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단체장들의 출마... 당연한 것, 예비 경험자 자격 있어"  
"대통령은 사이다 발언 몇 번 한다고 되는 자리 아니야"
"윤석열 좋은 사람... 하지만 검증 과정 미지수, 정책 대결 승산"
"이준석 당선은 오천 년 역사 내 특별한 혁명... 그러나 한 방에 날아가는 수 있어"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폴리뉴스를 찾아 인터뷰를 나눴다. <사진=폴리뉴스>
▲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폴리뉴스를 찾아 인터뷰를 나눴다. <사진=폴리뉴스>


20대 대선은 어느 때보다 범야권 대선주자가 풍부하다. 대개 정권을 잡고 있는 여권에서 대권 주자가 많이 배출되는 여타 선거와 달리 매우 이례적이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을 비롯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까지 범야권에서 거론되는 대선 후보만 대략 15명에 이른다. 

한 가지 더 눈길을 끄는 부분은 여야를 막론하고 '광역단체장' 출신의 인사가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을 비롯해 이재명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등 행정 경험이 풍부한 인사들이 대권에 뛰어들었다.

안 전 시장은 21일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 정국진단 인터뷰에서 시·도 지사 출신 후보의 강점과 대선 전반에 관한 이야기를 밝혔다. 


◆ "시·도 지사가 평가받아서 대통령 출마... 당연", "사이다 발언 몇 번 한다고 대통령 되는 거 아니야"

안 전 시장은 이번 선거에서 광역단체장들의 출마가 러쉬를 이루는 것에 대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봤다. 그는 "시·도 지사가 국민의 평가를 받은 뒤 대통령에 출마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미국의 경우 주지사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게 80% 이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광역시는 종합 행정이기 때문에 그런 일을 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 (청와대에) 가서 더 큰 일을 해야 맞는 것"이라며 "사이다 발언이나 몇 번 하고 비판발언 한다고 대통령이 되는 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 "윤석열과 정책토론... 이길 자신 있어"

국민의힘은 15명이나 되는 대선 주자를 정리하기 위해 2차례의 컷오프를 할 예정이다. 1차를 통해 8명을 남기고 2차 컷오프를 통해 4명의 후보를 남길 계획이다. 

"첫 8명에 들어갈 자신이 있습니까"라는 김 대표 질문에 안 전 시장은 "여론조사에서는 이미지 정치를 잘하시는 분이 득을 볼지 몰라도, 막상 경선을 하게 되면 모든 후보들이 직접 국민께 호소할 수 있는 시간을 얻게 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정책과 과거의 경륜을 알리게 되면 상당한 지지를 얻을 수 있겠다는 확신이 있다"며 "오세훈 서울 시장과 이준석 당대표의 경험을 봐도 제가 직접 잘 호소하면 여론이 상당 부분 반영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고 답했다. 

김 대표의 "당내에서는 누가 가장 경쟁자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아직은 서로 경쟁자라기보다는 탐색 중"이라며 "아무래도 홍준표 후보가 가장 앞서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홍 후보가) 상방으로 경직성이 있기 때문에 제 공약이 잘 설득이 되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범야권 유력 대선 주자로 꼽히는 윤 전 총장에 대한 생각을 묻자 안 전 시장은, "좋은 이미지는 사실이나 검증 과정에서 어떨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만약 윤 전 총장이 제 3지대 후보로 나오고 제가 국민의힘 후보가 돼서 TV토론 등을 한다고 하면 정책 토론에는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 이준석 당선 "오천 년 역사상 혁명, 하지만 한 방에 날아가는 수 있어"

안 전 시장은 취임 후 한 달 만에 일명 '이준석 리스크'를 맞은 당대표를 두고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이 대표는 전국민 재난지원금 번복, 공직 후보자 시험, 여성가족부 및 통일부 폐지 등으로 최근 연일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안 전 시장은 "이 대표가 당선된 건 오천 년 우리나라 역사상 특별한 일 중 하나라고 본다. 혁명에 가까운 순간. 제도적인 순간에서의 혁명"이라며 "개인적인 역량이 잘 발현된 것도 있지만 변화를 바라는 국민들이 요청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의해야 할 것은) 한 방에 날아가는 수가 있다"며 과거 정동영 민주당 후보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정동영 민주당 후보가 노인들은 선거 때 안 하고 집에 계셔도 된다고 했다가 선거가 망가졌다"며 "공개적으로 하는 부분은 좀 합의된 정치적 언어로 하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안상수 전 시장과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Q. 이재명 경기지사 등 여야를 막론하고 광역단체장이 많이 나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시·도 지사가 국민의 평가를 받은 뒤 대통령에 출마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미국의 경우 주지사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게 80% 이상이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는 예외지만. 
특히 광역시는 종합행정이다. 따라서 그런 경험이 있는 사람이 (청와대에) 가서 더 큰 일을 해야 맞는 것이지, 그냥 사이다 발언이나 몇 번 하고 비판 발언한다고 해서 대통령이 되는 건 아니다. 필요조건일 수는 있겠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다.
타당 후보를 평가할 입장은 아니지만, 다른 후보들도 광역단체장을 지냈기 때문에 차별점은 아니라고 보지만 업적은 평가받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은 사람과 비교한다는 건 말도 안 된다. 


Q. 국민의힘 첫 컷오프 8명에 들어갈 자신이 있습니까?
막상 경선에 돌입하면 모든 후보들이 국민에 직접 호소할 수 있는 시간을 얻게 된다. 이때 정책과 과거의 경륜을 알리게 되면 상당한 지지를 얻을 수 있겠다고 확신한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이준석 당대표의 경험을 비추어봐도 제가 직접 잘 호소하면 여론에 상당 부분 반영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당내에서 누가 가장 경쟁자라고 보십니까?
아직은 서로 누가 누구를 경쟁자라고 보는 구도는 아니다. 하지만 홍준표 후보가 제일 앞서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홍 후보는 상방으로 경직성이 있기 때문에 제 공약이 잘 설득될 경우 (이길)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Q. 보수 야권 전체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그분이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건 사실이다. 다만 검증과정에서 어떻게 될지는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만약 윤 전 총장이 제 3후보, 제가 국민의힘 후보가 돼서 TV토론을 한다고 하면 정책 토론에서는 (이길) 자신이 있다.


Q. '이준석 리스크'로 여의도가 시끌시끌하다. 이준석 당대표의 행보, 어떻게 보십니까? 
저는 이준석 대표가 당선된 것을 정치적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오천 년 우리나라 역사상 특별한 일 중 하나라고 본다. 혁명에 가깝다. 제도적인 순간에서 혁명이다. 개인적인 역량이 잘 발현된 것도 있지만 변화를 바라는 국민들의 요청도 포함됐다. 

그러나 "한 방에 날아가는 수가 있다". 과거 정동영 민주당 후보나 '노인들은 선거 때 투표 안 하고 집에 계셔도 된다고 했다가 선거가 망가졌다'며 유의할 필요가 있다. 공개적으로 하는 부분은 좀 합의가 되고 정치된 언어로 하시는 게 좋을 것 같다. 


Q.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여-야 영수 회담 제안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단독회담은 괜찮다고 본다. 여럿이 가서 구색 맞추는 것은 별로고 국민들 상황을 전달하고 대통령의 유의미한 답을 들어야 한다. 과거에는 그런 일이 잘 됐었는데 문 정권 들어서 잘 안 됐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