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 vs 한승수와 강만수

① 필명 미네르바가 미국발 금융위기의 예측과 대안에 관한 논설을 인터넷에 지속적으로 게재하여 ‘미네르바신드롬’ 또는 ‘경제대통령’이란 신조어가 탄생했다.
MB정부는 법무장관 등을 내세워 미네르바의 논설은 한국경제의 펀드맨탈(기반)을 과소평가한 바탕에서 자해적 가학적인 논리를 전개하여 정부의 신뢰를 깎아 내리려는 의도가 있다고 보여 검찰수사가 불가피하다고 표명하고 있다.
한마디로 혹세무민의 죄로 다스리겠다는 것이다.

② 미네르바는 한 평범한 시민이며 한국경제위기에 대한 그의 소신을 표명하고 있는 시민논객일 따름이다. 그것도 미국발 금융위기가 발발한 이후에 그의 예언적 진단과 처방이 적중하거나 현실감이 있는 것이어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이런 사정인데, 그의 논설에서 어찌 혹세무민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가?

③ 97년 IMF위기는 96년 6월 이후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반도체메모리 256D램 값이 50불에서 10불 이하로 곤두박질치기 시작하고 경상수지 적자가 사상최대로 예견되는 상황이었다.(96년 257억불 적자)
외환방어시스템 구축 없이 무조건 OECD가입을 추구하던 김영삼 대통령 아래서 위기를 제대로 파악, OECD가입 연기를 결단하는 등 위기대응에 관한 대책을 대통령에게 제대로 보고한 고위관료는 한 사람도 없었다.

나는 보다 못해 그해 6월 하순 OECD 가입 연기와 외환방어시스템 구축, 경상수지적자 해소책 등을 공개적으로 건의했다가 김 대통령으로부터 ‘독불장군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경고를 받은 바 있다.

그 위기가 심화되는 96년 8월에 한승수씨는 경제부총리에 취임했으나 사태파악도 제대로 못하고 손 놓고 떠밀러 가다가 97년 1월 한보사태 등으로 위기가 현실화 되어 그해 3월에 사실상 해임되었다. 강만수씨는 그 위기 속에서 IMF사태를 맞은 재경부 차관이었다.

묻는다.

위기를 제대로 파악 못했거나, 했더라도 필요한 정책수단을 강구하는 노력을 하지 않고 IMF국가 부도사태를 결과한 책임은 무슨 죄에 해당하는가?
한, 강, 이들은 그 당시 지속적으로 ‘한국경제의 펀드맨탈은 튼튼하고, 위기는 없다. OECD 가입 연기 등은 고려의 가치가 없다.’ 고 강변했었다. 이는 혹세무민(惑世誣民)이 아닌가?
그리고 국가부도죄는 누가 져야 하는가?

그로부터 11년의 세월이 흘렀다. 한씨는 국무총리로, 강씨는 재경부장관에 앉아 있다. 그들은 지난 10월 30일 한미통화스와프 계약체결 시 ‘이제는 외환위기는 없다. 어렵게 미국 측을 설득하여 성사시킨 쾌거’ 라고 자화자찬까지 했다.

묻는다.
위기는 끝났는가?

미국과의 스와프협정체결은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일시 줄여주는 요인일 뿐, 글로벌위기의 근원적 해소책이 될 수 없다. 지금 달러가뭄은 여전하고, 위기해소의 근본적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경솔한 언동은 혹세무민이 아닌가?
MB정부는 97년 위환위기의 책임 있는 자들을 총리, 장관으로 앉혀 놓고 현재의 위기의 책임을 시민논객인 미네르바의 위기 예견과 대안제시에 있다고 단정하고, 그에게 혹세무민의 죄를 덮어씌우려고 하는 게 아닌가?

하늘을 우러러 웃을 일이다.(仰天大笑)
누가 진정 혹세무민의 죄인인가?

박찬종(올바른사람들 공동대표, 아시아경제연구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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