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회귀 강경.일방통행’하면 레임덕, 안하면 20%후반~30%대 지지도 유지”

시사1번지 <폴리뉴스>와 자매월간지 <폴리피플>은 전문가들을 모시고 ‘이명박 정부 집권후반기 전망’을 주제로 한 정국전망 좌담회를 22일 오후 서울 양평동에 위치한 폴리뉴스 사무실에서 개최했다.

이날 좌담회에서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지 2년 반, 집권후반기를 맞이해 국정운영 및 2012년 총선, 대선을 앞두고 여권 및 야권의 정계개편 움직임에 대한 총괄적인 전망이 토의됐다.

그 중 이번 기사에서는 MB정부의 후반기 전망과 최근 정치권에서 불거지고 있는 레임덕 논란에 대한 논의가 이어진 현장을 소개한다.

한편, 이번 좌담회는 김만흠(정치학 박사,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의 사회로 유창선(정치학 박사, 시사평론가), 김헌태(인하대 겸임교수, 전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소장), 홍형식(한길리서치 대표) 김능구(정치 컨설턴트, 폴리피플 발행인)이 참가했다.

김만흠: 큰 주제 두 번째로 넘어가 레임덕 위기부터 MB정부의 후반기구상, 지방선거 이후의 이명박 정부와 여야가 새롭게 대치하고 있는 현 상황까지 검토해 보자. 지방선거가 끝나고 이명박 대통령이 민심을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이후 받아들이는 조치가 있었다고 보나?

유창선: 대단히 미흡했다. 지방선거 결과 민심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를 놓고 고민했던 흔적은 많다. 그래서 나온 것이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인적개편이고 개각도 있긴 있겠지만 이 인적개편이 쇄신의 본질이나 핵심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쇄신이라 받아들일 정도로 신선하고 파괴력 있는 내용도 없고, 지금까지의 개편 내용을 보면 결국 돌려막기에 머물렀던 것 아닌가 싶다. 더구나 개각과 관련해 정운찬 총리의 유임설까지 다시 힘을 얻는 상황이어서 이 정도로 쇄신이다, 민심에 부응한다고 얘기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된다.

정작 쇄신의 핵심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국정운영 기조의 전환에 대해서 아무런 언급이 없다. 이제까지 해왔던 일방통행식의 국정운영, 4대강사업, 방송장악 등등 그동안 정치적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많은 사안들에 대해서 변화의 기미가 없다. 이렇게 국정운영 기조가 계속 고수되는 한 민심이 수습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판단한다. 바로 그런 점에서 이 대통령의 레임덕은 앞으로도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악화되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 결단을 해야 되는데 그 결단을 안 하고 있기 때문에 더 악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만흠: 인적쇄신보다는 국정기조 자체가 변화가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김능구: 선거 자체에 대한 평가와 인식이 중요하다. 박형준 전 정무수석이 MB 생각에 영향을 많이 준 참모로 알려져 있다. 이 분이 지방선거 이후 내놓은 말이 참패가 아닌 패배라고 했다. 김헌태 소장이 아까 여론조사 분석에 득표율 비유를 봤을 때 참패가 아니라 패배라고 했다. 김 소장 같은 분이 그런 말씀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청와대 정무수석이 선거 직후에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은 MB정부의 기본적 마인드를 보여주는 것 아니겠나. 대통령도 수석들과 회의에서 청계천 때도 처음에 욕을 많이 얻어먹었지만 나중에 성공적이었다고 평가받았다.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밀고나가야 된다고 이야기 했다고 한다. 결국 국정 운영방향을 전혀 바꾸지 않았다. 다만 필요하면 서민, 소통, 일자리 창출 이런 말만 해주는 것이다. 이 세 가지는 누구나 원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안 됐기 때문에 심판받고 참패한 것이다

"MB 20%후반~30%대 지지도, 친서민정책 펼치며 보수회귀로 무리 안하면 유지"...
"레임덕 아직 이르다" vs "4대강 등 국민과의 충돌 자체가 레임덕"

김만흠: 이번 지방선거 이후 MB의 대응, 현실인식 관련해서 얘기해 달라.

김헌태: 제가 글을 쓰면서도 포함시켰는데, 2007년 대선에서 국민들은 경제에 대한 요구가 강했는데 그 요구의 내용은 사실은 성장이 아닌 분배이고 서민과 중산층이 잘 사는 경제를 원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 이명박 정부에서 경제가 잘 된다고 하지만 사실상 국민들이 원하는 민생경제를 반영하는 정책이 없다. 이명박 대통령 주요 정책인 4대강, 세종시, 의료보험민영화 등 그 기조가 애초부터 국민의 요구에 맞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홍형식: 세 분과 입장이 좀 다르다. 현 대통령의 지지도가 김영삼 대통령 시절에 감안하면 많이 낮은 수준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것이 레임덕을 얘기할 정도의 수준은 아니다. YS가 노동법을 감행하기 직전 지지도가 20%였고 강행 후 떨어지게 되면서 레임덕으로 빠진다. 그것을 감안하면 MB의 20%후반~30%대인 지지도를 봤을 때 레임덕이라고 보기에 아직은 이르다.

두 번째는, 6.2지방선거 당시 MB정부에 대한 심판이라고 얘기했는데 MB정부의 모든 정책을 포괄적으로 심판했다기보다는 부분적으로 나눠서 봐야 한다. 분명 현 정부에 대해서도 일각에서는 긍정적 평가가 있다. 어쨌든 경제위기에 대한 관리능력을 발휘했고 둘째, 친서민정책이 립서비스라고 얘기하고 있지만 몇 가지 부분에 있어서 성과가 있다. 국민들로 봐서는 주택가격이 더 이상 오르지 않았고 교육비용이 줄었다는 보고도 있다. 진보적 관점이 아닌 보수적 관점에서는 나름대로 친서민정책을 하려는 면이 있다.

다만 국민들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경제를 살리라는 입장에서 도와준 것이다. 그런데 한나라당은 모든 사회제도를 보수적 관점으로 다 뜯어 고치려고 하니 국민들 입장에서는 용서를 하지 않는 것이다. 그것을 관철시키려는 과정에서 엄청난 미움을 샀던 것이다. 국민의 동의를 받지 않고 보수로 돌아가려 하다 보니 국민의 심판을 받은 것이다.

그렇지만 MB정권은 확고한 지지기반이 있다. 그 하나는 MB정책의 수혜층들이고 또 다른 하나는 보수 기독교 층이다. 그렇기 때문에 극단적인 무리수를 두지 않는 한 쉽게 위기적 상황으로 몰리진 않을 것이라 본다.

김만흠: MB의 국정기조가 장단점을 가지고 있고 일정한 지지기반이 있기 때문에 쉽게 YS 때의 위기로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인가.

홍형식: 보수적 친서민정책에 잘 포커스를 맞춰서 무리한 보수회귀만 시도를 하지 않으면 그렇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유창선: 저는 홍 소장의 입장과 다른 전망이다. 기본적으로 홍 소장이 말씀하셨던 사회경제정책에 있어서 차후 평가해 줄 대목이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동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B의 레임덕이 진행 상태에 들어섰다고 하는 것은 정치적인 측면이다. MB정부가 기본적으로 이 정치적 불안정에서 벗어나기 상당히 어렵지 않겠나. MB정부에게 물론 고정적 지지층도 있지만 고정적인 반대층도 광범하게 존재하고 있다. 그동안 MB정부가 그들의 마음을 껴안거나 풀어주지를 못했고 이들을 적대시해서 이제는 완전 따로 결집해 있는 상황이다. 여기서 힘의 균형을 좌우하는 것이 결국 중간층인데, 지난 6.2선거를 보면 중간층에서 광범위한 이반이 나타났다.

정치적으로 불안정하다고 보는 것은, 지방선거 이후 한 달이 지난 지금 내부에서 빚어진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할 만한 외부적 완충장치도 약하고 내부에서 역할을 할 인물도 대단히 구조적으로 취약한 것이 MB정부다. 이 문제를 이명박 대통령이 해결하지 못하는 한 사회경제정책이 어떻게 가더라도 결국 전반적인 분위기에 있어서 정치적으로 대단히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것 아닌가. 저는 그런 정치적 불안정 측면에서 레임덕은 계속 갈 것이라고 본다. 그 부분에서 전망에 차이가 있다.

김만흠: 정책기조를 상징하는 것 중 4대강 계속 밀어붙이기 아니겠나?

홍형식: 청계천 이야기도 나왔지만 대통령이 이런 생각을 할 것이다. 과거 야당이 고속도로 건설을 반대했었는데 하고 나니 거기에 대해서 국민들이 평가를 해 줬다. 아마 이명박 대통령은 4대강 문제에서도 그렇게 볼 것이다. 역시 4대강을 임기 내에 해서 평가를 받겠다는 것이다. 이제까지 중요한 국책사업에 대한 사후 평가에서 부정적인 것보다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다는 것이다.

김헌태: 4대강, 의료보험민영화 등 과제가 남았는데 저는 레임덕이라기보다는 이명박 정부의 본질 자체가 국민과의 충돌이라고 본다. 현재 대중 속에서 만들어진 여론의 흐름과 이명박 정부 정책이 항상 충돌했다. 지금도 4대강으로 싸움이 나 있다. 그 다음에 또 싸움이 날 가능성이 있다. 저는 홍소장이 말씀하신 것처럼 국민들이 4대강 자체에 대해서 반대 안 하는 사람도 꽤 있다고 생각한다. 또 해놓고 보면 좋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왜 저 돈을 저기다 쓰니’라는 부분에 대해서 청계청과 다를 수 있다.

"MB의 시대착오적 리더십 문제" vs "추진력이 강한 리더십이 문제? 아직 검증된 바 없다"

김헌태: 또 하나는 리더십이다. 실제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최근 굉장히 많이 떨어졌다. 이번 지선에서도 잘 나타났지만 복지냐, 건설이냐를 보면 제가 알기로 개발논리부터 복지논리가 더 앞선 것이 이번 지방선거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중요한 양상 중 하나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민주주의 후퇴에 대해 억압적 리더십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왜 4대강 정책을 저런 식으로 추진하느냐에 대한 국민 불만이 높다. 이런 배경에서 두 가지 리더십이 완전히 갔다. CEO리더십, 다시는 CEO 안 뽑는다는 것이다. 또, 소위 말해 박정희 식 70년대 추진력 리더십도 갔다. 제가 아는 한 한국국민 여론에서 이상적 지도자는 항상 같았다. 추진력 있는 강한 지도자였는데 최근 여론조사 상에서 그것들이 사라져버렸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의 향후 정책기조는 여전히 밀어붙이기 스타일이다. 향후 정책기조에 대한 대중과의 충돌, 그것을 꼭 레임덕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겠지만 끊임없이 충돌은 빚어질 것만은 분명하다.

김만흠: 레임덕이나 위기라고 얘기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향후 지속적으로 문제의 여지가 있는 부분이 리더십 스타일이고 시대착오적 리더십이라고 문제를 제기하셨다.

김능구: 김 소장이 아주 위험한 이야기를 던졌다.(웃음) 과연 한국사회에서 CEO과 추진력 리더십이 사라졌나. 그것은 아직 검증된 바 없다고 본다. 이것이야말로 우리 사회가 뭔가 다른 사회로 변화될 때 꼭 고쳐야 될 지점이다. 97년도에 이홍구 국무총리가 당대표 하다가 경선에 나섰다가 중간에 접었다. 그때 한 말씀이 ‘아직까지 대한민국 사회는 부드러운 리더십이 설 자리가 없다. 추진력이 강한 리더십이 사람들에게 지도자로 보이지, 자기 같은 사람은 지도자로 안 보인다’는 말을 했다. 실제로 대선경선 컨설팅도 해보면 추진력 플러스 감동이 먹힌다./ 김유진 기자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키워드

#좌담회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