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효율, 수소차가 전기차 보다 4배 높아…일본, 우리나라 보다 10~20년 앞선 기술 확보

본 기사는 <폴리피플> 2011년 3월호 <정책진단>에 게재되었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건국 60주년 기념식’ 행사를 겸한 지난 2008년 8.15 경축사에서 ‘저탄소 녹색성장’을 신국가전략으로 발표한 것을 계기로 출범한 ‘대통령직속 녹색성장위원회’가 지난달 16일로 출범 2주년을 보냈다. 그 결과 ‘녹색성장 정책추진 4년’을 맞이하는 동안 정부는 지난 2년간 국가전략 및 5개년 계획수립(‘09.7), 국가온실가스 중기 감축목표 설정(‘09.11),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 제정(‘09.12) 등을 통해 정책추진 기반을 마련했고, 녹색R&D 투자규모확대, 10대 녹색기술별 산업화전략, 신재생에너지활성화, 물산업 육성전략을 펼쳐 최초의 원전수출, 양산형 고속전기차 개발,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급속한 발전 등 녹색 기술과 산업측면에서 많은 성과를 도출했다.
이에 <폴리뉴스·폴리피플>과 대통령직속 녹색성장위원회는 지난달 21일 ‘녹색성장의 미래, 원자력수소가 해법이다’는 주제로 ‘정책진단 원자력수소 전문가좌담회’를 공동주최해 우리나라 경제성장에 기여한 ‘원자력’과 더불어 ‘미래를 대비한 청정에너지원으로 원자력수소’가 주목받는 점의 점검을 통해 미래 수소경제시대를 여는 데 대한민국이 선도국가가 되도록하자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이날 좌담회는 박군철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부원장(사진·가운데)이 좌장을 맡아 서울 광화문 대통령직속 녹색성장위원회 회의실에서 장종화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사진·왼쪽), 이재경 포스코 원자력사업전략팀장(사진·오른쪽)이 패널로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대담/정리 서원호_기획특집국장

좌장 박군철_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부원장
패널 장종화_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
패널 이재경_포스코 원자력사업전략팀장

박군철(좌장): 안녕하십니까. 우리나라는 아시다시피 CO₂ 배출량이 약 6억톤 정도로 세계 9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나라 현 정부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경제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선정해 실시하고 있다. 녹색성장의 가장 큰 원동력으로서 지금 원자력이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원자력은 지금까지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어 나아가는 주요 동력으로서 전력생산의 주된 역할을 해 왔지만, 또한 녹색성장의 견인차로서 향후 다가 올 수소경제를 맞이하기 위해 대량의 수소를 싸게 생산할 수 있는 동력원으로서도 원자력을 다시 한 번 재조명하고, 이에 대한 기술개발, 산업체 역할을 많이 강조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오늘 과연 원자력이 수소를 생산해야 하는지, 또 앞으로 수소경제가 다가올 것인지 등 의문점을 재조명하기 위해 두 분의 전문가를 모신 좌담회를 열었다. 좌담회에 참석해 좋은 말씀 해주실 전문가로서, 한국원자력연구원에 근무하고 있고 수소생산용원자로 개발팀을 맡아오다 지금은 자문위원으로 계신 장종화 박사님을 모셨다. 또 포스코 원자력사업전략팀 팀장으로 계시는 이재경 박사님께서 나오셨다.
글로벌워밍 등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과 화석연료 고갈, 에너지 안보와 미래를 대비한 청정원으로서 원자력수소가 주목받고 있다고 이미 말씀드렸는데, 이러한 원자력이 전력생산뿐만 아니라 대량의 수소를 생산함으로써 앞으로 수소경제를 이끌어 나 갈 수 있는 하나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왜 한국에서 원자력이 수소를 생산해 낼 수밖에 없는지, 그 필요성에 대해 장종화 박사님의 의견을 우선 들어보겠다.

장종화: 지금까지는 석유나 석탄이 주된 에너지원으로 사용돼 왔는데, 현재 석유 값도 굉장히 오르고 있고 세계적으로도 석유피크에 도달했다는 의견들이 상당히 많다. 원자력은 그에 비해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충분한 매장량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석유가 줄어들고 가격이 올라가면 원자력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 대개 이에 동의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석유나 천연가스가 전혀 생산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원자력을 이용해서 에너지로 활용할 수 있다면 국가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우리나라는 인구가 밀집해 있고 땅이 넓지 못하기 때문에 땅이 넓은 외국에 비해 태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사용은 상대적으로 그 활용도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전력생산에 원자력이 많이 쓰였듯이 수소생산에도 원자력이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박군철(좌장): 인구조밀, 작은 땅덩어리 등 여러 가지 제약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로 봐서는 신재생에너지를 수소생산에 활용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말씀이었다. 이어 실제 수소를 사용해야 하는 산업체 입장에서 수소경제에 대한 전망과 필요성에 대해 이재경 박사께서 말씀해 주시겠다.

이재경: 포스코는 제철소를 운영하고 있고 그룹사에서 연료전지 사업도 하고 있기 때문에 수소는 시급히 필요한 상황이다. 문제는 요즘 기후변화 시대에 CO₂ 배출 없이 수소를 대량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있느냐가 관건이다. 물론 경제성이 더해져야 한다. 포항제철소에서만도 시간당 3,900m³ 정도의 상당한 양의 수소를 자체 제조하여 사용하고 있다. LNG를 개질하거나 혹은 코크스오븐에서 나오는 배기가스를 처리해서 수소를 만드는데, 코크스오븐가스를 이용하여 수소를 생산하면 단가가 조금 비싼 면은 있지만 배기가스의 고부가가치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원자력수소가 실현된다면 기존의 석탄 혹은 LNG 등의 화석연료 개질로 생산하는 수소에 대비하여, CO₂ 배출이 혁신적으로 줄기 때문에 이 점을 주목하고 있다. 그리고, 그 일환으로 950도 이상의 고온을 이용해 물에서부터 열화학적으로 수소를 얻는 기술에 대해서도 선제적인 참여를 추진 중에 있다. 원자력수소 프로젝트에 국가가 장기비전을 가지고 지속적인 투자를 주도해 준다면 기후변화 시대에 우리나라 산업체가 새로운 수출성장 동력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대략 20년 전후에는 상용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박군철(좌장):앞으로 탄소세가 가시화될 때 포스코가 연간 최대 2조 규모로 추정되는 추가비용을 부담하게 된다면, 현재 약 11%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는 철강산업 입장에서 큰 타격 아닐까 싶다. 국내 정유·화학 산업에서 수소를 사용하고 있고 앞으로 연료전지 등 수소수요가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약 11%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는 제철산업과 함께 중소기업도 CO₂ 관리 대상에 포함될 경우 1조4천억원 가량의 탄소세를 추가 부담해야 할 입장임에 따라 앞으로 탄소를 생산해 내지 않고 수소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은 지난 부시 정권에서 수소경제에 대비하는 것을 최우선 정책으로 내걸었다가 오바마 정부 들어서서 약간 주춤하는 경향이 있다. 앞으로 수소경제 도래에 대한 전망과 주된 수요 분야에 대해 설명해 달라.

이재경: 수소경제 도래와 관련해, 요즘 전기차가 현실적인 수송용 자동차의 대안으로 제시되면서 수소는 조금 멀어진 느낌이다. 그러나 자동차용 뿐만 아니라, 가정용, 발전용, 해상수송용 선박에 대한 대형 연료전지 등이 지속적으로 연구되고 있기 때문에 수소시대의 도래는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현재 철광석이 철의 산화물인데 여기서 어떻게 산화물을 환원시킬 수 있겠는가가 주요 이슈다. 현재는 석탄의 탄소를 가지고 환원시키기 때문에 포스코의 CO₂ 배출량이 국내 CO₂ 배출량의 10~11%를 차지하고 있고, 1톤의 철강제품 생산에 약 2톤 내외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따라서 향후 우리가 CO₂ 배출을 혁신적으로 줄일 필요가 있는데, 그런 측면에서 기존에 석탄을 기반으로 철광석을 환원하여 용선을 제조하는 대신에 물에서 수소를 분리해 철광석을 환원하는 방향에 주목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수소 수요량이 기존 산업체가 예상하는 수요량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한 양이 될 것이다. 물론 경제성 확보가 전제되어야 하겠지만, 대용량화가 가능한 기술은 원자력에 의한 수소 제조라고 보고 있다.

박군철(좌장): 향후 많은 수소의 사용이 예상된다는 관점이다. 수소경제에 대비해 외국의 국제적 동향을 설명해 달라.

장종화: 우리나라 수소 생산은 현재 연간 100만톤 정도다. 대부분 정유산업, 화공약품을 제조하는 데 사용하고 있는데, 수소경제라 했을 때 수소를 원료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 연료나 에너지로서 사용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지경부에서 연료전지 등에 사용된 수소의 양을 추산한 결과 2040년경에는 연간 약 400만톤 정도의 수소가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저희 원자력연구원의 추산에 의하면 2050년경에는 약 700만톤의 수소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전망에도 불구하고 수소 쪽 연구개발이 지연되고 있다. 주요 원인은 전기자동차를 실용화하는 것이 비교적 손쉽기 때문에 세계적으로도 많이 연구하고 있고 전기자동차의 활용도도 많다. 그러나 전기자동차는 1차 에너지를 전기로 바꿔서 다시 충전하고 이용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두 가지 문제가 생긴다.
첫째는 효율이다. 전기로 바꾸는 데 약 30~40%의 효율이 있고 다시 충전하고 나면 약 50%가 더 떨어지게 된다. 최종적으로 이용하는 효율은 10~20% 정도에 불과하다. 수소자동차는 1차 에너지원에서 직접 수소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40~50%의 효율로 자동차를 움직일 수 있다. 그것이 하나의 장점이다.
둘째, 전기자동차의 경우 충전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리고, 충전한 뒤에 빨리 방전된다는 문제가 있다. 급속충전도 가능하지만 이 때는 에너지 손실이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에너지 효율상에서의 일정한 역할, 예를 들어 출퇴근용으로는 분명히 편의적이겠지만 일반적으로 장거리 이동에는 불합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경우 전력요금을 상당히 적게 매김으로서 저전력비용을 유지하고 있다. 그에 비해서 석유는 100% 이상의 세금을 부과함으로써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는 석유자동차를 모는 것보다 전기자동차를 모는 것이 더 경제적이라는 판단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가격구조는 국가가 결국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또, 지금 전력 생산으로 사용되는 연료보다 자동차 운행으로 소비되는 연료가 더 많다. 이런 상황에서 전기자동차가 보편화된다면 우리나라에 발전소를 지금 보다 2배 이상으로 건설해야 한다는 문제가 생긴다. 이러한 경제성, 효율성, 충전시간도 결국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인데, 이를 고려했을 때 가능하면 수소경제를 앞당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미국은 부시 행정부가 수소경제를 리드하고 추진하다가 오바마 정부로 바뀌면서 보다 시급한 현안이 생겼다. 국내 경제상황이 좋아지지 않자 경기를 진작시키기 위해 바이오매스 등 좀 더 단기적인 정책들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수소경제를 위한 R&D 비용은 꾸준히 지출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 기술개발을 우리나라보다 10년~20년 먼저 시작해서 많은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대규모 수소생산의 필요성이 절실해지면 당장이라도 실용화할 수 있는 기술들을 갖추고 있다. 미국이나 일본은 특히 원자력수소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유럽의 경우 원자력수소의 생산보다는 이를 사용하는 연료전지 쪽을 먼저 개발하겠다는 정책적 목표를 갖고 있어서 연료전지 실용화부분에서 미국, 일본 보다 앞서가고 있다.

박군철(좌장): 지금까지는 주로 천연가스로부터 수소를 생산해내고 있다. 태양력, 풍력 등 다양한 1차 에너지를 통해 수소를 생산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하는데, 이러한 다양한 수소 생산방법과 비교해 원자력수소 생산의 장단점과, 원자력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방법과 경제성에 대해 장종화 박사께서 설명해 달라.

장종화: 현재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가장 경제적이고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방법은 천연가스를 분해하는 방법이다. 천연가스에 고온의 수증기를 넣어서 수소와 이산화탄소를 분리해내는 기술인데, 천연가스는 비교적 가격이 싸고 천연가스로부터 수소를 쉽게 생산해낼 수 있기 때문에 가장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 원자력 쪽에서도 천연가스를 이용해 분해하되 필요한 고온열을 원자력으로 공급하는 연구를 이미 했는데, 이 경우 30%의 천연가스를 절약할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러한 준비되어 있는 상황이다.
천연가스를 분해하더라도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를 아주 없앨 수 있는 방법으로 물을 직접 분해하는 기술을 현재 연구하고 있다. 물을 직접 분해하는 기술이 완벽해지면 천연가스가 완전 고갈되더라도 수소를 얻을 수 있는 최종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연구하고 있다.
그 외에 태양열이나 풍력을 이용해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데, 태양전지를 이용해 전기를 만든다거나 풍력을 이용해 전기를 만들고, 그 전기를 이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방법이다. 그 나름대로 장점이 있다. 다만 전력은 저장하는 것이 굉장히 힘들고, 저장하기 위해서 전지가 필요한데 전지 자체도 굉장히 고가여서 경제성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스스로 방전되기 때문에 장기간 보관할 수 없다. 그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생산된 전기를 수소로 바꿔서 저장하면 전력이 생산 안 되는 밤이나 우천 시 수소를 다시 전기로 만들어 사용하는 방법이 연구되어 있고 어느 정도 개발됐다.
그러나 태양이나 풍력 등 밀도가 낮은 자원은 상당히 넓은 토지나 많은 설비비가 든다. 원자력이나 천연가스로 생산하는 수소에 비해 2배~10배 정도 비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서지방이나 사막 등에서는 일정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러한 연구도 상당히 되고 있다. 각각 보조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과 더불어, 원자력이나 천연가스를 사용해 높은 밀도로 생산할 경우 토지가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태양열·풍력은 인구밀도가 적은 데서 활용할 수도 있기 때문에 각각 장단점을 지니고 있다.
경제성 면에서 현재 천연가스가 가장 싸지만 저희가 분석한 바에 의하면 액화천연가스를 수입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원자력수소가 더 싸다는 것이 결론이다. 미국은 천연가스가 서부지역에서 많이 생산되고 있고 캐나다 등에서 파이프라인을 통해 굉장히 많이 수입되고 있다. 지금 약 4$/millionBTU 정도 가격인데, 이는 원자력수소 생산은 20~50%로 비싸 연구개발이 지지부진하다. 우리나라는 천연가스 가격이 액화시켜서 수입하다 보니까 6~8$/millionBTU 정도로 현재 수준의 천연가스 가격으로도 경제적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
실제 원자력으로 수소를 생산하기 위해서 굉장히 많은 R&D 비용이 투자된다. 이에 R&D 비용까지 고려했을 경우 아직까지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했지만, 우리나라에 수요가 충분히 현실화되고 R&D 비용을 투자할 가치가 인정이 된다면 경제적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다.

이재경: 조선산업이 우리나라에서 상당히 발전돼 있는데, 조선업계에서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풍력부문에 진출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STX 등에서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는데, 국내 육상풍력은 태기산 일부지역이 있지만 환경제약이 크기 때문에 해상에 진출하려고 한다. 해상도 근해에 하게 되면 어업권 등 여러 가지 민원발생 문제가 있어서 심해로 나가야 한다.
문제는 원거리 심해에서 만든 전기를 어떻게 육상으로 가져와야 하는지가 관건이다. 말하자면 해저 송전선을 설치하기는 비싸고..... 심해해상풍력에서 발전된 전기를 가지고 바닷물을 전기분해해 여기서 생산된 수소와 산소를 탱크에 저장한 후 주기적으로 육지로 수송해서 사용하는 방안이 대안이 될 수도 있다.
풍력, 태양광, 바이오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가 있지만, 기존 발전단가에 그나마 근접해있는 것이 풍력으로 알고 있다.

박군철(좌장): 수소가 앞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된다는 측면에서 생산도 중요하지만 이송·저장·공급 차원의 인프라구축에도 우리의 많은 투자와 노력이 중요하다. 더불어 이와 관련한 법규, 기준 제정도 필요하다. 이에 대해 이재경 박사께서 말씀해 달라.

이재경: 우선 수송용·가정용 연료전지를 충전하기 위한 스테이션이 주유소와 같이 곳곳에 산재돼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렇게 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대용량으로 수소가 생산된다면 현재의 천연가스 혹은 석유 수송 파이프라인과 같이 소비지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매설 배관을 설치하여야 하고, 그와 관련된 안전 규제 측면도 다양하게 심층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이는 국가 주도하에 추진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본다.

박군철(좌장): 국내 법규에 조항이 있나?

장종화: 현재 기술표준원이 기술 기준을 ISO에 맞춰서 수소기준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인프라 구축과 수소자동차와 관련해 상당히 문제점이 많다. 이는 결국 시간이 해결해 주는 수밖에 없다. 최근 현대자동차가 수소연료전지자동차 100대를 시범사업으로 자원자를 받아 국내에서 운행해 보려고 한다. 현재의 경우 수소를 자동차에 저장할 수 있는 능력이 주행거리로 따지면 300km 정도가 된다. 1회 충전으로 500km까지 갈 수 있는 저장용기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길이 전체로 봐서 500km면 충분할 것 같다. 제가 알기로 우리나라에 7, 8군데에 수소충전소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충전소는 자동차 보급을 늘리면서 같이 늘려 가면 자동차를 위한 인프라도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시간이 필요한 문제다. 저장용기, 충전소, 생산기술, 생산비용 등이 같이 어우러져서 휘발유자동차를 몰고 다닐 수 있는 정도의 인프라에 가까워졌을 때 수소자동차가 보급됐다고 말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캘리포니아주 하이드로젠 하이웨이는 굉장히 긴데, 1000km 되는 거리에 약 50개 되는 수소충전소를 만들어서 운행하고 있고, 독일, 프랑스 등 서유럽도 수소충전소 네트워크를 만들어 운행하고 있다. 일본은 요코하마항을 중심으로 10여 개의 수소충전소를 만들고 실제 수소자동차를 운행함으로써 생기는 문제, 불편성, 성능을 확인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발맞춰 현대자동차를 중심으로 실증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박군철(좌장): 우리나라도 수소경제에 대비해 원자력수소를 생산해 내기 위해 2006년 장종화 박사께서 같이 수고해 주셔서 ‘원자력수수생산 실증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현재 초고온가스(VHTR: Very high temperature reactor)를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중심이 돼서 개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익숙한 가압경수로를 이용하지 않고 이러한 초고온가스로를 개발해야 하는지와 개발 현황에 대해 설명해 장종화 박사께서 설명해 달라.

장종화: 결국 효율문제가 되겠다. 가압경수로를 사용해 전력을 생산하면 효율은 본래 원자력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의 약 30% 정도다. 거기서 다시 전기분해하면 약 70% 정도의 효율로 수소를 생산 할 수 있다. 그 두 개를 곱하면 약 20% 정도의 효율을 갖게 되는데, 초고온가스를 사용하면 직접 40~50% 효율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즉, 핵분열에너지에서 2배 정도의 높은 에너지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고온가스로를 개발해야 한다.
고온가스로 기술은 이미 상당히 진전되어 있다. 750도 정도의 출구온도를 가지는 원자로 기술은 과거에 원자로들을 지어봤기 때문에 정립됐다고 할 수 있는데 저희가 지금 개발하고 있는 것은 950도의 출구온도를 갖는 초고온가스로다. 초온가스로로 원자로를 운전할 수 있게 되면 40~50%의 효율을 달성할 수 있게 된다. 750도에서 950도로 높이기 위해서는 상당히 높은 기술적 진보를 이뤄야 하는데, 그것을 달성할 경우 물분해 수소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저희가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박군철(좌장): 개발 현황은 어떤가?

장종화: 저희는 원자로 자체 기술에 큰 문제 없다고 본다. 초고온가스로는 원자로의 핵연로에 세라믹을 쓰고 있고, 원자로 안은 전부 흑연을 사용하고 있다. 흑연은 약 4000도까지도 건전성이 유지되는 물질이기 때문에 1000도에도 별 문제 없다. 그러나 그 열을 외부로 전달하는 과정은 가운데에 있는 열교환기가 문제다. 열교환기로 금속을 사용할 경우 최대 950도까지 견딜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개발목표로 하고 있다. 금속도 950도에서 장기간 사용했을 경우 어떤 현상을 보이는지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기 때문에 950도에서 견디는 금속과, 이를 이용하는 기기를 만들어 우리가 원하는 성능을 얼마나 낼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주로 하고 있다.
둘째, 거기서 나온 950도의 열을 이용해서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물을 직접 분해해서 수소를 생산하려면 약 3000도에 가까운 높은 고열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런 방법은 사용하기 어렵고, 열화학생산이라고 해서 각종 산의 산화 환원반응을 조합하는 방법으로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는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저희는 ‘요오드-황(SI) 열화학수소 생산사이클’을 연구하고 있다. 현재 시험관을 사용한 수준에서 공정실증에 성공했고, 고압상태에서 대규모로 생산하기 위한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그러한 조건에서 높은 온도, 강부식성에서 견딜 수 있는 기기를 만드는 것은 고비용이 들고 상당한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차근차근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약 3년 후에는 그러한 기술의 원리 자체는 다 실증해내고, 그 다음으로 그것을 대규모화는 단계가 남아 있다.

박군철(좌장): 현재 일본, 중국도 VHTR을 가지고 있는데, 이 외에 미국, 독일은 원전을 가동하고 있다. 외국의 수소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장종화: 제가 볼 때는 일본이 가장 앞서가 있다. 일본은 이미 950도를 생산할 수 있는 30메가와트짜리 원자로를 실험로 수준에서 갖고 있다. 또한 원자로를 950도로 운전했을 때 이미 충분히 안전하다는 것을 이미 입증했다. 일본은 열화학수소생산 공정을 원자로에 직접 결합하는 연구를 하기 위해서 준비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약 2015년경에는 원자로에 직접 연결해 물을 분해하고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을 세계 처음으로 실증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경우 고온가스로는 과거 30년 전에 많이 지어봤지만 초고온가스로는 그간 하고 있지 않다가 최근 연구를 시작했다. 원자로는 갖고 있지 않지만 수소생산 열화학공정에 대해서는 약 2~3년 전에 소규모의 장치를 만들어 수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그러나 더 이상 규모를 키우는 문제에 대해서는 오바마 정부로 교체된 이후에는 수소경제정책 예산증가가 없기 때문에 지지부진한 형편이다.

박군철(좌장): 우리가 원자력수소를 기술을 개발하고 생산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내 기업들이 원자력수소 생산에 관심을 가지느냐가 초미의 관심이다. 현재 원자력수소협의회가 있어서 여러 기업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기업체 입장에서 현재 어떻게 참여하고 있고 향후 과제는 무엇인지 이재경 박사께서 말씀해 달라.

이재경: 국가 주도로 하고 있는 원자력수소사업에 대해 산업체 이용자그룹에서 좀 더 선제적으로 관심을 표명하고 응원해 주기 위해서 2009년 12월에 원자력수소협의체가 발족됐다. 수소 사용자그룹에는 포스코를 비롯해 현대차, GS칼텍스, SK에너지, 기기를 만들어 제공하는 업체에는 두산중공업, STX가 있다. 물론 한전, 한수원도 참여하고 있고 핵연료를 제조하는 한전핵연료 등이 가입하여 총 12개사가 적극적으로 원자력수소 시스템이 개발될 수 있도록 후원하고 있다.
추후 경제성 있는 수소가 생산된다면 철광석 환원분야에서 이용할 수 있는 수소 양은 그야말로 무한하다. 이론적으로 대략 수소 1톤으로 철광석 15톤을 환원시킬 수 있다. 포스코가 독보적으로 보유한 파이넥스 제철 기술에 환원제로 수소를 활용한다면, 대용량의 수소취입을 가능하게 하는 수소환원제철을 선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단계적으로 본다면 통상 기존에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고로 프로세스에서는 이론 소요량의 1/3 정도를 취입하고 나머지는 코크스를 이용하는 방법을 먼저 생각 할 수 있다. 이 단계에서 철강제품을 약 50톤을 만드는 데 수소 1톤이 소요될 것으로 보며, 포스코만 해도 연간 3,300만톤 정도의 철강제품을 생산하므로 수소 사용양은 상당 할 수밖에 없다. 우리 사용자 입장에서는 수소만 생산된다면 이용하는 방법은 산업체 쪽에서 주관해서 개발하도록 준비하고 있고 그렇게 할 예정이다.
문제는 원자력수소사업을 지속적으로 국가가 주도해 개발 속도를 높혀 다른 나라에 뒤처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물론 우리도 주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참여할 수 있는 분야, 예를 들어 장종화 박사께서 말씀하신 물을 이용한 열화학적 수소 생산분야는 비록 기초연구 단계지만 조기 참여를 진행 중에 있다.
특히 SI 열화학수소 생산사이클은 포스코와 긴밀한 관련이 있다. 포스코는 철광석을 환원시키는 과정에서 1000도 이상의 고온의 현열이 나오는데, 그 열을 이용해 SI 프로세스를 운용한다면 바로 물에서부터 수소와 산소를 만들 수 있다. 그 수소와 산소는 철강제품의 열처리 공정과 강을 만드는 공정에서 직접 소비가 가능하다. 초고온가스로를 국가 주도로 개발하고, 이를 이용하여 물을 열화학적으로 분해해서 수소를 만드는 기술에 포스코가 조기 참여하면서, 동시에 포스코그룹내 대학과 연구소가 주관이 되어 수소를 어떻게 철광석 환원에 활용할 것인가를 주도적으로 연구개발하고 있다.

박군철(좌장): 실제 수소비행선 폭발사고 등으로 수소 하면 대중이 받아들이기에 폭발의 위험부터 떠오른다. 원자력을 산업열로 이용하는 데 대한 국민의 인식과 안전성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

이재경: 수소는 여러 곳에 많이 사용된다. 화학산업뿐만 아니라 원자력발전소의 발전기 고속회전체의 냉각제로도 수소가 사용되고 있는데 안전하게 취급되고 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만 하더라도 시간당 대량의 수소를 열처리 등에 사용하고 있다.

박군철(좌장): 실제 가압경수로의 안전성에 대해서는 많은 국민이 신뢰하고 있는데, 초고온가스로나 새로운 원자로의 안전성은 충분히 보장돼 있나?

장종화: 과거에 고온가스 원자로를 운영해 본 경험이 있고 그와 유사한 원자로가 지금도 가동 중이다. 방사능 누설이 경수로의 약 1/100 이하이기 때문에 경수로보다 훨씬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세라믹 핵연로를 사용해 핵연로가 녹는 일이 없다. 과거 경수로나 다른 원자로에서는 핵연로가 녹는 사고가 있어서 세계적으로 원자력에 대한 반핵감정이 생기기도 했다. 세라믹을 사용한 고온가스로에서는 그런 가능성이 원천적으로 없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자력으로 수소를 생산한다고 하면 원자로에서 누설된 방사능이 생산된 수소에 포함될 가능성을 국민이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원자로를 개발하는 사람들도 이를 염두에 두고 수소 오염이 안 되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원자로와 수소를 결합해 생산된 수소제품에 방사능이 누설 안 된다는 것을 입증해야 될 것이다.
다른 관점에서 규제 문제다. 현재 원자력안전기술원이 우리나라의 원자력 규제를 담당하고 있다. 원자력안전기술원은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규제기관인데, 지금까지는 경수로 위주로 규제했으나 초고온가스로 등 생소한 개념의 원자로가 도입됐을 경우 국민들의 수용성을 증진시키기 위해 올바른 방향으로 규제조건을 만들어서 국민을 안심시킨다면 충분히 국민 수용성이 높아질 것이다. 과학적으로나 국민수용 측면에서 규제가 조금이라도 잘못된다면 결과적으로 저희 같은 원자로수소 개발자나 국민 입장에서도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이에 규제기관을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본다.

박군철(좌장): 끝으로 원자력수소 생산, 초고온가스로 개발은 지금까지의 경수로와는 달리 세계에서 거의 독자적으로 차제 개발 중에 있다. 스마트 개발에 지금까지 9000억원 정도의 개발비가 예상되듯이 이 분야에서도 많은 투자와 효율적이고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수소경제시대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두 전문가가 정계, 산업계, 연구계, 국민에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

이재경: 산업체에서 바라는 바는 단순하다. 원자력연구원이 우수한 인력도 많고 의지를 갖고 개발하고 있지만, 원자력연구원 단독으로 이런 큰 사업을 끌고 갈 수는 없기 때문에 교과부를 비롯한 상위기관에서 기후변화 시대에 원자력수소가 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인식해 주시고 적극적으로 이끌어 주시면 고맙겠다. 연구계에서도 단순히 연구를 위한 연구라기보다는 향후 녹색성장시대, 기후변화대응시대의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주시고, 추후 이를 기반으로 수출산업화 단계까지 연결될 수 있도록 도와 주셨으면 한다.

장종화: 연구개발하는 입장에서 산업체가 조기에 참여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특히 전체 원자로를 짓고 원자로와 결합을 실증하기 위해서 최소 1~2조원의 연구개발 투자가 있어야 할 것이다. 오랜기간과 막대한 연구비 때문에 산업체가 조기참여하기도 쉽지 않다. 산업체를 조기에 참여시키기 위해서는 정부가 확고한 의지를 보이고 리드해나가야 한다. 산업체가 조기에 참여해 수요와 필요성이 구체화된다면 저희 연구개발자들 입장에서도 내실있는 결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수소경제시대가 왜 지연되느냐, 대비해야 된다는 의견이 있었는데, 저는 수소경제시대는 만들어가야지 오기를 바라고 천천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산업혁명은 영국 몇몇 과학자나 기업가가 산업에 대한 장점을 보고 채택해서 발전시켰기 때문에 온 것이지 저절로 온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석유도 나지 않는 우리나라가 원자력을 이용해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남들보다 먼저 확보한다면 수소경제시대를 가장 먼저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고, 영국이 전세계를 지배했듯이 우리도 그러한 기회를 가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본다.

박군철(좌장): 전세계 에너지의 약 30%를 전기에너지가 담당하고 있고, 그 전기에너지의 약 17%를 원자력이 생산하고 있다. 그렇다면 전세계 에너지의 약 6% 못 미치게 원자력이 커버하고 있다. 향후 탄산가스를 감소시키고 녹색성장을 이끌어내기 위해 원자력의 영역을 더욱 확대시켜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 정부는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규제제도 합리화·효율화시키고, 산업체 역시 적극적인 참여가 요구되는 실정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앞으로 미래 수소경제시대에 한국이 선도적인 국가가 되어 지속적인 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한다.

/ 폴리뉴스 서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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