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잘한다와 어떻게 일하느냐를 구분하라-

① 국가원수란 무엇이가?
그 정체성을 재확립하고 쇠고기 파동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라
대통령은 CEO(최고경영기능인) 이기만 해서는 안된다. 대통령은 헌법 수호의 책임을 진 국가 元首로서 국민통합의 실천자이며 행정부 수반이다(헌법66조).
CEO적 업무이상의 가치를 재인식하라.

② 성과에 집착한 실용이 CEO적 실용이라면 국가원수의 실용은국익과 국민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이 대통령은 국가원수의 직무를 간과하지 말고 국민통합에 나서라.

③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의 근원를, 반대파의 정치술수로만 이해하지 말고, 이대통령의 CEO적 직무태도를 국민 통합적 차원에서 재검토하여 대국민 신뢰를 회복하라.

④ 이 대통령은 4. 18 미국쇠고기 협약을 국제법상 사정변경의 원칙에 따라 파기하고 재협상을 결단하라.

2008. 4. 18 미국정부와 체결된 쇠고기 수입협약은 ①광우병이 발생해도 수입중단조치를 위한 절차 규정이 없고 ②도축검사에서 불합격한 30개월 미만 소의 동물성 사료 금지 조항이 한국정부의 착오 또는 무지(無知)로 포함되지 않았다.
협약의 중요한 요소가 누락된 것은 국제법상 「사정변경의 원칙」이 적용될 수 있어, 협약파기, 재협상의 절차를 밟아야 마땅하다.

㉮ 2008. 4. 19 이대통령과 부시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하루전인 4. 18 쇠고기 협정이 타결된 것은, 이 대통령의 밀어 붙이기식 강행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오랜 세월 건설회사의 CEO였다. CEO는 자신의 책임 아래 업무상의 목표를 기필코 달성해야 하며, 회사원은 그의 지시, 명령에 복종해야 하고 시키는대로 일만 잘하면 최고의 사원이 되는 것이 한국의 기업 풍토이다.
CEO는 실적이 쌓여 갈수록 어떤 문제든 해결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에 충만하고, 이익․이윤의 극대치를 달성하는 것이 능력의 평가기준이 된다. 밀어 붙이기는 당연하며, 미덕(美德)이다.


그러나 국가원수인 대통령은 CEO적 사고(思考)와 실행방법으로 직무를 행할 수 없다.

대통령은 국민적 합의, 동의 아래 국가 시책을 결정, 집행해야 하며, 특히 국민의 건강, 생명에 직결되는 일에는 더욱 세심한 배려를 해야 한다.

㉯ 국민은 회사원이 아니다.
국민은 CEO에 의한 지시, 명령의 대상이 아니다.

국민은 나라의 主人이며(헌법1조2항) 대통령은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아,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심부름꾼이다.

㉰ 이 대통령은 국가원수와 CEO의 직무의 차이를 명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쇠고기 파동은 한미 정상회담 날짜에 맞춰 성과를 내기 위한 협정의 밀어 붙이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국가원수의 심성(心性)을 재확립하고 그에 따라 재협상을 결단해야 한다.
성과에 집착한 실용은 실용이 아니다. 국익과 국민을 위한 실용이어야 한다.

이 대통령은 <일을 잘한다>와 <어떻게 일하느냐>를 구분해야 한다. 일 잘하고, 말 잘 듣고, 고만고만한 사람들을 골라서 강력한 <강부자 내각과 비서실>을 꾸렸다.
그들이 시키는대로 일은 잘 할 수 있을지라도, 어떻게 살아 왔고, 가슴에 무엇을 담고 있으며, 어떻게 일을 할 것인가에 대한 심성과 태도를 제대로 점검치 않아서, 인사 후폭풍을 만나고 있다.
국가에 봉사한다는 투철한 정신과 혼(魂)이 덜 박힌 삶을 살아온 사람들로 채웠다. 후폭풍의 핵심이다.
대통령의 밀어 붙이기에 제동을 걸거나, 반대한 사람이 없지 않느냐?
지금은 이 대통령이 누구도 탓할 수 없다.
이대통령의 잠재적, 현재적 반대파들이 촛불시위를 부추기고, 조직화 할 수 있고, 할 것이다. 예견되는 일이다.
그런 빌미를 제공, 확대시킨 책임은 이대통령 자신에게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국가 元首가 무엇인가? 하는 국가원수의 정체성을 다시 생각하고 그 위에서 새로운 初心을 시작해야 할 때이다.


2008. 5. 14.
朴 燦 鍾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