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글로벌시장 50조원 점유, 세계7대 강국도약 목표…HT진흥기금 도입추진”

우리나라 보건의료산업(HT)이 국민복지에서 국가경제의 중심으로 자리잡기 위한 '수출중심의 산업'으로의 변화를 본격화했다.

보건의료산업은 그동안 다른 산업과 달리 국민건강을 책임지는 공익분야라 하여 규제산업으로 분류돼 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대한민국 경제발전을 책임지는 수출중심의 육성산업으로 발돋움할 전망이다. 보건복지부가 올해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역점사업으로‘북미시장 진출을 위한 특화전략, 콜럼버스 프로젝트’를 제시하며 글로벌화 전략을 전면화한데 이어 지난달 10일 ‘제약산업육성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뷰티산업육성법’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에 시사1번지 <폴리뉴스> 및 자매지 월간 <폴리피플>은‘정책진단 보건의료산업 전문가좌담회’자리를 마련해 HT의 글로벌화전략을 집중 조명했다. 전문가좌담회는 지난달 18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신상진 국회의원이 주최하고, 한국보건산업진흥원(원장 김법완)이 주관했으며, 김인철 LG생명과학 고문, 김원종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 장종환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식의약산업본부장, 이기섭 한국MSD 대외협력상무 등이 참석해 진지한 토론을 벌였다.

이날 좌담회에서 좌장을 맡은 김인철 LG생명과학 고문은 “민관이 호흡 맞춰 고령화란 환경변화를 주도할 HT의 시장개편을 이뤄야 함”을, 김원종 국장은 “국민경제 성장과 고용증대, 그리고 고령화에 국민복지까지 책임질 산업육성은 HT산업뿐임”을 강조했다. 또 장종환 본부장은 “신물질 기술뿐만이 아닌 플랫폼 기술에도 관심을 기울 것”을, 이기섭 상무는 “정부는 신약개발 보장하는 전향적인 약가정책 수립”을 제안했다.

대담/정리 서원호 기획특집국장

진행: 김인철 LG생명과학 고문
토론: 김원종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
장종환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식의약산업본부장
이기섭 한국MSD 대외협력부 상무

김인철(진행): 오늘 보건의료산업 글로벌화 전략의 현황과 전망이란 주제로 좌담회를 하게 됐다. 각 부문에서 전문가 분들이 참석해 주셨는데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 김원종 국장, 보건산업진흥원 장종환 본부장, 미국 머크의 한국지사인 한국MSD 이기섭 상무 모셨다. 오늘 사회를 맡게 된 저는 LG생명과학의 고문 김인철이다.

잘 아시다시피 현재 세계적으로 보건산업 시장 환경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보건복지부 주도로 보건의료산업에 대해 여러 가지를 계획하고 있다. 영어로 보건의료산업을 Health Technology(HT) 혹은 Health Care Technology라고 부르는데, 최근 한국 입장에서는 HT를 ‘건강증진과 삶의 질 향상을 주도하는 지식과 기술’이라고 정의 내렸다. 두 가지 측면이 있겠는데, 국민 건강을 위한 정책과 실행 안이 있을 것이고, 동시에 국가 성장동력으로써 어떻게 보건의료산업을 육성할 것인가의 고민이 있다. 현재 갖고 있는 이러한 고민이 과연 대한민국이 글로벌시장 환경 변화에서 기회로 작용할지 혹은 위기로 작용할지 하는 것 또한 고민사항이 되었다. 먼저 장종환 본부장께서 국내 보건산업의 현주소를 말씀해 달라.

장종환: 우리나라 보건산업도 다른 산업과 같이 글로벌 경쟁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 며칠 전 일어난 일본 사태나 아랍에서 정치적으로 발생한 일이 우리에게 오는 영향을 보면 정말 세상은 글로벌 시대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WTO, FTA 등으로 보건산업 자체도 시장개방, 국제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우리나라 보건산업은 그동안 내수 중심의 산업이었다. 그나마 국내시장도 글로벌 제약회사들의 국내시장 점유율이 지난 10년간 약 20%에서 35%로 증가했고, 국내 제약회사들이 그동안 치중해 오던 제네릭 의약품도 글로벌로 진출하는데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런 어려운 상황을 벗어나야 하는데, 어떻게 보면 지금이 적절한 시기라 볼 수 있는 글로벌 제약회사들이 갖고 있었던 블록버스터 신약들의 특허만료와 시장개방으로 국내 제약사에게는 국제화의 기회로 다가온 것이다. 우리 보건의료산업 분야도 IT, 자동차 등 다른 산업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보여준 것과 마찬가지로 첨단산업으로 갈 수 있는 기반이 있다. 한 예로 한 도시 내의 임상시험 건수를 비교하면 2005년도에 77위 하던 서울의 임상시험이 작년에는 휴스턴 샌안토니오 다음으로 3위가 되었다. 또한 국내인 의뢰 임상시험이 다국적 회사 의뢰 임상시험보다 더 많아졌다. 그런 관점에서 앞으로 우리나라 보건산업이 글로벌로 나아가는 기회요인은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김인철(진행): 과거에 우리나라 보건산업은 국내에만 관심을 가졌다. 최근 들어 해외로 관심을 넓히고 있다. 특히 임상실험 능력이 과거에 비해서 급격히 신장됐다. 김원종 국장께서 선진국의 주요 보건산업 육성정책에 대해서 말씀해 달라.

김원종: 보건산업은 앞으로 성장전망이 좋은 산업이기 때문에 세계 각국에서 IT 산업 이후 경제성장을 이끌 원동력으로 신약개발을 포함한 보건산업 분야를 전략적으로 집중 육성하기 위해서 국가 차원에서 비전을 제시하며 적극적인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의약품·의료기기·의료서비스 등으로 이루어진 HT산업은 단일시장으로서 세계 최대 시장이다. 특히 의약품·의료기기는 2008년 기준으로 약 1조 달러 정도의 시장의 규모다. 인구 고령화, 질 높은 삶에 대한 욕구로 인해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큰 시장이다. HT산업은 광업 분야를 제외한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고부가가치 산업인 동시에 특히 고용과 관련된 산업유발효과가 매우 큰 산업으로서 가치가 큰 산업이다.

미국은 국립보건원(NIH)을 중심으로 기초과학의 성과가 국민 건강증진의 직접적으로 환원될 수 있도록 질병 중심의 중개연구(translational research)에 지원을 늘리고 있다. 2010년에 약 3천개 기관의 연구과제에 대해서 312억불을 투자했고, 2011년에는 추가로 10억불을 증액 투자한 바 있다. 2010년 2월에는 NIH와 FDA간 협력리더십위원회(NIH-FDA Joint Leadership Council)를 신설했다. 기업간 협력 체계를 강화해 의료 R&D의 실용화 촉진을 위해서다.

또한 유럽연합은 보건분야에 2007년부터 2013년까지 약 95억유로의 연구비를 투자하고 있다. 신약의 안전성, 유효성 예측기술 등 공동연구로 신약개발 과정에서의 병목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 산업계와 정부가 공동으로 혁신의약이니셔티브(Innovative Medicines Initiative)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인철(진행): 국장께서는 현재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들이 국가비전이나 성장동력으로써 HT산업을 굉장히 중요시하고 있다는 말씀을 하셨다. 지금 외자회사에서 일하고 계시는 이기섭 상무께서 글로벌 세계 측면에서 선진시장 진출의 의미를 말씀해 달라.

이기섭: 여러 가지 좋은 말씀 하셨다. 한미FTA가 하나의 시발점이 돼서 이런저런 생각들을 많이 하시게 된 것 같다. 선진시장의 시장 잠재력은 당연히 엄청나다. 아시다시피 전반적인 국민소득이나 보건의료수준이 갖춰져 있기 때문에 한국 입장에서 시장진출을 위해 제대로 접근한다면 성공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본다.

문제를 포괄적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서 과연 한국이 세계적인 명품 제네릭(Generic)을 만들어서 그런 나라의 제네릭 시장에 진출했을 때, 이스라엘의 테바(TEVA)社나 인도의 세계적인 제네릭 회사들처럼 한국의 제네릭 제품들이 과연 선진 시장의 글로벌 기준으로 볼 때 어떻게 인정받을 수 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을 목표로 야심차게 북미시장에 들어가야 할 것이다. 중국시장과 같은 다른 글로벌 시장은 미국시장에서 검증을 받은 연후에 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른 산업과 달리 의료 산업은 생명과 안전을 다루는 분야라서 선진국에서 검증을 먼저 받아야 한다. 글로벌 시장의 기회는 어떻게 미국과 같은 시장에서 검증 받느냐에 달려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인도 제네릭 업체가 좋은 선례가 될 것이다. 그들은 미국에 지사를 설립하고 제네릭 브랜드를 구축하면서 신약 분야의 제휴 협력을 추구하는 전략을 선택해 성공하였다.

한 가지 중요한 것은 미국시장은 철저한 시장경제 기반이기 때문에 제품의 우수성 못지않게 마케팅이나 시판이후 시장 관리 등 정말 준비를 제대로 잘해 진출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현지에서 협력 제휴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고 임상실험을 포함한 현지 정부가 요구하는 기준을 충분히 합치시키면서 일을 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순수한 제네릭의 진출은 사실 우리 국내업체가 그간 쌓은 경험이 풍부하고 제품력이 있다고 본다면 그리 어려운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하지만 미국 시장에 경쟁은 시장, 고객, 유통 등에 대한 이해와 연구가 정말 중요하다.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된 미국 환자 고객의 이해가 중요하다. 글로벌 시장 경쟁에서 미국의 경험은 매우 유용한 경험이 될 것이고, 글로벌 시장에서 볼 때는 약도 좋아야 하지만 마케팅 능력과 다양한 의료 제도나 정부 규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제품과 브랜드 신뢰도는 하루아침에 구축되는 일이 아니다. 모든 노력들이 종합적으로 잘 준비되어야 비로소 본격적인 시장진출이 가능하고, 향후 글로벌 마켓에서의 꾸준한 국내 업체의 성장도 일궈낼 수 있다. 제대로 된 비전을 갖고 전략적으로 차분한 준비가 필요하다. 세부적으로는 제네릭 전략과 신약 R&D전략 차원에서 어떻게 추진해 나아가야할지 별도로 고민해봐야 한다. 포괄적인 거대 담론보다는 구체적인 고민과 추진 전략이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제삼자의 시각을 이해한다는 의미에서 객관적인 글로벌 컨설팅회사를 고용해서 그들의 전문적인 조언이나 의견을 참고해 볼 필요도 있다.

김인철(진행): 세 분 모두 HT산업의 해외진출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이기섭 상무께서는 제네릭의 경우 미국의 퍼스트제네릭이나 인도의 제네릭 회사를 본보기 삼아야 한다는 말씀을 했다. 결국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이 구체적으로 시장에서 팔 수 있는 그 무엇을 가져야 하고 그것을 위한 잠재력과 역량을 가져가야 한다. 이는 바탕이 되는 것으로 R&D투자에 대한 역량, 제품을 가져가서 마케팅 능력이 되겠다. 이 상무께서 현재 글로벌 보건산업체들의 최근 R&D 투자경향을 추가로 언급해 달라.

이기섭: 얼마 전 국내 언론을 통해 보셨겠지만, 머크연구소 본사 R&D 총사령탑 사장님으로 계신 피터 김이라는 김성대 박사의 국내 방문을 4~5년간 추진하다가 드디어 방한하는 기회를 마련하였다. 이번 기회에 업계에 계신 분들과도 어떻게 하면 같이 일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좋은 말씀을 나누는 자리를 주선해서 만들었는데, 그 자리에서 김 박사님이 하신 말씀을 몇 가지로 정리할 수 있겠다. 첫째, 신약개발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둘째, 세계적으로 유능한 많은 인재들의 아이디어들을 어떻게 찾아내고 협력을 추진해야 하는지를 강조했다. 셋째, 약품도 약품이지만 미래에는 소위 진단(Diagnostics) 기술을 활용하여 이제는 약품 생산 투여가 맞춤형으로 가는 추세이다. 그리고 바이오메틱 제품들의 개발 가능성에 많은 주목을 하고 있다. 개발 성공 가능성도 크고 많은 글로벌 회사들이 투자를 주저하지 않고 있다. 바이오 시밀러 개발은 생각만큼 성공률이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제는 개별 업체가 혼자서 모든 것을 다하려고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기초과학이나 DNA 연구등 바이오산업의 기저에 획기적인 진전들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 가지 말씀을 드린다면, 소위 굴뚝산업 시절에 같이 모여서 뭔가 하면 일이 쉬웠는데, 글로벌바이오 제약기업들도 다양한 형태의 협력 예를 들면, 사이버 공간 활용 형태와 같은 창의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 제가 들은 말 중 인상적인 것은, 머크에 다른 회사나 벤처 기업들로부터 신약물질 후보가 1년에 4,000개 정도 오는데 그중 1차적으로 450개가 걸러지고 작년에 최종적으로 40개가 걸러졌다고 한다. 그만큼 세계적인 우수한 과학 두뇌들이 많다는 것이다. 인도도 매우 풍부한 연구개발 잠재력이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싱가포르도 작은 국가지만 정부가 나서 클러스터를 조성해 매우 창의적인 접근전략으로 보기 드문 연구기반을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 의료 시장 기회가 매우 크기 때문에 많은 나라들이 자국시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너나 할 것 없이 발 벗고 나서는 상황이다. 우리 국내의 과학 두뇌나 역량이 매우 우수하기 때문에 다른 나라의 좋은 제도나 선례를 벤치마킹하면서 배우면서 나아가야 할 것이다.

문제는 민관이 협력해서 어떻게 그런 연구 개발의 장을 구축해 나아갈 수 있느냐다. 국장님도 나와 여기에 계시지만 60~70년대 당시 정부가 자동차산업, 조선 산업을 시작할 때 산업보조금 주고, 수출장려금을 주면서 산업 발전을 추진 한 적이 있다. 그러나 바이오 제약 산업은 다소 다른 측면이 있다. 대표적인 지식 산업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산업 참여자들의 의욕을 근본적으로 촉진시킬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정부가 모든 산업 발전을 촉진 시킬 수는 있지만 모든 산업 발전 문제를 해결해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과학적으로 우수한 아이디어들이 함께 논의되고 소통되는 장을 마련해 주고 적절한 시장에서의 보상이 가능한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단순히 보조금을 나누어 준다고 되는 일은 아니다. 기초 과학의 발전, 글로벌 임상적인 기법의 구축, 글로벌 스탠더드의 도입, 연구 개발 활동의 생산성, 연구 결과의 산업적인 가치나 시장 잠재력 판단 등 고려할 일이 많은 것이다. 선진국 정부나 글로벌기업들도 그러한 고민들을 하고 있다.

김인철(진행): 결국 인적자원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의 문제이고 치료만 중심이 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분야도 생각해야 한다는 말씀이시다. 결국 민간에서도 많은 노력이 필요한데, 국내 보건산업 실정은 굉장히 미약했다. 자료를 살펴보면 90년대 제약분야의 R&D 투자비가 평균 2%였는데 최근 7%로 늘어나긴 했어도 더 늘어나야 한다. 의료기기 관계자들을 만나보면 과거에 비해서 R&D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많이 하고 있다. 마케팅 측면 역시도 과거에 비해서 좀 더 Clinical-Evidence Base에서도 인식의 변화가 있다. 그러나 아직도 환경이 변화하는 속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서 굉장히 느리다. 최근 정부에서는 그런 대응 전략으로 정책지원 역량이나 민간의 혁신패러다임을 어떻게 유도할 것인지를 많이 고민하고 있는데, 최근 정부가 제약회사, 의료기기회사, 화장품회사, 바이오벤처 등이 미국시장에 진출하는 데 여러 가지 지원을 하는 ‘콜럼버스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 김원종 국장께서 간략하게 프로젝트 내용을 설명해 달라.

김원종: 정부는 연두업무보고를 통해 올해 주요사업으로 ‘콜럼버스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우리나라 제약·의료·화장품 등의 북미시장 진출을 통한 HT산업의 글로벌화를 위해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목표 하에 콜럼버스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최근 이 프로젝트에 참여할 민간기업 선정을 완료했다.

우리는 아직 미국과 기술적 격차가 크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북미시장 진출 특화전략이 시기상조가 아니냐, 우리의 실력에 비해서 지나치게 의욕적인 목표가 아니냐는 의구심들도 많이 있었다. 그러나 그동안 최고의 분야에서 가장 우수한 인재들이 HT산업 분야에 20년간 축적돼 있다. 최근 HT산업의 기술개발 동향이 과거와 같이 대규모 투자를 통한 제품생산 양식이 아니고 국제적인 분업체계에 따라서 자기 특성에 맞게 역량을 발휘하는 체계로 바뀌고 있다. 최근 각국의 경제회복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딘 것은 과거에 대규모 투자의 불리한 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에 상대적으로 경제위기의 회복보다 빨리 글로벌화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전제 하게 과감하게 콜럼버스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우리나라 HT산업이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규모는 1.3%로 협소한 만큼 내수 위주의 판촉에 치우쳐져 있었고 글로벌 시장진출의 성과를 내는 데 미흡한 실정에 있다. 특히 미국시장은 세계 최첨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시장으로서 HT산업시장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고 세계 10대 제약회사들과 있으면서 기업들이 가장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미국시장 진출에 성공한다면 세계적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역량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콜럼버스 프로젝트를 통해서 글로벌시장 수출점유율을 2010년 0.5%수준에서 2020년에 5.5% 수준을 달성하고자 한다. 금액으로 따지면, 50조원 규모다. 세계 HT 7대 강국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보건복지부 내에 콜럼버스 프로젝트 추진 T/F를 구성하고 종합적인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 상무께서 말씀하신 대로 개별 기업들의 역량으로는 부족하지만 대한민국의 역량을 다 같이 결합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프로젝트라고 생각해서 식품의약품안전청, 보건산업진흥원 및 지식경제부, 코트라, 중기청 등 모든 유관기관들이 HT기업들의 북미시장 진출을 위해서 협조하고, 민간기업 간에도 소통해 역량을 키우는 계기를 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인철(진행): 정부에서도 새로운 여러 가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민간에서도 역량 확대를 위해 더 노력해야 함과 동시에 기업인 입장에서 리더들에게 위기에 대한 인식변화가 있어야겠다. 더불어 투자의 우선순위에서도 재조정이 필요하다. 다변화되는 환경 속에서는 신약 개발뿐만 아니라 HT에 기반을 둔 신산업 기회를 모색해야겠다.

마케팅 측면에서는 단순히 제품만 있다고 팔리는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열심히 선진국과 신흥국가, 즉 이머징컨츄리에 대해서 끊임없이 국가차원 또는 민간단위에서의 시장조사와 그에 따른 침투전략이 뒤따라야 한다.

콜럼버스 프로젝트를 포함해 여러 가지 추진과제를 설정하고 있고, 금년 들어 ‘2020년 HT 글로벌 TOP7 강국’ 도약의 비전을 갖고 실행 안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현재 41개 콜럼버스 프로젝트 참여기이 선정됐는데 이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 부탁한다.

장종환: 북미시장 진출을 목표로 한 콜럼버스 프로젝트에 저희가 기대했던 것보다 더 많은 산업체에서 관심을 보여주셨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기업을 선정하는 기준은 첫째, 북미시장에 이미 진출하였거나 진출 중인 기업, 또는 진출 의지가 굉장히 높은 HT기업이 하나이고 둘째, 기술력과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어 미래에 북미시장 진출 가능성이 아주 높은 HT기업이 선정기준이었다. 이러한 기준 설정 후 기업체의 신청을 받기 위해 보건복지부, 식약청, 진흥원 홈페이지에 공고를 하였고 ‘유망기업선정평가위원회’를 구성해서 평가를 전담하도록 하였다.

심사위원들은 가장 공정한 방법을 통해 전문가 30여 명을 구성하였다. 선정방법은 신청기업의 품목 완성도, 시장진입 가능성, 경쟁력 확보 또는 대체품목 출현 가능성, 경제적?공공적 파급효과, 시장성 및 유망성 등을 중점적으로 고려하여 서면평가와 구두평가를 통해 결정되었다.

콜럼버스 프로젝트에 접수된 기업은 77개사였는데 그중 41개사가 선정됐다. 여기에는 제약분야 21개, 의료기기 분야 17개, 화장품 분야 3개사다.

김인철(진행): 콜럼버스 프로젝트에 대해 앞으로의 계획 및 활동에 대해 추가말씀 해 달라.

김원종: 전 세계에서 보건의료산업(HT)의 장벽이 가장 높고 안전에 대한 기준이 가장 높은 나라가 미국이다. 저희가 콜럼버스에 참여하는 기업에 대해서 주력품목들이 글로벌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는 글로벌성 향상 지원조치 할 계획이다. 북미에서 실행하는 비임상에 대상품목에 대해서 우선적으로 지원한다거나, 각종 보건과 관련한 R&D센터 글로벌 진출품목에 우선적으로 지원 조치할 생각이다. 특히 미국 시장은 IT 지식상권 관리가 매우 어려운 시장이기 때문에 특별관리를 받게 하도록 하겠다. 국제의약품생산규격(cGMP)시설이 돼 있어야 글로벌 진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콜럼버스 프로젝트의 cGMP운용은 식약청을 중심으로 교육하도록 하겠다.

시장개척을 위한 적극적인 활동을 함께 추진하겠다. 4월 1일 미국 뉴욕에서 한미 HT산업 투자 포럼 및 MOU 행사를 준비 중에 있다. 본 행사는 녹십자, 대웅제약, 셀트리온, 차바이오앤디오스텍 등 4개 업체가 뉴욕 인터컨티넨털 버클리호텔에서 우리나라 HT산업 공약을 발표할 계획이다. 미국의 머크사, 펀드회사인 도메인어소시어트, RPS 등 3개 회사와 국내기업과 투자 양해각서(MOU) 또는 계약을 체결할 예정에 있다.

6월에는 2011 US BIO에서 한국 세션을 마련해 한국 HT기술의 우수성을 홍보할 예정이다. 기업업체와 참가단을 구성해서 현지 업체와의 미팅, 네트워크 기회 등을 제공하려고 한다. 하반기에는 해외 파트너십 할 수 있는 기업들과 1:1 미팅과 실질적인 수출 상담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시장개척단 파견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김인철(진행): 여러 가지 산업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R&D나 마케팅 역량, 네트워킹 등을 강화시켜야 한다고 했다. 장 본부장께서 필요한 제도기반의 강화를 위해 필요한 부분을 말씀해 달라.

장종환: 우리는 확실히 글로벌로 나아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경쟁력 강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경쟁력 강화라는 것이 국내산업을 보호해야 한다는 수준에 있을 때는 지났다고 본다. 모든 사람들이 어려운 시절이라고 생각하는 IMF 시절이 있었는데, 그 과정을 지나면서 우리나라의 많은 산업체가 국제적 경쟁환경에 적나라하게 노출됐고,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열심히 노력한 여러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이 될 수 있었던 기회가 되었다. 어떻게 보면 국내 제약산업은 그 기회를 놓쳤다고도 볼 수 있다. 한 예로 국내 제1의 제약기업인 동아제약의 규모가 국가 경제규모로 따지면 전 세계의 42위밖에 안 되는 이스라엘 기업인 테바社 매출액의 1/20밖에 안 될 정도이다.

이에 우리의 보건산업이 조속히 양적으로 질적으로 글로벌 수준이 되기 위해서는 국내 보건산업 R&D가 신기술 또는 하나 제품 개발만을 강조하지 않고 실제 마켓의 니즈, 즉 환자들의 진정한 수요를 생각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나와 줘야 한다. 제가 잘 쓰는 용어가 하나 있는데 신약개발은 ‘Science-based drug discovery’이여야 하고 ‘Market-oriented drug development’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두 가지가 같이 충족되어야 결국 훌륭한 제품으로서 약이 될 수 있다. 그러한 점을 깊이 생각할 때가 됐다.

그런 면에서 신물질 기술뿐만 아니라 플랫폼 기술, 즉 신물질을 개발해가는 과정을 효율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기술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김인철(진행): 물질특허제도가 도입된 1987년부터 지금까지 연구하고 개발한 것에 많이 치중했다면, 이 상무님 말씀처럼 지금은 그것을 포함해 좀 더 마케팅을 위해 시장을 알고 시장에 어떻게 침투하고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데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다. 보건의료산업정책에 있어 주무부서 총괄을 맡고 계신 김 국장님께서 우리나라 HT산업 육성정책에 대한 평소 소신을 말씀해 달라.

김원종: 보건의료산업은 차세대의 핵심적인 성장산업이고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점을 꼭 강조 드리고 싶다. 개별 산업이나 기업 측면서는 신재생에너지나 태양광 등 매우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이 있지만, 국민경제의 성장뿐만이 아닌 고용효과까지 감안하고 인구 고령화에 따른 국민 복지까지 감안한 산업육성은 HT산업 뿐이다. HT 외에 차세대 성장산업으로서 대안이 사실상 마땅치 않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지금까지의 산업지원 정책은 아직 과거 관성에 따라 일반 제조업 중심에 크게 치중돼 있는 것도 사실이다. 미래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 충분히 잠재력 있는 우리나라의 HT산업육성정책 관련 부처나 기관들이 힘을 합쳐 보건산업 육성을 이끌어야 한다.

무엇보다 보건산업 특성에 맞는 육성정책이 필요한데, 보건산업 분야는 개발기간이 장기간 소요되기 때문에 이에 맞는 공공에서의 리스크 분담체계가 같이 가줘야 한다. 보건산업이 성장하려면 기업체 단독으로는 되지 않는다. 보건산업과 관련된 모든 분야가 같이 성장해야 한다. 정부에서는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조성해서 연구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있다. 또 병원을 과거 진료 중심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보건산업 육성의 지원기능을 하도록 연구 중심으로의 개편을 고려하고 있고, 산업과 관련된 인력양성 체계도 마찬가지로 개편을 필요로 한다고 보고 있다. 보건산업은 중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한 산업이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비전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효과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최근 설립된 과학기술위원회가 그러한 비전하에 중장기 전술을 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분야에 참여하시는 안정적인 비전 제시를 위해서 저는 지금쯤 보건산업진흥육성기금을 설치하는 방안도 고려할 시점 됐다고 생각한다. 글로벌시장 진출을 위해서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신뢰할 수 있고 투명한 경영환경 조성을 위해서 노력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정부에서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리베이트 쌍벌제도 글로벌 시장 스탠더드에 맞는 신뢰성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으로 발전적으로 가야 된다고 본다. 무엇보다 글로벌 진출을 위한 수출금융, 무역보험, 마케팅지원 등 고압적인 지원체계가 공동으로 이루어져서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다.

김인철(진행): 특히 기업과 정부가 같이 호흡을 맞춰서 갔으면 좋겠다. 다국적 기업에서 근무하시기 때문에 이 상무 시각에서 우리나라의 미흡한 측면이 많이 보일 것 같다. 정부 차원이나 민간차원에서 기여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추가 말씀 부탁한다.

이기섭: 건설적인 비판은 필요하겠지만 조심스럽다. 전반적으로 정부 정책이 어떤 의미에서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고 낙후되고 약화된 경쟁력을 개선시키려는 노력이 확실히 보인다. 작년의 리베이트 쌍벌제는 글로벌 시각에서 볼 때 시장의 신인도를 향상시키는데 획기적인 조치다. 한국 업체가 밖에 나가서 미국과 같은 시장에서 경쟁을 통해 검증을 제대로 받게 된다면 글로벌 시장의 평가나 신인도, 그리고 국내 업체의 제품에 대한 인식이 매우 좋아 질 것이다. cGMP를 말씀하셨는데, 제품 품질도 중요하고 시장에서의 고객이나 환자들의 신뢰는 절대적이다. 외국 시장의 반응은 즉각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그것들이 전부 잘 통합되고 반영되어야 한다.

그동안 정부의 많은 노력들이 결실을 이루려면 국내에서 탄탄한 제품 생산이 이루어지고, 진취적인 자세로 해외 시장 진출을 하면서 배워나간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본다. 이제는 정부가 cGMP나 생동성 시험 요건 강화가 글로벌 시장이나 글로벌 경쟁을 의식하면서 추진해 나아가야 한다. 열린 시각과 자세로 국내 업체들이 해외로 나아가서 열린 시각으로 글로벌 업체들과 제휴해야 한다. 그리고 지금 글로벌 기업들도 신약 만들기가 예전처럼 쉽지 않아 우수한 물질을 확보하고 있는 바이오 제약 업체나 과학자들과 함께 일하려 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글로벌 제약 기업들도 여러 국가들이 한정된 의료 복지 예산으로 고민하고 가격인하나 비용절감 정책을 추구하기 때문에 신약뿐만 아니라 제네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고 실제 진출한 회사들도 있다. 국내 제네릭 제품이 우수하다고 정평이 나 있다면 그런 글로벌 회사와의 제휴 가능성은 사실상 열려 있는 셈이다.

저희 회사는 작년에 한미약품과 제휴해서 고혈압 복합제 약품을 국내 생산해서 공급하는 만들어서 나가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러한 형태의 제휴 협력이 하나의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 한미약품으로서는 이러한 제휴 협력 경험을 통해 신약 개발로 한걸음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혼자 해외에 나가서 혼자 힘으로 시장을 배우고 적응하면서 시행착오를 겪거나 혹은 실패를 해가며 시간을 허비하는 것보다는 이러한 협력 관계가 훨씬 나은 선택이 될 것이다. 임상실험도 글로벌 다국적기업이 들어와서 임상실험을 많이 하다 보니까 우리나라 임상기법이나 수준이 많이 향상되고 글로벌 임상학계에서 우리나라가 인정받는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 그렇게 해서 글로벌 스탠더드가 도입되고 우리 바이오 의료 업계가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을 받게 되는 것이다. 선진 의료 산업으로 발전해 나아가는 일은 이렇게 맞물려 있다.

어떤 의미에서 세계적 시장에 빨려 들어가려면 제휴가 중요하다고 본다. 특히 R&D는 더욱 그러하다. 연구분야 (Research)와 개발분야(Development)로 나누어서 생각해 볼 수가 있는데 어느 쪽이든지 제휴 협력을 잘 해야 속도를 낼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신약 후보 물질을 초기에 재대로 평가하는 방법, R&D코스를 낮추는 방법, 그리고 R&D에서 리스크를 최소화 시키는 방법은 하루아침에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초기에는 혼자서 모든 것을 하려 하지 말고 기회를 찾고 연구 개발 활동이나 외국 시장 진출 경험이 풍부한 글로벌 기업들과 손잡고 나아가야 된다고 본다. 어느 정도 자신이 생기면 혼자서 신약도 만들고 인허가도 획득하고, 특허도 보호 받고, 시장 진출도 하는 그런 진행 단계를 상정해 볼 수가 있다. 가까운 일본은 자국 업체로서 세계적 신약 개발 기업들이 꽤 있는데 우리나라도 못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그런 측면에서 열린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보아야 하며 신약개발 지원 정책도 단순한 자금 지원에 그치지 말고 지식 산업이니 만큼 연구나 개발 활동이 상호 촉진되는 시공간적인 여건을 마련해 주는 일이 시급하다.

물리적인 공간 확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상으로 활발한 아이디어 교류가 가능한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단계마다 연구 성과에 대한 보상이 잘 이뤄지는 제도 구축도 중요하다. 넓은 시야에서 제도를 구축하고 운용하면서 국내의 훌륭한 역량이 빛을 볼 수 있도록 훌륭한 글로벌 제도도 도입해야 할 것이다.

김인철(진행): 전체적으로 답답하다는 말씀을 해 주셨는데, 저는 민간에 있다 보니까 민간이 더 정신 차려야 한다고 본다. 여하튼 HT산업에 대해서 토론해봤는데 정부도 그렇고 정치권도 가장 고민하고 있는 것이 미래 대한민국의 복지정책인데, 그것을 뒷받침해 주는 것은 결국 보건의료산업을 어떻게 정부와 기업이 힘을 합쳐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동력산업으로 육성할 것인가에 있다. 그것을 잘 해야 우리 모두가 원하는 긍정적인 미래 복지국가를 건설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전원 추가 말씀 부탁한다.

장종환: 이미 나눈 이야기지만, 꽤 오랫동안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제약회사이자 신약개발 R&D를 잘 하는 회사였던 머크社의 Peter Kim이 “신약개발은 힘들다”고 말한 것은 굉장한 의미가 있는데, 약간 농담 삼아 이야기하면 ‘쉬운 것은 우리 조상들이 다 해치우고 이제 어려운 것만 남았다’는 의미이다. 그렇다고 해서 신약개발을 안 하자는 것이냐와는 전혀 다른 의미다. 그렇게 힘들다는 것을 알고 그것의 열매인 신약이 단지 실험실의 신물질이 아닌 환자에게 투약돼야 할 약(藥)으로 개발돼야 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글로벌 마케팅 측면에서 콜럼버스 프로젝트를 하나의 발판으로 삼아서 배가 한번만 출범하는 것으로 그치는게 아니라 아니라 앞으로 계속 출항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고 우리 기업들은 후발 프로젝트를 계속 만들어서 추후에 더 많은 기회가 올 수 있도록 준비하여야 하다. 그런 노력이 결집되어야만 우리나라가 그동안 축적한 인적자원과 기술자원을 충분히 활용하여 ‘신약’이라는 결실로 맺어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김원종: 보건산업은 그동안 K1리그로 국내경쟁만 하다 보니까 많은 유구한 산업정책에도 불구하고 특출한 스타급 플레이어를 도출해내기 어려웠다. 국민으로부터 혁신적인 산업으로 인정받는 데 다소 부족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제 실력이 축적된 만큼 프리미어리그에 가서 외국기업들과 당당히 경쟁할 시점이 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시장에 진출하는 모습을 보이면 정치 산업에 대한 국민의 지지도도 매우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특히 미국시장은 경쟁이 치열하고 기술력이 굉장히 높기 때문에 미국시장 기업들과 경쟁하는 것이 젊은 과학자, 기업가들에게 큰 꿈과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HT산업이 국민 건강을 책임졌던 공리적인 대우를 받았던 사업이라 한다면 앞으로는 이 사업이 대한민국의 경제를 책임지는 수출 중심 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기섭: IMF 때 대우자동차를 GM이 인수할 때 현대자동차 같은 국내 업체들은 GM과 같은 세계적인 기업의 국내 시장이라는 안방에 들어오면 국내 자동차 업체는 절단난다고 믿었다. 그리고 국가의 기간산업인 자동차 산업을 어떻게 개방시켜 외국회사에게 팔아넘기느냐는 반대 의견이 많았고 일반여론이나 노조의 반대가 극심했는데……. 지금 상황을 보면 현대자동차 글로벌 시장에서 얼마나 잘하고 있는가? 오히려 세계적인 경쟁자가 바로 옆에 있음으로 해서 더 빨리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살아 있는 경험을 얻게 된 셈이다. 이번에 한미FTA 할 때도 자동차 산업을 미국이 우리하게 가져가 이익을 봤고 한국은 제약 분야를 양보해서 국내 제약산업은 큰 손해를 보게 되었다고 보는 시각이 많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저는 이런 상황이 오히려 국내 제약 산업 발전에 큰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부가 그간 여러 가지 획기적인 정책 노력도 하고 있지만 특히 바이오 제약 산업을 차세대 경제 성장 동력으로 선정하고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매우 올바른 전략 선택이 아닌가 싶고, 이러한 여건을 바탕으로 민관이 함께 노력해 나아간다면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가 된다고 믿는다. 창의적이고 문제를 풀어나가고, 도전적인 자세로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노력해 나아간다면 커다란 진전이 있을 것을 기대된다. 시행착오는 오히려 배움이 기회가 된다고 믿는 도전적인 자세가 중요하다고 본다. 중요한 일은 국내 토종제약회사들이 R&D를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의욕을 어떻게 불러일으키느냐 이다. 국내 바이오 제약 업체들의 의욕을 진정으로 북돋우는 것이 무엇인가? 정부에서 보조해 주는 자금은 어차피 굉장히 제한적이다. 처음 시동 걸기 위해서 주는 종자돈이지 결국은 개별 기업들이 알아서 신약을 개발하고, 시장에 나아가서 매출을 통해 보상을 받아야 한다. 그러한 보상은 정확히 말하면 얼마나 좋은 결국 가격, 즉 개발 혁신에 대한 보상이 어떻게 이루어지느냐는 문제이다. 현재 보험 예산 부족으로 신약 가격을 후하게 줄 수 없다는 정부 입장은 잘 이해 하지만 신약개발의 위험성, 즉 막대한 시간, 자금 투입과 낮은 성공률을 극복하게 해주는 측면을 본다면 약가는 매우 중요한 동기 부여 요인이 된다. 정말 정부가 전략적인 고민을 해야 하는 대목이다.

가까운 일본 정부의 신약 가격 책정제도는 본받을 점이 많다고 본다. 왜냐하면, 일본 정부도 역시 보험 재정을 잘 관리해 나아가면서 신약 개발도 촉진시켜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세계적인 신약 기업들이 꽤 있고 정부는 그런 신약 개발 노력을 적절히 보상해 주는 가격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보험 재정 관리 차원의 약가 통제도 있지만 신약의 가치를 잘 평가해 주고 가격을 통한 보상을 어느 정도 허용하는 제도를 운용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적인 일본 신약 개발 제약 업체가 많은 것은 그 이유가 있는 셈이다. 사실 국내에서 제대로 약가 평가를 못 받고 해외에서 높은 약가를 받기는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정부는 어떻게 보험재정 잘 관리를 해 나아가면서 신약 가격을 제대로 해 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

비유를 들자면 가계를 관리하는 주부는 가계 적자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비용 지출을 줄여 나아가야 하겠지만 미래를 위한 투자 즉, 자식 학비나 학원비는 과감하게 지출을 해야 한다고 본다. 즉 돈이 없으니 학원비 투자를 할 수 없다는 것은 너무 단견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정부는 신약 약가 정책을 전향적으로 바라보아야 하고, 특히 특허제도도 이제는 글로벌 시각에서 고민하면서 제도를 개선하고 운용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명품 제네릭 산업 발전을 시키기 위한 정책은 과연 무엇인가 하는 시각에서 제네릭 산업 육성 정책을 투진하야 할 것으로 본다.

김인철(진행): 종합적으로 이야기하는 모든 고민의 핵심이 고령화라는 단어에서 시작된 것 같다. 고령화라는 환경변화 때문에 야기되는 여러 가지 문제들, 반면 새로 개편되는 시장에서 우리에게 위기와 기회가 있다고 말씀드리겠다.

저도 안타까운 것이, 최근 외국기업들이 점점 한국에 안 오고 중국, 인도로 가고 있다. 세 분 말씀을 종합해보면 각자 입장을 떠나서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합심해서 가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제는 정부만 쳐다보고 있을 게 아니라 민간이 좀 더 정신을 차리고, 정신 차린다는 뜻이 어떻게 보면 새로운 가치창출을 위해 투자도 늘리고 시장진출에 대해서 우리가 더 공부하고 인재육성에도 더 적극적이어야 한다. 민간이 됐든 정부가 됐든 특히 HT산업에 대해서는 좀 더 거시적인 투자가 늘어나줘야겠다는 말로 정의하면서 토론을 마치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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