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과평상심 김근식(경남대교수, 정치학) 평창 동계 올림픽이 드디어 시작된다. 북한의 극적인 참가로 안전한 올림픽이 되었음은 참 다행스런 일이다. 남북관계의 물꼬가 다시 트이는 긍정적 성과도 마련되었다. 김영남의 방남으로 남북간 최고위급 간접대화도 가능할 전망이다. 남북 단일팀이 경기를 치루고 공동 입장과 공동 응원이 진행되면 오랜만에 남북의 훈풍도 예상할 수 있다. 남북이 ‘평창호’에 함께 올라탐으로써 남북관계가 재개되고 있다. 남북이 함께 하는 평창올림픽은 한반도 평화로도 이어진다. 올림픽 기간 동안 휴전이 결의되었고 적어도 북한은 핵실험이나 미사일발사 등의 도발을 하지 않게 된다. 평화 올림픽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물론 평창발 한반도 평화가 더 진전될 수 있다. 비핵화 진전과 북미협상으로 연결된다면 더 이상 바랄 나위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평창 이후를 단정하기는 아직 어렵다. 평창이 만들어낸 평화도 중요하지만 평창 이후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올 것도 대비해야 한다. 들뜨고 요란스러운 것보다 평창 올림픽을 평상심으로 대하는 게 나은 이유다. 평상심은 올림픽을 겪어내는 우리부터 필요하다. 마치 올림픽이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를 뚝딱 만
북핵 위기의 프레임 바꾸기: 위기를 기회로김근식(경남대 교수, 정치학) 북핵위기가 정점을 치닫고 있다. 우리 모두가 위기에 불안해 한다. 그러나 이제 북핵문제를 보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위기는 사실 터널의 끝일 수 있다. 북핵위기가 최고조에 달할수록 어찌 보면 해결의 시작이 다가올 수 있다. 칠흑같은 어둠은 새벽을 준비하고 캄캄한 어둠은 터널이 다 끝나감을 의미한다.오히려 지금의 북핵위기가 해결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음을 자신해야 한다. 결국 북핵문제는 위기라는 우리의 인식을 프레임의 전환을 통해 기회라는 인식으로 바꾸어야 한다.지금이 위기가 아니라 기회임은 사실 극단의 위기 속에 해결의 창이 열릴 수 있음을 의미한다. 김정은이 화성-15형을 성공시키고 국가 핵무력의 완성을 공언한 작금의 상황이야말로 한편에서는 사실상 핵보유국의 진입이라는 점에서 위기의 정점이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이제 김정은이 목표를 일단락 지은 만큼 담대한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점에서 해결의 시작일 수 있다는 말이다. 동일한 현상을 전혀 다른 프레임으로 접근할 수 있는 셈이다. 국가 핵무력을 완성하고 미국 본토까지 위협할 수 있는 핵무장 국가의 위용을 과시한 만큼 이제 김정은은
트럼프의 동아시사 순방이 진행 중이다. 김정은은 당분간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트럼프의 순방 결과를 지켜보고 향후 핵질주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시기는 조절하겠지만 큰 틀에서 김정은이 핵무력의 완성을 중도에서 멈출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트럼트 역시 김정은을 향해 군사적 옵션까지를 겨냥한 강경대응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다행히 북미간 극단적 충돌을 피할 수도 있겠지만 위기와 불안감은 지속될 것이다. 이미 일상화되어버린 한반도 위기의 본질적 원인은 북핵문제이다. 김정은은 누구에게도 개의치 않고 핵미사일 능력을 완성하겠다고 마음을 굳혔고, 트럼프는 북의 사실상 핵보유국 상황을 결단코 저지시키겠다는 입장이다. 한쪽은 반드시 핵보유를, 다른 한쪽은 기필코 비핵화를 실현하겠다는 접점 없는 평행선이 작금의 한반도 위기의 원인인 것이다. 이제 우리는 발상의 전환을 필요로 한다. 김정은의 핵질주를 끝까지 저지하려면 군사적 수단까지도 불사하며 이른바 풀 옵션을 고민해야 하고 이는 곧 한반도 전쟁상황까지도 감수해야 한다. 제재로도 협상으로도 당장 김정은의 질주를 막아세울 방법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핵화를 고집하는 것이 결과적으로는 만성적인 전쟁위
영화 남한산성이 절찬리 상영 중이다. 다소 무거운 역사물임에도 남녀노소 모두 관심을 끌고 있다. 가벼운 마음으로 관람하고 묵직해진 마음으로 나오는 이유는 그 영화가 단지 과거 사건의 회상으로만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조선조 인조시대의 병자호란이 2017년 한반도의 안보상황에 그대로 투영됨으로써 과거의 역사가 현재의 시점에 강력한 교훈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병자호란의 현재적 해석 때문인지 여야는 영화 남한산성의 관람 평도 제각각이다. 박원순 시장은 전쟁을 막아야 하는 외교적 노력의 절실함을 영화평으로 내놓았고 홍준표 대표는 무능한 군주의 책임을 역설했다. 여야 모두 병자호란의 비극을 빗대어 지금 안보위기의 해법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해석을 내놓은 셈이다. 박원순 시장은 전쟁반대와 평화수호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북핵 해법을 남한산성의 교훈으로 제시한 것이고, 홍준표 대표는 안보위기와 코리아 패싱을 들어 문재인 정부의 무능을 비판한 것이다. 그러나 영화 남한산성의 여야 각각의 해석은 정치적이고 일면적일 뿐이다. 오히려 여야를 넘어, 정치적 유불리를 넘어 영화를 통해 현재 북핵위기의 해법을 고민하는 진지한 계기가 되어야 한다. 영화를 통해 북핵위기를 풀기 위
문재인 대통령의 4강 외교가 일단락되었다. 외교안보 구상이 윤곽을 드러냈지만 성공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한미정상회담으로 한반도 문제의 운전석은 차지했지만 김정은의 ICBM 발사로 문대통령의 운전은 시동조차 걸기 힘들게 되었다. 신베를린 선언으로 남북대화 의지를 표명했지만 한미일 정상회담의 대북 최대압박이라는 공동성명으로 북한의 호응은 기대 난망이 되었다. 한중, 한일, 한러 정상회담은 현안 해결 없이 사진찍기용 만남의 성격이 강했고, 오히려 북핵문제에 관한 한미일과 북중러의 갈등과 이견이 눈에 띄는 분위기였다. 결국 출범 초기 마무리된 문재인 정부의 정상외교는 가시적 성과보다 간단치 않은 숙제만 떠안은 형국이다.베를린 선언 후속조치로 대북 대화를 공식제의했지만 여전히 북은 묵묵부답이다. 오히려 미국과일본은 대화제의가 시기상조라며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아직도 문재인대통령의 대화와 제재 병행론이성공할지는 불확실의 영역에 놓여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일관된 북핵 입장은 대화와 재재의 병행노선이다.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서도 최대의 압박과 함께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시진핑 주석과 푸틴 대통령에게도 대화와 제재의 병행
운전석 잡은 문재인 대통령, 시동을 걸 수 있나? 김근식(경남대 교수, 정치학)문재인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과 다자 정상외교는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탄핵 정국 이후 정상외교의 공백을 메꾸고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남북대화 추진에 기본적 동의를 이끌어냈다는 점은 성과임이 분명하다.대통령의 표현대로 드디어 우리가 ‘운전석’을 잡았는데,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주도권을 확보한 우리가 실제로 한반도 정세에서 긍정적 성과를 낼 수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기 때문이다.문재인 정부는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기대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다. 미국에게서 운전석을 찾아왔지만 정작 북핵문제에 진전이 있을 지는 의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제시한 핵동결 입구론만 해도 생각처럼 만만한 게 아니다. 북한이 핵미사일 모라토리엄을 선언하고 영변 등의 핵시설을 검증 가능하게 동결하는 댓가로 우리도 북에게 무언가를 제공해야 한다. 그러나 대안으로 거론되었던 한미군사훈련 축소와 폐지는 한미정상회담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스스로 불가하다고 못을 박았다. 북한과 중국이 최소한으로 요구하는 군
문재인 정부가 산뜻한 출발을 하고 있다. 탄핵정국과 전직 대통령 구속이라는 초유의 상황에서 맞이한 조기대선은 결과적으로 정권교체의 대의와 촛불민심의 승리였다. 적폐를 청산하는 것, 즉 비정상의 정상화야말로 문재인 정부의 최대 당면과제일 것이다. 비정상을 정상화시키는 것은 비단 대내적 차원만이 아니다. 오히려 대외적 문제는 우리 정부 혼자만으로 문재인 대통령 의지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난마처럼 얽힌 외교안보 사안을 임기 초반에 말끔히 해결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안보위기와 외교절벽, 북핵위기와 남북관계 파탄이라는 비정상을 한반도 평화와 통일이라는 정상상태로 돌려놓기는 욕심처럼 간단한 일이 아니다. 특히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한 대북정책이야말로 문재인 정부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해야 할 영역이다. 이미 남북관계는 파탄지경에 이르렀다. 마지막 끈이었던 개성공단마저 페쇄되었다. 기능주의적 낙관론의 마지막 보루였던 개성공단 폐쇄라는 엄연한 현실은 앞으로 남북관계 정상화의 여정이 녹록치 않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이 단선적으로 결심되어서는 안되는 이유이기
또다시 북한붕괴론이 유령처럼 주변을 맴돌고 있다. 잊을만 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지라 놀랍지도 않지만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이 이 붕괴론에 올인하는 것 같아서 못내 씁쓸하다. 어렵사리 개최된 군사실무회담은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결렬로 끝나고 말았다. 이명박 정부가 내세운 조건부 대화는 정녕 대화를 위한 조건이 아니라 대화 거부를 위한 조건이었다. 천안함과 연평도를 그렇게 따지고 사과받고 싶다면 어떻게든 본회담을 성사시켜 그 자리에서 시종일관 집요하게 북을 추궁하고 몰아 부쳤어야 할 일이다. 이미 북이 천안함과 연평도를 의제로 다루기로 했음에도 예비회담에서 시인과 사과를 담보하지 않으면 본회담을 열지 않겠다는 것은 이명박 정부가 남북회담 성사엔 관심이 없고 오히려 북의 선굴복을 빌미로 남북회담을 거부하려는 속내가 아니었는지 의심스럽다. 이명박 정부가 진정성이라는 추상적인 기준을 내세워 남북대화의 성사여부에 개의치 않는 정황에는 청와대를 중심으로 한 북한붕괴 임박론이라는 정세인식이 그 원인으로 작동하고 있다. 붕괴가 임박한 정권과 회담을 하는 것은 당연히 시간낭비이고 급변사태를 목전에 둔 북한체제와 협상을 하는 것 자체가 불필요한 일이 된다. 북한붕괴 임
한반도 정세가 여전히 불안정하다. 북한의 대남 전면 대결 선언 이후 남북관계는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팽팽히 감돌고 있다. 북한이 미사일을 만지작거리고 남측 역시 서해상의 경계태세를 강화하는 양상은 물러설 수 없는 치킨게임이 결국 정면충돌로 이어질 수 있음을 우려케 한다. 북미관계 역시 새로운 협상에 대한 기대보다는 또 다른 갈등과 대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남북관계와 북미관계 모두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2009 한반도 정세는 힘겨운 출발을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북미 직접협상을 공약했던 오바마 신정부 출범 이후에도 북미가 진지한 대화를 시작하지 못한 채 복잡한 힘겨루기에 매몰되고 있음은 한반도 정세의 호전을 기대했던 이들에게 적지 않은 실망과 좌절을 안겨주는 요인이 되고 있다. 북미간 신경전 재현..두차례 강온 공방 교환 오랫동안 끌어 온 고질병처럼 북한과 미국의 신경전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바, 그 선두에는 힐러리 국무장관과 김정일 위원장이 맞서고 있다. 국무장관 인사 청문회를 즈음해서는 북미가 원칙적 입장을 교환하는 첫 번째 신경전을 벌였다. 힐러리 내정자는 핵폐기가 핵심 목표임을 분명히 하고 어길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으로 가뜩이나 한반도 정세가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미국 내 일각에서 거론되는 북한 핵보유국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북이 남쪽과의 전면 대결 태세를 공언한 이후 남북관계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고 북미관계 역시 클린턴 방한 이후 오히려 갈등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힐러리 국무장관은 북핵폐기 원칙과 함께 북한의 후계 체제 불안정성을 언급하면서 북의 심기를 잔뜩 건드려 놓았고 이에 뒤질세라 북한은 인공위성 발사를 기정사실화하며 시기 선택만을 남겨 놓고 있는 태세다.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상호 복합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터져 나오는 북한 핵보유국 논란은 미국의 대북 정책이 핵폐기에서 핵인정 후 핵확산 방지라는 소극적 방향으로 선회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미 지난 해 말부터 미국 국방부 산하 기관과 정보 기관의 보고서에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표기하고 있고 국방부 장관마저 기고문을 통해 북한이 핵폭탄을 제조했다고 명기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우리 사회 보수 진영에서는 북한의 핵보유 인정을 결사코 반대하면서 미국의 북핵정책이 변질되지 않도록 더욱 강화된 한미동맹이 필요함으로 역설
2009년에도 남북관계의 앞날은 그리 밝지 않아 보인다. 장기 경색국면에서 남과 북은 한 치의 양보 없는 기싸움을 지속하고 있다. 남북관계의 끈이 망실된 상황에서 북한은 군복 입은 현역군인이 나와 결전의 의지를 역설하고 있다. 조그만 갈등도 큰 충돌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이다. 북한의 대미 관심 끌기와 대남 압박 전략이 지나칠 경우 결국은 남북간에 불필요한 오해와 갈등이 증폭될 수 있다. 북한이 남한의 정책 전환을 요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명박 정부 역시 북한의 선변화를 강조하면서 기다림의 전략을 고집하고 있다. 통일부 장관 교체는 남북관계를 해결하고 돌파하기보다 경색 국면을 유지하고 관리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신임장관 하의 통일부는 남북대화에 매달리기보다 근본적인 대북전략 수립에 매진할 가능성이 커졌다. 인수위 시절 폐지 운명에 놓였던 통일부처럼 행여라도 남북관계 자체를 무용한 것으로 인식해서는 안된다. 그렇잖아도 상호 불신이 커지는 상황에서 신임 통일부 장관이 입안했다는 비핵개방 3000이 다시 정책의 전면에 나선다면 남북관계는 또다시 소모적 대결을 이어가야 할 것이다. 남북관계 경색, 남북 모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