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당대표로서 정권 향한 견제‧비판 대신 당내 분란 조장”
“윤석열, 합리적 보수층이 기대했던 중도 외연 확장에 빨간불”
“홍준표의 약진, 최재형 지지했던 강경보수 세력들이 이동하지 않았나”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은 지난 8월 24일 '점점 더 뜨거워지는 여야 대선 경선'를 주제로 폴리뉴스 사무실에서 좌담회를 가졌다. (왼쪽부터)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 교수. <사진=폴리뉴스>
▲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은 지난 8월 24일 '점점 더 뜨거워지는 여야 대선 경선'를 주제로 폴리뉴스 사무실에서 좌담회를 가졌다. (왼쪽부터)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 교수. <사진=폴리뉴스>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내년 3월9일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경선후보인 홍준표 의원이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20%를 넘으며 상승세를 타면서 유력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양강구도를 형성할지 주목되고 있다.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윤 전 총장 ‘대세론’의 근거를 살펴보고 또 한계로 지적되는 부분 역시 짚어봤다.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은 지난 8월 24일 '점점 더 뜨거워지는 여야 대선 경선'를 주제로 폴리뉴스에서 좌담회를 가졌다. 이날 좌담회에는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그리고 본지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가 참석했다.

“‘윤석열 대세론’이라 할 근거 있으나 외연 확장성에 우려”

김능구 대표는 윤석열 전 총장을 접해본 사람들의 이야기를 종합해 ‘윤석열 대세론’의 근거로 네 가지를 설명했다. 정권교체 민심이 윤에 투영돼있다는 것, 당협위원장 과반수가 윤을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과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만나 ‘대안부재론’이 나왔다는 것, 윤은 드라마 주연 역할을 맡길 만한 캐릭터를 갖고 있다는 것이 그것이다. 

차 교수는 이에 공감을 표하며 “정치적 조건 자체가 윤석열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며 “여당은 대통령이라는 정치적 구심점이 있지만, 야당은 그게 없는 상황에 외부에서 1등하는 사람이 들어오니 확 쏠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윤석열의 이미지에 대해 “2013년 국정감사장에서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이야기, 지난해 ‘추-윤 갈등’ 이런 것들이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 있는 정도의 사항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차 교수는 윤석열의 아킬레스건인 장모, 아내 문제가 의외로 빨리 터졌던 점이 대세론 유지에 힘이 됐다고 보았다. 그는 “장모 문제는 입당도 하기 전에 터져 나왔고, 아내 의혹인 ‘쥴리 벽화’라는 것도 여성의 인격 침해, 이런 쪽의 이야기로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예방주사 효과를 얻었다고 생각된다”고 풀이했다.

황 소장은 “홍준표 후보는 외연 확장성에서 한계가 명확해 윤석열 대세론이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여권이 윤석열에 대한 집중적 공격을 해왔는데, 그런 것들이 하루아침에 사라지고 조용히 윤의 대세론으로 갈 것인가”라며 “저는 여권에서 멀지 않은 시기에 모종의 뭔가를 구체적으로 내밀 거라고 본다”고 예측했다.

그는 또 “한편으론 윤 스스로가 개혁 이미지를 보여야 하는데, 지금 윤이 하고 있는 것은 기존 기득권 보수 후보들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윤 또한 외연 확장성에서 한계가 올 수 있고, 대세론으로 야당 후보가 되어도 대선에서 패배할 가능성도 크다”고 했다.

차 교수는 “윤 전 총장이 대세라고 할 측면이 있다 해도 본선을 가정하면 취약점이 보인다”며 “합리적 보수층들이 기대했던 중도 외연 확장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했다. 그는 “주 120시간 노동, 부정식품 이야기,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갖고 탈원전을 이야기하는 것은 실용과 효용의 가치만 담보되면 안전이나 다른 가치는 무시해도 된다는 식으로 읽힌다”며 “2030세대, 그리고 개인의 인권과 자유를 보장하고 노동의 가치, 양성평등의 가치가 핵심적인 정치 요소로 떠오르고 있는 현 시대에 어떻게 돌파구를 만들어나갈지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차 교수는 “경쟁후보인 홍준표, 유승민은 나름대로 준비가 된 후보들인데, 경선 토론 등에서 이런 후보들과 차별성을 확실히 보여주지 못하면 본선 가기 전에 위험이 닥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다른 문제로 윤 전 총장 측에서 보여주는 패권 같은 모습”이라며 “줄세우기로 대변되는 계파 문제 등이 꿈틀거리는데 퇴행이 아닌가. 이런 부분을 어떻게 극복하느냐도 과제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윤석열 캠프의 움직임을 보면 코로나 시대, 4차산업혁명 시대 걸맞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오래 전 대선 경선캠프 모습이 연상된다”며 “윤석열 본인도 새로운 이미지보다 약간 빛이 바랜 이미지가 있고 이런 것들이 전체적으로 확장성을 제약한다”고 했다.

“윤석열의 조기 입당, 홍준표가 국힘 후보되면 단일화 어려울 것으로 판단”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은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윤석열 후보 ‘대세론’의 근거를 살펴보고 또 한계로 지적되는 부분 역시 짚어봤다.  사진은 윤 후보가 3일 서울 종로구 기독교회관에서 열린 한국교회 대표연합기관 및 평신도단체와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은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윤석열 후보 ‘대세론’의 근거를 살펴보고 또 한계로 지적되는 부분 역시 짚어봤다.  사진은 윤 후보가 3일 서울 종로구 기독교회관에서 열린 한국교회 대표연합기관 및 평신도단체와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홍 소장은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달리 5:5, 당원 50% 여론조사 50%로, 여론조사도 국민의힘 지지자와 무당층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전국민 여론조사기 때문에 충분히 변수가 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후보별로 경선 방식에 대한 이견이 있는데 당내에서 이것을 극복하는 과정도 과제가 될 것 같다”고 했다.

김 대표는 “홍준표 의원을 인터뷰해보니, 처음에는 확장성이 없다고 비판하다가 지금은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 지지층에서 본인 지지율이 높다며 ‘역선택’으로 공격한다”면서 “‘할 말이 없다’는 이야기를 하더라”고 했다.

이어 ‘왜 윤석열 후보가 국민의힘에 조기 입당을 했느냐’에 대해 “윤석열 본인이 설명하기를, 자기가 입당하지 않으면 당대표 경선에서 홍준표 후보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고, 그 다음 11월부터 시작해서 단일화 과정을 거쳐야 되는데, 홍 후보가 당의 후보가 됐을 경우에는 이게 만만치 않을 것이라 본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윤과 홍 모두 검사출신이니까 홍 후보에 대해서 많은 정보를 갖고 있고, 홍 후보를 아는 분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을 텐데, 홍 후보가 보통 사람이 아니고 당의 후보가 되면 쉽사리 단일화를 통해 후보 자리를 넘겨주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느니 당에 들어가서 경선과정을 통해 제압하는 것이 오히려 낫겠다는 판단 속에 입당을 했다는 것”이라고 했다.

차 교수는 “지난 당 대표 경선 때 들은 얘기로 당시 나경원, 주호영 두 사람이 윤석열 총장 영입을 위해 열심히 뛰었는데, 근본적 이유 중 하나가 윤석열이 안 들어오면 홍준표가 후보가 돼서 단일화를 망칠 수가 있기 때문에, 이걸 막기 위해서 뛴다는 이야기였다”며 일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황 소장은 “저는 윤석열 주변의 보수언론이 더 큰 문제라고 본다”며 “지나치게 일정 방향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사실 윤석열이 살아오면서 부딪친 건 개인적인 캐릭터로 인한 경향이 크고, 스스로는 좌냐 우냐 정치의식이 별로 없었던 사람이라고 본다”며 “개인적인 캐릭터가 맞는 때와 안 맞는 때가 있고 부딪칠 때는 자신의 돌파력이나 카리스마로 대응하는데, 그에 대해 밖에 있는 사람들이 일정한 정치의식으로 만들어낸 것”이라고 했다.

그는 “순탄하게 간다면 이쪽에서는 윤석열, 저쪽에서는 이재명이 후보가 되는데, 포퓰리즘의 대명사라고 할 이재명이 던지는 것을 윤석열이 기득권 보수로 방어해내고 간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며 “오히려 중도뿐만 아니라 온건좌파까지도 포용할 수 있을 정도로 과감한 개혁을 보수 쪽의 후보가 던져야 승리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홍준표, 여론조사 20%대 돌파 ‘윤-홍’ 양강구도 형성

홍 소장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29%, 홍준표 20.8%, 유승민이 11.1%로 나온 것을 들어 홍준표 의원의 약진을 주목했다. 다만 홍 소장은 “한쪽에서는 역선택이라고 하고, 홍준표 측에서는 ‘아니다, 오히려 그것이 확장 가능성이다’라고 한다”며 논란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윤석열 후보 지지가 56.7%로 압도적인데, 홍준표 후보도 19.0%다. 홍준표 후보의 지지율이 전부 다 역선택으로만 올라갔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어 “반면 의문을 제기하게 만드는 것이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 28%, 열린민주당 지지층은 38.7%니까, 결국 두 가지 성격이 다 섞여 있다고 본다”고 했다.

홍 소장은 한편 “등장하자마자 2위, 3위를 유지했던 최재형 후보가 5.5%로 4위로 내려갔다”며 “홍준표 후보에 대한 당 지지층의 지지율이 19%까지 나온 것은, 유승민이나 윤석열을 지지할 수 없어 최재형을 지지했던 강경보수 세력들이 홍준표에게 가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했다.

‘윤석열-이준석 갈등’ 실체 있나?

차재원 교수는 ‘이석일돌’이라는 조어를 들어 ‘이준석-윤석열’ 두 돌(石)이 있으면 매일 충돌한다고 표현했다. 차 교수는 “이준석의 입장에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높다고 하지만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이 있다”며 “이 대표가 얼마 전에 대구에 가서 ‘양강구도로 선거를 할 경우 5% 정도를 질 수 있고, 이것을 이기려면 2030 표를 갖고 와야 되는데 누가 할 것인가’라며 결국 나 말고는 없다는 식으로 자신의 정치적 존재감을 피력해야만 성공을 주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반면 윤 전 총장에 대해서는 “‘누가 봐도 부동의 1위인데 내가 아니고 누가 있는가’, ‘내가 지면 어떻게 된다는 말인가’라고 묻는 것”이라며 “경선 자체를 ‘자기를 야권 단일후보로 만들기 위한 통과의례’처럼 생각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윤 전 총장이 이준석에 대해서는 “‘저 친구가 당 대표가 돼서 나를 제끼고 다른 후보, 예를 들면 유승민 내지는 오세훈을 옹립하려고 하는 것 아닐까’라는 불신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이준석 입장에선 윤석열의 관점이 보수보다는 중도층까지 아우를 수 있는 중도외연의 확장성에 두어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마음에 안 드는 것이고, 반면 윤석열 입장에서는 이준석이 대선국면 당대표 역할을 과대평가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불신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 소장은 ‘윤-이’ 갈등이 본질적인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그는 “사실 윤석열과 이준석이 심각할 정도로 상대를 공개적으로 비난하거나 한 것은 별로 없다”며 “당권을 상실한 국민의힘 다선 의원들이 윤석열이나 최재형 쪽으로 많이 갔는데, 오히려 윤석열 측근이라는 사람들이 계속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했다. 홍 소장은 “윤과 이의 갈등인지, 아니면 측근들이 윤석열을 내세워 당권을 장악하려고 하는 사안인지, 양 측면이 복합적으로 있다”고 했다.

또 이 대표가 대선에 대해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 당 대표로서 할 수 있는 행동이라 보았다. 홍 소장은 “이준석이 하는 이야기가 틀린 부분도 있지만, 다음 대선을 두고 예를 들어 과거와 같은 행태의 경선이나 정치는 그만하자는 이야기는 할 수 있다. 그걸 고깝게 볼 필요도 없다”며 “과연 이 같은 갈등이 과거에 볼 수 없었을 정도로 심각하고 더 퇴행적인 갈등인가, 아니면 과거에도 있었던 수준의 갈등인가를 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능구 대표는 “정홍원 선관위원장이 이번 경선 과정의 전권을 달라고 했다 하는데, 실제 그동안의 경선을 보면 당 대표가 뉴스의 초점으로 나온 적이 거의 없다”며 “경선 과정에서부터 당 대표가 있나 없나 할 정도였다” 했다. 이어 “이준석 당 대표도 자기는 당의 혁신, 변화 그리고 새로운 대한민국 발전 전략이랄까, 그런 부분에 집중하겠다고 이야기했는데, 다른 걸 떠나서 누구나 인정하듯이 이준석 당 대표가 계속 뉴스에 주목받고 싶어 하는 부분들이 있는 것 같긴 하다”고 했다.

“이준석, 대여투쟁 소극적…자기 존재감 부각하려 해”

황장수 소장은 “이준석이 당선되는 과정을 보면 3월 말쯤 언론이 전부 돌아가면서 MZ세대니 어쩌니 했는데, 이준석이 과연 우리 사회의 고통과,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힘든 삶을 사는 청춘세대를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인가 봤을 때는 한참 거리가 있다”며 “결국 당 대표 되고 난 이후 이준석을 보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했다.

황 소장은 “대선이 있을 때 야당 대표는 정권을 향한 견제와 비판에 집중해야 된다”며 “정권이 많은 실수와 잘못을 하는데도 그 역할을 하기보다 시종일관 안철수와 싸우고, 윤석열과 투닥투닥 하다 이제 또 당 내부에서 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표는 공개적으로 ‘나는 정권을 비판하거나 싸울 의도가 없다. 그건 당의 후보들이 해야 된다’고 했다”며 “내부에서 적극적인 비판이 없는 걸 보면 정상적인 정당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준석이 있는 한 보수가 대선에서 못 이긴다고 본다”며 “이준석이 누굴 지지하고 뒷배경이 누구라는 건 세상이 다 알고 있는데, 당의 경선이 순조롭게 갈 것 같지 않다”고 했다. 또 “워낙 사회적 비판이 몰리니까 사과하는 척했지만, 저는 근본적으로 자세나 태도를 고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민영삼 국민통합 특보가 ‘당 대표직을 그만두고 유승민 캠프로 가라’고 했다가 자기가 사임하는 해프닝이 있었다”며 “이준석이 처음에는 우리 정치의 변화와 시대전환의 아이콘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는데, 제가 국민의힘 관계자들을 만나보면 많은 사람들이 황 소장이 이야기한대로 '이준석 리스크'를 이야기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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