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충청방문‧김병준 기자회견‧청년위 출범…이준석 패싱?
이준석 “제가 간다고 발표하는 일정, 저에게 미리 물어봐달라”
윤석열, 이준석이 반대해온 이수정 교수 인선…李 “지지층 혼란”
홍준표 “당대표 깔보는 정당은 이익집단에 불과…당대표가 어른”
조수진 “선대위 닻 올리면 (기존) 직함은 활동 중단해야”
이준석 “尹, 정치 잘 모른다…당 여성위가 조언하고 피드백줘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와 이준석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와 이준석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입당하면서부터 불거졌던 ‘이준석 패싱’ 논란이 재점화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상 대선 후보에게 ‘당무우선권’을 부여하는 만큼, 이 대표의 권한이 줄어드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이 대표가 윤 후보의 일정에 대해 미리 고지받지 못하거나, 이 대표가 반대 입장을 표했던 이수정 교수를 선대위 인선에 포함시킨 것을 두고 이 대표를 건너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29일 페이스북에 “(윤) 후보 일정을 저에게 미리 보고할 필요는 없으나 적어도 이준석이 간다고 발표하는 일정은 저에게 물어보고 결정해달라” “‘미리’ 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랑 월요일에 약속 잡혀있는 사람들은 기사 보고 일정 바뀌었냐고 문의 오고, 안 가면 갑자기 안 간 것처럼 되어서 당내 분란을 획책하는 사람들에게 빌미를 준다”고 적었다.

이어 “이준석 일정은 저에게 미리 물어보기만 하면 해결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일정이 가득한 저는 세종을 방문하지 못한다. 언론에서 저한테 세종 일정에 동행하냐고 문의했고 오후에야 실무진에게 연락이 왔다”며 “왜 제가 이런 사실관계 확인을 해주고 있어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저에게 요청하는 일정은 사전에 상의했다고 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전날 ‘패싱 논란’에 관해 “이제 지겹다. 후보는 선거에 있어 무한한 권한과 무한한 책임을 가지고 간다”며 “애초에 패싱 논란이 있을 수 없다. 당 대표랑 상의 안 한다고 문제 있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음날 2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오늘 윤 후보의 충청 방문 일정에 대해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어제 언론에 릴리즈 되기 전까지 저한테 (충청에) 가자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못 들었기 때문에 ‘이준석 패싱’이고, 두 번째는 ‘이준석이 후보 일정에 협조 안 한다’ 이렇게 이간질하려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며 “제 입장에서는 황당한 거다. 그런데 이게 반복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준석 “김병준 기자회견, 상의한 바 없다”…‘패싱 논란’ 점화

윤 후보는 선대위 가동 후 첫 일정으로 2박3일간 ‘균형과 미래를 주제로 충청권 민심투어에 나선다. 이날 세종특별자치시를 방문해 ’청와대 제2집무실‘의 세종시 설치 계획을 밝혔다. 동행한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은 2002년 대선 때 행정수도 이전 공약을 설계했으며, 지난해 총선에서 세종 지역구에 출마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선대위에서 김병준 위원장과 함께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다.

국민의힘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국민의힘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대표는 지난 26일 있었던 김병준 위원장의 기자회견에 대해서도 들은 바가 없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26일 윤 후보와 만난 뒤 기자회견을 열어 “(현재 직에)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는데, 이 대표는 그날 오후 기자회견과 관련해 “전혀 상의한 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기자회견을 할 때는 윤 후보와 의견교환이 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여러 가지 본부장 회의에 앞서서 먼저 회견을 한 의도는 정확히 전해듣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김병준 위원장은 이 같은 ‘이준석 패싱’ 논란에 대해 “후보도 제가 기자회견을 하는 것을 몰랐다”며 “개인적인 시작이니 기자들에게 인사한 것”이라고 과잉해석을 일축했다.

또 28일에는 선대위 기구인 ‘내일을 생각하는 청년위원회(청년위)’가 출범했는데, 이 대표는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 대표가 청년위 출범 관련해 사전에 알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윤 후보는 행사를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 당에 있는 청년본부와 이것(청년위 및 선대위 청년본부)은 조금 다르다”며 “앞으로 청년정책뿐 아니라 청년위원들이 실제 사업하면서 겪었던, 사회활동을 하면서 공부한 것들을 가지고 자기들이 바라보는 사회 문제와 인식을 정책 아젠다로 만들어내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준석이 반대한 이수정 교수 선대위 합류…李, SNS에 의미심장 이모티콘 올려

이 대표가 반대 입장을 표했던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선대위에 합류하게 된 것도 이 대표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 한 사례가 됐다. 또 이 대표가 힘을 실었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현재로선 선대위에 참여하게 될지 불투명한 상황이 되면서 선대위 내 이 대표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29일 오전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를 포함한 중앙선대위 추가 인선안을 최고위원들과 의결했다. <사진=연합뉴스>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29일 오전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를 포함한 중앙선대위 추가 인선안을 최고위원들과 의결했다. <사진=연합뉴스>

 

윤 후보는 29일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해 이수정 교수를 비롯한 선대위원장 인선을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선대위라고 하는 것은 결국 인사로써 앞으로의 방향성을 보여줘야 되는 것”이라며 “이 교수가 생각하시는 여러 가지 방향성이란 게 우리당이 2021년 들어와 견지했던 방향성과 일치하는가에 대해 의문이 강하게 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보가 결심하면 당연히 영입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도 “우리 지지층에게 혼란을 줄 수도 있다고 판단한다”고 다시금 밝혔다.

지난 23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 ‘팩폭시스터’에 출연해 “(이수정 교수 영입 관련) 저는 후보가 저에게 단 한 번도 그 문제를 상의한 적이 없고, 실제로 영입할 것인지도 잘 모르겠다. 저는 영입했다는 사실도 듣지 못했다. (영입) 한다면 반대한다. 확실히”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그런 영입이 있다면 지금까지 우리 당이 선거를 위해 준비했던 과정과 방향이 반대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준석 “윤석열, 검찰 계속 근무해 정치 잘 모른다…당이 보완해야”
홍준표 “당대표가 제일 어른” 조수진 “선대위 시작되면 선대위 직함으로”

이 대표는 29일 윤 후보의 ‘마이웨이’ 행보에 제동을 거는 듯한 말을 했다. 그는 당 중앙여성위원회 간담회에서 “우리 (윤) 후보는 기본적으로 검찰공무원으로 계속 근무해오면서 정치를 잘 모른다”며 “우리 후보가 경험하지 못한 여성정책이나 가정, 육아 등 특화된 여성 정책 영역에서 피드백 주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윤 후보는 당원과 국민의 많은 성원으로 입문하자마자 대선 후보를 맡게 됐다. 그래서 당에 의지하는 게 많고 후보가 경험하지 못한 여성정책에 대해 조언하는 게 중요하다”라며 “어떻게 하면 후보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당이 어떻게 보완할까만을 고민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날 ‘이준석 패싱’ 논란이 다시 확산되자, 이 대표는 오후 8시경 별다른 설명 없이 “^^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라는 한 문장을 올렸다. 그리고 한 시간 뒤에도 “^-^p”만 입력한 뒤 별도의 설명을 달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내게 했다.

홍준표 의원은 지난 26일 페이스북에 “모든 것이 로마로 통하듯 정당의 모든 것은 당대표를 통해야 한다”고 올렸다. 이어 “당대표를 패싱하고 당대표를 깔보는 정당은 이익집단에 불과하지 정당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호가호위하는 사람이 많은 조직일수록 그건 병든 조직이다. 아무리 나이가 어려도 선출된 당대표가 당의 제일 어른”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한편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을 맡고 있는 조수진 최고위원은 이 대표의 ‘미리 물어봐달라’는 요청이 있은 후, 29일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선대위가 닻을 올리면 최고위원이나 이런 직함은 활동이 중단되는 것으로 보셔야 한다”며 “선대위의 활동은 선대위의 직함을 가지고 한다. 저뿐만 아니라 이준석 대표를 비롯한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선대위 체제가 가동된 후 당대표에 앞서 대선 후보의 결정 권한을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