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 영업이익 증가율 4.2% 불과
일본은 韓의 7배, 고부가제품 키워내야
부산, 지역 내 의료·헬스케어 기업의 제품·서비스 개발, 사업화 지원사업 추진

국내에 상장된 헬스케어 기업들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나 수익성은 미국·중국·일본 등 주요국에 비해 크게 뒤쳐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픽사베이>
▲ 국내에 상장된 헬스케어 기업들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나 수익성은 미국·중국·일본 등 주요국에 비해 크게 뒤쳐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픽사베이>

 

[폴리뉴스 김현우 기자] 국내 상장된 제약·바이오, 헬스케어 기업들이 최근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한 세기 동안 성장이 더뎠던 제약·바이오, 헬스케어 업계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휩쓴 이후 무서운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11개 기업이 매출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 헬스케어가 각각 1조8491원, 1조6276원의 매출을 올렸고, 유한양행이 1조6199원을 기록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 

업계의 매출 상승세는 이어졌지만, 규모나 수익성은 주요국보다 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지난 7일, 보건의 날을 맞아 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 헬스케어 기업의 최근 5년(2014~2019년)간 경영 성과를 분석한 'K 헬스케어 기업 경영성과 글로벌 비교' 보고서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 기업에는 의료기기·서비스, 제약, 바이오테크놀로지, 생명과학 기업들이 포함됐다.

전경련에 따르면 기업 1곳당 평균 매출액 증가율은 중국(74.2%), 한국(48.1%), 미국(35.1%), 일본(2.5%)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 헬스케어 기업은 총매출액이 같은 기간 70.1% 증가했고, 매출액이 1조원을 넘어서는 기업도 2014년 2곳에서 2019년 10곳으로 4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국은 29곳에서 51곳으로, 일본은 34곳에서 41곳, 미국은 60곳에서 70곳으로 늘었다. 

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 증가율은 한국이 가장 낮았다. 최근 5년간 한국 헬스케어 기업들의 평균 영업이익 증가율은 4.2%를 나타냈다. 중국(56.5%), 일본(29.0%), 미국(17.0%)과 비교하면 크게 뒤떨어지는 수치다. 특히 일본은 한국보다 매출액 증가율이 낮았지만, 영업이익 증가율이 7배나 높았다. 이는 한국 제품과 서비스가 저부가가치에 머물러 있다는 뜻이라고 전경련은 설명했다.

헬스케어 기업 1곳당 평균 영업이익률도 한국이 가장 낮았다. 국가별로 2019년 평균 영업이익률은 일본(9.5%), 중국(9.3%), 미국(8.8%), 한국(5.0%) 순으로 나타났다. 순이익 증가율도 일본이 56.8%로 가장 높았고, 중국과 한국은 17.7%에 그쳤다.

다만 최근 5년간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중 증가율은 한국이 4개국 중에서 가장 높았다. 한국은 2014년 5.1%에서 2019년 7.1%로 2.0%포인트 증가했지만, 중국(0.8%포인트), 일본(0.2%포인트)은 소폭 증가에 그쳤다. 미국은 오히려 0.5%포인트 감소했다. 전경련은 지난해 셀트리온그룹이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3사의 합병 계획을 발표한 것도 경쟁력 강화 노력의 일환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셀트리온그룹에 대해 하나금융투자(하나금투)는 올 2분기 실적의 관건이 ‘렉키로나주’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렉키로나주는 국내 최초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허가를 받은 코로나19 치료제다. 

선민정 하나금투 연구원은 “올 2분기 셀트리온헬스케어 매출액은 전년 동기 기저가 높아 역기저로 감소할 수 있는데, 이를 상쇄할 히든카드가 렉키로나주”라며 “올해 신제품 출시효과는 오는 3분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분기 공백을 메워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헬스케어 기업들이 고부가가치 제품과 서비스, 이에 따른 영업이익률을 높이려면, 정보통신기술, 지역과 병원을 연계한 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부산의 경우, 지역 내 의료·헬스케어 기업의 제품·서비스 개발, 사업화 지원사업에 수행기관 4곳을 최근 선정했다.

이 사업은 최근 디지털 융합 기술의 발전으로, 의료 분야에 정보통신(ICT) 기술이 광범위하게 접목되고 있고 의료·헬스케어 기업과 병원을 연계한 산업의 고부가가치화, 경쟁력 강화를 통한 기업 성장을 촉진하고자 매년 시행하고 있다.

전담기관은 부산경제진흥원(메디컬ICT융합센터)이며, 총 24개 과제를 접수, 1차 서류평가, 2차 발표평가를 거쳐 ▲㈜코어무브먼트-부산대학교 산학협력단 ▲㈜네츄럴웰테크-부산대학교병원 ▲㈜에스씨티-㈜로보케어 ▲㈜건호엔지니어링-유앤미소프트를 최종 선정했다. 수행기관들은 과제당 5000만원에서 3000만원까지 차등 지원받게 된다.

특히 올해 선정된 'CNT(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한 EMS트레이닝용 전신햅틱슈트 개발' 과제는 ㈜코어무브먼트가 보유하고 있는 전신햅틱슈트 특허와 가상웨어러블장치 특허를 기반으로 CNT 분말을 섬유화하는 기술을 이용해 차별화된 전도성과 인장력을 가진 케이블과 미세전류를 안정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섬유로 전신햅틱슈트 개발하는 사업으로 우수한 성과가 기대된다. 

이병진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의료․헬스케어 산업이 부산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해 지역 전략산업으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국내 헬스케어 기업들이 최근 외형을 키웠다지만 글로벌 기준에서는 한참 뒤지는 수준”이라면서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등 수익성 제고를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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