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고발사주 지시 안했는데 왜 사퇴여부 물어보나”
홍준표 "진주 의료원은 의료원 기능을 상실해 폐쇄한 것"
유승민 "여가부 폐지하고 정부부처 산하 '위원회' 만들겠다"
원희룡 “제주도 땅 중국에 판 것처럼 오해…금지시켰다”
최재형 “감사원장 중도 사퇴…정치적 중립 훼손 아니다”

9일 서울 금천구 즐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국민 시그널 면접'에 참가한 면접관들이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선영 동국대 교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김준일 뉴스톱 대표, 사회를 맡은 신율 명지대 교수. <사진=연합뉴스>
▲ 9일 서울 금천구 즐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국민 시그널 면접'에 참가한 면접관들이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선영 동국대 교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김준일 뉴스톱 대표, 사회를 맡은 신율 명지대 교수.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오는 9월 15일 대선 후보를 8명으로 추려내는 1차 컷오프를 앞둔 국민의힘은 9일~10일 이틀에 걸쳐 유튜브를 통해 경선 후보들 공개 면접을 진행했다.

9일에는 홍준표·유승민·최재형 후보를 포함해 장성민·장기표·박찬주 후보, 10일에는 윤석열‧황교안·박진·안상수·하태경·원희룡 후보가 참여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김준일 뉴스톱 대표, 박선영 동국대 교수가 면접관을 맡았다.

이날 서울 금천구 한 스튜디오에서 열린 대선 ‘국민 시그널 공개면접’은 당의 공식 유튜브 채널인 ‘오른소리’ 및 각 방송사·보수 유튜브 채널 등에서 10만 명이 넘는 동시 시청자 수를 기록했다. 후보들끼리 논박을 하는 형식은 후보가 압축된 1차 컷오프 후에 실시될 예정이다. 이번 면접에서는 각 후보가 20분 동안 면접관의 질문에 답을 하며 주요 공약뿐 아니라 현 정권에 대한 비판과 사회 현안 등 생각을 밝히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국민의힘 공개면접에서는 진중권 전 교수의 날카로운 압박 질문에 후보들은 긴장했지만, 그로 인해 이번 경선 공개면접은 흥행의 효과를 얻었다. 

◆ 윤석열 “악의적 프레임‧정치공작” 반발

윤석열 후보는 '고발 사주‘ 의혹에 관해 "사주라는 건 윗사람이 아랫사람, 힘 있는 사람이 힘없는 사람한테 하는 건데, 당시 내 처지에서 꽤 큰 정당(미래통합당)을 사주한다는 것 자체가 악의적 공작 프레임"이라고 항변했다.

진 전 교수는 "손준성 검사와 김웅 의원간 고발장이 오간게 출발점인데 거기에 대한 설명이 없이 여당의 정치공작이라하나. 내가 보기엔 국민의힘 내부 일 같은데, 정치공작이라 하면 뭐가 민주당과 뭐가 다른가"라고 지적했다.

윤 후보는 이에 대해 "손 검사나 김 의원이 동기니까 통화도 할 수 있겠지만 보도에 나온 고발장 보면 상식적이지 않은 게 한두 개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손 검사가 김 의원에게 고발장을 줬다는 건 인정하나'라는 진 전 교수의 질문에는 "아니다. 손 검사도 안보냈다고 하고, 고발장 글꼴도 이상하고 '손준성 보냄' 자체도 변형 가능하다고 언론에서 나오지 않나. 검사가 작성한 고발장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수사는 증거를 갖고 판단을 하는 거지 감을 갖고 밀어붙이는 게 아니다. (손 검사는) 안줬다하고 (김 의원은) 안 받았다 하지 않나"라고도 했다.

김준일 뉴스톱 대표가 '손 검사가 고발장 초안을 준 게 확인되면 총장으로서 관리 책임에 대해 사과할 의사가 있나'라고 질문하자, 윤 후보는 "확인된다면 손준성이 아니라 어느 검사라 하더라도 제대로 못 살핀 건 대국민 과사 하겠지만 빨리 조사하라는 입장"이라고 했다.

이에 진 전 교수가 '지시한 정황 증거가 나오면 사퇴할 건가'라고 묻자 "안 했는데 가정으로 해서 답하라고 하면 맞지 않다"며 기존 입장을 강조했다.

윤 후보는 배우자 김건희 씨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서도 비상식적인 수사라고 비판하며 처와의 연관성을 강력 부인했다. 윤 후보는 "어떻게든 뭘 좀 처와 연결시켜보려고 1년 6개월째 수사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집사람은 뭐가 없다"고 말했다.

박선영 동국대 교수가 "검찰이 관련 회사 압수수색에 들어갔다고 하는데 이것 역시 또 찍어내기 또는 윤석열 죽이기로 보나'라고 하자 "그렇게 밖에 볼 수 없다. 수십년 동안 내가 수사를 했는데 이런 식은 없었다"고 했다. 이어 "수사를 시작하면 쉬운 말로 '견적'이란 게 있지 않나. 이렇게 수사하는 건 저 자신도 처음 본다"고 비판했다.

윤 후보는 적폐청산 수사와 관련해 '무리한 수사로 많은 사람들을 잡아넣은 것에 대한 후회는 없나'라는 박 교수의 질문에 "적폐수사라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법치수사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 홍준표 “억지논란과 비아냥…이런 행사, 또 참여하기 어렵다”

홍준표 후보는 정치에서 뼈가 굵은 만큼 면접관들의 예리한 질문에도 바로바로 응수했다. 그러나 토론을 마친 뒤 전반적으로 비아냥과 조롱이 많았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홍 후보는 '여성 지지율이 낮은 이유가 과거 여성비하, 자서전 돼지발정제 이슈 때문이냐?'는 면접관 질문에 "맞다"고 했다. 또 면접관이 '코로나19가 확산으로 진주의료원 폐쇄에 사과하라는 여론이 있었다'는 질문에 대해 "진주 의료원은 의료원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했기 때문에 폐쇄한 것"이라며 "어처구니없다. 일방적인 주장이다. 경남도지사 시절 신축한 경남도립 마산의료원은 이번 코로나 사태 때 중환자들 이송해서 치료했다"고 반박했다.

면접관이 '홍준표가 대통령 되면 공공병원 폐쇄한다는 우려가 있다'는 질문을 이어가자 홍 후보는 "그런 말 하는 사람은 나 절대 안 찍는다"며 "그건 억지논란"이라고 지적했다. 

홍 후보의 비례대표 폐지 공약 관련 '헌법재판소가 위헌 판정을 내릴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헌법을 바꾸는 판인데 무슨 헌법재판소인가"라며 "지난 탄핵 때를 보면 헌재도 폐지하는 것을 검토해야 하겠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차라리 헌재를 폐지하고 대법원으로 통일하는 게 어떠냐는 얘기도 많이 나온다"고 부연했다. 

홍 후보는 10일 페이스북에 "외곬 생각으로 살아온 분들의 편향적 질문으로 후보의 경륜을 묻는 게 아니라 비아냥대고 조롱하고 낄낄댄 22분이었다"며 “이런 행사에 더 이상 참여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홍 후보는 "26년 정치 하면서 대통령후보를 면접하는 것도 처음 봤고, 또 면접하며 모욕 주는 당도 생전 처음 본다"며 "공천관리위라면 이해가 가지만 공천이 아닌 경선관리위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는 "지방 일정이 분주한 후보들 발목 잡는 이런 행사는 더이상 자제해달라"며 "토론 없는 경선 관리는 무의미하다"고도 했다.

◆ 유승민 “4년 전부터 여가부 폐지 말해…양성평등 고려”

유승민 후보는 9일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이 집중 검증 대상이 됐다. 면접관들은 ‘안티 페미니즘’에 편승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유 후보는 “4년 전부터 여가부 폐지하고 양성평등 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며 이를 일축했다.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중도 확장성은 높지만 보수 진영의 지지가 낮은 것을 지적한 것이다. 유 후보는 “건너는 중”이라며 “(보수층 지지자) 그분들의 생각도 바뀔 거라고 믿는다”고 답했다.

유 후보는 면접이 끝난 후 "발표회를 한다거나 면접을 한다는 게 공정하지 않을 수 있는 방식"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진 전 교수는 윤석열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사람"이라며 면접관의 중립성 문제를 제기했다. 진 전 교수는 지난 5월 윤 후보를 지지하는 '공정과 상식 회복을 위한 국민연합' 포럼 출범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가능성과 한계' 토론회 기조 발제자로 나선 바 있다.

진 전 교수는 두 후보 반발에 "웬 딴소리냐"는 입장이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국민 면접관 제의를 받으면서 2개의 조건을 내걸었다"며 "이 얘기가 후보들에게 전달이 안 됐냐"고 되물었다. 진 전 교수가 내건 조건은 '매우 까칠할 것이니 딴소리 말라'는 것과 '이편 저편 가리지 않고 까칠하게 할 것이니 나중에 누구 편을 들었느니 이따위 소리 하지 말라'는 것. 그러면서 "유승민에 대해 할 말이 있는데, 적당한 기회에 하겠다"고 덧붙였다.

◆ 면접관 진중권에 의견 분분 “탁월” “공정성 어긋나”

면접관을 맡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에 대해 장성민 후보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장 후보는 10일 페이스북에 "후보들 입장에서 여러 가지 소회가 있을 수 있으나 수권정당이 되려면 진 교수와 같은 합리적 진보의 목소리도 듣고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박선영, 김준일 두 분의 면접관도 잘된 발탁"이라고 밝혔다. 이어 "20년 전의 일까지 캐내어 비판하는 그들과의 토론이 즐거웠고 이런 식의 난상토론은 국민에게도 흥미롭게 느껴질 것이다. 격을 깬 이런 식의 토론양식이 파격적"이라며 "개방된 민주정당으로 잘 가고 있다"고 했다.

동시에 면접관들에게는 "국가를 얼마나 잘 운영할 수 있는지에 대한 비전 경쟁을 이끌어내는데 선택과 집중을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특히 진 전 교수에게는 "특정 후보에 치우진 정치적 편향주의자가 아니란 점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후보는 "나는 진 교수가 그런 편협주의자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윤석열 후보의 지지자 진중권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오해를 싹 씻어 버릴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장 후보는 민주당 의원이던 2000년 5월 17일 광주 가라오케 '새천년 NHK'에서 타 의원들과 술판을 벌인 일화를 지적받았다. '5·18 정신을 모욕한 것 아니냐'는 면접관 지적에 그는 "변명할 생각 없다"며 "무조건 잘못했다"고 사과했다.

◆ 원희룡, 제주지사 시절 ‘개발’ 관련 오해 해명

원희룡 후보는 '제주지사 2번 했는데 호불호가 많이 갈린다. 스스로 도지사로서의 행정을 어떻게 평가하냐'는 질문에 "제주도는 특별자치도라 개발과 보존의 갈등이 가장 첨예하게 부닥치는 곳"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 국민들 중에는 제주도 땅을 중국에 판 것처럼 오해하는 분들이 계시는데, 오늘 이 방송을 듣는 분들은 이 부분에 대한 오해를 명확하게 풀어주시길 바란다"며 "제가 2014년 도지사로 취임했는데, 2010년부터 중국 자본 유치가 제주도정의 최고 목표였다. 많은 투자 프로젝트와 실제로 많은 땅이 넘어갔는데, 취임을 하고 보니 '이건 너무 지나쳤다', '부작용이 심하다'는 느낌을 받아 전면 금지를 시켰다"고 덧붙였다.

원 후보가 최근 ‘위드 코로나'를 주장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도 질문을 던졌다. 면접관은 "지금 방역 대책 관련해 공약을 내신 걸 보니 '문재인 정권 연장의 꼼수'라면서 '국민들이 속고 있다'고 말씀하셨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해제하고 위드 코로나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아직 그럴 때가 아니라고 말한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건가"라고 물었다.

원 후보는 "저는 전문가들과 가장 많이 토론하고 실제로 확진자 추적 앱과 안심 코드를 제주도에서 직접 만든 사람"라면서 "의학 지식은 모르지만, 코로나 방역에 대해서는 기모란 방역관보다 제가 더 전문성 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도에서 개발했던 안심 코드는 QR코드가 있는 곳에서 출입기록을 전부 블록체인으로 기록했다가, 만약 확진자 판정이 나면 그 데이터를 통해 접촉자에게 모두 연락이 가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를 중앙정부에 건의했는데 아직까지도 시행을 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최재형, ‘애국가 제창’ 논란에 “나라 사랑하는 마음으로 봐달라”

후보는 가족들과 함께 명절에 애국가를 제창한 것을 놓고 가부장적인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자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봐달라”고 답했다. 또 “감사원장 중도 사퇴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된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면접관이 “판사 생활 오래 했는데, 요즘 사법부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라고 질문하자 “사법부는 대통령이 관여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사법권 독립은 민주주의가 지켜야 할 최후의 보루이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대법원장을 임명하는 권한은 대통령에게 있다. 국민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대법원장을 임명하겠다. (재판 지연 문제는) 법관들이 스스로 사명을 가지고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