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올해초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강력하게 제한
SK이노.LG화학 등, 생산 적기라고 판단…양산 준비 서둘러

중국이 플라스틱 순환경제 차원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중국이 플라스틱 순환경제 차원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홍석희 기자] 중국이 플라스틱 순환경제 차원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크게 친환경(바이오) 플라스틱과 플라스틱 재활용이라는 트렌드를 갖는 플라스틱 순환경제에 올라타기 위한 기업들의 연구개발과 실제 제품 양산에 속도가 붙고 있다. 글로벌 경영 화두로 떠오른 ESG(환경·사회·지배구조)뿐 아니라 새로운 수익성 확보 차원에서 국내 기업들의 친환경 플라스틱 개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올 초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면봉, 발포 플라스틱 식기 생산과 판매를 금지했다. 4대 직할시, 27개 우선 시행 도시에서는 올해 1월 1일부터 백화점, 쇼핑몰, 슈퍼, 마트, 약국, 서점 등 영업장에서의 일회용 플라스틱 쇼핑백 사용을 금지했다.

중국은 오는 2026년까지 이 규제를 전국에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 유럽도 올해 1월부터 재활용이 불가능한 플라스틱 폐기물에 플라스틱세를 도입했으며 오는 7월부터는 일회용 플라스틱 중 대체 소재가 있는 식사도구, 접시, 빨대, 면봉 등에 대한 사용이 금지된다. 

중국의 플라스틱 소비량은 전 세계 플라스틱 소비량의 약 20%에 이른다. 중국에서는 하루에 약 30억개의 비닐봉지가 사용되며, 2019년 비닐봉지 사용량은 400만t(톤)에 달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중국의 플라스틱 사용량 가운데 30%를 생분해 플라스틱으로 대체한다고 가정하면 2023년까지 시장 규모가 375억~703억위안(약 6조4000억~1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화학기업, 앞다퉈 친환경 플라스틱 개발 나서

현재는 글로벌 생분해 플라스틱 시장을 미국과 유럽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지만, 최근 국내 기업들도 독자적인 기술력을 개발해 제품을 출시했거나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파트너십을 통해 기술적 진입장벽을 낮춘 부분에 주목받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계열사인 SK종합화학은 지난 7일 코오롱인더스트리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썩는’ 친환경 생분해 플라스틱 제품인 PBAT를 함께 만들어 오는 3분기 정식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글로벌 PBAT 시장 규모는 지난해 2만t에서 오는 2025년에는 80만t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양사는 국내 최대규모인 5만t을 양산할 계획이다. 통상 플라스틱 제품은 자연 분해되려면 100년 가까이 걸리는 데 비해 PBAT는 매립하면 6개월 내 자연 분해된다.

SK케미칼은 PLA 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PLA는 옥수수나 사탕수수를 이용해 만든 생분해 플라스틱이다. SK케미칼은 최근 필름으로 성형해 사용시 잘 찢어지지 않는 고유연 PAL을 개발했다. 회사는 2012년에 이미 PLA 개발에 성공했으나 당시 친환경 제품 수요가 적어 상품화하지는 않았다. 그만큼 기술력은 충분히 확보했다는 의미다.

지난해 7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고 선언한 LG화학은 2024년까지 생분해 플라스틱 중 PBAT와 PLA를 상업화할 계획이다. 앞서 같은 해 10월에는 세계 최초로 단일 소재로는 PP(폴리프로필렌) 등의 합성수지와 동등한 성질을 구현하는 100% 생분해성 신소재(PLH)를 개발했다. 새로 개발한 신소재는 내년까지 고객사 시제품 평가 등을 거쳐 2025년 양산할 계획이다.

바이오플라스틱 원료 사업에 본격 진출한 삼양그룹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삼양그룹이 2014년 상용화에 성공한 바이오플라스틱 원료 물질인 이소소르비드(isosorbide)는 식물 자원에서 추출한 전분을 화학적으로 가공해 만드는 바이오 소재다. 플라스틱·도료·접착제 등의 다양한 용도에 기존 화학 물질을 대체할 수 있다. 지난 2019년 7월 전라북도·군산시와 투자 협약을 체결한 삼양그룹은 화학계열사인 삼양이노켐을 통해 710억원을 투자해 군산자유무역지역 내의 2만9000㎡ 부지에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연산 약 1만 톤 규모의 ISB 생산 공장 건설을 진행 중이다.

현재 바이오 기반(난분해) 플라스틱인 바이오 페트(Bio-PET)를 생산 중인 롯데케미칼은 앞서 지난해 국내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을 획득한 재생 폴리프로필렌(PCR-PP) 소재 개발에 성공했다. 현재 화장품 용기업체에 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자체 개발중인 해중합 기술을 이용해 생산한 페트에 대한 화학적 재활용으로 2030년까지 총 36만t를 판매할 계획이다.

한국화학연구원 황성연 박사는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해부터 중국에서 친환경 플라스틱에 대한 수요가 워낙 증가하다 보니 자연히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라며 “중국은 쿼터제를 시행해서 소재의 생산량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소재의) 가격이 고가일 수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국내 기업들도 (친환경 플라스틱이) 비즈니스가 될 거라고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 화학업계 관계자는 “국내 화학업체들은 앞으로도 다양한 생분해성 신소재 플라스틱 개발과 양산을 위해 인수·합병(M&A) 또는 합작사(JV) 등 외부 투자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관련 시장 선점을 위한 기업들간 경쟁도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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