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정부는 현재 한국에 대한 인식‧태도 자체를 바꿀 생각이 없다”
“북한 참가‧바이든 방일 여부에 따라 정부 태도 달라져”
“한(미)일관계 복원에 대해 우리 정부가 압박 받고 있는 듯”

도쿄올림픽 개막 전 우리 정부가 한일관계를 해소하려던 시도가 무산된 것과 향후 한일관계에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할지를 주제로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뉴스>는 7월 21일 좌담회를 가졌다. 왼쪽부터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 <사진=폴리뉴스>
▲ 도쿄올림픽 개막 전 우리 정부가 한일관계를 해소하려던 시도가 무산된 것과 향후 한일관계에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할지를 주제로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뉴스>는 7월 21일 좌담회를 가졌다. 왼쪽부터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 <사진=폴리뉴스>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도쿄올림픽 개막 전 우리 정부가 한일관계를 해소하려던 시도가 무산된 것을 두고, 정부가 일본과의 관계에 있어 정치적 성과를 얻으려하기보다 원칙에 입각해 할 말은 하고 함께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7월 19일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은 도쿄 올림픽 계기 방일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일 양국 정부가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협의를 해나갔으나 결국 정상회담을 하기로 합의까지 이르지 못했다는 설명이 따랐다.

대통령의 방일과 한일정상회담 무산에서 나타난 경색된 한일관계에 어떻게 대처해나가야 할지를 주제로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은 7월 21일 좌담회를 진행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그리고 본지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가 참석했다.

김능구 대표는 “코로나 속에서도 도쿄올림픽은 23일 개막하지만 한일정상회담은 논의되다가 결국 무산됐는데, 이 상황을 두고 문재인 정부의 한일외교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사람도 있고, 일본과의 관계이니 더더욱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잘한 것이라는 취지의 이야기도 있다”고 말했다. 

“이해타산 대신 가서 할 말이 있으면 하고 함께하는 모습 보여야”

황장수 소장은 북한이 올림픽에 참가하고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방일을 할 경우 우리 정부는 남부관계‧비핵화 문제를 풀 계기가 될 것이라 판단했다가 그게 틀어진 후 다시 태도가 바뀌었다며 비판적 시각을 밝혔다.

황 소장은 “작년 말과 올해 초 박지원 국정원장이 스가 요시히데 총리한테 가서 굉장히 공을 들였다. 도쿄올림픽에 북한도 참가하고 바이든도 가게 되면 남북관계·비핵화 문제가 진전되는 계기가 될 거라 기대한 것이었고 그땐 일본에 유화적이었다”면서 “그런데 북한도 불참하고 바이든도 오지 않는다니까 우리 정권은 올림픽에 실익이 없다 생각하고 다시 반일감정 쪽으로 기울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과 일본이란 나라를 볼 때 한국이 그래도 둘 중 하나를 택한다면 누구와 친구를 해야 할 것인가 관점에서 봤을 때, 문 정권이 일본문제를 이해타산적으로 봐서 ‘올림픽에 얻을 게 없으니 가지 마’라는 식으로 처리하는 부분은 결국 한국 좌파 정권의 한계는 이렇다고 세계에 보여주는 것이기에 잘못했다고 본다”고 밝혔다. 황 소장은 “일본이 뭘 주든 안 주든 관계없이 일단 가서 할 말이 있으면 하고, 함께 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하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차재원 교수는 “스가 정부가 아무래도 현재 한국에 대한 나름대로의 인식과 태도 자체를 바꿀 생각이 전혀 없는 것 같다”며 “사실 ‘혐한’을 자신의 정치적 지렛대로 삼고 있어 스가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저자세로 보이는 듯한 결과를 내보이고 싶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일본의 책임이 훨씬 더 크다고 보지만 그럼에도 우리 정부가 도쿄올림픽을 한일관계의 전환점으로 만들겠다고 생각한 것은 잘못”이라며 “북한의 도쿄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꽉 막혀있던 대북관계를 풀어보려는 연장선상에서 나온 발상이긴 하겠지만, 안 됐을 경우 과감하게 도쿄올림픽과는 선을 긋는, 정치적으로 뭔가 성과를 얻겠다는 생각 자체를 버렸어야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2018년 아베 총리가 평창에 왔듯, 체육행사 축하 방식은 어땠을까”

차 교수는 “코로나 시국에 일본 국민들 절대다수가 올림픽 개최를 취소하라고 하는 상황인데 우리 대통령이 가서 일본 총리와 정치적으로 뭔가 성과를 만들어낸다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보았다.

차 교수는 대통령 방일 문제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지금 방일하는 것 자체는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이웃국가에서 중요한 국제체육대회를 하고 있고 2018년 아베 총리가 평창에 왔다면 품앗이 차원에서 가면 되는 것으로, 체육행사에 가서 축하해주는 대범한 모습으로 방향을 잡고 갔으면 어땠을까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스가 정부가 어깃장을 놓는 바람에 못 가게 됐고 내일 정도밖에 시간이 안 남았지만, 저는 쿨하게 김정숙 여사만이라도 보냈으면 좋겠다”며 “질 바이든도 가는데 김정숙 여사의 쾌활한 성격으로 질 바이든 여사와 손잡고 스가 총리 부인하고 그림을 만드는 것 자체가, 대한민국의 포용력이랄까 이런 부분도 보여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오히려 그런 식으로 일본을 조금 무안하게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소마 공사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망언에 일본이 유감 표명만 하고 바로 조치를 안 했다”며 “그러다 보니 우리가 갈 수 있는 명분을 없애버린 게 아닌가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바이든 정부로부터 외교 관련 압박이 있는 게 아닌가 생각”

홍형식 소장은 “사실 요즘 한일관계를 놓고 본다면 그것도 기대하게 어렵다는데, 일본 정부가 분명히 유감은 표명했다”며 “인사조치에 대해서는 ‘할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는데 그 이전에 우리 정부에서 먼저 결정을 했던 것”이라고 했다.

홍 소장은 “이 문제가 단순히 한일관계가 아니고, 미국 바이든 정부 이후 미중간 디커플링(탈동조화)으로 가는 과정에서 지금 우리 정부도 한일관계 복원에 대해, 더 크게 봐서 한미일 관계 복원에 대해 압박을 받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일반의 상식으로 볼 때 현 정부의 한일관계, 한일무역의 진전관계 등을 볼 때 왜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에 일본을 가려고 했는지 좀 뜻밖이었다”며 “방일을 통해 남북관계를 어떻게 풀어보려고 한다는 건 사실상 현실성이 없는 이야기”라며 “미국도 북한도 참석 안 하는데 거기에 우리 대통령이 가서 뭘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홍 소장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한미일, 또는 한일관계에서의 어떤 압박, 박근혜 정권 말기 미국 민주당 정부로부터 압박을 받았듯이 뭔가 있지 않나 하는 감이 든다”고 덧붙였다.

“외교에서는 창조적 판단도 필요…원칙에 입각하되 실용적 접근도 필요”

김 대표는 “지난번 한일간 협정을 맺은 게 박근혜 정부인데, 정권교체 후 그에 대한 조사가 들어갔다”며 “사실 외교관례상 불문에 붙이고 보안을 유지해주는 것이 정석인데, 우리는 그 부분을 조사하고 조사 결과의 일정 부분을 공개해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문 정부의 한일관계라든지, 외국과의 각종 외교문제에 있어 본인들이 정권 이후도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도 하지 않나 싶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며 “아마 모든 것을 가능한 한 원칙에 입각해 풀어내지 않을까 생각도 들지만 외교에서는 창조적인 판단도, 결정도 필요한 것이고 그게 국정운영자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김 대표는 “그런 폭넓은 자세를 문 정부가 가져주길 바라고 다들 너무 반일 감정을 중심으로 한일관계를 풀어나가는 것은 우리 국민한테 그렇게 바람직한 것이 못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그래서 원칙은 원칙대로 지키더라도 실용적으로 접근하라는 이야기들이 많은 것 같다”며 좌담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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