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지대 해결 위해 혜성처럼 등장
吳, 이재명표 ‘기본소득’에 “양극화 역행 제도”
용혜인 “재원 방안 없는 거짓말 기획” 힐난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김의승 서울시 행정1부시장, 오 시장, 한제현 서울시 행정2부시장. 2022.10.12 (사진출처:연합뉴스)
▲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김의승 서울시 행정1부시장, 오 시장, 한제현 서울시 행정2부시장. 2022.10.12 (사진출처:연합뉴스)

[폴리뉴스 한지희 기자]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서울시청 국정감사에서 ‘안심소득’이 도마위에 올랐다. 이는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고 새로운 소득분배 보장 실험을 위해 서울시가 추진한 오세훈표 정책이다. 현재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안심소득, 기초생활수급제도 대안으로 급부상

이날 행안위 서울시청 국감에서 안심소득제도에 이목이 집중됐다. 기존의 기초생활수급제도가 복지제도로서의 실효성 부재와 이를 대체할 새로운 대안의 필요성이 지적 되면서 혜성처럼 등장했다.

서울 안심소득 홈페이지 자료에 따르면 이번 안심소득 시범사업은 개인이 아닌 가구 단위로 신청자를 모집했다. 지난 7월 첫 지급을 시작했으며, 대상 기준은 소득평가액이 중위소득 50% 이하의 가구다. 4인 가구를 예로 들면 중위소득 50% 기준은 2,560,540원이다. 또한 총재산 3억 2,600만 원 이하 기준에 부합해야 한다.

안심소득의 골자는 실제소득에서 장애요인, 질병요인, 양육요인, 국가유공요인 등의 지출요인을 제외한 소득평가액 차액의 절반 가량을 지원받는 것이다. 가구 규모별 최대 지원액은 2022년 기준 1인 가구 826,550원에서 5인 가구 2,560,420원까지 받을 수 있다.

서울시가 지급하는 현금성 복지제도에는 기초생활보장제도, 청년수당, 기초연금, 서울형 주택바우처 등이 있다. 안심소득을 지원 받는다면 중복 급여가 불가능한 경우와 차감 지급되는 경우로 나뉜다.

이번 시범 사업에 선정된 500가구는 3년 간 안심소득을 지급받게 되고 설문조사 등의 연구 과정에 참여해야 한다.

이만희 국민의힘 간사는 이날 서울시청 국감 질의에서 “대한민국은 세계10위 안에 드는 경제대국이다. 그런데 수원 세모녀 사망 사건, 창신동 모자 사망 사건 등 상상할 수 없는 비극적인 일들이 벌어진 거다”라며 “사실 기초생활보장 제도를 근간으로 하는 복지 시스템이 있음에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짚었다.

이 간사는 “(안심소득은) 이번에 국감을 준비하며 알게 된 것인데, 지난 7월 서울시가 진행한 것이더라. 안심소득과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차이점 등을 알려달라”고 물었다.

오 시장은 “가장 큰 차이는 끊임없이 가난을 입증 할 필요없다는 것이다”라며 “정부로부터 최소한의 지원을 받기 위해 인간 자존감이 무너지는 일이 없다”고 답하며 장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울시 기준으로 110만 가구 정도가 지원을 필요로 한다. 그런데 기존의 제도로는 1/4정도 밖에 보호할 수 없다”며 “안심소득제도로 바뀌면 전체가 보호를 받을 수 있고, 일정 기준 미달 정도의 50%를 지원하는 것과 하후상박으로 어려울수록 더 많이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그럼으로써 근로 의욕 상실을 막을 수 있다”고 피력했다.

이 간사는 여기에 “중위소득 85% 이하, 3억 2,600만 재산 이하 기준만 되면 안심소득 대상이 되지 않냐”라며 “본인 소득의 절반 정도를 더 지원하는 시스템이다”라고 보충 설명했다.

오 시장은 이 간사와의 질의과정에서 “내년까지 800가구로 충분하다고 판단했지만, 여러가지 비교집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시범 모집단을 2배로 늘리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힘 “이재명 기본소득, 소득 재분배 효과 없어” 저격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서울시의 안심소득 제도는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서 이재명 대표의 기본시리즈와 비교되기도 했다.

이 간사는 “여기에 비교되는 것이 이 대표의 기본소득이다”라며 “이것이 복지제도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일률적으로 100만 원씩 나눠준다는 것이 얼마나 소득 재분배 효과가 나겠냐”고 꼬집었다.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은 오 시장표 서울런·안심소득·헬스케어에 대해 호평하며 이 대표 기본소득과의 차이점을 물었다.

이에 오 시장은 “기본소득은 양극화 해소에 역행하는 것이다”라며 “복지 혜택을 받기 위해 끊임없이 본인의 가난을 입증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부정 수급 등 여러 행정적 헛점이 생겨 누더기 제도가 될 수 밖에 없다. 계속적으로 보완을 해도 사각지대는 여전히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런 사각지대를 거의 없앨 수 있는 것이 안심소득의 장점이다”고 피력했다.

앞서 이 대표는 기본소득에 대한 ‘세금 먹는 하마’라는 등의 지적을 의식한듯 보완안을 언급한 바 있다. 소득 기준과 관계없이 1인당 월 100만 원씩 지급하되 일정의 소득 기준을 초과하는 계층엔 세금으로 회수한다는 방향성이다.

안심소득과 관련해 민주당 의원들 사이 반발도 만만치 않다.

이성만 민주당 의원은 오 시장의 ‘기초생활수급자는 자활의지가 없다’는 발언을 지적하며 공세를 퍼부었다.

그러면서 “’기조생활수급자’들이 혜택을 받지 않는 이유가 대통령 발언처럼 ‘쪽팔려서’라더라”라며 직격했다.

이어 “오 시장님이 ’서울은 핵심적인 지역이다’는 발언을 하셨다. ‘돈만 주면 다 된다’는 생각으로 하신 말씀은 아니겠지만, 그러면 갈등은 격화된다”며 “실제 수도권끼리 경제활동을 하면서 살고 있다. 공존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사회적 갈등이 되지 않고 통합되는 서울 되기를 바란다”고 꼬집었다.

용혜인 “안심소득, 재원 방안 없는 거짓말 기획”...이만희 “본인 시각에선 그렇게 볼 수 있어” 응수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소요비용을 위한 재원마련에 대해 거세게 몰아 부쳤다.

용 의원은 “이재명 당시 지사와 논쟁할 때 서울시 소요 예산을 17조로 잡으셨고, 서울시장 경선 당시 나경원 전 의원과 논쟁에서 전국 비용은 53조로 말씀하셨다. 그런데 오늘은 각각 7조, 약 30조라고 말씀하셨다”며 “정확히 추계된 것이냐”고 물었다.

오 시장은 “어느 정도 소득 수준까지 지원할거냐는 것에 따라 비용은 많이 달라진다”라며 “토론 당시와는 많이 달라졌다”고 답했고, 용 의원은 “자료를 전해주시면 된다. 제가 마저 말하겠다”고 오 시장 대답 중간에 끼어들었다.

그러면서 “7조를 모두 서울시 예산으로 하시겠다는 구상이시냐”는 질문엔 오 시장은 “차상위 예산 일부를 받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한 액수다”고 피력했지만 용 의원은 오 시장 발언 도중에 “일부지 않냐”고 지적하며 따져 물었다.

그는 “생계, 주거, 자활급여를 통폐합하시겠다고 하시고, 늘어나는 복지 예산으로 충당하시겠다 하시지만 이만희 의원 자료에서의 1.7조는 거짓말이다”라고 수위를 높였고, “재원 마련 방안이 전혀 없는 거짓말 기획이다”고 맹공했다.

그러면서 “결국 입법사안이라 서울시만을 위해 할 수 없는 걸 알고 계실거다”라며 “그럼 서울시와 국민의힘이 강력하게 추진할 거라고 이해하면 되나”는 질문에 오 시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이에 이만희 간사는 물러서지 않고 용 의원의 발언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간사는 “용 의원님께서 안심소득 관련해서 ‘기본소득이 너무 잘나가니까 이걸 까내리려는 정치적 기획에 불과하다’ 또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소득 보장 제도에 이렇게 관심있는 줄 몰랐다’며 비아냥 댔다”며 “용 의원님 시각에서는 그렇게 보실 수 있겠지만 어느 의원이라도 지속적 공동체 유지나 그 구성원에 대한 인간적 삶의 보장에 대해서 많은 관심이 있다”고 응수했다.

그러면서 “다니엘 브레이크라는 영화를 보신지 모르겠지만 헛점 투성이의 복지 제도로 인해 성실한 사람이 보장을 받지 못하고 죽어나가는 내용이다”라며 “복지 사각지대 문제도 이와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이 간사 발언이 이어지는 와중에 옆자리에 자리한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은 용 의원을 힐끗힐끗 쳐다보면서 언짢은 표정을 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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