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책임 더 큰가 따지는 것은 내 책임 조금이라도 가리려는 비겁함, 채이배 언사 깊은 유감”

채이배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이 16일 오전 광주 서구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현장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채이배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이 16일 오전 광주 서구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현장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더불어민주당 의원 13명은 17일 채이배 비상대책위원이 대선패배의 책임이 문재인정부의 실정에 있다고 주장한데 대해 “부적절한 언사”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고민정, 김승원, 김영배, 김의겸, 민형배, 박상혁, 윤건영, 윤영덕, 윤영찬, 이원택, 이장섭, 정태호, 진성준, 최강욱, 한병도(가나다순) 등 15명의 의원은 이날 공동입장문을 통해 “지금 민주당이 해야 할 평가는 누군가를 내세워 방패막이 삼거나, 지난 시기를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 규정하는 단순한 사고가 돼서는 안 된다”며 채 위원의 최근 비대위원회의 발언을 겨냥했다.

이어 “그런 점에서 채이배 위원의 공식적이고 진심 어린 사과를 요구한다”며 “갈림길에 선 당의 진로를 고민하는 비상대책위원의 언사로는 매우 부적절한 처신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윤호중 비대위체제를 향해서도 “당 비대위에도 요구한다. 선거 패인에 대한 객관적이고 냉정한 평가를 위한 치밀한 프로그램을 비대위가 나서 하루빨리 마련해달라. 그것이 지금 비대위가 해야 할 급선무”라고 말하고 당 소속 의원들에게 “동료 의원들께도 부탁드린다. 개개인의 주관적 평가는 함께 머리를 맞댄 토론장에서 논쟁하자”고 요구했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잘 지는 것은 선거에서 나타난 숫자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패배 이후의 태도에서 결정되는 것”이라며 “지금 우리 민주당에 필요한 것은 패배 이유에 대한 치열한 내부 토론이다. 차분하고 냉정하되, 열정적인 평가를 해야 한다. 그래야 다음을 도모할 수 있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다만 치열한 토론은 처절한 자기 성찰과 반성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자기반성은 없이 ‘남 탓’으로 규정된 평가로는 잘못한 점을 제대로 짚을 수 없다”며 “이미 사퇴한 당 지도부 뿐 아니라, 민주당 국회의원, 문재인 정부의 구성원, 나아가 패배한 당을 수습하기 위한 나서주신 비대위원들 역시 뼈아픈 대선 패배의 책임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런 때 누구의 책임이 더 큰가를 따지는 것은 내 책임을 조금이라도 가려 보려는 비겁함이다. 나만 살겠다고 나서는 이들이 많아지면, 우리 모두는 한 걸음도 앞으로 나갈 수 없다”며 “그런 점에서 우리 당의 비상대책위원인 채이배 위원의 언사는 깊은 유감”이라고 거듭 말했다.

또 “누구도 문재인 정부가 지난 5년 동안 모든 것을 완벽하게 다 잘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 한때 몸담았던 저희들 역시 마찬가지”라며 “그러나 저희들은 지난 5년이 ‘공’은 하나도 없이 ‘과’로만 채워져 있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5년의 국정운영이 ‘나쁜 정치’라는 한 단어로 규정되는 것에도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거에 필요할 때는 너도나도 대통령을 찾고, 당이 어려워지면 대통령에게 ‘반성문을 쓰라’고 벼랑 끝으로 모는 것이 채이배 위원이 생각하는 ‘좋은 정치’인가”라고 채 위원을 향해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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