포한 혐의로 기소된데 대해서도 최 대표는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에 앞장서겠다 한 사람이 짊어져야 할 숙제로 생각하고 잘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자신에 대한 기소를 보복으로 받아들이는 생각을 드러낸 바 있다. 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하 유시민)이 '검찰의 노무현재단 계좌 조회 의혹' 제기는 사실이 아니었다며 결국 사과했다. 그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를 비판한 뒤부터 자신이 검찰의 뒷조사를 받았다고 반복적으로 주장해왔다. MBC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서는 "2019년 11월 말∼12월 초 당시 한동훈 검사가 있던 대검 반부패강력부 쪽에서 노무현재단 계좌를 들여다봤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며 특정인의 실명까지 거론했다. 그런가 하면 ‘알릴레오’ 유튜브 방송을 통해서는 “어느 은행이라고는 말씀 안 드리지만, 노무현재단 계좌를 검찰이 들여다봤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해 의혹의 수준을 넘어선 단정을 하기도 했다. 검찰과 한동훈 검사장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여러 차례 반박했지만, 유시민은 자신의 주장을 철회하지도 누그러뜨리지도 않았다. 그리고는 1년 수개월의 시간이 지났다. 그가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기 위한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검찰이 계좌 열람했다는 금융기관의 통보는 끝내 오지 않았다. 시민단체의 고발로 검찰 수사도 받게 되었다. 더 이상 침묵하며 버틸 수 없게 된 유시민은 결국 사과를 하기에 이른 것이다. 유시민이 뒤늦게라도
김어준이 퍼뜨린 음모론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세월호 고의 침몰설이다. 김어준은 세월호 참사 이후 <김어준의 파파이스> 등을 통해 '세월호 고의 침몰설'을 반복해서 제기했다. 김지영 감독과 함께 제작한 <그날, 바다>라는 영화에서 김어준은 ‘세월호 고의 침몰설’을 본격적으로 제기하며 정부가 참사 초기에 발표했던 선박자동식별장치(AIS) 항적 자료가 조작됐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김어준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되었다. 김어준의 주장을 믿은 세월호 유가족들은2019년 11월 출범한 검찰 특별수사단에 이 의혹에 대해 수사의뢰했고, 검찰은 1년 2개월여만에 사실무근이라는 결론을 내놓는다. 특수단은 김어준이 주장한 AIS 조작 의혹에 대한 검증을 위해 광범위한 데이터 수집을 했고, 국내 23개 AIS 기지국과 해외 AIS 수집업체, 민간 선박의 AIS 데이터 등을 분석한 결과 모두 2014년 참사 당시 박근혜 정부가 발표한 세월호 AIS 항적 데이터와 일치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김어준씨 말이 맞으려면 정부가 전 세계 수천 개 AIS 기지국 데이터와 민간 선박에 남은 AIS 데이터까지 모조리 조작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근거가 없고, 논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여론조사 결과들을 보면, 야권의 우세가 예상되고 있다. 야권이 후보단일화만 실패하지 않는다면 차기 서울시장은 야권에서 나올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래서 야권의 후보 경쟁 판도에 대한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 아직은 시작 단계이지만 야권에서는 ‘빅3’ 간의 경쟁구도가 만들어지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선제적으로 출마선언을 한데 이어 국민의힘의 오세훈, 나경원 전 의원이 출마선언을 하면서 세 사람 사이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아직은 인지도 조사의 성격이 강한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앞선 세 사람이 야권의 선두 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다 보니 유권자들에게는 별다른 감흥을 줄 수 없는 ‘그때 그 사람들’ 사이의 경쟁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안철수 대표는 10년전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출마 입장을 밝혔다가 박원순 시장에게 양보했던 일이 있고, 2018년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바른미래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3위에 그친 전력이 있다. 오세훈 전 의원은 2011년 당시 서울시장으로 있다가 무상급식 찬반투표를 강행하다가 사퇴하여 보궐선거를 있게 한 장본인이었다. 나경원 전 의원은 그 때 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했
최근 더불어민주당에서 고개를 든 ‘전 국민 4차 재난지원금 지급’ 주장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보편지급론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1차 재난지원금을 넘어서는 규모의 재난지원금 지급이 필요하다"며 지역화폐를 통한 보편지원을 국회와 기획재정부에 촉구하고 나섰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전 국민 재난지원금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며 같은 입장을 취했다. 민주당 지도부에서는 전국민 재난 지원금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를 믿고 따라주신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이자 보답 차원이다."(양향자 최고위원) "공감대는 형성되고 있다. 전체적인 경기 진작을 위한 전국민 지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 (김종민 최고위원) 말을 꺼내기가 무섭게 민주당은 이미 전 국민 재난지원금 검토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모습이다. 하지만 의아한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코로나 피해계층에 대한 선별지원인3차 재난지원금 지급도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다. 재난지원금 예산을 반영한 올해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한지 한달 밖에 되지 않았다. 코로나 확산에 따른 피해가 커졌다고는 하지만, 선별지급과 보편지급을 원칙없이 즉흥적으로 오락가락 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마침 4월
문재인 대통령이 초대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에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을 지명했다. 또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임에는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지명했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두 사람의 기용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여권이 국회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환경을 감안하면 특별한 돌발 변수가 부상하지 않는한 두 후보자의 임명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다.이에 따라 여권이 말하는 ‘검찰개혁 시즌2’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돌아보면 2020년 한 해 동안 검찰개혁을 둘러싼 분열과 갈등에 온 나라가 갇혀버렸다. 당초 검찰개혁의 과제는 국민적 합의에 가까운 것이었지만, 조국 사태 이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들어선 이후 추미애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의 갈등이 격화되면서 검찰개혁이냐 검찰장악이냐를 둘러싼 정치적 논란이 확산되었다. 마침내 추미애 장관에 의한 윤석열 총장 징계 과정에서 생겨난 여러 무리수들로 인해 여론은 급격히 악화되었고, 문재인 정부에 대한 민심이반으로 연결되기에 이르렀다. 윤 총장을 물러나게 하려던 추 장관이 거꾸로 홀로 사퇴하게 된 상황은 그간의 상황을 집약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제 두 기관의 수장이 새로
정경심 교수에 대해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한 1심에 대한 친(親) 조국 진영의 성토가 뜨겁다. 선고 직후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정경심 1심 재판부(임정엽, 권성수, 김선희)의 탄핵을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몇 시간만에 수만명이 동의를 했다. 자신들의 생각과 다른 판결을 내렸다고 해서 법관의 탄핵을 요구하는 광경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 쪽 진영을 대표하던 어느 교수는 이 말도 안되는 청원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링크시키며 동참을 독려했다. 김어준도 예상대로 판결을 비난하고 나섰다. 그는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통해 “검찰은 기소한대로 표창장을 단 한번도 재현하지 못했는데, 어떤 전문가도 검찰이 기소한대로 위조할 수 없다고 하는데, 아래아 한글도 다룰 줄 모르는 사람인데, 재판부는 정교수가 표창장을 아래아 한글을 이용해 직접 위조했다고 판단했다”라며 “사법이 법복을 입고 판결로 정치를 했다”고 비난했다. 자신의 ‘믿음’으로 ‘사실’을 뒤바꾸려는 무모함을 버리지 못한다. 서울시민들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을 통한 ‘조국 수호’의 행진은 그렇게 흔들림 없이 계속된다. 압권은 여권 국회의원들의 불복
정직 2개월.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가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내린 징계 결과를 보노라면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그동안 윤 총장을 행해 쏟아졌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서슬퍼런 말들, 공룡 여당 의원들의 응징 의지, 그리고 마침내 가세한 문재인 대통령의 ‘윤석열 검찰’에 대한 비판 광경까지 생각하면 턱없이 미약한 징계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의 말을 접하며 윤 총장에게 해임의 징계가 내려질 것으로 예상했다. 여권에서는 윤석열 검찰이 ‘쿠데타 세력’이라고 주장해왔다. 윤석열이 쿠테타 세력의 수괴였다면 응당 해임하고도 모자랄 일이었다. 아니, 진즉에 문재인 대통령이 해임하거나 국회에서 탄핵 의결을 했어야 할 일이었다. 그러나 막상 징계 절차에 들어가면서 국민여론이 급속히 악화되는 상황이 전개되자 여권 내부에서는 ‘정직 6개월’ 혹은 ‘정직 3개월’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해임 결정을 내렸을 경우 여론의 후폭풍을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고, 윤 총장이 제기할 소송에 법원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대한 불안이 컸던 이유였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고작 정직 2개월이라니. 이제까지 거론된 징계 수위 가운데 가장 약한 것이었다. 문 대
격렬한 찬반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이 1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 개정안은 야당의 공수처장 후보 비토권을 무력화시키는 내용이 핵심이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의 의결 정족수를 현행 7명의 위원 가운데 6명 이상에서 5명 이상으로 바꿈으로써 야당 위원 2명이 반대해도 후보 추천이 가능하도록 했다. 공수처법 제정 당시 야당의 비토권을 보장했던 것은 공수처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스스로 만들었던 내용이다. 여야 합의를 통해서만 공수처장 후보 추천이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야당의 반대가 기우임을 보여주려는 것이었다. 여당 스스로가 만들었던 야당의 비토권을 공수처가 출범하기도 전에 1년만에 다시 개정하고 나선 것은 모양새가 이상할 수 밖에 없다. 물론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비토권을 이용하여 공수처 출범을 지연시키고 있다며 공수처의 정상적 출범을 위해서는 불가피한 개정임을 설명하고 있다. 그런 면이 없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여당 스스로 공수처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위한 안전 장치로 내세웠던 내용을 최대한의 노력조차 없이 곧 바로 폐기시킨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국민의힘측 추천위원들이 비토권을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속절없이 하락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지난 주부터 30%대로 떨어진데 이어 9일에는 35.7%까지 하락한 ‘데일리안-알앤서치’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같은 날 발표된 ‘국민일보-리얼미터’ 조사에서도 38.5%의 지지율이 나왔다. 많은 언론이 진단했듯이 콘크리트 지지층을 가졌다고 했던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대선 득표율을 하회하는 30%대로 하락한데는 부동산 민심과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추진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두가지 사안은 단기간에 해결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고, 오히려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은 더 하락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러한 비관적인 전망을 하는데는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상식과는 정반대로 해석하며 대처하고 있는 민주당의 모습도 그 이유가 되고 있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 추락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대응은 이탈한 집토끼를 다시 불러들이기 위한 ‘입법 독주’로 나타나고 있다. 거대 여당이 되었음에도 무엇 하나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는 여당의 모습이 실망한 진보층이 이탈하였으니, 그들의 지지를 다시 얻기 위해서는 국회에서 확실한 모습을 보여야
추미애 장관이 완패를 당하고 있다. 1일 법무부 자문 기관인 감찰위원회가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추 장관의 조치가 부적정했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어서 법원은 윤 총장을 직무에서 배제한 추 장관의 직무정지 명령 효력을 중단하라고 결정했다. 이로써 윤 총장은 다시 업무에 복귀했다. 당초 오늘(2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윤 총장에 대해 속전속결의 해임 절차를 밟으려 했던 추 장관으로서는 정당성에 큰 타격을 입은 셈이다. 이미 전국의 평검사 전원을 포함하며 ‘추 라인’에 속하는 몇몇 간부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검찰 간부들이 추 장관의 지시가 위법·부당하다는 입장 표명에 참여한 상태다. 특히 추 장관에게 심각한 것은 측근들의 연이은 이탈이다. 법무부 소속 과장급 검사들이 추 장관에게 윤 총장에 대한 감찰 과정에서 제기된 각종 절차 위법을 진상 조사해 달라는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역시 자신이 임명했던 조남관 검찰총장 대행까지 윤 총장에 대한 직무정지를 철회 해달라는 요구를 했다. 어제는 고기영 법무부 차관이 징계위 개최에 반대하며 추 장관에게 사표를 냈다. 추 장관 대신 징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을 사람이었다. 당장 위원장이 없어서 징계위원회가 열리지 못할 판이다. 그래서
대통령이 보이지 않는다. 박근혜 대통령 시절의 얘기가 아니다. 이것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얘기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정지와 징계청구 조치를 발표하여 온 나라가 떠들썩해진 날, 청와대 강민석 대변인은 이런 문자 브리핑을 했다. "문 대통령은 법무부 장관 발표 직전에 관련 보고를 받았다. 그에 대해 별도의 언급은 없었다.” 눈을 의심케 하는 내용이었다. 추 장관의 조치를 둘러싸고 나라가 두 갈래로 찢겨져 대결하고 있는데, 대통령은 보고를 받고도 아무런 말이 없었다니. 나라가 아수라장인데 대통령은 수수방관하며 침묵하는 모습은 엽기적이기까지 하다. 돌아보면 지난 해 조국 사태 때도 문 대통령은 내내 그랬었다. 결국 조국 전 장관이 사퇴하고 사태가 끝난 이후에 문 대통령은 조 전 장관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는 말을 남겼다. 자기 사람들을 향한 ‘마음의 빚’은 그렇게 안타까워 하는 대통령이 어째서 국민을 향해서는 그런 빚을 의식하지 못하는 것인지. 추 장관과 윤 총장 사이의 대립이 1년 가까이 계속되는 동안 사라져버린 문 대통령의 모습은 무책임하고 비겁한 것이었다. 문 대통령은 분리시키려는 청와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추 장관의 조치를 문
더불어민주당 86(80년대 학번, 60년대생)그룹의 대선후보론이 언론을 통해 솔솔 나오고 있다.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의 양강(兩强) 구도를 성에 차지않아 하는 86그룹 정치인들 사이에서 자신들이 직접 후보를 낼 필요성을 거론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 최근 여권 인사들을 두루 만나면서 그같은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 한다. 86그룹이 자신들을 중심으로 한 대선후보를 낼 가능성은 김경수 경남지사의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유력하게 대두되었다. 만약 김 지사가 무죄선고를 받게 될 경우 이낙연-이재명 양강 구도를 불안하게 느끼는 86그룹이 김 지사를 출마하도록 하여 새로운 구도를 만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김 지사에게 실형이 선고되면서 86 출마론은 무산되는듯 했지만, 그래도 다시 불씨를 살리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얘기가 된다. 86그룹이 자체 후보를 세우고 싶어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파악된다. 첫째, 이낙연-이재명 모두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불안한 1, 2위라는 점이다. 그동안 상승세를 타왔던 두 사람은 근래 들어 지지율의 답보 상태에 갇혀 있다. 반대로 윤석열 검찰총장이 야권의 잠재적 후보로 급부상하면서, 야권의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