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국제공항을 출발했다. 두바이까지 10시간 30분이 걸린다고 한다. 대한항공직원들도 여러 가지 걱정을 해준다. 두바이에 새벽 1시경 도착했다. 아랍에미리트 한국대사 강전용이 마중 나왔다. 쿠웨이트 행 비행기를 타려면 7시간 정도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아랍에미리트는 7개의 토후국이 연합하여 만든 나라로 인구는 350만명에 면적은 8만 3천 제곱미터고, 세계 4번째 산유국으로 1100억 배럴이 매장되어 있고 매일 220만 배럴을 생산한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매년 150억 달러, 아랍에미리트에서 50억달러 원유를 수입하고 있다고 한다. 1인당 국민소득은 2만달러이지만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등에서 온 이주민들을 제외한 순수토박이들은 70만 정도로 이들은 평균소득이 9만달러라고 한다. 그래서 벤츠, BMW, 크르즈카 등은 1대씩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을 정도로 부자라고 한다. 가스도 세계 4위이고, 사막임에도 83년도부터 1억 6천만그루의 나무를 심어서 그린화시키고 있다고 한다. 해외투자액만 2,500억불이라고 한다.




현재 바닷물을 담수로 만드는 공장을 설치하고 있는데 개당 보통 10억달러 정도의 설치비가 소요되며, 약 10여개가 만들어졌거나 추진 중이라고 한다. 두산중공업이 8억달러 담수화공장 설비를 수주하였다고 한다. 담수화하는데는 많은 전력이 소요되는데 이를 위해 소형 원자력 발전이 필요하다고 한다. 대한민국이 원자력발전에 경쟁력을 가지고 있어 많은 수주가 예상되며 핵발전이라는 민감한 사안을 감안하여 국제원자력기구와 3자 계약방식으로 일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대사의 말에 의하면 전통적으로 아랍인들의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인식이 매우 좋아서 최근 장사가 매우 잘된다고 한다. 엘지전자도 14억 달러 수출목표를 초과하고 있고 삼성도 마찬가지다. 철강, 타이어는 없어서 못 팔 지경이라고 한다. 파병문제로 이런 좋은 분위기가 깨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근 중동지역은 약 500억달러 규모의 플랜트 수요 등이 예상된다고 한다. 현대중공업, 대우중공업, 두산중공업 등의 활발한 진출을 예상할 수 있는 지역이다.




영국정보기관으로부터 아프간, 사우디,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등 대사관에 테러위협에 대한 주의, 대비 등의 정보가 제공되었다고 한다. 만일 전투병파병이 본격화되면 아랍지역 우리나라의 공관과 민간상사대리점 등에 대한 안전문제가 심각한 현안문제가 될 개연성을 보여주고 있다. 두바이 호텔은 매우 상태가 좋다. 11월 26일까지 라마단 기간이라 낮에는 아무것도 먹고 마실 수 없다고 한다. 텔레비전에서 본 이슬람교도들의 예배모습은 매우 경건하다. 기도할 때 코란을 낭송하는 목소리와 리듬이 매우 슬퍼 우리나라의 슬픈 판소리나 아쟁소리를 연상케 한다. 외세에 짓밟히면서 항쟁해온 우리나라의 슬픈 한의 정서와 이슬람의 구성진 리듬, 울먹이며 호소하는 듯한 목소리의 정서가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다는 느낌이 든다.




2~3시간 정도 호텔에서 잤다. 아침 7시 출발하여 8:54경 쿠웨이트공항에 도착하였다. 박인국 대사와 이종득 대령 등이 마중나왔다. 서희 제마부대는 1차부대가 6개월만에 귀국한 후 2차로 온 부대들이다. 박인국 대사는 KEDO 설립 초기에 일했던 분이고, 김대중 정권 마지막에 국제안보비서관을 역임했다.




쿠웨이트 대사관저에 도착했다. 가정집이 바로 옆에 붙어있어 자살폭탄공격 등에 매우 취약한 상태이다. 미국, 영국 공관들은 이중철문에 정문에서부터 대사관저까지 100미터 이상 거리가 떨어져 있다고 한다. 우리 공관도 최소한 20미터 이상은 떨어져 있어야 자살폭탄공격에 대한 최소한의 방어가 가능할텐데 대사관 소유권이 대한민국에 있지 않고 임대한 상태라서 어려움이 있다.(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대사관저는 소유권을 확보한 상태라고 한다.) 대부분 폭탄테러의 경우 사제폭탄이 사용되는데 폭탄파편보다는 건물유리창 파편에 의해 죽는 경우가 많아 유리창에 Safety film을 붙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아랍지역의 우리나라 공관 등에 대한 보안대책 점검이 필요하리라 보여진다.




대사의 방에 들어서니 노무현 대통령의 웃는 사진이 벽에 걸려 있다. 반가웠다.


박대사로부터 KEDO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일본으로 하여금 10억불을 내게 하는 과정이 매우 힘들었다. 북한과 대화하는 것보다 미국, 일본, EU와 대화하는 것이 더 힘들었다. KEDO는 살려야 한다. 북한 문제를 가지고 인접국가가 돈을 내어 만든 최초의 국제기구여서 용도전환을 하더라도 불씨를 꺼뜨리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일본이 하도 째째하게 놀아서 역설적으로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서 역할을 할 수 있는 틈이 생기는 면이 있다고 한다.




자살공격에 대한 박대사의 견해를 들었다. 박대사의 주장에 의하면 옛날에는 폭탄테러 자원이 주로 팔레스타인들이었는데 현재는 사우디, 예멘 등이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쿠웨이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등은 소국이지만 원유가 많아 대부분이 부자라서 불만이 없다. 상대적으로 사우디는 1500만 정도의 대인구로 빈부격차가 심해서 중하층민들에게 알카에다에 대한 심정적 지지가 높다고 한다. 특히, 유럽지식인들이 스페인내전 때 자원병으로 참여하였듯이, 소련과 아프간전쟁 때 마침 수많은 사우디 젊은이들이 지원병으로 참여하였는데 아프간 전 이후 갈 곳이 없어 극단주의적 종교세력의 포섭대상이 되고 있다고 한다. 사우디 왕정타도가 알카에다의 주요목표가 아닌가 하는 지적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독자적으로 커다란 문제가 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동감한다.




대사관저에서 대사 및 대사관직원들로부터 이라크 및 쿠웨이트 현황에 대한 브리핑을 받았다. 쿠웨이트는 마드리드 이라크 지원국제회의에서 13억달러 지원을 표명한 바 있다. 현재 쿠웨이트는 2500명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쿠웨이트 정부는 한국군 파병을 환영하는 입장이라고 한다. 당연히 쿠웨이트는 이라크와 전쟁했던 국가로서 질서회복을 위해 전투병 파병도 환영하는 입장이라고 한다. 쿠웨이트는 이라크와 전쟁으로 인한 이라크의 쿠웨이트 배상금 345달러 중 92억달러를 수령하였는데 미지불금이 253억불이다. 이에 대한 탕감움직임에 대한 반발이 크다고 한다. 쿠웨이트의 한국교민이 600여명으로 주로 건설사, 종합상사 직원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쿠웨이트 경제현황은 72년 석유국유화 조치 이후 헌법상 국가천연자원인 석유에 대한 외국 기업의 직접참여를 금지하고 있으나 최근 70억불 규모의 북부유전개발계획을 추지하고 있다. 기존 미영석유회사 설비를 국유화하여 쿠웨이트가 자체관리를 하였으나 생산설비가 향상되지 않고 생산량이 늘지 않아 다시 외국회사에 석유개발을 공개하도록 한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의회는 다시 외국회사의 석유지배를 염려하여 반대하고 있으나 이라크의 석유산업재건과 경쟁하기 위하여 불가피하다는 여론이라고 한다. 이라크 원유의 질이 훨씬 좋기 때문에 쿠웨이트가 미래에 대한 위기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엑슨모빌, 쉐브론, 브리티시 피트로울리엄 등이 경쟁하고 있다. 쉐브론이 이 개발계획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 우리나라는 쉐브론과 물밑협상을 하고 있는데 쉐브론과 약 10억달러 정도의 주계약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적극적인 외교적 협상력이 발휘되어야 할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GCC(GULF CONFERENCE COUNCIL, 6개국)국가간에 2006년 관세동맹실현을 목표로 추진하고 2010년 단일통화실시를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볼 때 사우디, 아랍에미리트에 이어 쿠웨이트가 3위의 원유도입국으로 1년 22억달러(석유제품포함)라고 한다. 쿠웨이트 입장에서 볼 때는 일본에 이어 한국이 제2의 수출국이라고 한다. SK정유가 쿠웨이트에서 주로 수입을 하는데 연 7-8억달러 정도라고 한다. 플랜트 시장은 75.5억불 규모인데 우리 업체가 현재 수주하여 진행 중인 공사규모는 총 10건 12.4억 달러이고 앞으로 15억 달러 이상의 추가수주가 가능하다고 예상하고 있다.




라마단 기간에는 낮에는 음식을 먹을 수 없기 때문에 밤에만 활동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미군이 불가피하게 일부지역 야간통금을 해제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것이 라마단 기간에 저항세력 등의 활동을 활발하게 만든 계기가 된 측면도 있다고 한다.




박인국 대사의 추가적인 설명에 의하면(나의 견해가 아님)




사담 후세인 복귀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지배적인 현지 여론이기 때문에 제2의 월남전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 즉 후세인과 호지명은 다르다는 것이다.




쿠웨이트는 이라크에 침략을 당했던 나라이므로 이라크 상황에 대해 민감하고 이라크 상황에 대한 정보를 알려고 노력하는데 쿠웨이트 지도부의 생각이 후세인 복귀는 불가능하다고 한다는 것이다. 이라크의 상황이 신문 보도 상으로 보면 항상 불안하게 보이지만 실제 현장에 가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미국이나 서방국가가 도망가지 않고 민생문제 해결을 위한 지속적인 투입을 한다면 이라크문제는 해결될 것이라고 한다.




한국군 파병에 대해서 쿠웨이트는 공식적으로 환영하고 오히려 치안확보를 위한 전투병파병을 원한다고 한다. 그러나 무시할 수 없는 의견은 이미 80%의 지역은 치안확보가 되어 있으므로 이라크 재건을 위한 실질적 지원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5천불 이하의 공사를 미군에게 하도급받아 하는 것이 공병이 하는 일이다. 기본적인 인프라를 건설할 기회를 미국이 줄 리가 없다고 한다. 박대사는 '전투병파병이나 비전투파병의 논쟁은 의미가 없는 것 아닌가, 오히려 어떤 지역을 맡느냐가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우리가 이라크에게 지원하기로 한 2억불을 공병부대 건설과 결합시키는 방안도 검토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러나 의료병 활동은 의미가 있는 것 같다.




IGC 위원 바스라 주지사인 압둘라 아티프는 주변국 파병은 반대하나 한국은 좀 다르지 않겠는가 정도인데 공식적으로 IGC에서 파병을 요청 할 수는 없는 상태이다. 많은 사람들이 서희 제마 부대의 규모가 작고 독자적인 부대가 아니기 때문에 실제 파병되어 있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미군과 영국군은 활동의 차이가 있다고 한다. 일단 영국군 지역을 가면 군인이 거리에 잘 보이지 않고 현지 여론 주도층을 앞세운다고 한다. 문제는 현지 여론 주도층이 부패한 세력이 많다는 것이다. 미국은 외과수술식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차이가 있다고 한다.




이태리군의 피격에 대한 이유 분석에 논란이 많이 있다고 한다. 이태리군이 좀 타락하고 너무 오만하게 대민업무를 했다는 시각과 남부이라크도 안전하지 않다, 제3국의 이라크 참여를 막아보겠다는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 남부 나시리아 반후세인 시아파 주둔지역에 공격을 하지 않았겠는가 하는 시각 그리고 양 측면이 다 존재한다는 시각 등이 분분하다고 한다.




미대사관의 시각으로는 최근 자살특공대 공격으로 미루어 볼 때 알카에다와 페다인이 예상과 달리 긴밀하게 결합되어 있다는 것을 과소평가한 점이 있다고 한다. 자살특공대의 내용을 보면 의외로 염려한 이란출신이 상대적으로 적고 팔레스타인,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출신인 경우가 있다고 한다.




이라크에 뭐를 하든지 개입을 많이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쉐브론 중동본부장의 견해에 의하면 이라크의 1300억 배럴 매장량은 과소평가되어 있고 거의 사우디 매장량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전쟁 전에는 250만 배럴이었는데 지금은 200만 배럴이라고 한다. 2010년까지 일 생산량 600만 배럴이 목표라고 한다. 만일 그렇게 되면 사우디아라비아에 의해 주도되는 OPEC가 근본적으로 변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카타르가 15만, 쿠웨이트 80만(외국인 인구가 160만),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등이 대부분 소국이고 이라크는 순수 이라크인으로 2200만이 되기 때문에 아랍국가중에서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한다. 담수화 공장은 한국이 일본을 축출하고 석권하고 있다. 이라크는 풍부한 수자원이 있다. 티그리스, 유프라테스강과 비옥한 메소포타미아 지방의 토지로 식량자립이 가능한 나라이다. 우르, 바빌로니아 등 관광자원이 풍부한 나라이다. 아브라함의 생가라고 추정되는 곳도 있다.




CPA와 IGC의 협정에서 연방제를 합의하였다는 것이 눈여겨 볼 점이다. 주변 강국 사우디, 이란, 시리아, 터키 등이 모두 종교, 종족문제 등에 관심이 많은데 만일 이라크가 민주화되고 연방제가 되어버리면 도미노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사우디와 팔레스타인 문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앞으로 1-2년 안에 쿠웨이트에서만 150억불 공사가 시작되는데 30%정도 확보를 목표로 해야 한다. 카타르와 이란 사이에 가스지하자원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데 우리나라 현대, 엘지, 대림, 에스케이 등 주요 건설회사가 카타르와 이란 양쪽과 결합하여 건설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쿠웨이트에서 수주업체 1위는 이란이고, 2위는 한국이다. 잠재성이 있는 이라크가 정상화되기 전에 빨리 노후된 원유생산시설을 집중투자, 개보수하여 원유 생산을 늘려 재투자함으로써 원유의존도를 줄이는 자립경제로 나가자는 것이 쿠웨이트의 전략이라고 한다.




따라서 박대사의 주장은 당장은 쿠웨이트에 집중하여야 하고 중장기적으로 이라크에 집중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현재는 이라크의 대부분 재건사업을 미국업체가 독점하고 있고 경제재건 중이라 유효수요 부족, 대금결제의 간접성 등의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2004. 1. 19-23 쿠웨이트에서 이라크 재건 박람회를 한다고 한다. 35개 업체가 참여할 예정이다. 미, 영, 독 등은 대사관 자체가 참여할 정도라고 한다.




대사관 보고에 이어 이종득 중령의 군현황에 대한 보고가 있었다.


이라크 주둔 총 병력은 11월 5일 현재 137,995명인데 미군이 114,178명(4개사단 4개여단), 동맹군이 23,817명(2개 다국적 사단)으로 되어 있다. 총 35개국이 파병을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가 3천명 규모로 파병한다면 미국, 영국(9,133명 파견)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의 파병국가가 되는 것이다. 현재 한국군은 서희 제마부대가 683명이다.




5월 1일 종전 선언 이후 10월까지는 상대적으로 공격이 적고 사상자 수가 적었으나 그 이후 라마단 기간에 들어가면서 공격빈도도 증가하고 희생자도 증가하고 있다. 후세인 정권하의 군대 및 경찰해산조치, 무기불수거조치 등이 과오였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미군측에서는 수니 삼각지역 자체가 적대적인 세력이 많아 신뢰를 할 수 없으니, 방문을 위험하게 생각하고 국회방문단의 방문계획을 재고하여 달라는 입장이라고 한다. 바그다드 시내에서도 일부 확보된 지역을 제외하고는 주간, 야간 불문하고 이동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한다. 이라크는 예부터 무기, 화약소지가 허용되어 있어 언제든지 고엮이 가능하다고 한다. 82공정사단 라마디, 팔루자지역 4사단 지역인 티크리트 지역과 바그다드 지역이 가장 위험한 지역이라고 한다.




어제 일본 대사관에 총격 피격이 있었다고 한다. 파벙에 대한 경고사격의 의미라고 생각한다.






2003. 11. 19.




우리당 국회의원 송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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