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양당 체제 종식과 다당제 시대 개막 위한 공조 제안"
안철수 "이념 다르지만 사안별로 협력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
김동연 "두 후보에게 3자 회동 제안…단일화는 쉽지 않아"
1·2위 초접전…'제3지대' 표심 대선판 변수 될 수도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왼쪽부터),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 <사진=연합뉴스>
▲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왼쪽부터),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권새나 기자] 20대 대선이 10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이른바 '제3지대' 공조에 시동이 걸렸다. 

심 후보는 29일 오전 총괄상임선대위원회 회의에서 "우리 당은 안철수 후보에게 양당 체제 종식과 다당제 시대 개막을 위한 공조를 제안했고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앞으로 이에 동의하는 대선후보들의 뜻을 모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12월 말까지 제3지대의 구체적 청사진을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심 후보는 '중도보수' 성향의 안 후보와의 연대를 추진하는 것에 대한 진보세력의 비판을 의식한듯 "정의당과 국민의당은 가치와 정책의 차이가 있다"면서도 "열 가지 중에 다섯 가지가 같고 다섯 가지가 다르다고 할 때 시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같은 다섯 가지를 중심으로 협력하는 게 정치의 본령이고 민주주의의 원리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이는 서로 인정하되 정치개혁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위해 협력하는 것은 시대적 책임"이라며 "심상정에게 주어진 대선의 소임은 양당체제를 끝내고 다당제 책임연정의 시대를 기필코 열어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일이라면 종횡무진 대화하고, 협력하고, 또 전진해 나가겠다"라고 약속했다.

앞서 지난 24일 심 후보는 "양당 체제 종식 그 자체가 시대정신"이라며 제3지대 공조를 제안했다. 

심상정 캠프 정호진 선대위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폴리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주 월요일에 양당 체제 종식을 위한 기자회견을 갖고 그때 안철수 후보를 만나고, 그 다음 김동연 후보를 만나 진행하겠다고 얘기했다"며 "일단은 안 후보 측에서 페이스북을 통해 화답이 있어 실무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쌍특검·기득권 타파 개혁 협력…진실과 정의의 문제"

이에 안철수 후보는 25일 "정의당과 원론적 수준의 이야기를 실무선에서 나누게 될 것"이라며 "이념의 스펙트럼은 확실하게 다르지만, 사안별로 협력하는 것은 국회에서 충분히 가능하다"고 화답했다. 

그는 "지금 생각하는 부분은 첫 번째로는 쌍특검(대장동·고발사주 의혹에 대한 특검)에 대한 공조"라고 말했다. 쌍특검 공조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겨냥한 고발사주 의혹 관련 특검법안은 더불어민주당이,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겨냥한 대장동 의혹의 특검법안은 국민의힘에 위임한 뒤 국민의당과 정의당이 특검법안을 공정하게 심사하겠다는 것이다.

안 후보는 두 번째로 '기득권 타파 개혁'을 놓고 공조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거대 양당 중 하나가 집권한다면 반대편에 대한 개혁은 할 수 있지만 자기 편 기득권 개혁은 안 되는, 반쪽짜리 개혁"이라며 "그런 문제의식은 국민의당과 정의당이 다 가지고 있는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또 일각에서 해당 공조 가능성을 정치적 계산이나 실익으로 폄하하는 것과 관련,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진실과 정의를 위해 민주당, 국민의힘, 정의당에게 합리적인 대안을 촉구했다"며 "그 화답을 먼저 심 후보가 해주신 걸로 알고 있다. 이것은 진실과 정의에 대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동연 "심상정과 같은 입장…정치 기득권 깨는 데 동의"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도 27일 "심 후보가 양당 구조를 깨자고 제안했는데, 같은 입장"이라며 "더 나아가 양당 구조뿐 아니라 정치 기득권을 깨는 데 동의한다면 셋(안 후보 포함)이 만나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전 경제부총리는 또 29일 기자간담회에서도 "최근 두 후보에게 3자 회동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다만 "3자 단일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두 후보 모두 정치 기득권의 한 축이셨던 분들"이라며 "정치구도를 깨는 것에 동의한다면 이야기해 볼 만하다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제3지대 3자 회동은 조만간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김동연 캠프 최병현 보좌관은 <폴리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사실 심 후보가 얘기하기 전 10월부터 말씀을 드렸다"며 "현재 전략기획본부장인 조정훈 의원이 그쪽(정의당) 실무단과 대화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해진 일정은 없다"며 "일단은 '서로 대화해 보자' 정도의 어떤 소통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재명·윤석열 박빙 승부 예상…제3지대 '대선 변수' 되나

현재 여론조사 결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오차범위 내 1·2위를 다투고 있다. 두 후보 모두 '비호감'이 상당해 중도층이 마음 둘 곳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제3지대를 향한 표심이 내년 대선의 최대 변수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KSOI(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29일 공개한 차기 대선 다자대결 조사(TBS 의뢰, 26~27일 조사,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9명 대상)에 따르면, 윤 후보는 41.8%, 이 후보는 39%로 집계됐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4.6%,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3%,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0.9%로 뒤를 이었다. 기타 후보는 2.7%, 부동층은 8.1%였다.

해당 여론조사와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와 각 기관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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