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노사합의서에 서명하고 기념촬영하는 김동연 경기지사(왼쪽 세번째)와 경기 버스 노사 관계자들. [경기버스노조협의회 제공]
▲ 30일 오전 노사합의서에 서명하고 기념촬영하는 김동연 경기지사(왼쪽 세번째)와 경기 버스 노사 관계자들. [경기버스노조협의회 제공]

[폴리뉴스 한유성 기자] 협상 시한인 지난 29일 오후 12시까지 노사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해 총파업을 선언했던 경기도 버스 노조가 30일 새벽 사측과 추가 협상을 통해 극적 타결을 이뤄내며 예고했던 파업을 철회했다.

버스 노동자 단체인 한국노총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경기도버스노동조합협의회(이하 노조협의회)는 이날 오전 2시께부터 수원시 한국노총 경기본부 사무실에서 사용자 단체인 경기도버스운송사업조합과 2시간여 동안 추가 협상을 진행했다.

이 협상에서 양측은 공공버스와 민영제노선 버스 기사 임금을 5% 인상하는 안에 합의했다. 또 근로 여건 개선을 위해 14일 전에 배차 근무표를 작성하는 것과, 유급휴일에 수당을 지급하는 단체협약 개정안에도 합의했다.

이로써 협의회는 이날 예고했던 파업을 철회하고 정상적으로 버스 운행을 시작했다. 다만 재협상이 첫 차 출발 시간인 오전 4시를 넘겨서까지 진행되면서 일부 노선의 첫 차는 운행되지 못했다.

앞서 협의회는 전날 오후 3시부터 경기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 중재로 사측과의 최종 조정회의를 가졌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해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이들은 결렬 선언 직후 "사용자 측은 여전히 노동자에게 장시간 운전과 저임금 등 희생만 강요하고 있다. 조합원 동지들은 한 분도 빠짐없이 총파업에 동참해달라"는 공지문을 조합원들에게 보내며 파업을 기정사실화했다.

그러나 지노위 등의 중재로 노사 양측이 추가 협상 자리를 마련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여기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오전 4시께 협상장을 직접 찾아 중재에 가세하면서 합의가 급물살을 탔다. 김 지사는 이날 협상장에서 임기 내에 준공영제를 전 노선에 시행하고, 타 수도권 지역과의 임금 격차 문제도 해소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협의회 관계자는 "재협상 초반부터 김 지사가 현장에 파견된 공무원들을 통해 공약 이행 의지를 전달해왔고, 나중에는 직접 방문까지 했다"며 "준공영제 전면시행에 대해 도지사의 확답을 받을 수 있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젠 도가 얼마나 약속을 잘 지키는지 지켜볼 것"이라며 "그에 발맞춰 버스 노동자들도 시민들의 안전한 이동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용자 단체인 경기도버스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경영이 어려웠기에 최선을 다해 마련한 임금 인상안에 노조가 동의해줘 합의에 이른 것 같다"며 "준공영제 전면 시행으로 이제 경기 버스도 서울·인천과 발맞춰 새로운 전기를 맞이할 것 같다"고 말했다.

노사 간의 갈등이 새벽에 극적으로 마무리되면서 이제는 경기도가 중재안으로 제시한 준공영제 전면 시행이 계획대로 진행될지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앞서 도는 지난 27일 ▲ 도지사 임기 내 준공영제 전면 확대 추진 ▲ 시군 간 노선은 도 주관으로 준공영제 전환 ▲ 시군 주관으로 전환된 준공영제 노선에 대한 재정 지원 등이 담긴 중재안을 발표했다.

도는 준공영제 전환 대상인 시내버스가 7천여대 규모일 것으로 보고 있다. 현행 기사 수는 버스 1대당 1.7명으로 1만2천여명이지만, 준공영제 확대 시 필요 기사 수가 1대당 2.7명으로 늘어 7천여명의 추가 고용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며, 그럴 경우 고용을 위한 재정 지원 규모는 연간 5천억원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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