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참여당 국민경선 현장투표 선거인단 추출 방식 대립

김해을 재보궐선거 후보단일화를 위한 야권연대 협상이 국민경선 현장투표 선거인단 추출 방식을 둘러싸고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의 갈등이 협상 중지라는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당초 한나라당과 1대1 구도를 만들어 이번 선거를 정파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민주당이 ‘통큰 양보’를 내걸고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국민참여당이 동의해 야권연대 협상을 진행했지만 김해을 지역에서 발목이 잡혔다.

그간 야권연대는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출마선언한 경기 분당을을 제외하고 강원과 전남 순천에서 이렇다 할 잡음 없이 진행됐다. 그러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 땅인 김해을 후보단일화에서 민주당과 참여당이 자당 후보들을 내세우기 위해 초반부터 치열한 각축을 벌였다.

양당의 첨예한 대립은 전통적으로 한나라당 강세지역이었던 김해을에 친노 정서가 자리 잡은 이후부터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김맹곤(현 김해시장) 후보가 당선됐고, 이번에도 역시 야권 후보단일화를 이룰 경우 당선 보장 확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최근 한 여론조사시관이 실시한 야권 단일후보와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의 가상대결에서 민주당 곽진업 후보와 참여당 이봉수 후보 중 누가 나오더라도 최대 6~10%p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 사실상 야권연대가 김해을 선거의 향배를 결정짓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이유로 후보 경선방식을 둘러싼 양당의 신경전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시민단체들의 중재도 여러 차례 협상 시한을 정해놓고 거듭됐지만 막판까지도 참여당의 거부가 이어지자 결국 협상 중재 포기를 선언하고 말았다.

이에 민주당은 1일 참여당 유시민 대표를 향해 “정치 생명을 국회의원 하나에 걸지 말라”며 “야권연대가 성공하지 못한다면 하늘도 국민도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야권연대 협상대표를 맡고 있는 이인영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김해을의 경선 규칙이 민주당에 유리한 룰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은 거짓말”이라며 “민주당은 시종일관 균형된 룰을 주장하고 있고 참여당이 자기에게 유리한 룰을 만들고자 집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견이 좁히지 못하고 있는 국민참여경선과 관련해 “응모한 선거인단 전원의 현장 직접 투표가 본래 국민경선의 원칙”이라며 “참여당이 자당의 유불리를 타산하여 변질 왜곡했다. 제2여론조사 방식인 현장투표 방식은 현장 여론조사라는 점을 거듭 분명히 한다”고 언급했다.

반면 참여당은 “합리적이고 공정한 경선을 원한다”며 “민주당이 주장하는 현장투표 방식의 국민참여경선이 많은 결점을 내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야권 연대연합이라는 대의를 위해 수용했다.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현장투표는 금품, 불법 선거의 가능성이 아주 농후하다”고 맞서고 있다.

이백만 대변인은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야권연대 협상 동조 여부를 묻는 시민단체의 백지 중재안은 강자의 논리에 따른 것”이라며 “지금의 국민참여방식은 우리 당에 백기투항을 요구하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수용할 수 없고, 협상은 일지 중지된 상태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의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선에서 지역별, 연령별로 유권자 수를 비례해 현장투표 선거인단을 모집하자는 우리 당의 요구를 수용해주길 바랄 뿐”이라며 “공은 민주당으로 넘어갔고, 통 큰 결단을 해주길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시민단체의 중재 포기로 결국 당 대 당 협상만 남은 셈인데 아직 시간이 있다. 끝까지 야권연대를 성사시켜야 한다는 데에는 변함이 없다”며 “최악의 경우에 직면하더라도 양 측이 따로 후보를 내는 상황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시민단체들은 중재를 포기했지만 민주당과 참여당은 여전히 후보단일화를 포기하지 않고 막판 협상을 재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만약 양당이 끝내 절충점 찾지 못해 자당 후보를 본선까지 밀어붙인다면 갈라진 표심 속에 어부지리로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럴 경우 후보단일화의 실패에 따른 책임공방으로 어렵게 지켜온 야권연대의 신뢰가 무너지는 것은 물론, 내년 총선과 대선에 앞서 심각한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야권 진영의 퇴로 없는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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