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특별한 목적 없는 가족간 증여...진행 중인 경영 승계 준비 없어”

<사진=풍산그룹>

[폴리뉴스 최지훈 기자] 류진 풍산그룹 회장이 지배구조 최상위인 지주사 풍산홀딩스 지분을 배우자와 장녀에게 증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풍산홀딩스는 류진 회장이 지난 10일 풍산홀딩스 지분의 1.97%(20만5192주)를 가족들에게 증여했다고 공시했다.

류진 회장이 증여한 주식은 당시 종가 기준 1주당 3만원이며 총 62억여원 규모다. 증여 이후 류진 회장이 보유한 풍산홀딩스 지분은 기존 36.69%(3월말 기준)에서 34.72%로 감소했다.

류진 회장으로부터 지주사 지분을 물려받은 당사자는 류진 회장의 아내 노혜경(미국명 Helen Lho)씨와 류 회장의 장녀 류성왜씨며 이들은 각각 1.21%(약 38억원), 0.76%(약 24억원)를 증여받았다.

류진 회장이 가족을 대상으로 증여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2014년 5월에도 지분 1.11%(8만6800주, 약 27억원 규모)를 부인 노혜경씨와 류성왜·류성곤(미국명 Royce Ryu) 두 자녀에게 물려준 바 있다.

이때 노혜경씨에게는 지분 0.46%(3만6000주)가, 류성왜·류성곤 두 자녀에게는 각각 0.32%(2만5400주)씩 지분이 돌아갔다.

지난 2014년과 올해까지 두 차례에 걸쳐 류진 회장의 지주사 지분 3.08%가 모두 가족에게 전해진 것이다.

이번 증여로 인해 노혜경씨의 풍산홀딩스 지분은 기존 3.79%(3월말 기준)에서 1.21% 더해진 5.0%(52만320만주)로 집계됐다. 이는 16일 종가 기준 약 153억원 규모다.

장녀 류성왜씨는 기존 2.24%(3월말 기준)에서 0.76% 늘어난 3.0%의 지분을 갖게 됐다.

지주사 풍산홀딩스는 총 8개의 국내 계열사와 10개의 해외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재계·업계는 류진 회장이 계열사에 유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주사 지분을 가족들에게 증여한 것에 대해 경영 승계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류진 회장의 경영승계가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2014년에는 장남인 류성곤씨에게도 지분 증여가 이뤄졌으나 이번 증여 때에는 제외됐기 때문이다. 또한 류성곤씨는 현재 20대 후반으로 경영 참여에 이른 나이이며 22살 때 미국 국적 취득 과정에서 병역 회피를 위해 한국 국적을 포기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그동안 누나인 류성왜씨와 지주사 지분을 각각 2.24%씩 동등하게 가지고 있던 류성곤씨는 지난 10일 증여 이후 지분 보유량에서 누이보다 0.76% 밀리게 됐다.

풍산그룹 관계자는 “가족간 증여로 특별한 목적이 있어 증여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면서 “재계에서 나오고 있는 장남 승계설은 사실이 아니며 경영 승계와 관련해 회사 내부에서 진행 중인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