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5일 무렵 신형 ICBM 발사나 핵실험 할 수도, 미국이 비밀리 협상제안하게 하려는 셈법”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14일 TBS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했다.[출처=TBS]
▲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14일 TBS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했다.[출처=TBS]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14일 북한의 핵·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모라토리엄 파기행위로 미국이 북한과 직접협상에 나설 가능성을 언급하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에게 “미국이 북한과 협상을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서 나가려고 할 때 뒤에서 발목이나 잡지 말라”고 요구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TBS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먼저 북한의 움직임에 대해 “(북한은)10일 짤막하게 보수 진영의 윤석열 후보가 당선됐다는 것을 한 줄만 보도했다. 그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평안북도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 가 대형, 신형 ICBM을 수시로 발사할 수 있는 정도로 규모와 설비를 강화하라는 지침을 직접 주고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함경북도 길주군에 있는 풍계리 핵실험장도 지금 개건 공사를 시작했다”며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잘해 주면 더 이상 핵실험을 할 필요가 없다고 하는 계산에서 폭파했는데 2018년 6월 12일의 그 약속이 한 걸음도 못 나갔다”고 핵실험 재개 준비도 설명했다.

이에 대해 “북한이 이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상대로 협상을 구걸할 수가 없고 오히려 압박을 해서 협상에 나올 수밖에 없도록 해야 되겠다는 (의도로)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잠정 유보한다는 모라토리엄을 해제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던 것”이라고 얘기했다.

아울러 정 전 장관은 “서훈 청와대 안보실장이 윤 당선인에게 안보 상황을 보고하면서 북한의 ICBM 관련 동향은 이번 주에 발사를 해도 조금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준비가 다 돼 있다는 보고를 했다고 한다”며 북한의 도발이 점차 가시화될 것으로 봤다.

특히 윤 당선인 확정에 따른 북한의 태도에 대해 “(북한의 셈법을 보면)‘선제타격? 한번 해 볼래? 해 봐’ 그 다음에 도발하면 버르장머리를 고치겠다고 했는데 ‘한번 버르장머리 고치는 행동 해 봐, 못 할걸?’”이라며 “새 정부 또는 당선인 측의 대북 입장을 매우 옹색하게 만들려고 하는 그런 계산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선제타격을 미국도 못 하고 있다. 사드도 미사일이 고공으로 떠올라야 쏘게 돼 있고 명중률도 25%밖에 안 된다”며 “선제타격이다, 원점타격이라는 말들은 ‘안방 장비’가 하는 소리다. 서글픈 일이지만 대통령이나 합참의장이 결정 못 하고 주한미군 사령관이 다 결정하게 돼 있다. 너무 큰소리친 것”이라고 했다.

정 전 장관은 북한의 행동에 대해 “4월 15일 대대적으로 축포를 쏜다는 명목으로 신형 ICBM을 또 발사할 가능성도 있고, 핵실험을 할 수도 있다”며 “미국이 이제 정말로 이대로 놔뒀다가는 정말 큰코다치겠다는 생각으로 협상을 북쪽에게 비밀리에 비공개로 협상을 제안할 수밖에 없게 만들려고 하는 셈법이 지금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우크라이나 상황으로)손을 쓸 수가 없다. 이럴 때 미국을 압박하는 것이다”며 “이란이 이라크에 있는 쿠르드 지역, 이라크 내 쿠르드 지역 쪽에 있는 미국 영사관에다가 미사일을 12발이나 쐈다. 미국이 중동과 우크라이나 쪽에서 협공을 당하고 있다. 북한은 이럴 때 미국을 압박해 자진해 협상에 나올 수밖에 없도록 만들겠다는 계산”이라고 분석했다.

정 전 장관은 “북한은 북미 협상사의 맥락에서도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할 것이고 남한에 보수 정권이 들어선다면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서, 다른 말로 한다면 길들이기 차원에서도 좀 세게 나갈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 성안에 영향을 주고 싶어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핵 문제에 관해서는. 한국은 미국의 보조 역할밖에 못 한다는 걸 북한이 더 잘 알고 있다”며 “선미후남의 원칙에 의해서 미국을 먼저 흔들고 미국이 북한과 협상을 할 때 한국이 뒤에서 발목 잡지 못하도록 북한은 만들려고 그럴 것”으로 예상했다.

정 전 장관은 윤석열 정부 대북정책에 대해 “윤 캠프에 누가 있었는지를 알고 있다. 대북 강경론자들이고 한미동맹 지상주의자들만 있는데 한미동맹을 활용해서 재건을 하든지 무슨 개수를 하든지 하라”며 “다만 미국이 북한과 협상을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을 해서 나가려고 할 때 뒤에서 발목이나 잡지 말라”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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