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계 박홍근 vs 범친문 이낙연계 박광온 '양강 대결'
정세균계, 이원욱·안규백 결선투표 못 가면 캐스팅 보트
[폴리뉴스 이우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약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계파전쟁이 시작되고 있다. 선거 결과에 따라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의 당권장악이 실패하거나 속도를 낼 전망이다.
16일 민주당에 따르면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은 윤호중 원내대표의 후임을 뽑는 이번 원내대표 선거 구도는 '이재명-이낙연-정세균계' 의원들 간 '계파 대리전' 양상으로 펼쳐질 전망이다.
원내대표 선거가 교황을 뽑는 비밀투표인 일종의 '콘클라베' 방식으로 치러지는 까닭에 물밑 탐색과 이합집산 움직임이 분주한 상황이다.
당 안팎에선 현재 4선 안규백, 3선 김경협·박광온·박홍근·이광재·이원욱 의원 등 6파전으로 짜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는 지도부가 지난 10일 대선 패배에 책임을 지고 총사퇴하며 5월로 예정된 원내대표 조기 선거를 공식화하자 약 10명이 자천타천 거명됐던 것보다 크게 줄었다.
그 중 박홍근·박광온이 양강을 형성하고, SK계(이원욱·안규백) 중 한 사람의 '3파전' 양상이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 이재명계 박홍근 vs 범친문 이낙연계 박광온
박원순계였던 박홍근 의원은 지난해 당내 경선 때 이재명 후보 지지를 일찌감치 선택하고 후보 비서실장을 맡으면서 이재명계로 편입됐다. 그가 원내대표가 된다면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일각에서 언급되는 '이재명 조기등판론'이 힘을 받을 수 있다.
그는 '86그룹' 중심의 당내 최대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 소속인데, 더미래가 윤호중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기로 한 만큼 박홍근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면 현 비대위 체제가 깨지고 친문그룹은 더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범친문' 진영에서는 박광온 의원이 대표 선수로 나선다. 박 의원은 이낙연 당대표 시절 사무총장을 지내고 경선에서 이낙연캠프 총괄본부장을 맡았던 NY계로 분류된다. 역시 친문 그룹인 홍익표 의원이 불출마로 가닥을 잡으면서 사실상 계파 내 단일화도 이뤄진 상태다.
박 의원은 신사적 스타일로 의원들 사이 두루 평판이 좋고, 부활을 노리는 친문·NY계가 결집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그가 당선된다면 전당대회에서 홍영표·전해철 등 친문 의원들이 힘을 받을 수 있다. 반면, 계파색이 옅은 의원들 사이 '도로 친문이냐'는 거부감이 있고, 강성개혁파와 이 후보 지지그룹에서 친문·NY계 비토 여론이 크다는 점은 장애물이다.
이해찬 전 대표와 가까운 친노·친문 김경협 의원과 '노무현의 오른팔' 원조친노 이광재 의원은 각 계파의 지원을 받을 다른 후보들과 대비해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 정세균계, 이원욱·안규백 결선투표 못 가면 캐스팅 보트
이원욱·안규백 의원 중 한 사람이 먼저 컷오프 된다면 SK계는 남은 한 쪽에 표를 몰아줄 가능성이 높다. 두 사람은 현재 SK계 외의 지지표 확장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당 내 갈등이 재현될 수 있는 이재명계나 친문그룹보다는 자신들이 당의 통합·쇄신에 더 낫지 않겠느냐는 득표 전략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만약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최종 2인'에 포함돼 박홍근·박광온 의원 둘 중 한 사람과 결선투표를 치르게 된다면 결과는 알 수 없다. 이들이 '최종 2인'에 올라가지 못하고 중도 탈락할 경우에도 결국 SK계 의원들의 선택이 박홍근·박광온 대결의 결과를 가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원내대표 선거는 의원들을 만나면 판세와 흐름을 알 수 있는 분위기가 특징이다"면서 "그럴수록 무엇보다 당내갈등이 분출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내다봤다.
한편 실제 주변에 출마 가능성을 타진했던 3선 홍익표 의원이 불출마하기로 했다. 이낙연계 범친문으로 박광온 의원과 사실상 후보 단일화를 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당내에서 나온다.원내대표 선거일로는 23∼24일이 많이 거론된다.
당내 초선의원 모임인 더민초는 전날 '콘클라베' 방식을 두고 "각 후보의 정견을 확인할 수 있도록 보완 장치를 마련할 것을 원내대표 선관위에 요구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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