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개혁 재추진, 그리고 범여권 내부의 세력분화

유시민 복지부 장관이 사의를 표명, 정치적 파장이 일고있다.
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최근 국민연금법안의 국회 부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유 장관의 사의표명은 매우 전격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평소 장관직 수행에 강한 의욕을 보이며 정치권 복귀설을 일축하던 유 장관이었기에, 그의 갑작스러운 사의 표명 소식은 여러 파장을 낳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유 장관은 노 대통령의 '복심'이라 불리울정도의 최측근 인사이다. 그리고 범여권 내에서는 '친노'의 대표격이다. 그리고 국민연금개혁에 총대를 매고 나섰던 주무장관이다. 그의 거취는 한편으로는 대선정국의 움직임과 관련될 수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국민연금개혁의 향방과 관련될 수 있다.

아직까지 유 장관의 사의가 수용될 지 여부는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유 장관의 사의표명이 국민연금개혁 무산의 심각성을 부각시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라면, 사의가 수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현상황에서 유 장관의 사의를 수용하는 것은, 국민연금개혁을 정부 차원에서 재추진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 대통령은 국민연금개혁의 처리방향에 대한 가닥을 잡으면서 유 장관의 진퇴문제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만약 노 대통령의 결정으로 유 장관이 사퇴하게 될 경우, 이는 노 대통령이 자신의 오른팔에게 책임을 물으면서까지 국민연금개혁 재추진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게 될 것이다.

유 장관의 진퇴, 범여권의 재편문제와 맞물려

유 장관의 진퇴여부가 단지 국민연금개혁 문제에만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정치적으로 보면 대선정국 아래에서 범여권의 재편문제와 관련있게 되어 있다.

그가 장관직에서 물러나게 될 경우 대선정국의 한복판에서 손을 놓고 있지는 않게 될 것이다. 유 장관은 자타가 공인하는 친노세력의 대표격 정치인이다. 유 장관의 정치복귀는 대선정국와 범여권의 재편과정에서 친노세력의 결집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그때 범여권의 대통합보다는 여러갈래의 소통합을 촉진하는 결과를 낳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지하다시피, 범여권 내부에는 유 장관에 대한 많은 비토세력이 존재하고 있다. 그리고 유 장관은 범여권 대통합과정에서 배제하려고들 하는 '노무현 정신'의 상징적 인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유 장관은 범여권의 대통합 과정에서 설 자리도 없고, 서려고 할 의사도 없을 것이다. 정체성이 모호한 대통합보다는 친노세력의 정체성을 분명히 할 수 있는 독자세력화의 길을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지 않아도 현재 범여권의 내부상황은 대통합과는 거리가 먼 방향으로 가고 있다. 민주당에서 박상천 대표가 등장한 이후 범여권의 공동교섭단체 구성 논의는 결렬되었다. 민주당의 독자생존에 무게를 싣고 있는 박상천 대표는 대통합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민주당의 그같은 입장에 대해 통합신당모임측도 독자창당을 검토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결국 범여권의 통합 논의는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희망과는 달리, 여러갈래의 소통합으로 갈 가능성이 농후해지고 있다. 그렇게 되면 대선전 막판에 가서나 범여권 내부의 선거연합을 통해 후보단일화를 이루는 그림이 그려지게 될 것이다.

유 장관이 장관직을 그만두고 정치재개를 할 경우, 이같은 움직임과 상호작용을 일으키며 범여권 내부의 세력분화를 촉진시키는 영향을 낳게될 것으로 보인다.

유 장관의 장관직 사퇴결심은 국민연금개혁이라는 비정치적 배경에서 이루어졌지만, 그의 사퇴는 대선정국의 구도와 관련된 정치적 결과로 이어지게 되어 있다. 범여권의 대통합은 이래저래 어려운 방향으로 갈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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