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일 EUV 노광장비 제조업체 네덜란드 ASML 본사 방문
유력 인수 후보군이었던 차량 반도체 업체 NXP 인수설 재등장

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좌측)이 네덜란드 등 유럽 출장길에 올랐다. 재계는 이 부회장이 이번 출장을 통해 M&A 논의 등 반도체 사업 강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좌측)이 네덜란드 등 유럽 출장길에 올랐다. 재계는 이 부회장이 이번 출장을 통해 M&A 논의 등 반도체 사업 강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네덜란드·독일·프랑스 등 유럽 주요 시장을 점검하기 위해 7일 출장길에 올랐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번 유럽 출장을 통해 대형 M&A(인수합병) 및 반도체 핵심 장비 업체 공급 논의 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 도착한 이재용 부회장은 향후 인수합병(M&A) 계획, ASML 본사 방문 등 구체적인 출장 일정, ESG 경영 계획 등에 대한 기자들 질문에 답변하지 않은 채 “잘 다녀오겠다”고 말한 뒤 오전 11시 45분경 출국길에 올랐다.

재계·업계 등은 특히 이재용 부회장의 첫 방문 예정지인 네덜란드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반도체 제조에 사용하는 EUV(극자외선) 노광장비 생산업체 ASML 본사와 차량용 반도체 제조사 NXP 등이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ASML은 글로벌 반도체 장비 시장에서 이른 바 ‘슈퍼을’로 통칭되고 있다. 반도체 미세공정에서 필수 장비로 꼽히는 EUV 노광장비를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광공정(Photolithography)은 반도체 웨이퍼 위에 빛으로 원하는 패턴에 따라 회로를 새기는 공정이다. 노광공정이 미세할수록 설계 정밀도·집적도에 영향을 미치며 이는 곧 반도체 제품의 성능·용량 등을 결정하기도 한다.

ASML이 제조 중인 EUV 노광장비는 1대당 약 2000억원이 넘는 초고가에 팔리고 있으나 반도체 업체들은 이를 확보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작년 기준 ASML은 EUV 노광장비를 총 42대를 제조·판매해 총 63억유로(약 8조4500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중 대만이 44%, 한국이 35%를 차지했다.

EUV 노광장비는 대만 TSMC, 삼성전자 등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에서 주로 사용됐으나 최근 들어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분야에서도 쓰임새가 늘고 있다.

여기에 반도체 수요 폭증에 따른 삼성전자·TSMC 등의 대규모 시설투자, 글로벌 반도체 업체인 인텔의 파운드리 분야 재진출 등으로 인해 EUV 노광장비의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중 인텔은 ASML로부터 최근 EUV 노광장비 5대를 오는 2024년까지 독점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ASML은 올해와 내년 동안 EUV 노광장비를 각각 55대, 60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장비 쟁탈을 위한 반도체업체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부회장은 네덜란드 방문 중 신사업 관련 M&A를 논의할 가능성도 크다.

네덜란드에는 그동안 삼성전자가 M&A를 시도해 왔던 차량용 반도체 기업 NXP가 소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해 8월 미국 IT(정보기술) 매체 샘모바일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당시 NXP 인수를 검토했으나 NXP가 인수금액을 80조원까지 올리면서 인수 계획을 사실상 철회했다.

NXP는 2004년 필립스 반도체 사업부문으로부터 떨어져 나와 설립된 차량용 반도체 전문 기업이다. 지난 2020년 기준 전세계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한 이 곳은 자동차 내 각종 장치를 제어하는 마이크로컨트롤유닛(MCU)과 인포테인먼트 반도체 분야에서 앞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NXP 인수설은 올해 들어 재점화됐다. 지난 1월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22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이 M&A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 질문에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을 듯 하다”고 답하면서 다시 유력 인수후보군으로 꼽혔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으로 인해 재계 등은 이재용 부회장이 네덜란드 출장 중 직접 나서서 NXP에 대한 M&A를 재논의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이재용 부회장은 네덜란드에 이어 이달 18일까지 독일·프랑스 등을 방문한다.

한편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이 진행 중인 이재용 부회장은 이번 유럽 출장을 위해 지난 2일 재판부에 7~18일까지 재판출석이 어렵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때 검찰 역시 이에 동의했고 재판부도 이 기간 동안 두 차례 진행하는 기일에 이재용 부회장 없이 재판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재계 안팎에서는 반도체 산업 강화, 글로벌 경제 위기 대응 등을 위해 정부가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을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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