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키이우 등 우크라 12개 지역 미사일 폭격 도중
우크라 접경지역 폴란드 프셰보도프에 미사일 2발 떨어져
美 바이든 대통령 “조사 전적으로 지원…나토 공약 재확인”
나토 사무총장 “사실관계 확정이 중요…동맹들 간 상의 중”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경과 접한 폴란드 동부 프르제워도우 마을의 폭발 현장을 촬영한 사진. 이날 러시아로부터 발사된 것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2기가 이 마을에 떨어져 현재까지 2명이 숨졌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경과 접한 폴란드 동부 프르제워도우 마을의 폭발 현장을 촬영한 사진. 이날 러시아로부터 발사된 것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2기가 이 마을에 떨어져 현재까지 2명이 숨졌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러시아가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대대적인 폭격을 가하는 와중에 인접국인 폴란드의 국경지대에 미사일이 떨어져 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해당 미사일은 초기 조사 결과 러시아 미사일에 대응하는 우크라이나군 미사일로 알려졌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위해 인도네시아 발리에 모여 있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서방 정상들은 긴급 회동을 갖고 대책을 논의했다.

폴란드 현지 시간으로 15일 오후 3시 40분께 미사일 2발이 폴란드 동부에 있는 우크라이나 접경지역 마을 프셰보도프에 떨어져 2명이 사망했다.

AP통신이 16일(현지시간) 미국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러시아 미사일에 대응하는 우크라이나군 미사일로 파악됐다고 했다. 또 독일 dpa 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자 세계 주요국 정상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크라이나에서 발사된 대공 미사일이라는 징후들이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앞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이날 해당 미사일이 러시아제일 것으로 추정하면서도 "현재로선 누가 폭격을 가했는지에 대한 명확한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또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 미사일이 러시아에서 발사된 것인지 묻는 취재진에게 "그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전 정보가 있다"며 "탄도 궤적을 보면 러시아에서 발사됐을 것 같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미사일이 떨어진 프셰보두프 마을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불과 6㎞ 떨어져 있다.

이날 러시아는 키이우와 르비우 등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 12개 지역에 대규모 미사일 공급을 벌였다.

폴란드는 긴급 국가안보위원회를 소집하고 전투군과 응급출동 당국의 대비 태세를 격상시켰다.

폴란드와 우크라이나는 피격 직후 이 미사일이 러시아제라고 주장하며 러시아 책임론을 꺼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미사일의 궤도를 봤을 때 러시아에서 발사되지는 않은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쏜 지대공 미사일이 폴란드로 잘못 떨어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나토 회원국, 발리서 긴급회동…“동맹들이 긴밀히 상의 중”

인도네시아 현지서 폴란드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긴급 소집된 G7 정상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 인도네시아 현지서 폴란드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긴급 소집된 G7 정상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처음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영토인 폴란드에 미사일이 떨어졌다는 소식에 서방 우방국들은 기민하게 움직였다.

나토 회원국들은 나토 조약 4조를 발동할지 검토에 나섰다. 나토 조약 4조는 회원국이 안보를 위협받는 경우 상호 협의를 즉각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마침 발리에 모여 있던 나토, 주요 7개국(G7) 정상들과 긴급 회동을 갖고 이번 사건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AP통신은 참모들이 취침 중이던 바이든 대통령을 깨워 관련 보고를 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폴란드 조사에 미국이 전적으로 지원하고 돕겠다"며 "나토에 대한 미국의 철통같은 공약을 다시 확인한다"고 썼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16일 나토 대사들을 긴급히 소집해 관련 사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모든 사실관계를 확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나토는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동맹들이 긴밀히 상의 중"이라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G20 정상회의에서 관련국 정상회담을 요청했다. 프랑스 국방부 관계자는 CNN에 "극도로 조심스럽다"며 "모든 정보를 분석할 때까지 아무런 코멘트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역시 나토 회원국인 발트 3국도 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라트비아의 크리샤니스 카린슈 총리는 이튿날인 16일 안보 상황을 분석하는 긴급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비교적 신중한 서방국의 대응과 달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를 이번 공격의 배후로 지목하고 비난했다. 그는 이날 정례 연설에서 "오늘 러시아 미사일이 폴란드, 연합국의 영토를 타격해 사람이 죽었다"며 "매우 심각한 긴장고조"라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폴란드 피격 사건의 관련성을 전면 부인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에서 "폴란드의 언론·당국 등은 '러시아' 미사일이 프셰보두프 마을에 떨어졌다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는 상황을 고조시키려고 고의로 도발하는 것"이라며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폴란드 국경 근처에는 아무런 타격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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