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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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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언론중재법’ 여당 강행처리...야당‧언론단체 “권력형 비리보도 원천 봉쇄, 북한식 언론통제” 맹비난

김기현 “정치적 방법, 헌법재판, 여론호소 등 제도적 장치 총동원할 것”
박용진 “입법독재는 대선에서 (민주당이) 오히려 불리한 상황 놓일 수도”
언론단체 “언론에 재갈 물린 위헌적 입법 폭거”
IPI “과도한 징벌적 손해배상액…언론인‧언론사에 경제적 파탄 위협”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해, 오는 25일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있다. 국민의힘은 반대 입장을 표하고 있으나 다수 의석을 차지한 여당의 공세에 뾰족한 수는 없는 상황이다. 언론단체들은 연이어 비판 성명을 내놓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후 “정권 말 각종 권력형 비리 보도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의도”라며 “북한식 언론 통제, 습관적 입법독재를 자행하는 민주당은 그 이름에서 민주를 빼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권력자들이 던져주는 부스러기 뉴스만 들으며 노예처럼 살기보단, 알 권리를 지키기 위해 목숨 걸고 싸우며 인간답게 사는 길을 택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21대 국회는 민주당과 청와대의 습관성 폭주, 날치기 DNA로 인해 비정상적 상태로 무려 1년 3개월이나 파행 운영되는 후진적 모습”이라며 “마치 탈레반처럼, 점령군이 돼 완장 차고 독선과 오만을 벌여 온 청와대와 여당은 우리나라의 근본을 통째로 뒤집어 왔다”고 비판했다.

장외투쟁 계획을 묻는 질문에 "지금 나와있지 않다. 필요할 경우엔 할 수도 있겠지만 아직"이라고 말했다. 그간 일부 강경 보수세력이 장외집회나 삭발‧단식과 같은 강경 투쟁을 해왔던 것과 거리를 둔다는 방침이다. 김 원내대표는 "모든 정치적 방법은 말할 것도 없지만 헌법재판 등을 동원해 국민 여론에 호소함과 아울러 법적·제도적 장치를 총동원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더해 정치권 외부의 각종 언론단체들과 힘을 모아 '언론중재법 철폐 공동투쟁위원회'를 결성할 계획이며, 당초 이번 주 중으로 출범이 예고됐던 여·야·정 협의체에는 참여하지 않을 방침이라 덧붙였다.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이날 BBS라디오 '아침저널'에서 "어제 눈살을 찌푸리실 샤우팅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우리가 이제부터 할 수 있는 일이 없기 때문"이라며 "지켜본 것처럼 모든 법이 그렇게 통과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윤석열‧최재형 등 대선주자들 與 강행처리 비판 입장 내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19일 SNS에 ‘언론중재법 단독 처리는 정권연장을 위한 180석 입법 독재의 마지막 퍼즐 한 조각이다. 막아야 한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윤 전 총장은 “언론중재법 단독 처리는 ‘토론과 협의’를 무시하고 ‘대의민주주의’를 심각히 훼손했다”라며 “국회 안건조정위원회는 ‘다수당의 날치기 횡포’를 방지하고, 이견이 첨예한 법안을 여야가 함께 숙의하도록 만든 제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중재법 개정에 앞장서 온 김의겸 의원을 야당 위원 몫으로 끼워 넣고, 단 하루 만에 비공개로 독자 처리했다. 심지어는 국회 문체위에서 여당 단독으로 통과시켰다”라고 했다.

그는 “여기에는 ‘토론’, ‘숙의’, ‘조정’을 비롯한 어떠한 민주적 가치도 없었고 오로지 180석 거대 여당의 독선만 있었다”라며 “언론 지형 및 정치 판도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는 언론중재법을 여당 홀로 개정하겠다는 것은 ‘입법 독재’”라고 했다. 이어 “언론의 자유는 정부의 ‘부패완판’을 막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자 헌법상의 주요 가치다. 이대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여당 단독으로 최종 통과시킨다면 ‘살아 있는 권력의 비리 보도’는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 대선캠프의 김민우 공보특보는 20일 논평에서 "민주당이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언론중재법, 이른바 '언론징벌법'을 국회 상임위에서 강행 처리했다"며 "정권의 앵무새가 돼버린 열린민주당 김의겸 의원을 야당 몫 상임위 안건위원으로 둔갑시켜 악법을 밀어붙였다"고 밝혔다. 이어 "야당과 국내 언론단체들은 물론 법조계와 국제 언론 단체들의 수많은 지적과 우려도 아랑곳하지 않았다"며 "민주당은 그동안 야당과 검찰을 무력화시켰고 사법기관에 대해서도 코드인사를 통해 사실상 독재정치의 문을 열었다"고 말했다.

김 특보는 "이제 권력 비판의 마지막 보루인 언론에 재갈을 물리면서 민주당의 장기집권 구도를 향해 다가가고 있는 것"이라며 "앞으로 조국 일가족의 비리보도 같은 건 나오지 못할 것이다. 윤미향에 대한 비판도 사실상 봉쇄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 민주주의의 기둥을 흔드는 게 누군가. 대한민국을 일체의 비판이 허용되지 않는 탈레반식 전체주의로 몰아가고 있는 게 누구인가"라며 "바로 문재인 정권 아닌가"라고 했다.

◆ 박용진 “이 법으로 진보매체에 소송을 걸면…개혁의 부메랑 될 수도”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박용진 의원은 지난 19일 KBS 라디오 <열린 토론>에서 "우리는 좋은 의지로 통과시켰는데 '어라, 20년 동안 오매불망 바라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통과시켰더니 첫번째 수사대상이 조희연 교육감이야' 해서 다들 멘붕했던 기억이 있다"며 "제도를 만들었더니 오히려 우리가 생각하는 효과와 정반대 효과를 가져왔다"고 했다.

그는 "보수매체 행위가 못마땅하다고 생각해 혹시 이 법안에 찬성하는 분들이 있다면 뒤집어 생각할 필요가 있다"며 "돈 있고, 힘있고, 백 있는 사람들이 '그래? 한겨레·경향신문·오마이뉴스 잘 걸렸어'하고 이 법으로 만일 (진보매체에) 소송을 간다면 머릿속으로 기사를 쓰는 기자도, 데스크도, 회사도 부담을 가질 것이고 그러면 개혁의 부메랑이 되지 않을까"라고 우려했다.

박 의원은 또 “입법독재라는 것 때문에 대선에서 우리가 오히려 불리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하니까 다시 국회 정상화라는 이름으로 야당에 상임위원회를 돌려주자고 하면서 그것을 돌려주기 전에 일을 처리하자고 가는 것은 모순"이라고도 했다.

◆ 언론단체 성명 통해 “여기서 멈추지 않으면 파국”

 

방송기자연합회·전국언론노동조합·한국기자협회·한국PD연합회 등 언론현업4단체는 지난 19일 공동 성명을 통해 "여기서 멈추지 않으면 파국이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민주당의 개정안 강행처리는 '언론개혁'이라는 이름 아래 최대한 기득권을 지키겠다는 노골적인 의사표시"라며 "언론중재법 강행처리 과정에 현업 언론단체들은 들러리를 위한 미끼로 전락했다. 민주당은 언중법 개정의 명분으로 '시민 보호'를 내세우더니, '참여하고 결정할 시민'을 요구하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은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고 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법사위 및 본회의 처리 일정을 멈추고 국회 내 언론개혁 특위 구성과 사회적 합의 절차에 나설 것 ▲민주당은 언론중재법 개정에 앞서 형법 상의 명예훼손과 사실 적시 명예훼손 처벌 조항을 삭제해 언론 및 표현의 자유에 대한 중복규제를 우선 해소할 것 ▲민주당은 언론에 대한 정치적 기득권 강화를 위한 모든 행위를 중단하고, 언론의 정치적 독립을 보장할 것 등을 요구했다.

관훈클럽과 대한언론인회·한국기자협회·신문방송편집인협회·신문협회·여기자협회·인터넷신문협회 등 7개 언론 단체도 이날 성명을 내고 "언론에 재갈을 물린 위헌적 입법 폭거"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개정안 처리는 절차적 정당성을 상실한 반민주적 행태"라며 "도종환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과 민주당 의원들의 이름을 언론 역사에 기록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현 정권과 그 지지자들이 막대한 액수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무기로 언론사를 겁박함으로써 시민의 알 권리는 무시될 것"이라며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되돌려 군사정권보다도 못한 수준으로 국격을 떨어뜨렸다"고 했다. 친여 성향 언론단체인 민주언론시민연합도 "언론의 비판적 역할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는 내용을 전면 수정하라는 요구가 수용되지 않은 것도 심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시민단체인 언론개혁시민연대(언론연대)도 논평을 통해 "민주당이 넘지 말아야 할 강을 건넜다"며 "다수의 독주를 막기 위한 국회법도, 숙의를 요청하는 언론·학계·시민사회의 목소리도 소용이 없었다. 민주적 절차를 무력화한 채 의석수를 등에 업고 법안을 밀어붙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시민사회가 줄곧 '미디어 개혁'의 과제로 요구해온 공영방송 지배구조개선, 인터넷 표현의 자유 확대, 성 평등 미디어의 실현, 미디어노동인권 강화 등을 뒷전으로 밀어둔 채 강행처리한 게 이 법안이라니 한탄스럽다"며 "언론개혁이라 말하는 건 후안무치한 일이다. 언론중재법 강행처리는 다수의 횡포이며 민주주의 후퇴일 뿐"이라고 했다.

◆ 해외언론 “세계 권위주의 정부가 비판을 억누르는 움직임에 한국 동참”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해 국제 사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세계 120개 국가 언론인과 미디어 경영인들로 구성된 국제언론인협회(IPI·International Press Institute)는 지난 17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을 통해 “‘가짜 뉴스’를 게재한 혐의로 고소된 언론사들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한국의 법안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스콧 그리펜 IPI 부국장은 “세계의 권위주의 정부가 비판을 억누르기 위해 ‘가짜뉴스법’을 채택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처럼 민주주의 국가가 이런 부정적인 흐름을 따르는 것은 실망스럽다”며 강조했다. 그리펜 국장은 특히 과도한 징벌적 손해배상액이 언론인과 언론사에 경제적 파탄을 주겠다는 위협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가짜뉴스’라는 개념이 불확실해, 언론에 자기검열의 위험을 높인다고 내다봤다.

서울외신기자클럽(SFCC) 이사회는 20일 성명에서 “언론의 자유를 심각하게 위축시킬 수 있는 내용을 담은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강행 처리하려는 움직임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SFCC 이사회는 “가짜뉴스로 인한 피해를 구제할 제도가 필요하다는 대의에는 공감하지만 민주사회의 기본권을 제약할 수 있는 논란의 소지가 큰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이 소탐대실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회적 합의 절차를 거쳐, 시민 언론 피해 구제 강화와 함께 언론자유와 책임을 담보하는 균형적 대안을 차분하게 만들자는 한국기자협회 등 국내 언론단체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했다. SFCC 이사회는 또 “최근의 언론중재법 개정 움직임으로 인해 그간 대한민국이 쌓아 올린 국제적 이미지와 자유로운 언론 환경이 후퇴하게 될 위험에 빠지게 됐다”며 “권력자들이 내외신 모두의 취재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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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경 기자

국회 출입하면서 국민의힘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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