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은 지난 10월 22일 ‘윤곽 드러나는 대선주자, 대선전을 관통할 변수는?’이란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 이날 좌담회에는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그리고 본지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가 참석했다.

김능구 : 국민의힘은 4강이 가려지고, 11월 5일 최종 후보가 선출된다. TV토론을 계속 진행하고 있고, 지난번 역선택 문항을 삭제하면서 ‘누가 본선에서 경쟁력이 있는가’라는 문항을 집어넣기로 했는데 설문 내용을 가지고도 맞서고 있다. 국민의힘 최종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를 살펴볼텐데, 먼저 정권교체 여론이 10% 정도 올라가서 정권재창출 의견과 차이가 20% 가까이 되는 것 같다. 그래서 항간에는 누가 되든지 정권교체의 확률이 60~70% 까지 높아졌다는 이야기도 있다. 어떻게 보시는가.

홍형식 : 높아진 정권교체 여론은 국민들이 이재명 당선을 정권교체로 인식하느냐에 따른 것일 수 있다. 경선 과정에서 이재명이 친문 컨셉으로 갔으면 정권교체라 할 수 없는데 기본적으로 비문 입장이라 정권교체이고, 설명 가능한 후속 조사는 없지만 그 결과로 정권교체 지지율이 더 올라갔을 수도 있다.

김능구 : 예전 박근혜 후보가 됐을 때는 이명박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그런 정서가 있었다.

홍형식 :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후보가 워낙 대비되었고, 사실 이명박이 당선될 때 박근혜와 워낙 치열한 경선을 치렀기 때문에 그랬는데, 지금 민주당에 그 모델을 적용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대장동 의혹과 같은 이야기들이 나오기 전에는 이재명을 정권교체로 연결할 수 있을만큼 비문의 컬러를 강조할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보인다. 특히 이번 국정감사의 여러 장면들을 보면 이재명 후보가 정권교체 여론이 올라가는 원인 제공자일 수 있다. 명확하게 해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김능구 : TV토론이 진행 중이다. 1대1 토론을 하기도 하는데, 토론 과정을 지켜본 느낌은?

차재원 : 말씀하신대로 현재 정권교체 여론이 정권 재창출보다 높다. 그런데 정권교체를 바라는 여망이 국민의힘 후보한테 고스란히 전달되지 못하고 있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저는 바로 토론회 문제라 생각한다. 또한 토론을 포함한 국민의힘 경선 방법이 상당히 문제가 있다. 사실 토론 10번을 하지만, 각 지역순회가 5번 정도가 들어가는데 대구경북, 부산경남, 호남 식으로 각각 나눠지니까 전국 방송을 타지 못해서, 전체적으로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건 기껏해야 5~6번 밖에 안 된다. 권역별 토론은 우리처럼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유튜브 같은 것 찾아보지 않고는 볼 수 없다.

맞장 토론을 세차례 하는 것이 좀 특이하긴 하지만, 또 하나 문제는 토론을 통해서 바뀌는 여론이 즉각 반영되지 않는다는 거다. 무슨 얘기냐면, 4명으로 압축돼서 11월 5일 직전에 하는 여론조사 50%, 당원투표 50%로 끝나버리는 원샷 경선이기 때문에, 민주당식으로 순회경선을 통해서 변화되는 양상을 보여줄 필요가 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다는 거다. 여론조사가 계속 나오기는 해도 당원들의 표심은 정확하게 알 수 없다. 결국 깜깜이 선거가 되고 있어서, 국민들 입장에서는 토론에 대한 흥미가 떨어져버리는 상황이 발생되고 있다,

제가 생각했을 때는 후보들한테도 문제가 많다. 1등 후보라고 이야기하는 윤석열 후보의 경우 토론에서 ‘王’자 논란을 자초했다. 그리고 계속적인 망언, 실언을 통해서 헛발질을 하는 모습들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에, 윤석열이 왜 되어야 하는지를 부각하지 못하고 있다.

홍준표 후보 같은 경우는 준비된 후보고 정치적 경륜과 경험이 많아서 화끈하게 잘 할 거라고 봤는데, 부자 몸조심 한다고 봐야 되는지 너무 유약한 부분도 보이고, 본인이 준비되지 못한 모습도 보인다. 예를 들면 국민소득을 3만불에서 5만불로 올린다고 했는데, 그럼 연간 얼마씩 올려야 되냐는 질문에 대해서 전문가들이 써준대로 이야기 했을 뿐이라는 식으로 답변을 한다든지, 자신이 그동안 말을 바꾼 대목에 대해서도 합리적인 설명을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유승민 후보도 마찬가지다. 정책 같은 부분에 강점이 있는데, 저는 전략적 착오를 하고 있다고 본다. 유승민 후보는 예를 들면 이재명의 기본시리즈의 문제점을 분석비판하는 식으로 자기의 강점을 드러내야 되는데, 오히려 윤석열을 잡는 데만 앞장서고 그 논쟁을 선도하고 있는 측면이 있는데, 결과적으로 본인의 장점을 보여주는데 실패하고 있다. 그리고 원희룡 후보는 4강에 들고 1타 강사로 나름대로 선전하고 있지만 안정적인 대안으로서의 모습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국민의힘 후보들이 토론을 통해서 자신의 강점을 극대화 시키는 데는 실패했다고 본다.

김능구 : 황 소장님은 이번 국민의힘 경선, 최종적으로 누가 될 것으로 보는가?

황장수 : 제가 봤을 때 토론이고 실수고 실언이고 이런 것들이 별로 영향이 없다. 사람들이 그냥 고정관념을 가지고 정권을 교체한다는 것에 집중하고 있는 게 지금 돌아가는 양상인데, 이렇게 가게 되면 앞선 후보에 올인할 가능성이 좀 더 크다.

여권이 최근 고발사주 공세가 거세지는 등 윤을 공격하는데, 제가 볼 때 그런 걸 하면 할수록 윤을 도와주는 양상이 벌어진다. 여권에서 뭐라고 하든, 장모와 처에 뭔 문제가 생기든 간에, 야권 지지자들 특히 당 내부의 사람들은 ‘탄압을 많이 받는 사람이 우리 편이다’라고 인식하는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가면 갈수록 당 내부의 지지가 높아진다.

저는 홍이 윤보다 오래 있었으니까 당 내부의 지지가 홍이 좀 높고 윤은 국민의 지지가 높을 거라고 봤는데, 거꾸로 윤이 홍보다 당 내부 지지도가 차이가 있는 수준으로 높다. 그래서 제가 볼 때 마지막 투표에서도 현재 흐름이 안 바뀔 가능성이 크다. 지금 여권은 남의 집 일에 개입할 게 아니라, 자기 집 일부터 수습하고 상대방이 누가 되든 그냥 맞서 싸운다는 자세로 가는 게 더 효과적이지 않겠나 생각한다.

김능구 : 마지막 경선은 책임당원 50%와 여론조사 50%다. 그런데 50%비중인 책임당원이 지난 번 이준석을 뽑았던 전당대회에서는 28만명이었는데, 지금은 56만명이 됐다고 한다. 신규 당원이 반 정도를 차지하게 됐는데, 이것의 절반 이상이 20대에서 40대라고 하니까 국민의힘에 굉장히 젊은 물결이 들어온 거다. 방금 이야기한대로 당심에서는 윤석열 후보가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새로 들어간 신규 당원들의 절반 이상이 젊은 세대니까, 홍준표 후보는 여기에 타겟팅해서 승부를 건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홍형식 : 실제 국민여론조사는 변별력이 거의 없다. 여러 가지 조사방식이 있겠지만, 지금 선두로 경쟁하는 윤석열과 홍준표의 격차는 이런 조사를 하든 저런 조사를 하든, 지지율을 반영하든 지수를 반영하든, 내가 볼 때는 5%p 이상 차이가 안 난다. 사실상 국민의힘은 책임당원들의 투표로 후보가 결정난다고 봐야 된다. 그러면 연령의 변수가 실제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만큼 신규당원의 움직임을 주목해야 한다. 지금 여론조사에서 발표되는 건 사실 별 의미가 없을 수 있다.

김능구 : 1차 경선때 보면, 물론 공식 발표를 안 했기 때문에 찌라시 수준으로 돌아다녔는데, 당심에서 7대3 정도로 굉장히 큰 차이가 났다. 2차 경선 때도 상당한 차이가 났는데 6대4 이상이었다. 그런데 새로 들어온 신규당원들이 책임당원의 반 정도를 차지하고 그중에서 반 이상이 젊은층인데 여기에서 변수가 생길 것인가, 이게 홍준표 후보가 될 것인가라는 물음의 관건일 것 같다.

차재원 : 말씀하신 것처럼 새로 들어온 당원들에 젊은층이 많다고 하면, 저는 최근 윤석열 전 총장의 5.18 관련 망언이 결정적인 하나의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황 소장 말씀처럼 저도 최근까지 윤석열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여러 군데에서 제가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윤석열은 이재명하고 일종의 적대적 공생관계를 이루고 있다. 윤석열은 이재명이 대장동 개발사업의 몸통이라서 구속돼야 된다고 하니까, 이재명은 바로 부산저축은행 관련 내용을 들고 나오면서 윤석열이 구속되어야 한다는 식으로 받아치는데, 두 사람이 치고 받고하면서 모든 여론의 주목을 끌고 가는 양상을 보였다.

그런데 제가 이 부분에 약간의 균열이 생길 거라고 보는 이유는, 군사 쿠데타와 5.18을 빼고 나면 정치 하나는 정말 잘한 거 아니냐고 언급한 부분인데, 일단 천박한 역사인식과 윤석열 총장이 ‘자신의 강점으로 이야기했던 헌법적 가치는 도대체 뭐냐’라는 문제도 있지만, 결정적인 것이 오늘 터진 태도의 논란이다. 대응을 잘못하고 있는 건데, 오늘 새벽의 ‘개사과’, 개한테 사과 주는 사진을 올린 건데, 어제 본인이 주저주저하면서 사과하고 난 끝에 나온 것이 개한테 사과를 준 거라면 누가 봐도 ‘사과는 개나 주라는 이야기’지 않습니까. 저는 이 부분의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거라고 본다.

특히 신입당원의 절반 가까이가 젊은 층이라고 한다면, 그 젊은 층들이 이 부분을 엄중하게 바라보지 않을까 싶다. 단언하기는 힘들지만, 이 후폭풍이 정말 클 거란 생각이 든다. 만에 하나 윤석열 후보가 당 후보 또는 대선에 나가서 질 경우에는, 저는 가장 큰 패착이 이 발언과 그 뒤에 태도, 대응의 잘못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황장수 : 저는 그 발언도 행동도 일부러 했다고 해석한다. 왜냐하면 왼쪽에 있는 사람들이 바라보는 5.18에 대한 시각과 프레임에, 전부는 아니지만 상당수 저변에 있는 보수라는 사람들과 정당이 한 번도 저항하지 못하고 끌려 갔다는 생각들이 있다. 그러다 보니 5.18부터 세월호까지 쭉 이어지는 부분에서 완전히 방향과 생각이 다른 것인데, 보수에는 그런 정서가 상당히 깔려있다.

그런 시각을 가진 사람들 중에 홍준표 지지자가 많다. 그런데 이번에 보면 홍준표는, 나중에 조국 문제 때문에 ‘조국수홍’이 되고는 조금 발을 뺐지만, 초반에 여권에 대해서 상당히 우호적인 발언을 많이 했다. 강경한 성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 대구경북을 비롯해서 보수 본토의 색깔을 가지고 있는데, 이쪽에서 윤이 자기 지지율을 좀 더 굳혀버려야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그렇게 한 거다. 이 발언으로 잃을 수 있는 게 국민여론인데, 국민여론은 어쨌든 역선택이 일정하게 있으니까 별로 크게 영향이 미치지 않는다. 이걸 계산해서 의도적으로 했고, 그리고 유감을 표했던 부분 때문에 대해 ‘좀 센 줄 알았는데 사과를 해?’라는 비판을 돌파해가기 위해서 개사과 사진을 올린거다. 그게 옳고 그름을 떠나서 저는 해석은 그렇게 한다. 윤석열이 전략적인 건 아니지만, 거기도 사람이 많이 붙어 있으니까 그런 정도로 접근할 수도 있다.

차재원 : 저도 황 소장 말에 공감한다. 사실 5.18 관련 발언은 당내 투표, 당원 투표를 겨냥해서 한, 상당히 정치적인 고도로 기획된 발언이라고 본다. 거기까지는 좋은데, 문제는 아까 개한테 사과주는 사진, 저는 그것은 완전히 선을 넘었다는 거다. 지금은 이걸 통해서 본인이 후보가 된다 하더라도, 결국은 본선에 가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수 있느냐는 부분이 관건인데 이것은 두고두고 발목을 잡을 거다.

김능구 : 제가 볼 때는 일단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라는 느낌이 오고, 그 다음 황 소장 말처럼 전략적으로 그렇게 했다면 굉장한 전략적 실수다. 아까 말씀드린대로 기존 책임당원들의 지지는 어느 정도 형성이 되어 있다, 그런데 새롭게 들어간 책임당원의 수가 50% 28만명이나 되고 그중 절반 이상이 젊은 당원들이라고 한다면, 홍준표가 거기에 사활을 걸었듯이 윤석열도 거기에 집중해야 한다. 책임당원의 반 정도는 자기가 7대3, 6대4로 우세하다고 전제하면, 새롭게 들어온 당원들에서도 적어도 반반 정도의 지지를 구축해야 되는 거다.

전두환, 노태우 같은 경우 우리 헌법과 법률에 의해서 국가 내란음모로 징치된 사람들이다. 저도 주변에서 강성 극우, 우파 이런 분들도 접하는데, 그분들이 가진 전두환에 대한 향수라는 게 있다. 박정희 대통령 같은 경우 여러 가지 다른 관점에도 불구하고 경제 부분은 좀 인정하듯이, 전두환 때가 3저 호황시기인데 당시 경제가 좋았다고 하면서 경제를 주도했던 인사에게 실권을 다 줬다는 이야기들은 늘 있어왔다. 때문에 저는 사석에서는 이런 저런 이야기 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데 대선 후보로서 윤석열은, 집사부일체라는 공중파 프로그램에 나와, 80년도 신군부에 맞서서 서울법대 모의재판에서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한테 무기징역을 때리고 자기는 도망갔다고 이야기한 사람이다. 그렇게 자기가 실제로 학생운동을 한 사람도 아니지만 어쨌든 그런 소신을 가진 사람이라고 이야기를 했고 거기에 대해서 젊은 층의 호감도가 상당히 존재했는데, 이번 것은 그걸 180도 바꾼 이야기다.

제가 듣기로는 윤 총장이 검사 시절에 모임이나 어떤 자리에서도 토론의 주도권을 쥐고 흔들었다고 한다. 그런 경험을 배경으로 하는지 모르겠지만, 토론에서 본인이 공격 당하면서 반대로 공격하고 하는 것들을 통해 오히려 지지층이 결집되고 하니까, 저는 뭔가 재미를 들였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앞서 말씀하셨듯이 이렇게 되면 극우세력이 결집해서 자기에 대한 당심의 지지도가 더 공고해질 거라고 생각하는데, 전 그건 착각이라고 생각한다. 닉슨의 워터게이트 때도 도청이 문제라기 보다, 거짓말을 했고, 그 이후에 보여진 모습 때문에 하야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 최악의 수를 거듭하고 있다.

윤석열이 당의 후보가 돼서 대선 레이스로 가려면, 사상의 중심은 어디에 두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스스로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이니까 국민통합적 차원에서 역사인식이라든지, 철학과 노선에 대한 입장 등은 다시 한 번 재검토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하게 된다.

황장수 : 최재형이 홍준표와 붙었다. 최재형이 가지고 있는 게 어떻게 보면 굉장히 강력하다. 윤석열은 그 부분에 대해서 이건 조금 문제가 될 수 있겠다라고 생각을 하고 아주 면밀히 계산해서 저 발언을 던졌다고 본다. 그 결과는 앞으로 경선의 결론이 입증할 거다. 윤은 처음에 올 때는 중도쯤으로 왔다. 그런데 저 당에 와서 캠페인을 하는 아주 짧은 시간 동안에 어떤 것이 저 당에서 살아남는 길인가, 보수판의 승리 방식을 나름대로 급속하게 습득해가는 과정에서 튀어나온 말이라고 본다.

김능구 : 홍준표 후보 이야기도 한 번 해보자. 초반에 윤이 압도적이었다가 어느 시점 범야권 지지율에서 윤석열을 앞서기도 했다. 그래서 지금은 최종 결선 11월 5일에 누가 될지 모른다는 이야기도 있다. 우리가 분석한 대로 당심과 민심에서 여전히 당심이 중요한데 당심에서 윤이 앞선다. 이걸 더욱 강화하기 위해서 전두환 5.18 발언도 나왔다는 이야긴데, 홍준표 같은 경우는 26년의 경력을 이야기한다. 다른 후보들과 가장 큰 차이고 그 경륜이 TV토론을 통해서 국민들에게 더욱 강화된 이미지를 줘야 되는데, 그렇지 않은 느낌이다.

차재원 : 정치적 경륜과 경험 때문에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게 본인의 캐치프레이즈였다. 그런데 토론을 진행하면 할수록 오히려 준비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앞서 이야기했던 국민소득 관련 부분도 그렇고, 수소경제 하겠다고 했을 때 수소를 어떻게 만들 것이냐는 질문에 H2O라는 말도 안 되는 대응을 하는 걸 보면서, 특히 젊은 사람들이 실소를 금치 못했을 거다. 윤석열과 1대1 토론에서도 자신이 완전히 압도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는데, 사실 윤석열이 1대1 맞장토론 직전에 했던 당 해체발언 같은 경우 정말 해서는 안 될 발언이었지만, 자신이 당을 지켜온 주인으로서의 강점을 보이면서 그것을 확실히 제압하는 모습을 못 보여줬다. 오히려 TK 쪽 토론 같은 경우를 보면, ‘이명박, 박근혜의 형 집행정지를 왜 안 했는가’라고 이야기했는데, 본인이 검찰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그걸 서울 중앙지검장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사람들은 상당히 실망했을 거다.

지금 윤석열 후보가 상당히 많이 흔들리고 있는데, 국민의힘 지지자들 입장에서 상당히 안타까운 것이 그러면 과연 윤석열의 대체자가 누가 될 것인가 문제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 홍준표에 대한 신뢰감을 얼마만큼 갖고 있는가 했을 때. 저는 상당히 퀘스천 마크다. 그렇다고 해서 윤석열 후보의 대체재가 유승민과 원희룡인가에 대해서도 여전히 더 큰 의문점을 갖고 있다. 국민의힘 지지자들로서는 심각한 딜레마에 빠져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홍형식 : 홍준표 후보 입장에서 전략적으로 본다면, 일단 당심은 열세에서 출발했다. 3차에서 당심을 이겨야만 후보가 될 수 있는데, 홍준표 후보가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전략은 국민 여론조사에서 확실하게 앞서야 된다. 그런데 홍 후보의 지지율이 올라가다가 정체 답보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그건 홍준표 후보 지지층의 성격 때문에 그렇다. 뭉뚱그려서 20대, 30대의 지지율이 높다고 하지만, 남녀로 나누어서 보면 큰 차이가 있다. 20대 내에서도 젠더 문제가 있는데, 20대 남자의 지지율이 여자의 지지율보다 배 이상 높다. 30대도 마찬가지고 40대도 그렇다. 평균으로 보면 20대, 30대 지지율이 높지만 그 연령대 여자의 지지율은 낮다는 거고, 남자의 지지율에 의존하다 보니까 일정 수준까지 올라와서 더 이상 올라가지 않는다. 20대 남자라는 것은 소위 마초 컨셉인데, 이것으로 여심을 잡을 수 없고 중도층도 잡을 수 없다. 국민의힘 지지자들 입장에서, 홍준표 지지율이 더 올라가서 여권의 후보 누구하고 1대1로 붙어도 압승을 하는 것을 보여주면 지지층의 변화도 있을텐데, 지금 그 턱에 머물러 있다. 실제 조사 날짜로 따지면 10일도 채 안 남았는데, 이 기간동안에 어떤 반전을 보여주면 모르겠는데, 최근 토론의 모습을 보면 그렇지 않다. 보수 쪽 사람들의 입장에서 토론이 그냥 내부 총질, 내부 폭탄 돌리기 식으로 전개되는 것에 대해서 불만이 있다 보니까, 전체적으로 당심을 바꿀 수 있는 모멘텀을 못 만들고 있다.

김능구 : 홍준표가 조금씩 변화의 움직임이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20일 TK에서 문 대통령과 여당을 정면으로 겨냥한 기자회견을 했다. 여기에 대해 이재명과 윤석열의 적대적 공생구조를 타개해야만 제 1야당 대권주자로서 입지를 다질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하기도 하는데, 황 소장님은 어떻게 보나?

황장수 : 홍 후보가 이번에 두 번째 나온 거라면 과감한 보수개혁의 가치를 내세워야 한다. 그런데 로스쿨 폐지와 사시 부활, 군대 가산점 문제 등 딱 20대와 젠더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고, 나머지는 경제성장을 이야기하는데 황당할 정도의 성장률을 말하고 있다. 그러니까 황교안 이후 보수정당의 기본적 행태를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스스로는 나름대로 머리를 써서 다양한 정책들을 섞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문제에서 기존 국민의힘 전신의 정당부터 보여온 후보들의 수구 성향을 극복하지 못했다. 그게 제일 안타깝고, 초점이 맞춰진 과제 뿐 아니라 다른 부분에도 과감한 개혁을 지향했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안 보이니 젊은 사람들 일부 빼고는 크게 공감을 일으키기 어렵다는 생각이다.

김능구 : 우리가 계속 ‘보수는 혁신이 필수’라고 말해 왔는데, 요즘 혁신이란 말이 사라졌다.

차재원 : 황 소장 말씀에 공감하는데, 물론 당내 경선이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를 하기 어려운 환경이긴 하지만, 사실 2016년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인해 보수가 궤멸됐다고 할 정도였다고 한다면, 지금 중도나 무당층들의 입장에서 보면 보수를 찍기 위한 하나의 전제조건이 보수의 혁신이다. 보수의 정체성을 어떤 식으로 혁신할 것인가, 그리고 그것이 구체적인 액션으로 나오는 것이 인적쇄신인데 그것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문제들인데, 거기에 대해서는 아무 이야기를 안 하고 있다. 그대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사실 어떻게 보면 보수 정파가 국민에게 손을 내밀 전제조건인데, 이것이 결여된 상황에서 누가 후보가 된다 하더라도 과연 본선에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치열한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

김능구 : 대선 승리라는 것이 반문재인 정서에 입각한 정권교체가 아니라 실제 보수세력에게 정권을 맡길 수 있다는 국민적 합의가 되려면, 보수세력들이 늘 주창했듯이 보수혁신이 필수적인 과제인데 그게 지금 사라져 버렸다는 이야기다. 윤석열 후보는 중도 스탠스였다가 당에 들어와서는 오른쪽으로 더 오른쪽으로 가고 있고, 홍준표 후보 같은 경우도 26년 경력을 이야기하듯이 너무나 잘 알기에 제대로 바꿀 수 있다는 비전과 대안을 내놔야 되는데 그 이야기는 별로 없고, 혁신의 상징이었던 유승민 후보 조차도 엉뚱하게 주술 이야기나 하고 있다.

차재원 : 유승민은 본인에 대한 배신자론 때문에 그런 부분을 주저하는 것 같다.

김능구 : 그래서 새로운 다크호스는 원희룡 후보인데, 대장동 일타강사에 전념하는 분위기다. 어쨌든 보수 혁신의 방향 속에서 중도층이나 실망한 지지층이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하는 후보와 그런 전략이 정권교체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 그렇게 선택을 받아야 되는데 지금 그렇지 않은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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