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도어스테핑의 허무한 종언, 마지막에 등장한 ‘가벽’은 그래서 더욱 상징적”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출처=탁현민 전 비서관 페이스북]
▲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출처=탁현민 전 비서관 페이스북]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윤석열 대통령 도어스테핑(약식 문답)에서 MBC기자의 복장을 문제 삼는데 대해 “출입기자의 허술한 복장과 반말이 다반사인 대통령의 무례 중 무엇이 더 문제인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탁 전 비서관은 21일 페이스북에 MBC 기자가 윤 대통령이 MBC보도가 ‘악의적’이었다고 답한데 대해 ‘무엇이 악의적’인지를 질문하면서 대통령실 비서관과 설전을 벌여 도어스테핑 중단까지 이른 것과 관련 “말 많던 출근길문답의 종언을 보며 생각한다. 과연 기자의 예의와 대통령의 책임 있는 답변 중 무엇이 중요한가?”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질문의 올바름보다 질문한 사람의 태도를 문제 삼는 것은 또한 온당한가?”라며 “어쨌거나 허무한 종언이다. 윤 대통령 문답의 마지막에 등장한 ‘가벽’은 그래서 더욱 상징적이다”고 했다.

또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의 사례도 들었다. 탁 전 비서관은 “2019년 1월 문재인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이 열렸다. 문재인 정부의 기자회견은 미리 짜여진 각본도, 질문권이 누구에게 갈지도 정해지지 않아 ’각본 없는 기자회견‘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자리에서 당시 경기방송의 어느 기자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과 관련해, ‘대통령의 그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그 근거는 무엇인지 단도직입적으로 여쭙겠다’고 질문했다”고 했다. 

그는 “빈정거리는듯한 기자의 태도, 생방송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에게 추상적인, ‘인상비평‘을 질문한 것을 두고 당시 여권에서는 예의 없다는 비판이 일었고, 일부 언론에서도 부적절한 질문이었다는 지적이 있었다. 물론 야권에서는 그 질문이 ‘기자다운 기개’를 보여주었다는 칭찬도 있었다”고 당시 상황에 대해 전했다. 또 해당 기자가 이후 국민의힘 대변인이 됐다는 것도 얘기했다.

탁 전 비서관은 “나는 지금도 그 기자의 질문이 ‘예의와 기개‘ 어느 편에 더 가까웠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당시 손석희 JTBC 앵커는 이 논란을 두고 ’기자의 질문은 (문재인 정부가)권위주의 정부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장면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논평했었다”고 당시 언론보도 내용도 전했다.

이어 “당시 여러 논평 중 하나는, ‘기자회견에서 기자가 갖추어야 할 태도는 ’예의‘를 지키는 것보다는 당당하게 질문하고 따져 묻는 것’이라는 말도 있었는데 (나는)못마땅했지만 이 의견에는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또 “기자회견 이후, 문 대통령은 어떤 언급도 없었다. 청와대도 그것을 이유로 앞으로 기자회견을 하지 말자거나, 그 기자가 예의가 없으니 제재해야 한다거나, 그 때문에 그 언론사의 취재를 제한 한다거나 하지 않았다. 아마 그런 제재가 가능하다고 생각해 보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당시 청와대의 분위기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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