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실무적 협의 마무리되지 않아”, 尹측의 ‘이명박-김경수 사면거래’ 주장도 영향 미친 듯
공공기관 인사권도 마찰...인수위 "중요 인사 尹과 혐의 요청" 靑 "임기내 인사권은 文대통령"
오늘(16일) 예정됐던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회동이 불발했다. 청와대는 회동 불발 이유에 대해 “실무적 협의” 미비라고 밝혀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문제 등 여러 현안에서 절충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면브리핑을 통해 “오늘 예정되었던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회동은 실무적 협의가 마무리 되지 않아 일정을 다시 잡기로 했다”며 “실무 차원에서 협의는 계속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도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 브리핑에서 "오늘 회동은 실무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일정을 다시 잡기로 했다"며 "일정을 미루기로 한 이유에 대해서는 양측 합의에 따라 밝히지 못함을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회동을 위한 실무 협의는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맡아왔고 전날까지도 조율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윤 당선인 측이 이날 회동 예정 발표를 먼저 했고 청와대도 이를 받아 발표했으나 이후 협의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양쪽 간의 이견은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공개적으로 윤 당선인이 문 대통령에게 이 전 대통령 사면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전날(15일) "윤 당선인은 이명박 전 대통령을 사면 요청하겠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견지해왔다"며 "이번 만남을 계기로 국민통합과 화합의 계기가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해 MB사면 건의를 공식화, 의제화했다.
특히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이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동시 사면할 가능성이 100%라고 확언한 것도 주목된다. 문 대통령이 윤 당선인의 요구에 이 전 대통령 사면과 김 전 지사 사면을 ‘정치적으로 거래’할 것이라는 주장이기 때문이다.
또한 공공기관 인사권 충돌도 회동 연기의 이유로 보인다. 한국은행 총재를 비롯해, 문재인 대통령 임기 중에 진행되는 인사 문제에 대해 인수위는 "꼭 필요한 인사는 윤 당선자와 협의 요청"한 반면, 청와대는 "임기내 인사권은 문 대통령에게 있다"고 분명히 하면서 공공기관 인사권에 대한 입장차를 보였다.
게다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김오수 검찰총장의 자진사퇴' 종용, 인수위에서 문 대통령의 임기말 인사에 대해 '알박기'라고 표현하는 등에 대해 불쾌한 반응을 보여왔다. 조직개편과 관련해서도 윤 당선자의 '민정수석실 폐지'와 관련해서도 청와대는 "문재인 정부가 하지 않은 일"이라며 정면으로 반박해 양측의 갈등이 눈에 띄었다.
이처럼 전-현 정권간의 충돌이 드러나면서 현직 대통령과 차기 대통령의 정권교체기의 회동이 4시간 남겨놓고 갑자기 무산되면서 정권이양이 순탄치 않을 가능성이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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