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숙 장관 “여가부 폐지, 업무보고 내용에 없었다”, 尹대통령 보고 다 받고 “폐지” 지시 
여가부 핵심과제로 ‘권력형·디지털성범죄-가정폭력-교제폭력-스토킹범죄 피해자 지원’ 보고

윤석열 대통령은 25일 오후 김현숙 여성가족부장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사진=대통령실]
▲ 윤석열 대통령은 25일 오후 김현숙 여성가족부장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은 25일 여성가족부 업무보고를 받고 “여가부 업무를 총체적으로 검토해 여가부 폐지 로드맵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후 여가부 업무보고 관련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김현숙 여가부 장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은 후 이같이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장관은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에게 여가부 폐지 로드맵에 대해 “보고 드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김 장관의 보고내용에 없는 ‘여가부 폐지’를 직접 채근한 것이다. 

김 장관은 윤 대통령의 지시에 대해 “원래 여가부 폐지에 대해 여가부 내서 전략추진단을 만들어 내용을 계속 전문가 간담회를 하고 있어서 시간을 좀 많이 갖고 하려고 했는데 대통령께서 조속히 빠른 시간 내에 안을 내는 것이 좋겠다, 그런 말씀인 것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정부조직법 개정에 대해 윤 대통령과 대화를 나눴는지에 대해선 “정부조직법은 여가부 얘기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타부처, 특히 행정안전부로 모여서 여러 부처가 가진 의견을 내야 된다. 여가부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며 “오늘 대통령이 말씀하신 건 여가부 폐지에 대한 조속한 로드맵을 내라는 말로 저는 이해했다”고 했다.

김 장관은 여가부 해체를 업무보고 내용에 포함시키지 않은데 대해 “그건 국정과제 중심으로  업무보고가 진행됐기 때문에 인수위 때 만들어진 국정과제 중심으로 얘기를 했었고, 아시다시피 인수위 때는 부처 개편이나 정부조직에 대한 내용은 담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여가부 폐지를 공약했으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시절에는 거론하지 않았다. 따라서 김 장관은 인수위가 설정한 국정과제에 맞춰 여가부 업무보고를 진행했다는 의미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장관 업무보고에 없는 ‘여가부 폐지 로드맵’을 꺼내 지시한 것이다.

이에 따라 김 장관이 의욕을 가지고 준비해 윤 대통령에게 행한 업무보고 내용도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 대통령의 지시로 폐지 절차를 받는 부처가 실질적으로 업무계획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기 어려운 현실 때문이다.

김 장관이 기자들에서 주요 보고내용에 대해 여가부 보도자료 중심으로 짧게 설명했고 기자들은 여가부 업무추진 계획에 대해 질문하기보다는 ‘여가부 폐지’를 두고 윤 대통령의 언급과 대화내용에 대해서만 집중적으로 질문했다.

김 장관은 업무보고 내용 브리핑에서 여가부 4대 핵심 추진과제로 ▲다양한 가족유형별 맞춤형 지원 강화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확대 및 일‧가정 양립 지원 ▲미래 인재로서의 청소년 성장 지원 ▲‘권력형 성범죄, 디지털 성범죄, 가정폭력, 교제폭력, 스토킹범죄 등 5대 폭력 피해자 보호‧지원 강화’ 등을 설정하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김 장관 보고 후 윤 대통령 지시사항에 대해 “첫째, 어려운 경제위기 상황에서 한부모가족, 위기청소년 등 취약계층을 세심히 배려하고 지원을 확대하라”, “둘째, 1인 가구, 노인가구 증가 등 가족 형태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가족 서비스를 적극 발굴하라” 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셋째, 성희롱‧성폭력, 스토킹, 가정폭력, 교제폭력 등에 대해 관계부처와 협력하여 피해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라”고 당부했다고 했다. 이어 강 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여가부 폐지 로드맵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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