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비대위’ 해체될지 주목…당 지도부 체제 분수령
6일 윤리위 李 추가징계 심의…‘당원권 정지 3년’ 혹은 ‘제명’ 관측
‘친이준석계’ 유승민, 차기 대권주자 1위…당내 중진들 ‘견제구’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지난달 28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헌 효력 정지 가처분 심문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지난달 28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헌 효력 정지 가처분 심문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지난 5월 10일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집권 6개월 차를 맞이하는 국민의힘은 지도부 공백 상태에서 안팎의 내홍에 휩쓸리고 있다.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 중 ‘비속어 발언’, 영국 여왕 장례식 ‘조문 취소’ 등으로 ‘외교 참사’ 논란이 일면서 대통령 지지율이 20% 초반으로 치닫고 있다. 정부가 필요한 입법, 예산을 뒷받침하는 집권여당은 지난 1일부터 시작한 국정감사에서 제대로 추진력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이준석 리스크'로 내홍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이 전 대표의 정치 운명이 6일을 기점으로 가닥이 잡힐 전망이다. 

당 윤리위원회에서 중징계를 받은 이준석 전 대표는 6일 윤리위의 추가 징계 심의를 앞두고 있다. 또한 법원은 이 전 대표가 낸 가처분 신청 심리를 6일 이후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해체될 수도 있어 당 지도부 분수령을 앞두고 당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서울남부지법은 이 전 대표가 낸 가처분 신청에 대한 판단을 오는 6일 이후 내놓을 것이라 밝혔다. 당헌을 개정한 전국위원회 효력 정지에 대한 3차 가처분, 정 비대위원장 직무집행정지에 대한 4차 가처분, 비대위원 6명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관련 5차 가처분 신청을 심리한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6일 전체회의를 열어 ‘양두구육’ ‘신군부’ 등의 발언으로 논란이 된 이 전 대표에 대해 추가 징계를 심의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당규에는 징계가 내려진 후 추가로 징계 사유가 발생할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전 징계보다 무거운 징계를 내리도록 돼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지난 7월 성상납 및 증거인멸교사 의혹으로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바 있다.

‘이준석 윤리위 징계’를 심의하는 이양희 윤리위원장의 임기가 오는 14일인 만큼 추가 징계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 ‘당원권 정지 3년’이나 최고 수위인 ‘제명’ 등의 징계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전 대표 측 변호인단은 “추가징계 처분 즉시 가처분을 낼 계획”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법원 손에 달린 '정진석 비대위'의 운명

법원이 가처분을 기각할 경우, 국민의힘은 정진석 비대위원장‧주호영 원내대표 ‘투톱 체제’를 유지하며 당을 정상화시키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대표직에 복귀하는 길이 사실상 어려워진다. 당내에선 당헌 개정을 통해 새 비대위 출범에 필요한 ‘비상상황’ 요건까지 갖춘 만큼 법원에서 이를 뒤집기가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나오기도 한다.

법원이 가처분을 인용할 경우, ‘정진석 비대위’가 해체돼 주 원내대표가 당대표 직무대행을 맡는다. 5선 중진이자 직전 비대위원장을 맡은 주 원내대표가 지난달 19일 신임 원내대표직에 선출된 것도 위기 상황에서 당을 안정화시킬 것이란 기대가 반영됐다는 풀이가 나온다. 당 최고위원회를 복원해 지도부 공백 사태를 최소화하는 것이 급선무다.

조기 전당대회 가능성 커져…유승민, 尹에 날 세우며 상승세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감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감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그렇다 하더라도 임시 비상체제를 유지하는 것도 불안정하다. 이 전 대표와 법정 다툼이 이어지면 당에 부담이 더 커진다. 당내에는 차기 전당대회를 바라보며 시동을 걸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1일부터 3주간 진행되는 국정감사가 끝나면, 본격 전당대회 모드로 전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인물은 김기현, 안철수, 조경태, 정진석, 주호영 의원 등이며, 원외로는 나경원, 유승민 전 의원이 언급된다.

이 전 대표와 바른정당 시절부터 함께해온 유 전 의원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 여론조사 업체 리서치뷰가 지난 9월 29~3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범보수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에서 유 전 국민의힘 의원이 19%를 기록해 1위에 올랐다. 지난 8월 조사 대비 6%포인트 급등했다. 이어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18%, 홍준표 대구시장 12%, 오세훈 서울시장 10%,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7%,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5%,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2%를 기록했다.

유 전 의원은 윤 대통령에 대한 정면 비판을 연이어 발언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 9월 29일 대구 경북대 특강을 마친 뒤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 중 비속어 논란과 관련해 "국민을 개돼지 취급하는 코미디 같은 일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직격했다.

또 이 전 대표 징계 논란에 대해서도 "이준석 대표 사퇴는 처음부터 잘못됐다. 대선 때 지방선거 때 실컷 이용하고 이제와서 제거하니 얼마나 무리한 일이냐"며 이 전 대표를 비호했다. 자신의 당권 도전에 대해서는 "전당대회 출마는 생각 전혀 안 해 왔다. 정해진 게 전혀 없다"면서도 "한 가지 분명하게 결심한 건 나라를 위해서 제가 해야 할 일이 있다면 꼭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당내 중진들은 유 전 의원에 대한 견제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 전 대표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과의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에 유 전 의원이 비윤계의 구심점이 될 수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 전 의원과 이 전 대표 등 ‘개혁 보수’ 세력을 정조준하며 “가까스로 정권교체가 되었는데 아직도 그들은 틈만 있으면 비집고 올라와 연탄가스 정치를 한다”고 올렸다. 

김기현 의원은 4일 SBS라디오에서 유승민 전 의원에 대해 “갈등과 분열만 일으킨다”고 했고, 안철수 의원에 대해서는 “자기 이미지 관리만 하는 스타일리스트”라며 견제에 나섰다.

이 전 대표는 지난달 30일 “당권, 소위 공천권을 갖기 위해서는 어떤 정치파동을 일으키고 당헌당규를 형해화 하며 정권을 붕괴시켜도 된다는 생각을 가진 자”들이며 ‘윤핵관’을 겨냥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윤석열 지지율 31.2%, 국민의힘 35.3% 동반 하락세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달 26∼30일 실시한 조사 결과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이 35.3%를 기록해 전주(37.5%)보다 2.2%포인트 하락했으며, 더불어민주당이 46.1%로 집계돼 전주(45%)보다 1.1%포인트 상승했다. <사진=리얼미터>
▲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달 26∼30일 실시한 조사 결과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이 35.3%를 기록해 전주(37.5%)보다 2.2%포인트 하락했으며, 더불어민주당이 46.1%로 집계돼 전주(45%)보다 1.1%포인트 상승했다. <사진=리얼미터>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달 26∼30일 실시한 조사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31.2%(매우 잘함 17.4%, 잘하는 편 13.8%), 부정 평가는 66%(매우 잘못함 59.9%, 잘못하는 편 6.1%)로 각각 집계됐다.

전주와 비교해 긍정 평가는 3.4%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최근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 평가는 리얼미터 기준 8월 5주차부터 9월 3주차까지 상승세(32.3%→32.6%→34.4%→34.6%)을 보여왔지만, 9월 4주째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이 35.3%를 기록해 전주(37.5%)보다 2.2%포인트 하락했으며, 더불어민주당이 46.1%로 집계돼 전주(45%)보다 1.1%포인트 상승했다.

배철호 수석전문위원은 “국민의힘은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에 같이 휩쓸리며 동반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주 이준석 전 대표의 가처분 결과가 한 번 더 당내 혼란을 줄 가운데 지지율 흐름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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