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대통령의 국정지지도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지, 두 달여 지난 시점에서 각종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 수치가 60%대를 넘어서고 있다. 자칫 대통령 임기 초반의 국정운영에 동력을 상실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여권의 핵심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한다.

치열했던 지난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의 첨예한 진영갈등이 채 해소되지 못한 상황임은 감안하더라도 새롭게 선출된 대통령에게 일정한 시간을 주어 왔는데 지금 벌어지고 있는 현실은 우려스럽다. 대부분의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70대 이상의 노년층을 제외하고는 모든 연령층에서 거부감이 높아가고 있고, 지역적으로도 편차는 있지만 가장 견고해야 할 대구·경북에서도 부정적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대선에서 가장 열심히 지지했던 국민의힘 지지층의 실망감이 높아가고 있는 현상도 주목이 된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검찰 출신들로 편중된 인사에서 실패가 반복되며 안긴 실망감이겠지만 취임 두 달이 지나도록 국정의 청사진이 제시되지 않고 있는 무능한 이미지 또한 고착될 위험성이 높아 보인다. 그런데 국민에게는 인사 실패와 무능한 이미지보다 오만하고 안하무인인듯한 자세와 태도가 더 거슬리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문제를 지적하면 듣고 받아들이기보다는 불쾌해하는 반응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을 닫게 되는 것 같다.

출처=한국사회여론연구소
▲ 출처=한국사회여론연구소

대통령의 실패가 반복되어서는 안 돼

2022년 대한민국은 결코 쉽지 않은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세계 경제의 한파가 우리에게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쳐 한국은행은 지난 7월 사상 최초로 0.5bp 금리 인상을 단행하기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미 양국 간에는 금리역전 현상이 빚어져서 역내의 달러가 유출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무엇보다 가계부채 규모가 큰 상태에서 금리의 급격한 인상이 우리 경제의 경착륙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위험도 배제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경제문제뿐만 아니라 깊어가는 미·중 간의 탈공조화(decoupling) 과정에서 향후 국제질서 재편과 관련하여 어려운 선택을 강요받아야 하는 난관에 직면해 있기도 하다.

핵을 쉽사리 포기하지 않을 북한과의 관계설정도 마냥 늦추기만 할 수는 없는 문제일 것이다.

다가오는 8.15 광복절에는 윤석열 정부의 외교, 안보, 남북문제 등에 대한 정리된 입장이 국민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오기를 기대한다. 광우병 파동으로 휘청했던 이명박 정부가 자세를 가다듬고 심기일전하여 후반기 국정운영의 이니시어티브를 잡아 나갔던 것을 보았기에 윤석열 정부도 노력하면 가능할 것이라 믿는다. 대통령의 실패가 나라에 안겨주는 부담이 너무나 크고 결코 반복되어서는 안 될 것이기 때문이다.

자세를 낮추어 귀를 열고 말을 줄이는 지혜를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상징적으로 바뀐 모습이 출근길에 가진 약식 기자회견이었는데 언론과 국민의 평가는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자세가 고압적이고 전(前) 정권 탓을 많이 하며 언사가 거칠게 비치는 것이다. 시간이 충분치 못하니 그럴 수 있다 하더라도 반복되는 부정적 이미지가 메시지를 흐리고 메신저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게 되는 것이다.

기자들이 대통령에게서 듣고자 하는 메시지는 여권 내부에서 충분히 걸러진 상태에서 주어져야 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는 시간적 여유를 얻어 숙고한 다음 답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대통령의 입을 거쳐 나온 말의 무게는 언론을 통해 국민에게, 시장으로, 국제사회 등으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아직도 늦지 않았고 이제 정권 초기에 손발을 맞추어가는 시기이기에 지금부터 자세를 가다듬고 주위에 좋은 참모들을 많이 두고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는 분들을 모시고 귀를 열고 열심히 듣고 의견을 나누어야 할 것이다. 특정 분야 출신들로 인재 풀을 좁히지 말고 가능한 범주를 넓히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꼭 필요한 메시지를 적재적소에서 내놓을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할 것이다. 다음 달 8.15 직후가 취임 100일이 되는데 국민에게 윤석열 정부의 큰 그림이 무엇인지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달라진 모습을 보이면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의 지지도 변화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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