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이 20일 ‘미중 패권경쟁 시대’라는 위기의 리더십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를 꼽으며 사실상의 지지 의사를 밝혔다.

김현종 전 차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미중 패권경쟁 시대와 위기에 강한 이재명 리더십> 제목의 글에서 “이제 우리는 미중패권 무한경쟁 시대에 대응할 준비를 해야 한다”며 “미국은 2인자의 도전을 내버려두지 않는다. 미중 패권경쟁은 아직 초기 단계다. 우리가 어떻게 준비하고 대응하느냐에 따라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고래가 맞붙는 시대에 우리는 태평양의 돌고래가 되어 세계를 유영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여야를 초월해 유연하고 통찰력과 안목이 있는 리더가 집권해야 한다”며 “유능한 지도자에게 꼭 필요한 자질은 그 때 필요한(necessary) 결정을 하는 것”이라고 위기에 리더십의 최상 덕목이 ‘필요한 결정’을 하는 능력으로 꼽았다.

이어 이 후보에 대해 “주변에 이재명 지사를 불안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좀 있다. 저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며 “이재명 지사는 파이를 키울 줄 아는 시장주의자이자 절차를 중시하는 민주주의자다. 리더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 즉 위기를 직관하고 결단하고 출구를 열어가는 데 탁월한 능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코로나19가 마구 번질 때 기민하게 대처하고 코로나19발 골목경제 위기에서 빠른 돌파구를 찾고 계곡을 시민들에게 돌려주고 과일도시락 배달로 아이들에게 행복을 주고 성남시장 시절 모란 개시장을 정비하고 청년배당을 시행하는 등 능력을 증명해 냈다”며 “국민에게 필요한 걸 소통하고 찾아주는 탁월한 행정가”로 바라봤다.

김 전 차장은 노무현-문재인정부에서 자신이 한 역할에 대해 “차세대 잠수함, 초음속 순항미사일, 정찰위성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느꼈다”며 “정찰위성을 쏴 올리기 위해서 필요한 고체연료 사용권을 얻었고 800킬로 미사일 사거리 제한을 해제했으며  마침내 한미 미사일지침 종료란 중대한 성과를 도출해냈다”는 점을 들은 후 미중 패권경쟁에 대해 언급했다.

먼저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올해 2월 “못이 없어서 편자가 사라졌고 편자가 없으니 말을 잃었다. 그렇게 계속돼 왕국은 멸망했다. 반도체는 21세기 편자의 못”이라고 말한 대목을 적시하고 “미국이 첨단기술을 다시 주도하겠다는 다짐이자 선언”으로 치부했다.

구체적인 미중 반도체경쟁에 대해 “예를 하나 들자면 양자컴퓨팅은 블록체인을 깰 수 있다. 즉, 상대국의 도청감시망과 군사보안을 무력화 시킬 수 있으며, 양자레이더와 센싱은 스텔스기와 잠수함을 탐지할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은 이미 기술 전쟁에 돌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1년 6월 미 상원은 중국을 견제하고 미국의 경쟁력을 높이는 내용의 ‘미국혁신경제법’을 초당적으로 통과시켰습니다. 2018년 7월엔 첨단기술 분야에서 중국인 유학생의 비자기간을 5년에서 1년으로 단축 조치, 2020년 9월엔 중국 군부와 관련된 중국 유학생의 입국을 금지시켰다”며 미국의 조치들을 짚었다.

중국의 도전에 대해서도 “중국은 시진핑 집권 후 ‘기술자립’에 온 국력을 쏟고 있다. 중국과학원은 미국이 중국의 목을 조를 (chokehold) 25개 기술을 선정하고 향후 10년 동안 35개 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라며 “리튬이온 배터리에 들어가는 cobalt와 anodes 시장을 중국이 각 85%와 86%를 장악하고, 전기자동차와 터빈에 들어가는 희토류 역시 중국이 장악하고 있다. 쉽게 말하자면 중국 없이는 전기차를 못 만든다”고 얘기했다.

김 전 차장은 일본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일본은 2019년 경제산업성에 경제안전보장실을 설치하여 안보관점의 기술, 산업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한 후 “우리나라도 핵심기술인력을 최소 10만명 더 증원해야한다(현재 40만명). 기술을 키우는 것만큼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기존 ‘산업경쟁력’에 더해 ‘기술안보’ 관점에서 대응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했다.

나아가 “한미군사동맹, 한미경제동맹(FTA와 통화스와프), 여기에 더해 앵글로색슨 첩보동맹인 Five Eyes(파이브 아이즈)에 가입도 고려해야 한다”며 “이것은 친미반미 도그마를 넘어서는 문제입니다. 국익과 국격을 증대하는 차원에서 필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차장은 마무리말로 “참여정부 시절 보고를 마친 후 노무현 대통령이 웃으시며 ‘나는 동서화합 대통령이 되고 싶은데 김 본부장 때문에 FTA 대통령이 되겠어’라고 말씀하신 적 있다”며 “이재명 지사가 부디 동서화합 대통령도 하고 글로벌 대통령도 하길 바란다”고 했다.

김현종 전 차장은 지난해 1월 청와대에서 물러난 뒤 대통령 외교안보 특별보좌관으로 일해오다 지난 4월에 해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