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한유성 기자] 대선 D-5일되는 지난 4일 폴리뉴스는 <김능구와 이강윤의 여론조사 대해부> 대담을 가졌다. 

김능구 : 제가 어제 50대 중반 정도 되신 택시기사한테 물어봤는데, 아주 분개를 하시더라고요. ‘자기는 윤석열이 누군지 잘 모른다. 그 사람이 평생 검사했다는 것은 알겠지만 그 사람이 실제 어떻게 나라를 이끌지 누구랑 할지 잘 모른다. 하지만 뭔가는 바꿔봐야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1억 얼마 중에 5천만원을 융자 받아서 개인택시를 하고 있고 100만원 정도씩 원리금을 내야되는데 이거를 못채운다고 합니다. 빚더미 속에 사는데 매일매일 때려치우고 잠적할까 생각할 정도이기 때문에, 자기는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을 지지했던 사람이라 정말 투표를 안할까 하다가, 그래도 뭔가 바뀌면 새로운 시도라도 하지 않겠나 싶어서 윤을 지지할 의향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이런 부분이 굉장히 뼈아플 수 밖에 없는 건데, 그래서 저는 문재인 정부 수립 때부터 촛불에 함께 했던 그 세력들이 촛불연대를 해야된다고 강조했었습니다.

이강윤 : 잠시지만 진보진영을 편들어줬던 중도에 계시던 분들까지 놓치지 말았어야 되는거지요. 그걸 놓쳤기 때문에 정권교체 심리가 55%를 넘어가는 것이고.

김능구 : 진보진영 내의 개혁연대도 못했습니다. 문재인과 심상정의 지지율을 합친 개혁연대가 48% 정도 됩니다. 더 나아가서 촛불을 함께 들었던 것으로 생각하면 80%에 달하는 연대가 가능했습니다. 그런 것을 기반으로 협치와 새로운 정치의 모습을 가져갈 수 있었는데 사실 그 시기를 다 놓치고 코로나에 그냥 휩쓸려들어가고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 아까 그 택시기사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재명은 다르다’, ‘이재명 정부는 문재인 정부의 과오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신뢰, 확신이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왜냐. 이재명 후보가 경선에서 이겼을 때도 이재명 정부를 이야기하고 다르다고 했지만, 실제 뭐가 다른지 이 부분에서 주춤했습니다.

 20대 대통령 선거를 6일 앞둔 3일 국민의힘 윤석열과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전격적으로 후보단일화를 하면서 오리무중의 초박빙 판세가 다시 요동치고 있다. 3일 오후 서울 관악구 거리에 후보들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2022.3.3 (연합뉴스)
▲  20대 대통령 선거를 6일 앞둔 3일 국민의힘 윤석열과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전격적으로 후보단일화를 하면서 오리무중의 초박빙 판세가 다시 요동치고 있다. 3일 오후 서울 관악구 거리에 후보들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2022.3.3 (연합뉴스)

이강윤 : 문재인 대통령 국정에 대한 긍정 평가율이 40% 넘게 나오니까, 이재명으로서는 문재인과의 차별화를 치고 나가기가 힘든거죠. .

김능구 : 그런데 역대 유례가 없는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5년차 40% 초반대 지지율, 레임덕이 없는 대통령, 이런 것은 좀 다르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진보진영에 넓고 깊게 깔려있는 노무현 지지자들, 저는 그들의 ‘지못미’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마음이 담겨있다고 봅니다. 현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지지해서가 아니라, 그 점이 중요했던 겁니다.

이강윤 : 맞습니다. 만약 노무현 대통령께서 그렇게 비극적인 최후를 맞지 않으셨다면, 지금도 잘 계시고 최소한의 사회활동을 한다면, 지못미 정서는 굉장히 약해질 것이고 문재인 정부에 대한 생산적인 비판이 훨씬 활발하게 이루어졌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 출범하자마자 ‘이 정권은 옹위해야겠다.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내야겠다’ 라는 게 사이버 공간 상에 얼마나 많이 나왔습니다. 오프라인에서도 그렇고, 또 초기에 남북대결 국면을 드라마틱하게 완화시켜면서 커다란 희망을 갖게 한 것도 맞습니다. 초기 코로나 대응도 아주 잘 했던 것도 맞고. 그러니까 2020년 총선도 어마어마하게 이겨버린겁니다. 그래서 자기 과오에 대한 성찰과 진로수정을 할 기회를 놓쳤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김능구 : 문재인 정부를 복기하고 평가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그런 과정에 비추어 보면 이 소장이 얘기한 ‘정치교체 제안이 빨랐어야 되지 않느냐’에 저는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겁니다. 5개월 전이 아니더라도, 12월 경선에서 본인이 이겼을 때가 사실 아쉬움이 많습니다. 그 때 결선 투표를 받아가지고 큰 흐름을 잡아냈어야 됐다는 점이 있고, 또 그건 그렇다고 하더라도 여당 후보로서 자기가 당선 됐을 때부터는 뭔가 다른 것을 가져가야 했습니다.

이강윤 : 이재명 표의 뭔가를 내걸어야 할 기회는 많았습니다. 어느 타이밍이 좋았냐면 올초 신년에, 저 쪽 국힘은 2차 내분 때문에 급락하고 있던 때고 안철수가 올라오고 있던 타이밍이었습니다. 그때 이재명이 이니셔티브를 쥐고 정치교체를 내세워서 그것만 사람들로 하여금 얘기하게 했어도 주도권을 잡는데 굉장히 좋았을 겁니다.

20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4일 투표시간이 끝나자 서울역에 차려진 사전투표소에서 관계자가 관외투표함을 오픈해 각 지역으로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 2022.3.4 (연합뉴스)
▲ 20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4일 투표시간이 끝나자 서울역에 차려진 사전투표소에서 관계자가 관외투표함을 오픈해 각 지역으로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 2022.3.4 (연합뉴스)

김능구 : 그러니까 정치교체와 국민통합정부를 실질적으로 사람들한테 신뢰할 수 있을 정도로 끌고 갈 수 있는, 그런 선대본이 됐어야 되는거죠.

이강윤 : 열흘전에 내놓으니까 선거형이라고 바로 반격 들어오고, 효과적으로 방어가 안되는겁니다.

김능구 : 그런데 제가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아직 시간이 있다는 겁니다. 물론 뒤늦게 나와서 그 효과가 반감될 수 있지만 그래도 정치교체는 효과는 있었다고 봅니다. 윤·안 단일화에서도 계속 얘기하는 게 정권교체와 국민통합정부잖아요. 원팀으로 정권교체를 하고 그 이후에 국민통합정부를 하겠다고 이야기하는데, 실제로 국민통합정부를 이야기한 것은 이재명 후보가 먼저였죠. 심상정의 꿈과 안철수의 희망까지 모아서 하겠다고 하고, 김동연 후보의 새로운 물결은 이미 합류했고.

이강윤 : 그 첫 발자국은 괜찮았는데, 조원진한테까지 말한 것은 창피한 일이었고 무엇보다도 너무 늦어서 순수성을 의심받을 요소는 충분했습니다.

김능구 : 정치는 명분이잖아요. 아무리 득표를 염두해두고 전략 전술을 수립한다하더라도 자기들 명분이 깨지면 안됩니다. 그런 면에서 조원진 같은 경우는 전략적 미스였다고 저는 봅니다.

하여간 안의 9% 중에는 투표 안하는 사람도 있을 거고, 다당제 정치를 바라는 사람들은 심상정으로 가는 경우도 있겠지만, 큰 틀에서 윤과 이로 보면 현재는 6대4인데, 이것을 일주일 안에 바꿔내기 위해서 과연 이재명과 윤석열의 캠프는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문제입니다.

제가 볼 때 투표 안하고 심상정한테 움직이는 사람을 빼면 최대 5%라고 봅니다. 이것을 6대4로 나누면 3%와 2%, 1%의 차이라는 겁니다. 여론조사에 나타난 윤석열과 이재명의 지지율은 예를 들어 NBS나 갤럽을 기준으로 보면 거의 40%이고 여기에 3%와 2%을 더하면 43%와 42%, 결국 1% 차이가 됩니다. 그래서 현재 여론을 종합적으로 봤을 때는 윤이 박빙우세라고 말할 수 있는 겁니다.

그럼 이것을 어떻게 끌고갈 것인가인데, 이것이 마지막 기세입니다. 윤 쪽에서 그 기세의 핵심은 윤과 안이 원팀이고 국민통합의 새정치한다는 것을 과연 어떻게 보여줄 것이냐 하는 것입니다. 반면에 이재명 쪽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여러 가지 문제를 자기가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믿을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고, 사람들이 ‘좋다 그럼 한 번 더’ 이렇게 되어야 하는 것인데, 그게 쉬운 게 아닙니다.

문재인 정부를 만들었던 2017년도 촛불세력들이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라는 점에서 시민단체를 쳐다볼 수 밖에 없는데, 그 세력들이 현재 동력이 굉장히 떨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선거를 같이 풀어낸 게 아니기 때문에, 막판에 협력하기에는 쉽지 않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이강윤 : 관련해서 저는 이런 생각을 합니다. 이제 투표종료일까지 닷새 남았습니다. 그런데 TV토론도 없고 최소한의 근거로 삼을 공표되는 여론조사도 없습니다. 그래서 남은 5일은 지극히 주관적인 심리의 영역, 양 진영의 기세 싸움이라고 봅니다.

20년 전과 지금이 가장 달라진 점 중 하나는 SNS, 디지털 기기의 파워와 그 공간이라고 봅니다. 예전에 구전으로 독려문자로 했다면, 지금은 훨씬 효율적이고 가청범위가 넓은 SNS 등을 통한 기세 싸움, 분위기 잡아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 다음에 이제 대충 결집은 다 끝났다고 보면, 한 명이라도 더 투표소에 보내서 투표하게 하는 것, 그 싸움입니다. 정치적 의지를 확인하고 누구를 지지하는지, 이런 것은 이미 다 끝난 거고 의미없는 얘기입니다.

김능구 : 자기 지지세력을 투표장에 가게 하는 것이 최선이란 말씀이네요. 관련해서 이재명 측의 변수로 3가지 요소를 꼽습니다. 하나는 친문 강경파들의 선택과 관련한 샤이 이재명 변수가 있습니다. 그 다음이 호남이고 또 하나는 2018년에 거의 휩쓸다시피 한 지역조직이 있습니다. 지금 호남에서는 지지율이 70% 이상 나타나고 있고, 거꾸로 윤석열 후보가, 한때는 25%. 30%까지 호언장담했지만, 10%대로 떨어져 버렸습니다. 특히 지방선거가 바로 3개월 뒤에 있어서 자기 운명하고도 직결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마지막 보병전에서 뭔가 엄청난 역할을 할 수도 있습니다. 지역 DB를 다 가지고 있는데 아까 말한 핸드폰을 활용할 수 있다고 한다면, 이런 초박빙에서는 무시하지 못합니다.

그에 비해서 제가 국민의힘 의원들한테 들어보니까, 5년간 민주당 정권이었고 지방선거도 국회의원선거도 결과가 안좋다 보니까 지역 조직들이 전부 형해화 되어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실제로 뛸 때 힘이 가속화되고 눈덩이 굴리듯이 가지않는다는 애로사항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번처럼 다이내믹한 선거에서는 5일은 굉장히 큰데, 그 5일간 민주당의 변수 중의 하나가 ‘샤이 이재명 표’라고 이야기되는 부분을 어떻게 할 것이냐입니다.

이강윤 : 샤이에 대해서는 한 말씀 드리면, 샤이 아무개라는 것을 언론사 제목으로 뽑게 만든 것은 트럼프입니다. 미국 중서부의 이른바 러스트벨트의 백인 노동자들이, 모두 힐러리가 이긴다고 했을 때 차마 트럼프 지지한다는 말은 못했지만, 결국 마지막에 투표장가서는 트럼프를 찍었습니다. 그래서 여론조사와 왜 이렇게 다른지 하고 깜짝 놀라게 된 거죠.

여론조사를 놓고도 기자들이 많이 묻는데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끝까지 감추다가 마지막에 투표소에 가서 행하는 것이 샤이지, 조금 여론조사 지표가 변하면 이것이 샤이 이재명들이 나오는 건 아닌가 묻는데, 이재명이라고 밝히면 이미 그 순간 샤이가 아닌 겁니다. 그러니까 샤이 이재명은 3월 9일 개표 이후에 정확히 이야기해 볼 수 있는 것이고, 어쨌든 샤이 이재명도 좀 있고 샤이 윤석열도 있긴 있을 겁니다.

그런데 단일화가 이렇게 사람들을 정치적 허탈감에 빠트리면서 이루어져버리니까, 물론 그걸 좋다고 생각하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이런 단일화는 정말 선거 민주주의의 본령을 어긋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능구 : 그래서 차제라도 결승 투표제를 도입해야 됩니다. 민주당 의총에서도 이야기하고 했지만, 구두선이 아니라 이런 식의 단일화를 생각하면 실제로 해야 합니다.

이강윤 : 선거라는게 결국 여러명의 후보 중에 한명으로 단일화 하는 겁니다. 유권자들이 단일화 시키는 건데, 왜 자기들끼리 나서서 표심을 왜곡하는 겁니까.

김능구 : 안철수 후보는 특히 할 말 없는 게, 바로 전전날까지도 윤석열을 지지하면 1년 뒤에 손가락 짜르고 싶을 거니까 하지말라는 말까지 했거든요.

이강윤 : 그리고 유세차에서 사망한 기사 분 장례식장 빈소에서 말했어요. 유지를 이어받아서 완주하겠다고. 기자들 앞에서는 호통도 치고 정치적 레토릭도 할 수 있지만, 한 사람을 마지막 보내는 빈소에서 시신을 앞에 두고 그런 말을 함부로 하면 안돼죠. 했으면 지켜야되는 것이고. 그런데 지지율이 7~8% 밖에 안되니까, 이대로 대선을 끝내면 자기는 정치적으로 퇴출될 운명이 확실하니까, 아무런 명분 없이 그냥 한 겁니다.

김능구 : 안철수 입장에서는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자기도 ‘늦어서 죄송합니다’ 표현 했지만 늦어서를 빼버리면 국민한테 죄송한거죠. 말이 이랬다 저랬다 한다고 말바꾸는 데 대한 공격을 많이 했던 사람이, 본인은 이 짧은 기간 동안 말을 얼마나 바꿨습니까. 그래서 국민들한테는 정치 불신, 혐오감으로 나타날 수 밖에 없는 것이고. 특히 새정치를 표방하면서 새정치의 상징으로 얘기되었던 사람이 이렇게 되니까 상당히 허탈한거죠.

이강윤 : 안철수의 새정치가 용도폐기된 건 이미 4~5년 전인데, 시민 유권자를 바라보는 최소한의 태도나 자세, 그 사람의 생각마저도 이번에 형해화 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김능구 : 윤석열 후보가 당선됐을 때도 ‘되어도 불안하다’는 말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과연 그 부분을 안철수와의 단일화에서 해소 할 수 있는가인데, 그건 물음표고 바로 되지는 않을 겁니다. 제가 들은 이야기로는 윤석열 캠프에서 안철수 쪽에 부탁한 것이, 지지자들한테 손편지라도 써가지고 윤을 지지하라고 호소해 달라, 그런 이야기가 있다고 합니다.

이제 5일 남았습니다. 우리가 여론조사 나타난 걸 가지고 이면 저면 짚어보고 나름대로 조심스럽게 예측도 했는데, 이 5일간에 무슨 일이 어떻게 나타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리고 지금은 유튜브라든지 SNS 통해 얼마든지 국민들한테 새로운 또 놀랄만한 것을 전달할 수 있는 기제가 있습니다.

이강윤 : 이 닷새 동안은 소통 채널이 그 방법 밖에 없습니다.

김능구 : 그리고 마지막은 우리가 얘기한대로 정권교체를 바라고 윤을 지지하는 사람, 그리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서 이재명을 지지하는 사람, 그들이 투표장에 얼마만큼 나가느냐, 이것이 관건이 되리라 봅니다.

이강윤 :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대선은 역시 3~4일을 남겨두고도 경험해보지 못한 것을 또 하나 선물하고 투표종료일로 가고 있습니다. 유권자 여러분께서 소중한 한표, 이 한표를 만드는데 49만원이 든다고 합니다. 총 행정비용을 유권자수로 나누면. 한표를 포기하면 우리의 세금 50만원을 버리는 겁니다.

김능구 : 대통령이 5년동안 쓰는 예산을 유권자 수로 나누면 6,787만원이라고 합니다. 한 표의 가치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강윤 : 참여하는 사람만이 발언할 자격이 있는 것 같습니다. 민주주의는 그렇게 지키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김능구 : 대선 앞둔 마지막 여론조사대해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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