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이 지난 13일 자사 제품 '불가리스'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고 발표한 것이 허위임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남양유업이 지난 13일 자사 제품 '불가리스'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고 발표한 것이 허위임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남양유업이 임상실험 없이 자사 발효유 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 억제 효과가 있다고 발표한 것을 두고 국민들의 코로나 불안 심리를 돈벌이에 이용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과거 남양유업의 불미스러운 사건들이 다시 상기되면서 주가가 급락하고 불매운동 사태가 재연되고 있다.

앞서 남양유업은 지난 13일 한국의과학연구원이 주최한 ‘코로나시대의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가 코로나에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국내 최초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원숭이 세포에 코로나 바이러스를 배양한 뒤 불가리스 원유를 주입했더니 전체 바이러스의 77.8%가 억제됐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 주장이 나온 당일, 주가는 8.6% 상승한 38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다음날에도 장중 28.68% 오른 48만90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기록했으며 시가총액은 3520억원까지 상승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해당 제품이 동나기도 했다. 

이는 임상실험을 거치지 않은 허위 발표로 드러났다. 지난 16일 남양유업은 “인체 임상실험이 아닌 세포단계 실험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에게 코로나 관련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에 죄송하다”며 “효과를 단정지을 수 없음에도 소비자로 하여금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는 입장문을 냈다.

2013년 ‘갑질 사태’ 이후 8년간 주가 1/3 하락… 불매운동 재점화

온라인 커뮤니티‧SNS상에는 남양유업에 대하 비판적인 글이 올라오며 불매운동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누리꾼들은 ‘예전부터 남양은 갑질 쩔었음’ ‘회사 망할거 같으니 헛소문 퍼뜨려서 주가조작으로 돈 벌고 튀려는 것 같다’ ‘믿고 거르는 남양’ 등의 댓글을 게시했다.

이 같은 소비자들의 불만은 주가에 나타났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남양유업 보통주와 우선주의 시가총액 합계는 2619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리고 2013년 ‘대리점 갑질’ 이후 8년여간을 살펴봤을 때 주가가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고 시가총액은 4600억원 가까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경쟁사인 매일유업 시가총액은 2012년 말 4188억원에서 16일 현재 6000억원으로 43.3% 늘었다. 2017년 매일유업과 분할된 지주회사 매일홀딩스 시가총액까지 합하면 매일유업은 시가총액이 1.75배로 불어났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5일 남양유업이 순수 학술 목적이 아닌 자사 홍보 목적의 발표를 한 것이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남양유업을 고발했다. 식품표시광고법 제8조는 질병의 예방‧치료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인식할 우려가 있는 광고를 금지하며, 이를 위반했을 시 행정처분으로는 영업정지 2개월, 벌칙으로는 10년 이하 징역, 1억 이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이틀간 약 71억원을 고점에서 순매수한 개인투자자들이 손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자 금융 당국은 조치에 나섰다. 한국거래소는 16일 남양유업에 대해 주식 부정거래와 미공개 정보 이용 등 조사에 들어갔다. 금융감독원은 한국거래소 조사가 끝난 뒤 다음 조치를 결정할 계획이다.

‘허위 광고’ ‘갑질’ 등 남양유업의 흑역사… ‘신뢰도 지속적 하락’

남양유업은 앞서 2010년에는 커피믹스 시장에 진출하며 타사 업체 제품에 들어간 성분이 유해성분인 것으로 오인될 수 있는 광고를 내보냈다. 해당 광고는 허위·과장 광고로 인정돼 남양유업은 과징금 7500만원을 물어야 했다.

남양유업이 여론의 질타를 받은 가장 대표적인 사건은 2013년 ‘대리점 갑질’이었다. 당시 본사 직원이 대리점 직원에게 폭언을 하고 ‘밀어내기’를 강요한 정황이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남양유업에 과징금을 부과했는데, 남양유업은 과징금이 부당하다며 공정위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공정위가 과징금 재산정을 위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남양유업 전국 대리점 컴퓨터가 교체돼 증거 은폐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오너 리스크’ 역시 대두됐다. 2019년 홍두영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 씨가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도 지난해 홍보대행사를 통해 경쟁사 제품을 비방하는 글을 온라인에 수차례 올려 명예훼손·업무방해 명목으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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