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고발사주’ 李 ‘화천대유’ 의혹으로 여야 공방
與, 호남 경선 앞두고 이재명-이낙연 ‘적임자’ 자처
野, 윤석열 영남 순회…홍준표 임진각‧송파 방문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올 추석 밥상에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관련 ‘고발 사주’ 의혹과 이재명 경기지사 관련 ‘화천대유 개발사업’ 의혹이 오르면서, 향후 ‘대선 민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인 이재명 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는 오는 25~26일 경선을 앞둔 호남을 찾아 지지를 호소한 반면, 국민의힘 후보들은 10월8일 2차 컷오프를 앞두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영남을, 홍준표 의원은 임진각과 송파를 방문해 ‘민심 얻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민주당, 尹 ‘고발 사주’ 의혹 “대국민 사기극” 공세
윤 전 총장은 검찰총장 재직 시절인 지난해 총선 당시 검찰이 야당에 여당 의원 고발을 요청했다는 의혹에 연루돼있다. 공수처는 손준성 검사와 김웅 국민의힘 의원을 상대로 강제수사에 나섰고, 현재 손 검사와 김 의원의 휴대전화와 태블릿 PC 등의 포렌식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고발 사주’ 의혹을 제보한 것으로 알려진 조성은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이 최근 박지원 국정원장과 만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야당은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후보의 밑도 끝도 없는 물타기가 막장으로 치달았다"며 "관련 없는 박지원 국정원장을 끌어들이는 것도 모자라 대검 감찰부, 언론까지 정치공작 공모관계라고 규정하고 나섰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면초가에 몰려 대선후보의 자세와 품격은 벗어던지고 자신의 밑천을 제대로 드러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날 강병원 최고위원은 "윤석열의 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음모론, '아묻따' 음모론 정치가 한참 도를 넘었다"며 "대선후보라면 당연히 자신의 검찰총장 재직 시절 벌어진 국기문란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고 성실히 설명하는 게 마땅한데, 삼류 소설이나 양산하고 국민을 미혹하고 있으니 대국민 사기극이 따로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화천대유’ 의혹 ‘이재명게이트’로 확대
국민의힘은 이재명 지사가 연루됐다고 하는 '화천대유 의혹'으로 공격에 나섰다. 화천대유 의혹은 이재명 지사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진행한 성남시 대장지구 개발 사업으로, 개발 당시 특정 개인이 100% 지분을 보유한 신생 민간회사가 2천억원에 가까운 이익을 챙긴 것으로 알려져 특혜‧비리 의혹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16일 국회에서 '이재명 경기지사 떴다방 진상규명 태스크포스'를 열어 국정조사·특별검사까지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대장동 개발은 이지사의 최대 치적이 아니라 최대 치부로 기록될 것"이라며 "일개 개인(화천대유)이 1% 지분인 5000만원을 가지고 무려 577억원을 배당받았다는 건데 이거 어느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겠나"라고 물었다.
이어 "(지분 6%를 보유한) SK증권의 경우에도 3460억을 배당받았다는데 내막을 보면 실제 소유자는 화천대유 소유자인 김모씨와 그가 모집한 6명으로 구성된 특정 금전 신탁이었다"며 "이 사람들은 친구 대학동문 등 특수관계자들이라고 한다. 이 모든 것이 어떻게 우연의 일치라고 할 수 있겠나"라고 물었다.
19일 홍준표 의원은 페이스북에 "누가 봐도 이재명 게이트"라며 "이런 뻔뻔함이 오늘의 이재명을 이끄는 원동력"이라고 글을 올렸다. 이어 "꼭 무상연애 스캔들에 대응하는 방법과 똑같다"며 "그 사건 비리개발의 주체가 성남시였는데 어떻게 성남에 사는 총각 사칭 변호사가 그걸 몰랐을 리 있었을까"라고 의구심을 더했다.
이재명 “부당이익 취했으면 대선후보 사퇴하겠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를 뽑는 호남권 경선 일정 중 19일 진행된 TV토론회에서 이 지사는 ‘화천대유’ ‘대장동게이트’ 의혹을 강하게 반박했다.
이 지사 측은 "오히려 국민의힘 인사들이 대거 포함된 야당 게이트"라고 맞선 반면, 경쟁 주자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절대 다수 국민들이 걱정하면서 분노하고 있다"면서 이 지사의 연루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낙연 전 대표가 경선 광주·전남·전북 방송토론회에서 "이 지사는 평소 공정경제를 강조하고 부동산 불로소득을 뿌리 뽑겠다고 했는데 아주 배치되는 결과가 나타났다"며 "(화천대유 사업은) 역대급 일확천금 사건이라 볼 수 있다"고 하자, 이 지사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지사는 "제가 부정을 하거나 단 1원이라도 부당한 이익을 취한 게 있으면 후보와 공직에서 사퇴하고 다 그만두겠다"며 "제가 개입해 막지 않았으면 성남시가 해당 사업에서 회수한 5500억여 원 등 모든 이익은 민간에 귀속됐을 것"이라고 했다. 또 "사건의 실체는 당시 토건 세력과 야권 정치인이 불로소득 사업을 추진했다가 제가 성남시장이 되면서 반쯤 실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지난 17일 5.18 당시 신군부의 헬기 사격 흔적이 남아 있는 광주 전일빌딩을 찾아 “개혁정신의 본향, 민주세력의 심장 호남이 확실한 변화, 확실한 정권재창출, 확신한 이재명을 확실히 선택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18일에는 부인 김혜경씨와 함께 광주 남구의 한 미혼모 시설을 방문하기도 했다.
‘의원직 사퇴’ 승부수 띄운 이낙연, ‘광주 반전’ 결사항전
이낙연 전 대표는 지난 8일 광주시의회에서 호남권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열어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이 전 대표는 “저의 모든 것을 던져 정권 재창출을 이룸으로써 민주당과 대한민국에 제가 진 빚을 갚겠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광주시의회에서는 "불안한 후보 대신 안심되는 후보를 내놔야 한다"며 "1%의 싸움에서 무당층과 중도층의 표를 가져오는 것이 승리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이 승리하려면 광주에서 반전을 일으켜 결선 투표로 가는 드라마가 필요하다"며 "저는 본선에 강한 후보라 광주가 결선 투표를 만들어 주시면 제가 민주당 본선 후보가 돼 광주시민께 가장 먼저 대선 승리를 보고드리겠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광주에 헌법재판소와 대법원 이전을 추진하는 등 공약도 제시했다. 그는 "독일은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이 수도가 아닌 카를스루에라는 도시에 두고 사법과 정치권력을 분리해 실질적인 권력분립을 실천하고 있다"며 "5·18민주화운동은 1987년 헌법을 탄생시킨 밑거름이었던 만큼 헌번재판소와 대법원 이전을 추진해 광주정신을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이낙연 전 대표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친문’ 홍영표, 신동근 의원이 17일 전북도의회를 찾아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을 이어 민주당 정신을 계승할 적임자는 이낙연 후보"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19일 광주MBC 토론회에 참석했고, 20일에는 목포 동부시장을 찾고 21일에는 선영에 들러 성묘를 한 후 전주에서 'ESG 전북 네트워크' 지지선언에 참석, 22일에는 전주 한옥마을을 찾을 예정이다.
윤석열, 박정희 생가 방문‧경남 전통시장 순회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고발 사주’ 의혹 건이 수그러드는 모양새에 대국민 접촉면을 넓혀나가며 특히 이번 추석은 영남권 민심 얻기에 주력했다.
지난 17일 경북 구미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았다. 우리공화당 지지자들은 윤 전 총장을 향해 "여기 올 자격이 있나" "사과하라" "어딜 들어가느냐. 막아야 한다"며 충돌하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은 이어 경남 창녕군과 진주시, 창원시, 김해시를 들러 지역 전통시장을 차례로 방문했다. 경남 창녕은 경쟁 후보인 홍준표 의원의 고향이기도 하다. 지난 6월 대선 출마를 선언한 후 경남을 찾은 것은 처음이다.
그는 시장 유세를 하며 의자 위로 올라가 양팔을 번쩍 들어올리면서 “약속드립니다. 바꾸겠습니다”며 정권교체를 약속하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은 진주 유등시장을 찾은 뒤 기자들에게 "인심, 기후가 좋아 젊을 때부터 나중에 일을 다 마치고 퇴직하면 여기 와서 살까 생각을 많이 했다"고도 했다.
18일 김해 동상시장 방문을 끝으로 경남 일정을 마친 윤 전 총장은 귀경해 자영업자 합동 분향소를 찾아 참배했다. 방명록에는 "미안하고 죄송하다. 자영업 구제 정책 반드시 실현하기 위해 정권 교체 해내겠다"고 적었다.
19일 오전에는 서울역에서 '훈훈한 한가위 되세요'라고 적힌 어깨띠를 두른 채 권성동 의원 등과 함께 귀향객들을 배웅했다.
홍준표, 임진각 실향민 위로…송파 새마을시장 방문
홍준표 의원은 지난 16일 국민의힘 경선후보 토론회에서 ‘조국 사건’ 수사가 과도했다는 입장을 밝힌 후 민심 역풍이 일자, 19일 페이스북이 이재명 지사가 연루됐다는 ‘화천대유’ 의혹을 다시 꺼내며 공격모드를 재가동했다.
18일에는 9.19 남북 군사합의 3주년을 맞아 경기 파주 임진각 망배단을 찾아 참배하며, 현 정권의 대북정책을 비판했다. 망배단은 실향민들이 명절 때 고향을 향해 차례를 지내는 곳이다.
홍 의원은 “북측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 가능한 한 숨기고 뒤로 빼고 국가적 지원도 제대로 하지 않고 그렇게 포기하고 있는 것이 참으로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어 “실향민, 특히 탈북민을 정부가 보호해줘야 하는데 정권이 바뀌고서는 탈북민들을 이상한 사람 취급하며 갈 곳 없게 만들었다”고 했다며 실향민과 탈북민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홍 의원은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3번 출구 앞에 마련된 자영업자 합동 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그는 방명록에 '서민이 잘 사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적은 뒤 "국민연금을 동원해 막바지에 몰린 이 분들에게 무이자로 장기 대출을 해주고, 그 이자는 정부 예산으로 보전해 주는 자영업자·소상공인 재기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19일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새마을 시장을 방문해 당 최고위원인 배현진 의원과 함께 전통시장을 둘러보며 상인들을 만났다.
홍 의원은 페이스북에 "난전에 천막시장이던 새마을시장이 현대화된 시장으로 변모했다"며 "시장통에 가니 청년들이 '무야홍'이라고 하면서 사진을 찍자고 모여들어 요즘 청년들이 저를 폭발적으로 지지하는 것을 현장에서 실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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