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치러진 지 19일만에 대통령-당선인 회동
함께 배석한 장제원 비서실장 전언
“文, 집무실 이전 판단은 차기 정부 몫…예산 협조하겠다”
“절차‧시기 구체적 언급은 안해…MB 사면 거론 없었다”
“추경‧인사 등 실무 현안은 이철희-장제원 라인 계속 협의”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의 만찬 회동에서 윤 당선인이 추진하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예산 등에 있어 협조를 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8일 오후 5시 59분에 녹지원에서 만나 청와대 상춘재로 이동해 오후 8시 50분까지 총 2시간 51분(171분)간 회동했다.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함께 배석했다.
윤 당선인 측 장제원 비서실장은 이날 만찬 종료 후 통의동 인수위 브리핑에서 "자연스럽게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얘기가 나왔다"며 "문 대통령께서는 '집무실 이전 지역에 대한 판단은 차기 정부 몫이라 생각하고, 지금 정부는 정확한 이전 계획에 따른 예산을 면밀히 살펴 협조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장 비서실장은 '집무실 이전 예산을 위한 예비비를 국무회의에 상정할지 논의했느냐'는 질문에 "그런 절차적 구체적인 얘기는 하지 않으셨다"면서 "제가 느끼기엔 아주 실무적으로 시기라든지, 이전 내용이라든지 이런 것을 서로 공유해서 대통령께서 협조하겠다는 말씀으로 이해했다"고 전했다.
그는 '취임식 이전에 집무실 이전도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두 분께서 시기까지 가능하다, 하지 않다는 말은 없었다"며 "어쨌든 문 대통령이 협조를 하고 실질적인 그런 이전 계획 예산을 면밀히 살펴보시겠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추경과 인사문제 관련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은 안 됐다"며 "실무적으로 계속 논의하자는 말씀을 서로 나누셨고 추가적으로 실무적 현안 논의에 대해선 이철희 정무수석과 제가 실무적으로 그 라인에서 계속 협의해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서는 “이 전 대통령 사면은 일체 거론 없었다”고 밝혔다.
장 비서실장은 또 "문 대통령께서 윤 당선인에게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하셨는데 의례적인 축하가 아니고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뜻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께서 '정당 간의 경쟁은 할 수 있어도 대통령간의 성공 기원은 인지상정'이라고 말했고, 윤 당선인은 이에 '감사하다. 국정은 축적의 산물이다. 잘 된 정책은 계승하고 미진한 정책은 개선해 나가겠다. 초대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고 했다.
장 비서실장은 "윤 당선인이 '많이 도와달라'고 말하자 문 대통령께서 '저의 경험을 많이 활용해 달라, 돕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헤어질 때 문 대통령은 윤 당선인에게 넥타이를 선물하며 "꼭 성공하시길 빈다"며 "제가 도울 것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윤 당선인은 "건강하시길 빈다"고 답했다고 장 비서실장은 전했다.
지난 9일 대선이 치러진 지 19일 만에 성사된 이번 회동은 역대 현직 대통령과 당선인 회동 중 가장 늦게 이뤄졌다. 이전까지는 2007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과 이명박 당선인, 2012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과 박근혜 당선인 간 9일 만의 회동이 가장 늦은 신·구 권력의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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