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회 주제 “중첩되는 위기, 대통령과 여당의 위기관리 리더십은?”
홍형식 “유승민은 100% 출마. 민심 1위라는 것만 입증해도 정치적 위상은 커질 수 있다”
차재원 “유승민의 대항마는 나경원. 불출마면 안철수에게 기회 있지만 대권주자라는 변수 있다”
황장수 “윤이 지금 정도 지지율 유지하면 유승민은 안 나와. 윤 정권 末 기회 엿보게 될 것”
김능구 “당 대표 선거는 총선 승리의 문제. 여론조사 1위 유승민은 여러 변화 모색할 수 있다”

[폴리뉴스 한유성 기자] 경제위기의 우려 속에 계속되는 북한의 도발은 안보위기까지 불러왔다. 정부여당의 위기관리 리더십이 무엇보다 요구되는 상황이지만, 여야 정치권을 극한 대치로 몰고가는 사정정국은 국민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은 국정감사가 막바지에 접어든 10월 20일 “중첩되는 위기, 대통령과 여당의 위기관리 리더십은?”이란 제목 하에, 여야 대치정국의 본질과 경제위기 동향 등에 대한 정국좌담회를 가졌다. 이날 좌담회에는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그리고 본지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가 참석했다.

김능구 : 국민의힘 당권 경쟁을 살펴보겠다. 이준석 당 대표는 사실상 퇴출됐다고 보이고, 정기국회 이후 전당대회를 공고할 것 같다. 2월 중으로 예상되는데 벌써 당권 경쟁이 후끈해지고 출마 선언도 잇따르고 있다. 안철수 의원이 사실상 출마 선언을 했고, 엊그제는 황교안 전 대표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당 대표 관련한 여론조사들도 계속 나오고 있는데, 국힘이 총선을 제대로 치르느냐, 그렇지 하지 못하느냐가 윤석열 정부의 사활이 달린 문제라고 보면, 누가 당 대표로서 국힘의 변화를 이끌어내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 여론조사 결과를 잠깐 소개해 주시기 바란다.

홍형식 : 몇몇 조사 기관에서 현재 국민의힘 경선 룰 방식대로 여론조사를 했다. 역선택을 배제하지 않고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인데, 유승민 전 의원이 대부분 약 30%, 35% 이상의 지지율이 나오고 있고, 나머지 후보들은 잘 나와야 15% 내외 아니면 10% 갓 넘는 수준이니까 1등과 2등의 격차가 배 이상 난다.

국민의힘 경선 룰이 당심과 민심 7 대 3인데, 30% 반영되는 국민여론조사 지지율이 이것과 일치하는 거다. 여기에서 배 이상 차이 난다는 건 이런 의미가 있다. 유승민이 당내 대의원에서는 밀린다고 가정할 때, 국민여론조사 2등이 당선되려면 당원 경쟁에서 유승민에 1.4배 정도를 앞서야 대표에 당선될 수 있다는 거다. 유승민이 조금 앞서는 수준이면 큰 문제가 없는데 이렇게 배 이상 되면 다른 후보들이 상당히 긴장할 수밖에 없다. 반면에 나경원 후보는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내가 1등이다’라고 자주 표현한다. 맞는 이야기인데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만 놓고 보면 유승민이 3등, 4등까지 내려가는 것 같다. 어쨌든 지금까지 이 경선 룰을 유지해 왔는데, 느닷없이 경선 룰을 바꾼다는 게 가능할지 모르겠다.

김능구 : 현재 당 대표 여론조사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유승민 전 의원의 부상이다. 배신자라는 프레임에 갇혀서 보수와 국힘 세력에서는 지지도가 상당히 떨어진다고 생각했는데, 물론 전체 국민 대상의 조사지만 최근 결과는 1위가 되었고, 이준석이 사실상 퇴출되면서 모든 조사에서 20% 수준에 머물던 지지율이 30%대 중반까지 나오고 있다. 국힘 지지층에서는 뒤지지만 보수층으로 보면 미미하지만 나경원보다 앞서는 결과도 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유승민이 보여주고 있는 새로운 조짐,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차재원 : 내년 초로 예상되는 국힘 전당대회, 가장 큰 변수는 유승민의 출전 여부라고 본다. 저는 출마 안 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는데, 만약 출마를 하게 되면 큰 후폭풍이 일어날 거다.

우선 유승민이 본격적으로 뛰게 되면 반드시 전당대회 룰을 바꾸자고 할 것 같다. 지난해 이준석 돌풍이 일어날 때도 현재 전대룰이었는데, 이준석이 전체적인 민심에서 상당히 앞서가는 바람에 결국 나경원을 꺾었다. 현 집권 세력 입장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전대 룰을 손보려 할 가능성이 높다.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악수하고 있다.
▲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악수하고 있다.

그리고 유승민이 출전하면 소위 친윤그룹에서 결국 나경원을 밀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번에 나경원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하니까 언론은 정리했다고 이야기하는데, 제 생각에는 정리보다는 일종의 히든 카드로 보인다. 유승민이 안 나오면 저출산고령사회위원장 그대로 가는 거고, 만약 나오면 대항마는 나경원이다. 제가 볼 때 김기현이나 정진석을 내세워서는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유승민이 나오지 않을 이유는 뭘까? 만약 유승민이 당권을 잡았을 경우를 생각해보자. 2016년도 공천 과정에서는 옥새 파동이 일어났다. 그때 당시 김무성 대표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거리감보다, 유승민 당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의 거리는 아마 10배 정도 멀지 않을까 생각된다. 상당한 파장이 일어날 수밖에 없고 자칫 공멸할 수도 있는데, 과연 유승민 입장에서 그런 상황을 감당하려 할까? 또 하나 어떤 식으로든 전대룰을 바꿀 건데 이번에 또 실패하면 완전히 끝이라는 생각도 할 것 같다.

만약 유승민이 출전하면 전대 시점을 조금 뒤로 한 4월이나 5월까지 늦추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고 보는데, 그때는 나경원 카드가 아니라 한동훈을 낼 수도 있다, 그때 쯤이면 거의 총선으로 분위기가 넘어가기 때문에, 한동훈을 유승민의 대항마로 내세우는 것까지도 생각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유승민이 안 나올 경우라면 나경원도 안 나올 거다. 그러면 결국 친윤이 미는 김기현, 정진석 중 한 명하고 안철수의 싸움인데, 안철수를 밀지는 않을 것 같다. 유승민과 한동훈을 빼면, 당권 주자들 중 차기 대선에 나갈 사람은 안철수 한 명밖에 없는데, 안철수를 당 대표로 만들어주는 순간 ‘안철수 당’이 될 가능성이 높다. 쉽게 말해서 당권을 쥐고 대권으로 가는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되는데, 윤석열과 친윤이 안철수를 차기로 생각하고 있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는 거다. 그래서 어떤 식으로든 김기현이나 정진석으로 대표되는 친윤 주자 한 쪽에 몰빵해서, 결과적으로 안철수를 주저앉히는 식으로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한다.

김능구 : 여러 가지 경우의 수와 시나리오를 가지고 이야기해주셨다. 황 소장님한테 하나 묻고 싶은 게, 유승민 전 의원에게 TK에서도 45% 지지가 나온 조사가 있었다. 유승민이 배신자 프레임을 극복했거나 벗어났다? 어떻게 보시는지.

황장수 : 배신자 프레임이라는 것은 보수 내부에서의 저열한 논쟁에 등장하는 것일 뿐이고, 진짜 결정적인 부분은 유승민이 기존의 국힘에서 나타나고 있는 여러 구태적 수구적 행태들을 극복할 수 있는 ‘개혁적인 대안이 맞나’라는 것이다.

제가 볼 때 이준석도 그것하고는 거리가 아주 멀었고 세대 교체하고도 거리가 있었다. 이준석에게 여러 가지 바라는 것이 있고 섣불리 내쫓으면 당내 후유증이 많을 거라고 했는데, 후유증은 커녕 바람 한 점 안 분다. 쫓아내면 그만인 거다. 한국의 야권이나 좌파 진영에서는 보수의 흐름을 너무 드라마틱하게 해석하는 측면이 있다.

그래서 저는 현재 유승민이 떠 있는 여론과 실제 유승민이 당 대표로 나섰을 때 득표할 수 있는 것은 현격한 격차가 있다고 본다. 시종일관 자기 정치를 했어야 한다. 탄핵에 찬성하고 박근혜에 저항할 때부터, 문재인과도 지적하면서 싸우고 또 윤석열 진영에 대한 비판도 하면서, 유승민하면 떠올릴 수 있는 보수 내의 중도개혁적인 색채, 개혁적 보수라는 자기 컬러를 만들었어야 되는데, 그런 게 별로 없다. 솔직히 비아냥거리거나 비판만 했다. 그래서 유승민이 큰 변수가 될 거라는 생각은 좀 오산이라고 본다.

김능구 : 그런데 왜 이렇게 높게 나올까?

황장수 : 일종의 흥미나 지향적 판단일 뿐이고 실제 선택적 판단은 그렇게 안 돌아갈 거라고 본다. 당 대표라는 것은 조직 동원부터 시작해서 여러 가지 구체적인 행태들이 축적되는 것이지 그냥 물어보는 것 하고는 다르다.

마무리를 하자면, 당 대표 경선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내년 2월 쯤 윤이 확 무너진 상태라면 유승민이 될 수도 있다. 윤을 다 부정하고 싶은 분위기가 진행될 것이기 때문에. 그렇지만 윤이 지금 정도의 지지율을 유지해 간다면 유승민은 안 나올 거라고 본다. 나와서 떨어졌을 때 유승민은 정치적 재기가 거의 불가능해진다. 그런 무리수를 둘 것 없이, 윤 정권이 임기말 쯤 되어 거의 망하는 분위기에서 자기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이 안전하다고 볼 거다. 여론조사 결과와는 별개로 현실적으로 유승민이 조기에 등장할 확률은 별로 없다고 본다.

김능구 : 차 교수님도 아까 유승민이 안 될 경우를 상정해서 여러 예상을 하셨는데.

차재원 : 제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유승민이 안 나온다고 본다. 결론적으로 같은 이야기를 했는데, 이 상황에서는 본인이 등판하기도 쉽지 않고 질 경우에는 데미지가 크다.

김능구 : 나경원 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같은 경우, 지난 번 이준석 전 당 대표와 붙었던 전당대회에서도 당심에서는 이겼지만 민심에서 이준석이 워낙 높게 나와서 실패했고, 서울시장 재보선 때도 오세훈 시장한테 당심에서는 이겼는데 민심 여론조사에서 졌다. 그래서 나경원은 역선택이 아니라 민주당의 선택이었다는 이야기를 한다.

홍형식 : 민주당의 선택이 아니고 그냥 국민의힘 경선룰일 뿐이다. 한길에서 10월 8일에서 10일까지 정기 여론조사를 했다. 1,024명을 했고 오차범위는 3.1%, 유선면접 10% ARS 90%로 조사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국힘 정당지지율이 오차범위 내지만 우리 조사상 처음으로 민주당한테 역전당했다. 현 정부 들어서고 나서 5월에 처음 조사했을 때 지지율이 45.5%였다. 그런데 10월에는 34.3%이고, 반면 민주당은 29.4%에서 34.7%로 올랐다. 민주당의 상승률보다도 국민의힘 하락폭이 배 이상 많다.

5개월 후 전당대회를 지금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윤 대통령 취임 후부터 5개월 사이에 엄청난 정치적 환경변화가 일어났듯이, 그 정도 기간 후에 전당대회가 이루어진다. 지역에서 선거를 치러야 하는 사람들은 총선에서의 당선 여부가 최대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인데, 그 시점에 국힘의 정당지지율이 민주당보다 안정적으로 우위에 있다면, 대통령 지지율하고는 별개로 대통령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할 거다. 만약 그때 가서 대통령 지지율도 떨어지고 국힘 지지율이 민주당과 훨씬 더 큰 격차로 벌어지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지금 우리가 예상하는 전제가 무너질 수 있다.

저는 유승민은 100% 나온다는 입장이다. 안 나오면 유승민의 존재와 정치는 끝나는 거다. 유승민이 나왔을 때 생각할 수 있는 참사는 경기지사 경선의 재판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제가 볼 때 그런 일이 한 번 더 벌어지더라도, 어차피 안 나와도 공천 못 받고 정치에서 퇴출될 수 있는 상황인데, 국민 민심에서 이겼지만 당심에서 뒤진 상황이 벌어진다면, 설사 당 대표가 못 되더라도 정치적 위상은 더 커질 수 있다. 특히 대선을 놓고 본다면 유승민은 이번에 나와야만 자신의 존재감을 가질 수 있다. 당선이 되면 좋은 것이고 당선이 안 되더라도 민심은 압도적으로 내가 1위였다는 걸 입증만 해줘도 기본은 하는 거다.

김능구 : 오랜만에 홍 소장님과 의견을 같이 하는데, 저도 유승민이 나온다고 본다. 정치는 생물이라고 하는데, 유승민 전 의원이 배신자 프레임에서 벗어나 여론조사 1위가 나왔다는 것만 해도 엄청난 사건이다. 본인도 흥분하지 않았을까 생각되는데, 물론 국힘 지지층에서의 한계는 명확하다.

유승민 '무능한 정치를 바꾸려면' 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 달 29일 오전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에서 '무능한 정치를 바꾸려면'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 유승민 "무능한 정치를 바꾸려면" 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 달 29일 오전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에서 '무능한 정치를 바꾸려면'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전당대회는 ‘누가 당대표가 되어 총선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느냐’라는 문제가 될 것이고, 대선도 결국 누가 승리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물론 총선까지는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유지되고 있으면 황 소장님 말처럼 차기 당 대표는 윤심이 가장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이지만, 이게 또 흔들려버리면 어찌 될지 모른다. 그렇지만 대선의 시각으로 바라보자면, 대통령이 미래 권력에 대해서 자기 영향력을 행사한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니까 전당대회로 봐서도 그렇고 대선을 봐서도 그렇고, 본인이 처음으로 당 대표 여론조사에서 1위를 하고 하기 때문에 그 속에서 여러 가지 변화를 모색할 수 있지 않겠냐 보는 거다.

지난 번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윤과 비윤이 6 대 4가 됐었다. 그 40%가 지금은 윤 대통령에게 목소리를 내고 있지 않지만, 분명 부정적인 세력들이 존재한다는 이야기다. 이 세력들이 총선을 앞두고 전당대회에서 결집해 나갈 수 있다. 그리고 이준석이 젊은 당원들을 많이 모집했다는 점까지 생각하면, 분명히 유의미한 존재감이나 출마의 의미는 찾을 수 있다고 보는 거다.

유승민에게 아쉬운 것은, 황 소장님 이야기대로, 박근혜하고 등지고 나서 보수 개혁 리더로서의 정치적 활동을 계속 유지해 왔느냐라는 부분에 다들 물음표를 던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바른정당, 바른미래당을 만들고 했지만 그 활동 속에서도 국민적인 보수 개혁세력의 리더로서 뚜렷한 이미지 업은 한계가 분명했다. 앞으로 유승민 전 의원이 과연 이런 부분들을 극복하면서 전당대회를 해낼 수 있는가, 이 문제가 상당히 중요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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